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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간 맛있는 이야기꾼!

<아메리칸 셰프> 리뷰

by 또또비됴

<아이언맨 2>를 향한 날 선 비평들이 없었다면, <카우보이 & 에이리언>이 관객에게 외면당하지 않았다면 는 탄생하지 못했을 거다. 배우 출신으로 연출까지 맡으며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여주고 영화에 대한 사랑을 발휘한 존 파블로는 평가받아야 하는 직업의 애환, 그럼에도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대한 사랑을 음식에 빗대어 오롯이 전한다.


아메리칸 셰프 2.jpg 영화 <아메리칸 셰프> 스틸 / 영화사 진진 제공


잘나가는 요리사 칼 캐스퍼(존 파브로). 별점 만점을 받을 정도로 음식은 잘하지만 그 놈의 욱하는 성질머리 때문에 일을 그르친다. 자기 요리에 악평을 쓴 요리평론가에게 욕설은 퍼부은 그는 결국 레스토랑에서 쫓겨난다. 좌절에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는 푸드트럭을 해보라는 전처의 말에 이를 실행에 옮긴다. 초심을 얻은 덕분일까. 그가 만든 샌드위치는 불티나게 팔리고, 소원했던 아들과도 잘 지내며 잊고 지냈던 행복을 찾는다.


<아메리칸 셰프>의 주된 내용을 보면 요리사는 감독, 음식은 영화, 요리평론가는 영화평론가(기자)로 치환할 수 있다. 과거 존 파블로가 겪었던 일련의 일들을 미뤄 봤을 때 이 영화는 단순히 음식을 통한 한 셰프의 행복 찾기로만 보이지 않는다. 마치 힘들었던 속내를 이번 기회에 풀겠다는 의도가 보일 정도다.


아메리칸 셰프 포스터 1.jpeg 영화 <아메리칸 셰프> 스틸 / 영화사 진진 제공


영화가 작위적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존 파블로는 이 단점을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플롯과 음식으로 메운다. 일에만 매진하는 아버지와 관계가 틀어진 아들이 함께 푸드트럭에 몸을 싣고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는 등에서 익히 봐왔다. 최고였던 요리사가 한순간의 잘못으로 나락에 빠지고 다시 힘을 내 성공을 거둔다는 내용 또한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스토리다.


아는 맛이 무서운 것처럼 평범하지만 익숙한 주는 감동은 외면할 수 없다. 푸드트럭을 타고 여러 지역을 다니며 쿠바 샌드위치를 파는 주인공은 아들에게 각 도시의 맛집을 소개해주고, 레시피 전수 및 음식에 대한 예찬을 들려주는 등 멀어진 관계를 좁혀간다. 그 과정에서 부자의 정은 두터워진다. 이들의 관계 개선은 평범하고 진부하지만 힐링 푸드처럼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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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셰프 4.jpg 영화 <아메리칸 셰프> 스틸 / 영화사 진진 제공


다채로운 음식도 일조한다. 는 먹방의 인기에 편중되어 극장에 걸린 영화라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맛깔스럽다. 상영 내내 스크린을 도배하는 각종 음식, 특히 쿠바 샌드위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군침을 돌게 한다. 달궈진 팬을 무대로 다양한 소리를 내는 음식 재료는 식욕을 돋는 음향을 제공해 듣는 재미까지 더한다.


존 파블로는 이 영화를 계기로 힘을 얻었던 것일까? 디즈니와 손을 잡고 만든 영화 은 큰 성공을 거뒀고,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시리즈의 제작까지 맡으면서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어떤 일을 하든 내리막길이 있으면 오르막길이 있는 법. 누군가의 평가에 휘둘리지 말고, 각자의 멋진 영화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보자. 극 중 칼처럼, 그리고 존 파블로처럼.




별점: ★★★ (3.0점)

한줄평: 아는 맛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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