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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Aug 30. 2019

소를 키우던 공간, 갤러리 <소집>

디자이너의 재생공간 여행기 #1

감자전과 옹심이를 파는 식당 뒤로 눈길을 사로잡는 공간이 있다. 소를 키우던 공간, 소의 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소집. 소가 떠난 후로 창고로 쓰이다 지난 4월 이야기를 키워가는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여행과 책을 기반으로 전시회와 클래스가 열린다. 입구에 들어서면 여름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녹색 식물과 작은 창들로부터 들어오는 빛이 나를 맞이한다.


하늘이 보이는 길쭉한 통창은 하나의 작품 같기도, 작품을 비춰주는 조명 같기도 하다. 자그마한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한옥의 툇마루 풍경은 정겹고 따뜻하다. 또 중심부를 받치고 있는 기둥은 나무의 선과 결이 살아있어 자연의 생동감과 활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부드러운 곡선과 반듯한 직선의 조화가 인상적인 공간이다. 마당에는 남은 의자를 활용해 직접 만들었다는 평상과 버려진 아크릴판을 활용한 전시 안내판이 있다. 작은 요소 하나에도 만든이의 세심한 손길과 정성이 느껴진다. 40년이 훌쩍 넘은 옛 공간을 한국적이면서도 모던한 문화 공간으로 재해석한 것이 참 놀랍다. 미니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소소한 음료(커피, 아이스티, 미숫가루)를 즐길 수도 있다.


8월 3일부터 9월 1일까지는 이경모 작가의 글, 그림 전시회 <사는 게 참 꽃 같네>가 진행된다.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기에 전시 내용은 소박하다. 사진 찍는 아버지와 글 쓰는 딸의 특별한 감성으로 재탄생한 이곳은 여행자의 마음으로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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