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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고택이 생각나는
노배우들의 호연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리뷰

by 또또비됴

모건 프리먼과 다이앤 키튼의 만남. 이 두 노장 배우가 노부부로 나오는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은 특별한 것 없는 영화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이 영화에 눈이 가는 건 노장 배우들의 연기일 것이다. 속이 편안하고 담백한 수프를 먹은 것처럼 이들의 연기는 고즈넉한 고택에 앉아있는 것처럼 편안하다.


부루클린의_멋진_주말_3.jpeg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스틸 / 영화사 진진 제공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은 브루클린에서 40년 동안 살던 노부부 루스(다이안 키튼)와 알렉스(모건 프리먼)가 이사를 마음먹고 새집을 알아보는 주말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랫동안 한 집에서 살았던 이들 부부에게 이사는 낯선 도전이며 그동안 함께 지내온 시공간과의 이별이다. 건강과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삶터를 옮겨야 하는 그들이지만 남들에 의해 쫓겨가는 집을 선택하고 계약하는 건 썩 내키지 않는다. 나이는 들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반려자가 있기 때문에, 이들은 쉽고도 어려운 선택을 내린다.


부루클린의_멋진_주말_2.jpeg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스틸 / 영화사 진진 제공


오랜 세월 동안 배우의 커리어를 쌓은 모건 프리먼과 다이안 키튼이 등장하고 <리처드3세> 제46회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물론 남우주연상이었지만)을 받은 리처드 론크레인이 모였다. 배우와 감독의 명성만 보더라도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은 대단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그와 반대로 소품 같은 영화다.


노부부의 삶과 사랑을 다룬 영화는 새로움 대신 안정감을 선택해,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 가까운 지점으로 흘러간다. 극의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단발성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데 그친다. 특히 뉴욕 시에서 벌어지는 테러 사건은 극에 맞물리지 못하며 사족으로 느껴질 정도.


부루클린의_멋진_주말_1.jpeg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스틸 / 영화사 진진 제공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감독은 루스와 알렉스의 이사 과정을 통해 집은 단순히 팔고 사는 물건이 아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의 산물이라는 걸 알려준다. 집을 파는 건 자신의 추억과 이별하는 것인데, 부부를 제외한 등장인물은 이 점을 간과한다. 노부부를 제외한 사람들은 집을 추억보단 눈앞에 보이는 돈과 편의성에만 초점을 맞춰 매물로만 판단한다.


부루클린의_멋진_주말_5.jpeg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스틸 / 영화사 진진 제공


이런 감독의 연출 의도는 두 배우를 통해 전달되는데, 모건 프리먼과 다이안 키튼의 연기는 소소한 재미로만 채워진 영화에 안정감과 생기를 불어넣는다. 세월의 굴곡이 표정 자체로 전해지는 두 배우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감정이 이입된다. 멋진 주말을 보내고 싶다면 특별한 건 없지만 작고 소중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 영화를 보면 어떨까.




평점: 2.5 / 5.0

한줄평: 노배우들의 연기만 봐도 멋진 주말!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은 웨이브, 왓챠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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