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흔하다

by 서현직

유치원의 졸업식에 갔더니 아이들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가수, 화가, 운동선수가 대부분이었어요. 멋져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과 무대 공연도 있었는데, 그 꿈에 재능이 있어 보이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어찌 그리 춤도 참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는지요. 깜짝 놀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스크린샷 2026-02-25 오후 8.57.45.png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재능 있는 아이들은 모두 그 꿈을 이루게 될까요?


물론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변수들이 있겠죠. 다른 재능을 찾을 수도 있고, 재능이 있더라도 그 꿈을 이루기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변수들을 고려하더라도 대부분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들의 재능이나 가능성을 폄하하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우리 어른들도 한때 그런 재능과 꿈을 가진 아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우리 모습에서 그 답을 유추할 수 있겠죠.


삶이라는 변화구가 던지는 변수들이 없더라도 대부분이 중간에 그 일을 포기하게 됩니다. 어떤 일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소수니까요.


최근에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재능은 흔하지만 노력과 시간은 흔하지 않다.


우리 모두 무언가를 시작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잘 모르는 채로 무언가를 시작했다가 약간의 재능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끼며 각자의 ‘시작’을 하게 되겠죠. 다들 그렇게 취미나 직업을 찾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재능이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말하겠지요. 조금 부정적으로는 화무십일홍, 소년등과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불리건 무언가 시작하는 우리들을 보면 재능은 의외로 참 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력과 시간은 흔하지 않아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초심자의 재능도 노력과 시간을 만나지 못하면 임계점을 넘어가지 못합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발견되는 재능의 일부만이 임계점을 넘어 수준 이상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누군가는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직업이나, 삶을 다채롭게 꾸며주는 멋진 취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유치원을 졸업하는 아이가 다재다능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보다 무언가에 마음껏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무엇이건 자신만의 시간과 노력을 쌓아나가 임계점을 넘겨 보는 경험을 하길 소망합니다. 이게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싶어요.


아, 그래서 제가 먼저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아이의 졸업식에서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


더 깊은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zseo_hj, 링크드인 @서현직으로 DM 주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주니어를 위한 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