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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
사진 : unsplash , 삽화 : 주원아빠
by
EON
Jul 30. 2019
1. 사슬
"이제
그
사슬을 풀어."
"아니... 안 풀 거야."
"도대체 왜? 너무 갑갑하고 답답하잖아... 괴롭잖아... 자유로와 지고 싶지 않아?
기뻐하고 싶지 않아? 그걸 풀어야 당신은 진정 행복해질 수 있어."
""그래.
.
.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난 이게 좋아.
왜냐면... 이걸 풀지 않아야...
지금 당신처럼 나한테 말 걸어 주니까."
2. 쇠사슬
01. 아이
어두운 방에 한 아이가 영문도 모른 채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아이는 크게 당황해하며 쇠사슬에 풀려나기 위해 거세게 몸부림쳤다.
하지만 몸부림치면 칠수록 쇠사슬은 점점 더 아이의 가슴을 조여 오게 되었다.
연약한 아이는 쇠사슬을 풀어낼 힘이 없었던 것이었다.
결국 제풀에 지친 아이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그래! 이 쇠사슬을 풀 수 있는 방법을 한번 책을 찾아보며 연구해보자
책 속에는 분명 풀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을
지 몰라."
아이는 책이랑 책은 다 찾아보며 쇠사슬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책에 깊이 파고 들어갈수록, 아이의 지식과 학문은 점점 깊어져 가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책을 들여다보고 연구를 해봐도 쇠사슬을 풀 수 없었다.
아이는 그렇게 책 속에 세월을 보내며 어느새 청년이 되어갔다.
02. 청년
청년은 결국 공부를 포기하게 되었다. 그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기 시작하였다.
‘그래... 지식이 안 된다면 행동밖에 없어... 분명 쇠사슬 어딘가에 녹슨 부분이 있을 거야.
그 녹슨 부분을 공략하기 위해 내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수밖에 없어.
난 이제 아이가 아니니까... 이렇게 다 큰 어른이니까... 분명 풀어낼 수 있을 거야.’
청년은 이제 몸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심상으로 벽에다 쇠사슬 묶인 부위를 부딪치며 거세게 움직였다.
때론 강하게- 때론 천천히 부드럽게- 때론 연구한 것을 응용해서- 그렇게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리 응용하고 움직이고 부딪혀도 쇠사슬은 풀어지지 않았다.
청년의 머리는 어느새 백발이 되어 가고 있었다.
03. 노인
노인이 된 청년의 얼굴은 근심의 주름이 깊어만 갔다. 그는 한숨을 쉬며 이제 모든 것을 비우고 내려놓게 되었다. 그만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노인의 몸이 점점 야위어 갔다. 그리고 조금씩 쇠사슬이 풀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너무도 허망하게... 쇠사슬이 풀어지고 있었다.
노인은 순식간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는 그렇게 자유의 몸이 된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이 쇠사슬... 정말 풀어진 거야?. 그냥 이렇게 풀어져 버린 거야?
그럼
난 이제 자유로워 진건가. 정말 해방된 건가?.'
노인의 마음은 벅찬 감동과 환희로 가득하게 되었다.
그는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고 그를 그토록 압박해 왔던 쇠사슬을 풀고, 집 밖으로 나가려 하였다.
04.
밖
그가 꿈꿔왔던 세상...
문밖에 나갔을 때의 빛...
다정한 미소의
사람들...
화사한 아름다운
풍경...
웅장하고 멋진
도시...
노인의 얼굴엔 인자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나
문을 열었을 때... 그가 본 세상은...
바깥의 모든 사람들이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쇠사슬에 묶인
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고 떠들며 살아가고 있었다.
크게 혼란스러워하던 노인은 한참을 멍하니 문밖만
쳐다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쇠사슬을 다시 몸에 묶었다.
3. 트럭
세명의
여학생이
중형 트럭의 겉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트럭은 화물칸 전체가 화려한 모양의 그림과 스티커들로 도배되어 있는, 누가 봐도 순간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현란하고 독특한 느낌의 트럭이었다.
트럭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던 첫 번째
여학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분명 저 트럭은 사람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일부러 저렇게 해놓은 걸 거야.
그래서 행사장 전용 트럭 아니면 , 코미디
연극이나 마술공연 홍보용 트럭인 거 같아.
분명 저 화물칸 안에는 그런 직종의 사람들이 타고 있을 거야."
그러자 두 번째
여학생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
“내 생각은
달라
.
어쩌면 저 무늬 모양과 스티커가 핵심일지도... 광고 문구나 이미지를 전문으로 제작해 주는 업체?
아마
저 화물칸 안에는 저런 화려한 모양
의
그림과 스티커들로 잔뜩 쌓여 있을 거야.”
이번엔 세 번째
여학생이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아니... 아마 저 트럭 화물칸 안에는 아무것도 없을 거야.”
“응? 왜???”
“그러게? 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세 번째
여학생은
두 친구의 질문에 트럭의 뒷문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저기 뒷문을 보고 알았어.”
“뒷문? 뒷문에 뭐가 있었는데?"
“문이 쇠 자물쇠로 꼭 잠겨 있었거든...
안이 비어있고 약할수록...
바깥문을 꼭 잠그기 마련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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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심리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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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새벽 이란 시 작품 연재 합니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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