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의 리브랜딩 들여다보기
카카오스타일은 오픈 세미나 '워크로그‘를 통해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공유합니다. 워크로그는 카카오스타일과 크루들이 이제까지 고민하고 해결하며, 성장해온 그 과정을 나누고자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입니다.
사용자들에게 우리 서비스만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브랜딩은 지속적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꾸준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자리 잡은 브랜딩에 변화를 주는 리브랜딩은 더욱 어려운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네 번째 카카오스타일 워크로그에서는 3천만 유저가 사용하는 서비스 지그재그의 리브랜딩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기존 브랜딩에서 어떻게 한 발 나아간 지그재그만의 새로운 브랜딩을 완성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공유합니다.
워크로그 #4 발표자 카카오스타일 크리에이티브 부문 VPD 쥰(June)
카카오스타일은 지그재그를 비롯하여 포스티, 패션바이카카오,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지그재그 글로벌까지 여러 가지 스타일 커머스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그재그하면 많은 분들이 윤여정 배우가 나오는 광고를 떠올립니다. 해당 광고에서 “니들 맘대로 사세요"라는 분명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고 덕분에 광고가 큰 바이럴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광고 릴리즈 외에 지그재그는 브랜딩 측면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카카오스타일은 광고나 캠페인을 통해 일회성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서비스를 접하는 고객들에게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우리만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서 지그재그 리브랜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BX)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에게 각자 고유의 성향이 있는 것처럼 브랜드에도 한 브랜드만의 브랜드 에센스(Brand Essence)가 존재합니다. 이런 브랜드 에센스, 즉 어떤 브랜드만의 특징을 유저가 경험하고 느끼게 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광고를 보거나, 제품을 사용하면서, 해당 브랜드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경험이나 제품의 패키지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죠. 이처럼 우리 브랜드의 매력을 전달하고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브랜드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하는 모든 방식이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경험, 즉 브랜드의 목소리가 유저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대해서 좀 더 정리해 볼게요. 각각의 서비스와 브랜드에는 그 브랜드만의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이 존재합니다. 이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데에는 브랜드 미션, 비전, 코어밸류, 에센스, 만트라* 등의 요소가 필요합니다. 해당 요소들을 통해서 우리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 구심점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만트라 :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2,3개의 단어로 압축해 놓은 것으로, 기업이 어떤 종류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규정해 주는 유용한 지침 (출처 : LG경제연구원)
브랜드 정체성을 결정하는데에 중요한 요소인 브랜드 미션, 비전, 코어밸류는 각각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우리가 왜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가 하는 목적은 브랜드 미션, 우리가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은 브랜드 비전,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코어밸류로 정의합니다. 이렇게 정해진 미션, 비전, 코어밸류가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핵심이 됩니다.
브랜드 미션, 비전, 코어밸류의 핵심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된 브랜드 정체성이 로고, 컬러, 타이포그래피, 일러스트레이션 등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비주얼에도 적용됩니다. 그리고 브랜드 정체성을 기반으로 writing principle(브랜드 작성 규칙)이나 우리가 유저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 등도 결정하게 됩니다. 또 제품 측면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이 적용되고, 프로덕트뿐만 아니라 서비스 내 광고 배너, 소셜 미디어 콘텐츠, 제품 패키지 등의 마케팅적인 요소, 회사 직원들에게 전달되는 인터널 브랜딩까지 브랜드를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걸쳐서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하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브랜드 경험(BX)을 설계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브랜딩을 단순하게 로고나 컬러와 같은 비주얼적인 부분만 변경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리브랜딩의 모든 출발점은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리하는 것에 있습니다. 비주얼적인 부분에 앞서 브랜드 미션, 비전, 코어밸류를 정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를 통해서 일관적인 브랜드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정체성을 정하지 않고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방식만 결정하다 보면 결국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서비스 초기부터 지그재그의 미션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쇼핑몰 북마크 앱으로 시작한 지그재그는 여러 쇼핑몰을 한 곳에 모아두고 즐겨찾기와 랭킹을 통해 고객(유저)들에게는 쇼핑 편의성을, 판매자(스토어)에게는 신규 고객 유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후 많은 성장과 변화가 있었지만, 판매자와 고객을 쉽고 빠르게 연결해준다는 미션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처럼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하고, 지그재그를 중심으로 판매자와 고객을 모아 그들을 연결해주는 것이 지금까지 지그재그의 주요 미션이었습니다. 이 미션에 더해서 지그재그는 고객별로 고도화된 개인화를 바탕으로 상품과 콘텐츠 추천하고 판매자를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지그재그의 기본 미션을 바탕에 두고 정교화된 개인화를 통해서 고객들이 본인만의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그재그의 비전입니다. 특히 지그재그는 패션을 넘어서 뷰티, 라이프스타일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본인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션과 비전이 명확해지고 나면 코어밸류는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게 도출됩니다. 지금까지의 지그재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쉽고 빠르게 찾고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실용적인 서비스였다면, 앞으로는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받고 스스로의 스타일을 찾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서비스 이름 지그재그처럼 자유롭게 왔다갔다하며 앱 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공유하며, 이를 통해 고객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브랜딩 초기 과정에서는 조직과 서비스의 미션과 비전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작업에 중점을 뒀습니다. 그 이후 지그재그의 미션과 비전을 좀 더 트렌디한 방식으로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고객 개개인에 맞는 트렌디한 상품과 콘텐츠를 찾아주고, 보여주기 위해 지그재그는 ‘영감을 주는 큐레이터'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스스로를 트렌디한 것을 반영하는 큐레이터로 하나의 큰 프레임을 짠 거죠.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산업,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트렌드를 계속해서 반영할 수 있는 큐레이터로 지그재그 브랜딩의 콘셉트를 잡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패션 잡지'라는 비주얼 모티브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전부터 보던 잡지들은 잡지 자체의 정체성도 있지만 패션업계에서 일어나는 트렌드를 콘텐츠에 계속 반영합니다. 이런 패션 잡지들처럼 지그재그도 기존 미션과 비전을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패션잡지를 지그재그 주요 비주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볼드하고 화려하면서도 트렌디한 패션 에디토리얼(fashion editorial) 언어를 사용하고, 비주얼 작업을 시작하면서 4개의 목표를 정했습니다. 기억에 각인이 되는(memorable), 쉽고 편리한(effortless), 영감을 주는(inspiring), 변화를 반영하는(contextual). 이 4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하는 비주얼 디자인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번 지그재그 리브랜딩 과정 동안에 정말 많은 로고 디자인을 작업했고, 그 중 재미있고 인상적인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그재그의 전체 비주얼 모티브가 패션 잡지이기 때문에 그와 어울리는 볼드하고 깨끗한 로고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예전보다 뾰족한 Z이면서 더 단순하고 직관적인 모양으로 바뀌었고 이 Z를 더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색깔도 고민이 많은 영역 중에 하나였습니다. 기존에 지그재그가 꽤 많은 종류의 핑크색을 사용하고 있었고, 색 조합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했습니다. 우선, 핑크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했고, 경쟁사와의 비교, 유저 의견 등을 종합해 보았을 때 핑크색이 지그재그만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패션 서비스 로고가 주로 검은색인데 반해 오히려 지그재그의 핑크색이 그 사이에서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그래서 이 핑크색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기존 핑크톤에 조금 변화를 주었습니다. 원래 지그재그의 핑크색은 핫핑크였는데 이 색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고, 다른 컬러를 매치하기 어려우며, UI 관점에서 디지털 친화적인 컬러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기존 핑크색을 좀 더 톤 다운했습니다. 그리고 변경된 핑크색을 중심으로 컬러 팔레트를 만들어서 핑크에 어울리는 다른 컬러를 좀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글씨는 사이즈가 커졌을 때 깔끔하고 볼드하면서도 작은 글씨일 때도 제품 안에서 가독성에 문제가 없는 폰트를 선택했습니다.
지그재그에는 사진이 굉장히 많은 것에 비해서 관련된 가이드가 잘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주로 활용되는 유형별(functional, editorial, UGC, cutouts, blurs)로 주요 가이드와 케이스를 정리했습니다.
지그재그의 메인 고객인 여성 분들이 소셜 미디어(인스타 등)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편이니, 소셜 미디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그재그만의 요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Z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모양의 3D 스티커를 만들었고 굉장히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션은 이번 리브랜딩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적용한 부분으로, 지그재그 내에서 브랜드 경험을 좀 더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우리가 만든 가치가 고객에게 더 잘 전달되고 임팩트를 줄 수 있도록 정해진 가이드에 맞게 모션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기존 지그재그 내에 종종 비슷하거나 겹치는 아이콘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기존 아이콘 전체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었습니다. 아이콘을 만들 때 에지(edge), 엔드라인(endline), 웨이트(weight)까지도 고려했습니다. 특히 지그재그 로고의 특정 부분을 이용해서 그 크기와 비율을 활용해 아이콘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지그재그의 귀여운 아이콘에서 좀 더 깔끔한 아이콘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도 기존의 내용을 참고하되 새로운 컬러를 적용한 새로운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해서 작업했고, 일러스트레이션만으로도 유저와 쉽게 의사소통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사람모양의 일러스트레이션의 경우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여러 바디쉐입을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레이아웃의 경우, 패션 잡지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프레임 안에 컷아웃으로 들어간 형태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또한 앱에 들어가는 광고 배너 등 마케팅 요소도 새로운 브랜딩 레이아웃을 적용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도록 프레임 종류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정리된 리브랜딩 비주얼을 프로덕트 전반에 적용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긴 여정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차근히 진행해나가려고 합니다. 향후 지그재그 앱에서는 패션 잡지스러운 컷아웃이나 심플한 레이아웃 등 브랜드 정체성을 더 녹여갈 계획입니다.
리브랜딩과 함께 지그재그 내에서 사용되는 언어나 보이스 톤 앤 매너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지그재그의 페르소나를 정하고, 이에 맞게 우리가 말하는 방식이나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그라운드 룰을 정리한 것이죠. 하나의 예로 쇼핑몰과 브랜드를 혼용할 때는 쇼핑몰이라는 단어보다는 상위 개념인 스토어라는 표현을 쓰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지그재그는 다양한 스타일을 발견하고 최신 트렌드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리브랜딩 작업을 하고 기존과는 또 다른 비주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유저들이 쉽게 찾고 이용하기 편한 서비스를 넘어서서 패션 잡지의 큐레이터로서 고객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발돋움 할 지그재그를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지그재그를 비롯한, 포스티, 패션바이카카오 등 스타일 커머스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면, 카카오스타일 채용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