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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닥 김훈 Oct 16. 2023

<'화사한 미소'의 남자1>사랑인데 정체성??

“사랑합니다”


“네?”


“오늘부터 그냥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흔한 말로 1일 그런거 할까합니다. 어떠신지?”


“음... 제가 할 말은 ‘미안합니다.’입니다.”


“왜요? 저 정도면 좋은 여자 아닌가요?”

“이정도 외모에, 능력에 그리고 전 돈도 있어요..”


여자는 일단 당황하기로 했다. 별거 없는 남자지만 화사한 미소가 있어 매력이 있다고 느끼게 된 이후.. 사실 좋아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런 거는 할 마음이 없었는데 그 ‘화사한 미소’라는 것에 결국 멍하니 사랑하고 싶어 졌다.


그래서 여자는 기다렸다. 

내가 어떤 여자인지를 그 남자에게 보여주고, 그리고 내가 또 얼마나 매력적인 여자인지를 느끼게 해서 한 번에 남자를 사로잡고 싶었다. 물론, 이유는 ‘화사한 미소’부터 시작을 한 것이다.


“역시 미안합니다. 여인께서 출중한 것은 인정합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것도... 사실 여인같은 분을 연인으로 둔다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할 것이며.. 저 또한 어깨가 들썩일 것 같습니다.”


응.. 뭐지..

날 먹이는 건가?


“그런데... 전, 없습니다”

“아무것도... 당신에 대한 감성이 그리고 이성이 없습니다. 아직 타인인 것이 좋을 듯 하고, 그 이상의 것은 전혀 무감합니다.”


음...

음.. 

‘음’이 라는 말 표현이 두 번이나 나왔지만 어떻게 더 말을 이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 반론..


“왜 제가 싫은 건데요”

“제가 매력이 없나요.. 아니 음... 아니 화나요. 제가 이렇게 표현했으면 뭐라도 좀 좋게 이야기 하는게.. 좋잖아요.. 싫더라도 일단 천천히 생각하자는 둥.. 상투적인 말로 사람을 배려하면서 말할 수도 있잖아요!!!!!”


여자는 화가 났다. 강한 느낌표 4개를 두껍게 칠했다.


“어.... 화가 나신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느낌표에서 오늘 감정도 이해하구요.”

“근데. 저는 아직 저의 정체성을 뭐라 말 할 자신이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뭐지.

‘화사한 미소’는 이상한 말을 했다. 

‘정체성’


“어... ‘정체성’ 이라고 했나요?”


“네. ‘정체성’.. 아직은 제가 누군가를 좋아하는지를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어... 음.. 저에게 여인님의 마음을 보여주셨으니 저도 잠시 저의 오랜 이야기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화사한 미소’는 어린시절부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초등학교 시절 여성스런 외모로 불리며, 많은 여자 아이들에게 귀여움을 받은 이야기였다. 그냥 미소년이었을 것 같은 어린아이의 일상같은 이야기다. 


지루하다. 하품을 하고 싶었지만 남자는 진지했고, 자신의 ‘화사한 미소’에 대한 시작인 것 같아... 지루함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어린시절 미소년은 동급생 아니 그냥 초등학교 여자아이들에게 많은 귀여움과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미소년은 그 사랑에 즐거움을 느꼈고 ‘화사한 미소’를 그 때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남자는 여자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고 했다. 자신을 항상 따뜻하고 선하게 봐주는 시선이 너무 감사했다고 한다.


다만, 남자는 남자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손 쉬운 놀림거리가 되었다. 여자애 같다는 말과 하는 짓이 '여자야'라는 말로 수많은 남자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했고, 심지어 여자 아니냐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하겠다고 옷 벗겨짐을 당하는 그런 일까지 말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겁고.. 나의 직설법에 누군가의 어둠을 끄집어 낸 것 같아 아프기까지 했다.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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