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글을 쓰고 달라진 점

by 초코머핀

언젠가 한동안 유튜브에서 주식투자로 경제적 자유에 이른 사람들의 채널을 열심히 둘러보았던 적이 있다. 그러다가 3000만 원 정도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20년 정도 돈을 굴린 후, 현재는 몇십억 정도로 자산을 불려서 사실상 은퇴를 한 유튜버의 채널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서 그는 그의 주식투자 성공에는 아래와 같은 공식이 있다고 말했다.


총수익 = (1 + 연간 수익률)^햇수 - 1


물론 진실인지 아닌지를 시청자가 구분하기에는 어려운 단점도 있으니 다 믿을 수는 없다고 해도, 일단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그의 가르침을 자세히 들었다. 실제로 운영자의 연간 수익률은 30%에 가까운, 아무리 주식을 잘 알고 운이 좋은 사람도 달성하기 굉장히 힘든 숫자였다. 그것만으로도 그의 실력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런데 그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30%라는 연 수익률보다는, 20년이라는 기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투입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야 무엇이든 큰 결과를 본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햇수는 복리로 적용되기 때문이었다. 설령 매 년의 성과가 그다지 눈에 띌 만하지 않더라도, 평균적인 성적을 아주 긴 시간 내면 폭발적인 결과에 도달한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주식에 특정지어서 이 부분을 가끔씩 떠올렸다.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주식뿐 아니라 내가 인생에서 하고 있는 모든 것에 적용이 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즉, 모든 행동에는 복리 효과가 있다. 하다 못해 생각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작은 생각도 떠올리기 시작하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꼬리에 꼬리를 물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모든 행동에는 복리 효과가 있다

올 한 해 글을 써 보니, 기록에도 이어나가는 것에도 복리효과가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고작 1년이기에 성과가 대단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래와 같은 소소한 결실을 보았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면 어떨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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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을 잘 쓴다

올해 초에 했던 결심은 하루에 딱 한 문단 글을 쓰는 것이었다. 주 6일은 그렇게 하고 나머지 하루는 그냥 쉬었다. 목표가 워낙 작아서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이 키 포인트였다. 그러다가 보니 어디 올리기 시작하면 더 열정적으로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싶었고, 그렇게 브런치로 작가 등록 후 일주일에 한 개씩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작은 습관이 쌓여 어느새 60가 넘는 글을 썼다!


2. 기억력 보강

언제부터인가 나는 한 번 알았던 것은 평생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가정했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 리가...! 며칠 전에 먹은 점심 메뉴도 참 쉽게 잊는 것을ㅎㅎ 기억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왜곡되는지를 느끼고 나서는 이전에 알고 있었던 내용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그런 부분에 늘 걱정이 많았다. 지금은 알고 있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지식들. 그래서 가끔 문제없이 지나간 하루에도 문득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회사 밖에 나가면 아무것도 아닐 것만 같은’ 그런 불안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기록을 통해 이런 불안을 잠재우고, 시기마다 느끼고 배운 내용을 정리할 수 있어 참 좋다. 그 지식이 나의 자산이 되었다.


3. 대화가 더 재밌고 쉬워진다

이 채널의 구독자 분들은 사실 상당수가 가족, 친구, 지인 분들이다. 당연히 구독자가 천 명, 만 명 되어도 너무나 좋겠지만 사실 내 주변에게 이렇게 평소 생각을 나누는 용도 만으로도 충분하다. 어쩌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도 “어떻게 살고 있냐”는 질문에 그간 있었던 근황을 길게 나열하는 것보다, 미리 배경 정보를 제공하고 만나는 것 같은 수월함도 마음에 들었다. 업무에 대한 생각과 살면서 겪는 일들을 전하는, 글로 하는 인스타그램 같은 재미가 있다.


4. 사람과 더 연결되어 있는 기분이 든다

직계가족이 주변에 없고, 재택근무가 이어지는 이민자의 생활은 자칫 게을러지면 단절된 삶을 살아가기에 딱이다. 연결고리를 찾고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은 끊기지 않는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특히나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 날에는 그냥 집에 웅크리고 있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고립되는 기분이 싫어 내가 아는 것 생각하는 것을 쓰기 시작한 것인데 언제나 오셔서 라이크를 눌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 처음에는 다른 작가님들의 구독/라이크 수를 비교하면서 '내 글은 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지' 하는 의미 없는 비교를 하곤 했는데, 생각해 보면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반대로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주었는가'를 돌아보게 되었다. 받을 걸 생각하기 전에 줄 수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지난 30년간 매일 5시간씩 글을 썼다고 했다. 그러니 그에게서 베스트셀러가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다. 이미 투입한 시간에서 남들과는 압도적으로 달랐기 때문이다. 아직 나에게도 30년이라는 시간이 있으니(있기를.. 하하) 보통의 글을 계속 써볼란다. 복리효과가 어떻게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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