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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철 Oct 21. 2024

리테일 트렌드와 공간기획_241021

'세트장의 공간'이 프로그램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

최근 몇 주간 최고의 화제는 역시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흑백요리사'가 였습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쟁쟁한

요리사들의 식당은 가보기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꽉 차게 되었습니다. 백종원씨야 워낙 잘 알려져 있지만,

함께 심사를 했던 안성재 셰프는 개성있는 화법과 

제스처 등이 이미 사람들에게 '밈'으로 등극했습니다. 

저 역시 뒤늦게나마 아내와 육퇴 이후 정주행을 했는데요.

마스터셰프 코리아, 한식대첩 등 그 동안 있었던 많은

요리 서바이벌에 비해 독설 없이 담백하고, 개인사 없이

간결하게 셰프와 그의 개성있는 요리에 집중할 수 있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 처럼 저 역시도 

흑백요리사 시즌2가 벌써 기다려지네요 :)


프로그램을 보면서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치열한 요리대결이 이뤄졌던 '공간'이었습니다. 

분명 실내 스튜디오인 것을 알지만, 기둥 없이 광활하게

펼쳐진 스튜디오 공간을 보면서 도대체 어디서 촬영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첫 회부터 생기더군요.

역시 직업병은 못말립니다 :) 탁 트인 스튜디오의

무주공간은 수십명의 셰프가 펼치는 경쟁의 열기를 

시원하게 화면의 분절 없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사진분야에서는 '판형이 깡패'라는 말도 있듯이, 

이제 프로그램 제작에서는 아마도 '스튜디오 크기가

깡패'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지니아 스튜디오도

예약이 벌써 다 들어차 있다고 하니, 앞으로 그 곳에서

탄생될 프로그램 스케일도 사뭇 기대가 됩니다.


프로그램이 펼쳐진 무대의 구성도 참 흥미롭습니다. 

회가 거듭될 수록 영화 '글라디에이터'가 떠올랐습니다.

올해 24년만에 속편이 개봉한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피튀기는 콜로세움 검투 장면이 잊혀지지 않네요. 

흑백요리사를 보면, 각 회마다 '요리로 펼치는 검투' 

장면이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1 : 1 대결, 팀별 대결 등 싸움의 방법도 변하지만, 

세트 디자인과 구성 역시도 그에 맞게 변화무쌍합니다.

마치 그 옛날 콜로세움이 해양전투를 재현하려 물도

채웠을 정도로 스펙터클 했던 것 처럼 말이죠. 

생사의 결정 역시도 백종원, 안성재라는 '황제'의 판단에

의해 결정됩니다. (물론 심사위원 변화는 있었습니다)

팀대결을 할 때 전략적으로 가리비를 선점하는 

최현석 셰프를 볼때는 마치 백전노장이었던 막시무스가

전차군단을 전술로서 격파하는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묘하게 닮은 두 공간, 콜로세움의 검투장과 흑백요리사의 요리대결 스튜디오


다른 점은 관객입니다. 이제 현대에 관객은 오프라인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화면 너머에서 수십억명이

검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죠. 프로그램의 카메라 워크도

노골적으로 이런 시선을 연출합니다. 2층 테라스에서 

백수저 요리사들이 흑수저 요리사 들의 경연을 내려다

보는 장면, 그리고 카메라 역시도 이후 '내려다 보는'

장면을 자주 보여줍니다. 마치 시청자가 콜로세움에서 

검투경기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관중들의 함성과 성원은 제작진의 연출이 대신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편집과 음악, 그리고 마케팅이 프로그램이 

없는 흑백요리사가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제 아무리 

요리를 박력있게 한다고 해도 지루했을 것입니다. 


오래간만에 매 회를 곱씹으면서, 흥미로운 공간연출을

즐기며 본 프로그램이 흑백요리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스튜디오의 공간이 더 커지고 자유로워 질 수록, 

이를 영리하게 활용한 프로그램 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간을 재밌게 활용한 프로그램 들이 

더 많아지고 오감을 즐겁게 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


1_흑백요리사 촬영한 유진그룹의 파주 스튜디오, '유지니아' 


2_누적 방문객 수 550만명, 스타벅스 스페셜 스토어의 출점전략(인터뷰) 


3_협곡을 형상화한 덴버의 공동주택, One River North


4_예술과 기술로 만드는 몰입과 경험, 사일로랩 인터뷰 


5_1미리 오차도 허용치 않는 로봇들의 커피 대결, 무인카페 4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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