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HING CALLED SUNSET?"
"스트리트 웨어는 아직 건재하다고 생각해요.
쇼에 참석한 관객들 중 수트를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프란체스코 라가치가 팜 앤젤스의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이는 동안 제92회 오스카 시상식이 진행되었을지 모르지만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셀러브리티와 그의 친구들이 이 쇼를 보기 위해 참석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헤론 프레스턴, 조나단 체반, 티나셰, 저스틴 스카이, 나이젤 실베스터 등 연예계와 패션계에 꽤나 이름이 알려진 인물들이 이 쇼를 보기 위해 참석했죠.
프란체스코 라가치는 이번 컬렉션을 위해 과거로 눈을 돌렸습니다. 수많은 웨스턴 패턴과 프린팅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팜 앤젤스만의 서부시대를 만들어냈죠. 이탈리아 출신 감독인 세르지오 레오네가 보여줘 왔던 이탈리아산 서부영화를 뜻하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유산을 담아낸 것입니다. 또한 스타일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는 퍼렐 윌리엄스의 스타일링에도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입니다. 그의 작품이 이번 컬렉션에 얼마나 영향을 줬나요?
컬렉션 전반에 걸쳐 그의 작품에 대한 찬사를 담았습니다. 그의 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에서도 말이죠. 저는 패션을 하고 싶지 않아요. 저를 패션 디자이너라고도 부르길 원치 않습니다. 유행을 만들고 싶지도 않고요. 저는 단지 시대를 초월한 멋진 일을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는 컬렉션을 계획할 때 항상 미국의 문화를 재해석하는 걸 우선으로 합니다. 서양 문화와 영화 그리고 음악과 함께 자라온 저의 삶이 담겨있죠.
맞아요. 팜 앤젤스는 항상 미국의 서브컬처를 재해석하는 방식을 추구해왔죠. 이번 컬렉션에서는 어떤 식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하나요?
저녁노을을 나타내는 컬러로 있지만 대부분은 그 안에 담긴 디테일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서부 시대의 카우보이가 입는 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린지가 달린 옷들을 우리의 아이템 곳곳에 담아냈어요. 예상치 못한 곳들에 말이죠. 또한 이번 컬렉션의 스타일링은 퍼렐 윌리엄스가 옷을 입는 방식에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커다란 모자에서 그를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신발도 옷만큼이나 런웨이에서 두드러졌습니다. 클락스와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으로 보였는데 맞나요?
네, 클락스의 대표적인 모델인 왈라비(Wallabee)와 데저트 부츠(Desert Boot)에 이번 컬렉션의 테마를 담아봤어요. 이 외에도 팜 앤젤스의 새로운 스니커즈와 청키한 디자인의 스케이터 스니커즈도 무대에 세웠죠.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시즌은 특히 스트리트 웨어의 강세가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완전히 끝났다는 의견도 종종 볼 수 있었죠.
저는 스트리트 웨어가 죽었다는 표현에 반대해요. 스트리트 웨어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우리 컬렉션을 보러 온 관객들만 보더라도 수트를 입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팜 앤젤스 컬렉션은 저에게 정말 중요한 장치이기도 해요. 스트리트 웨어와 럭셔리 웨어 모두 장인정신이 담겨있으며 아름다운 옷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