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사용한다 vs 문제에 AI를 사용하여 해결 가능성을 높인다
AX(AI Transformation)이 근래 화두로 올라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어떤 포지션을 대체해 보려고 하는 것을 많이 보고 듣는다. 며칠 전 타사 AX팀 사람이 내게 "루시님, AX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줬는데, 나는 망설임 없이 "AX의 본질은 문제를 잘 찾고 이를 해결하는 데에 있다"고 답했다.
AI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은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늘었다는 뜻이다. 원래였으면 개발자를 투입하지 않았으면 비개발자는 할 수 없었던 가벼운 개발에 AI를 사용하고, 간단한 사내 툴 디자인에 AI의 도움을 받는 식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 (아이디에이션에 AI의 도움을 받을 수야 있겠지만 결정은 결국 사람이 한다는 말이다)
"무엇"에 대한 답이 나오려면 일단 문제를 제대로 찾아야 한다. 우리 팀의 A 직원의 업무에서 어떤 것이 리소스가 많이 드는지, 그 작업은 어떻게 메뉴얼하게 쪼갤 수 있고 그 중 뭐부터 해주어야 하는지는 궁극적으로 그 일을 하는 실무진의 입을 통해 들어야 한다.
상황을 피상적으로 이해한 상태로 개발부터 시작하면 엉뚱한 곳에 agent를 붙이거나, 만들어놓고 사용하지 않는 툴이 나오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구현 공수를 과투입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자동화를 사용하게 될 사람의 UX를 해치고, AI에 대해 회의적이게 되어 이후 작업을 설득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불상사가 생긴다.
내가 개발한 사내 툴은 세 개의 피처가 있다. 그중 A 피처는 개발 난이도가 가장 높았다. 프로젝트에 투입된 직후 A에 관한 업무 이야기가 자주 들려와서 그 작업이 1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실무 리소스를 가장 많이 잡아먹던 것은 개발 난이도가 낮은 2와 3이었고, 구현 외적으로 agent를 붙여 해결해야 하는 일은 없었다. 2, 3번 피쳐는 구현에 일주일정도 걸렸고, 엉성한 UI였지만 사용자의 업무 리소스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를 알게 된 것은 실무진을 찾아가 업무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기 때문이다.
AX의 유저는 대체로 비개발자이다. 즉, 개발 또는 AI 투입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구현이 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들의 유형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1) AI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과, 2) AI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이들로부터 업무 방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자동화 가능 영역을 명확히 하는 것, 그러니까 말을 이끌어내는 것은 AX 하는 사람의 몫이다.
그렇기에 한편으로 AX는 영업력이 중요하다. 높아진 기대치를 가진 유저가 AI에 위임하면 되는 것과 아닌 것을 이해하게 돕는 한편 실망하지 않도록 하는 것, AI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유저에게 작지만 효과적인 결과물을 제공 함으로서 나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 등.
결론적으로 나는 AI가 하나의 큰 시류로서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한편, 미디어에 종종 등장하는 "AI 하나로 모두 해결했어요"가 본질을 흐리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