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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ITstGenie Sep 15. 2018

10년동안 일기장을 쓰는이유

꿈과 목표를 유지시켜주는 유일한 도구.

21살 병영일기를 첫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기쓰는 동기가 기억이 나지않는다. 군대에서는 쓰라고 하니까 쓴 것뿐인데... 10년 동안 현재까지도 쓰고있다. 이제는 습관이 되었고 쓸 말이 없음에도 자기 전에는 뭔가라도 쓰고 자게 되는모습을 보게된다. 정말 내가 지금까지 일기를 쓰는 이유는 뭘까?


군대 시절. 나의 인생을 바꿔준 사람이 있었다.

내 나이 21살. 갓 상병이 되었을 무렵, 29살 1차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등병이 들어왔다. 굉장히 불편한 후임이었다. 함께 근무에 들어가면 가장 할 말이 없고, 들어가기 싫었던 후임 중에 한 명이었다.

하루는 그 서먹한 분위기가 싫었는지 나에게 먼저 질문을 했다.


"상병님은 전역하면 뭐하고 싶으세요?"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하고싶었던 건 게임 말고는 막상 떠오르지않았지만 게임을 말하기가 창피해서 그냥 얼버무리며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질문을 했다.


"상병님의 꿈은 뭐에요?"


나는 짜증을 냈다. 그런거 물어보지말라고.

그리고 저녁에 잠을 자기위해 침낭에 누웠는데 내 자신이 그렇게 초라하고 한심할 수 없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게 뭘까? 내 꿈은 뭘까?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는 밤이였다.

다음날,  TV에서 우연찮게도 꿈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내꿈은 세계여행입니다" 라고 하는 모습이 그렇게 멋져보일 수 없었다. 다음에 또 같은 근무를 서게되면 똑같은 말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같은 근무를 서던 때, 이번엔 내가 먼저 질문을 했다

"넌 전역하면 뭐하고 싶으냐? 꿈은 뭐냐?" 라고 하니 30분동안 자신의 꿈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다. 설명하는 내내 눈이 너무 초롱초롱하고 뭔가 멋있어보였다.

후임이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내가 먼저 "나는 전역하면 세계여행을 할거야" 라고 말했다. 뭔가 뿌듯하고 멋있어보였다. 그런데 후임은 멋있다며 자기 꿈이라도 된 마냥 이렇게 해보는게 어떤지 제안을 했다.

"일단 직장경험을 해보고 세계여행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여행에 관련 된 직종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요?

"여행사가 적합할 것 같은데 상병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 괜찮아 보였다.

" 그..그래, 그렇게 해보자"


한마디 더 해준다.

"그럼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일기장에 구체적인 목표를 적어보세요. 그러면 점점 현실로 다가갈 거에요."


그때부터 일기를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나의 목표는 여행사에 취업하는 것이고 나의 꿈은 세계여행이 되었다. 일기장에 여행사에 취업을 하기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나열 해봤다.

"대학진학, 공부, 영어공부, 해외경험, 여행에대한지식 등등" 많은 계획들이 나왔지만 내가 할 수 있어보이는 계획들이 없어보여서 좌절을 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서 1년 동안 공장에서 일만해서 공부나 여행과는 너무 상반된 나였기 때문이다. 근데 이상하게 포기하고싶지않았다. 뭐라도 해보고싶어서 후임을 찾아가서 창피함을 무릎쓰고 질문했다.

"대학교 들어갈려면 어떻게 해야해?"

후임이 말했다.

"지금 부터 공부하시면 됩니다. 제가 가르쳐드릴게요"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후임이 외박나가서 사온 중학교 우선순위 100단어가 내 인생에서의 첫 제대로 된 공부책이 되었다. 사실 영어라고는 ABCD 알파벳 밖에 적지못하는 나였기에 100개의 단어를 외우는건 여간 어려운게 아니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내가 취침시간 10시가 끝나고도 작은 불빛을 비추며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1달만에 다 외우게 된 우선순위 영단어. 후임은 중학교 독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줬다.

어? 이상했다. 영어로 된 책들이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공부로 전율을 느껴보는 순간이였다. 주어, 동사, 명사라는것도 전혀 몰랐던 내가 내 나름대로 문장을 해석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그때부터, 공부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기시작했고, 이상하리만큼 내가 변하고 있었다. 힘든 훈련이 마치더라도 영어단어 한번 더보기시작했고, 전역할때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우선순위 단어장을 다외워버렸다.


그리고 나는 전역하고 3일만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재수학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재수학원은 또 다른 시련을 주었다. 공부라고는 영단어 외우는것이 전부였던 내가 교과과정을 다시 시작해야되니 말이다. 처음 6개월동안은 정말 죽을맛이였다. 아침 5시에 가서 저녁 11시까지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고 앉아만 있었다.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이해를 하기시작했다. (물론 수학은 포기한 상태였다).


대망의 수능날. 이상하리만큼 긴장이 되지않았고, 10개월 간 공부한 결과는 평균3~4등급을 맞았다. 다른사람들은 웃을지 모르지만 나는 너무 기뻤다. 공부라고는 해본적이 없던 내가 3등급이라니... 정말 신기한 경험이였다. 비록 지방이지만 내가 가보고싶었던 관광경영과에 모두 지원했고 3군대 모두 합격했다. 나의 목표가 또 하나 이뤄지는 순간이다.


나의 대학교 시절은 나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목표가 있는 대학생활은 나를 굉장히 열정적으로 만들어줬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활동했고, 공부했다. 1학년을 제외하고는 전부 장학금을 받을정도였으니 말이다. 여행과 관련된 대외활동, 공모전, 시험 등 누구보다 열심히 하니, 학교에서는 일본, 베트남, 미국, 필리핀 4개국을무료로 보내주었다. 첫 해외경험을 대학교에서 무료로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대학교4학년, 꿈에도 그리던 여행사 공채에 한번에 합격하고 지금까지도 일을 하고있다.

이 모든 순간이 그냥 이루어졌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매일 일기장에 내 목표에 대해서 썼고, 그 꿈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론에서 언급했다시피 군대에서 무심코 썼던 일기가 지금의 나로 변화시켜줬다. 사실 목표를 이루고나서 현재는 단순하게 좋은글들을 적으며 자기만족으로 쓰고있지만 일기를 쓰지않으면 하루를 잘 마무리한 기분이 들지않는다.


목표는 이루었고 세계여행이라는 꿈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다시 한번 일기를 적으며 내 꿈에 대해서 상기시키고 나의 블로그에 여행담을 꾸준히 적는다면 나중에 뭔 미래에 내가 꿈을 이루었다는 증거가 되지않을까?


꿈과 목표를 유지시켜주는 유일한 도구인 일기장은 앞으로도 계속 쓰고 남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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