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끝났다. 6월이다. 5월에 무얼 했나 되짚어 조면 단편의 장면은 떠오르지만 연속된 나는 희미하다. 직소 퍼즐의 조각 몇 개만 건져 올린 기분이다.
6월 초입을 밟은 나는 아직 그 눅진한 5월의 그림자를 달고 있는 것만 같다. 몸뚱아리 중에 유일하게 두개골만 다른 중력을 받는 듯한 느낌. 왜 나는 내가 자신의 위성인 채로 그냥 두는가.
어느 방편도 나를 구하지 못할 땐 모든 방편이 나를 발견하지 못하게끔 하자. 쓸데없는, 전혀 아름답지도 않은 말로 고치를 잣아 그 안으로 잦아들자.
그래도, 말을 지어낼 수 있는 오늘은 꽤 괜찮은 날, 꽤 멋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