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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연 Sep 24. 2018

내게 인내한 당신에게

16 personalities MBTI 성향 검사를 통한 인간관계 고찰

 출근길에 16personalities MBTI 성향 검사를 했다. 인간 성향을 16가지로 나눈 자기 보고 식 검사이다.


 모든 사람이 16가지 중 하나의 성향에 속한다는 믿음은 위험하다. 더구나 특정 성향이 더욱 좋다-우월하다는 믿음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그래도 이런 검사 결과를 SNS에 올리면서 '나 이런 사람이에요'하는 것은 나름의 자기표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어떤 부분은 이해해주었으면 하고 어떤 부분은 가끔 바뀌기도 해요

 좋은 말만 늘어놓기도 민망하고, 제 손으로 단점이나 어두운 면에 대해 적자니 부담스럽다. 그냥 "나 여기 나와있는 설명이랑 어느 정도 맞기도 하는데. 어떤 부분은 이해해주었으면 하고 어떤 부분은 가끔 바뀌기도 해요"라는 마음이다.


 이들은 논리나 단순한 흥미로움, 혹은 인생의 실용적인 부분이 아닌 그들 나름의 원리원칙에 근거하여 사고하고 행동합니다. (중략) 이들은 종종 깊은 생각의 나락으로 자신을 내몰아 이론적 가설이나 혹은 철학적 논리에 빠지기도 하는데,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지켜보지 않으면 이들은 연락을 끊고 '은둔자'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검사 결과는 INFP(열정적인 중재자)였다. 결과가 '요즘의 나'로서는 잘 맞는 것 같다. 특히 자기만의 원리원칙을 근거로 살아간다는 것과 때때로 은둔자가 된다는 것도, 그랬다가도 살살 잡아끌면 다시 활짝 펴서 나타나는 것도 딱 얼마 전의 나를 서술해놓은 듯하다.


 은둔자와 관련한 서술은 평소에 꽤 신경 쓰던 부분이다. 이런 성향이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내가 비정상인가 싶었는데 원래 그런 사람들이 꽤 있기도 한가보다. 가끔은 이런 검사를 통해서 나를 알아보는 것도 단점이라 여겼던 나의 일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는 빈도도 정성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더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런 성향의 사람과 관계를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인내가 필요하다는데. 지금껏 연을 이어가 주는 사람들에게 새삼 고마워진다.  연락이나 만남의 빈도로 관계의 밀도를 측정할 수 없다는 믿음은 여전하다. 그래도 나와의 관계를 위해 '인내'하는 어떤 사람에게는 빈도도 정성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더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관계 속에서 나의 성향은 얼마만큼의 무게가 있을까. 나라는 존재는 얼마만큼 지켜내야 하며 얼마나 양보해야 할까. 당신과의 관계가 데이지 않을 정도의 따뜻함이기를 바라며, 관계 속에서 나를 지우다 새기다 여전히 반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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