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좋아하면 안 되는 걸까?

한 줄 평: 글쓰기는 어렵다.

by cottoncandy
문화생활을 즐기고 나면 무슨 생각을 하나요?


영화, 뮤지컬, 드라마, 예능, 음악, 독서-

눈으로 보고, 듣고, 읽고 나면 뒤통수 너머 저 멀리서 불현듯 드는 감각, 이걸 잘 정제해서(혹은 그러지 못하더라도) 말로 꺼내기라도 하면 중수는 되는 것 같다.


내 눈앞의 사람에게 좋았던 점, 이상했던 점, 웃겼던 점을 말하고 나면 숨찬 것은 둘째치고 잘 전달이 되긴 한 건지 의문이다.

같이 본 사람이라면 그래도 대강 눈치껏 알아듣고 맞장구를 쳐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서는 의구심 가득한 눈빛을 마주할 때도 있다.(이것은 내가 ADHD-의심-여서 그럴 수도 있긴 하다. 가끔은 정말 두서없이 쏟아냈을 때도 있었어서...)


말은 그렇게 뱉기라도 하는데 차분히 앉아서(여기부터 힘듦) 하얀 공간에 빨려 들어가야 하는 순간에는 정말 백 룸이라도 들어온 것 같이 막막해진다.

분명 아까까지는 너무 흥분되고 좋았는데, 이제 뭘 어떤 말로 좋았다고 써야 이 화면 너머의 사람들이 이해해 줄지, 같은 감동은커녕 내 글이 읽히기는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감상 혹은 비평이라도 하려고 치면 내가 경험한 그 무언가가 좋았다(말 그대로 좋았다, 이것만 남아있다.)의 느낌이라 왜 좋았는지 쓰기 시작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억텐으로 끝나고 마는 글이 된다. 아무래도 지식이 짧은 데다 작품을 분석하듯 즐기지는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는 하지만.

역시, 비평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연재가 끝나고 자유를 느껴도 모자란데 아직도 제출을 할지 말지 망설이는 그 제안서를 꼭 붙잡고(사실 아직 PPT를 완성하지 못했다..) 다음은 무슨 글을 쓰면 좋을지...

물론 뭐든 주제를 잡고 구상만 하는데도 오래 걸릴 수 있기는 하지만 정말 다음번에도 무사히 완결을 쓸 수는 있을까, 덜컥 불안함이 치밀고 마는지라 한탄성 기록을 남기러 왔다.


어설픈 데다 얕고 잔잔한 지식인인 나는 비평까지는 못 쓰더라도 뭔가를 경험하고 느낀 점을 제대로 전달이라도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맨 처음 글을 남기는 순간에는 아무래도 묵혀놓은 글이 잔뜩 있었던 데다 드디어 나도 작가등록을 마쳤고, 누군가 내 글을 보러 오는 장소를 하나 마련했다는 흥분, 기대, 기쁨으로 분간 없이 시작한 것도 있어서 이제야 현실을 깨닫는 기분이 든다. 그래봐야 글 쓰는 직장인 1이지만.


요즘 심신의 안정을 위해 불교 서적을 두어 권 읽고 있다.

자연에 가득 담긴 사찰에 가고 싶지만 가까운 곳에는 없어서 일단 책으로라도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아직은 좋아하는 것들이 꾸준히 있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밉고 싫은 것들이 끝도 없이 늘기만 하는 데다 좋아하는 걸 찾는 것도 힘들어하는 사람을 종종 봐 왔어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걸 왜 좋아하는지 쓰다 보면 읽는 사람도 같이 좋아지는 순간도 생기려나?


임상을 위해 한 번쯤 짤막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얘기를 써봐야겠다.(좋은 소재가 생각나서 기운이 나다.)



한 꾸러미 준비해 와야 지난번처럼 늦는 일 없이 연재할 수 있을 테니 못해도 한 달분은 준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아직도 읽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나 감사하고요...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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