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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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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나를 기억하기 위하여, 세상을 기억하기 위하여</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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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6-12-17T12:14:2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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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2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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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4:10Z</updated>
    <published>2023-07-12T02:20:38Z</published>
    <summary type="html"># 촛불처럼 타오르는 건                고독 속의 시간은 밀도를 더해가고 밤마다 촛불처럼 타오르는 건 오직 나뿐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은 한 번도 드러난 적 없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정해 언니와 친구들은 학교에 가고 없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불안감이 아랫배를 누르며 멈추지 않은 진동을 일으켰다. 나는 여기 멈춰 서서 무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wCBdGD8vNUZ6lAinIWKQ-q9-dc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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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2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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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4:05Z</updated>
    <published>2023-07-05T13:2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 그림수업/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가 의자에 앉아 있다. 손에는 권총을 들고. 여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향해 그 총을 겨누고 있다.  그림을 본 시간강사는&amp;nbsp;&amp;ldquo;그림 잘 그렸네. 인상적인걸.&amp;rdquo;라고 말했다. 사진 작업을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린 그림일 뿐인데도 뜻밖의 말에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난생처음 들어보는 칭찬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302j4lwDswgi8I_McToK191BJd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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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2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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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4:02Z</updated>
    <published>2023-06-23T12:42:06Z</published>
    <summary type="html"># 피터팬의 날개 그리고 연재   연재를 만난 건 &amp;lsquo;피터 팬의 날개&amp;rsquo;라는 서클에서다. 어느 날 이동현이라고 자신을 밝힌 3학년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업 시간에 내가 발표한 사진과 시를 보고 인상 깊었다며 한번 만나자고 했다. 학년과 학번과 나이가 뒤섞여 있다 보니 관계의 선후를 따지기 어려운 게 대학이다. 선배라면 선배려니 생각하며 약속 장소에 나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6dM4TO7Niqa7QDB12tAy_nGdBK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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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2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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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57Z</updated>
    <published>2023-06-13T12:44:46Z</published>
    <summary type="html"># 또 하나의 눈   내게는 또 하나의 눈이 생겼고 그로 인해 세상을 달리 보게 되었다. 평범한 모든 것들. 쇼윈도 속의 마네킹이나 낡은 창문, 아이와 노인의 얼굴, 버스 창문에 내리치는 빗줄기. 카메라에 잡힌 것들은 불현듯 새로운 존재감으로 튀어 올라 나를 놀라게 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교감이 일어나는 순간이 있었다. 그랬다. 알 수 없는 끌림은 사람 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E81wGPJ_akAjW6FHXEAR3c-5Oo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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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2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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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54Z</updated>
    <published>2023-05-31T01:00:48Z</published>
    <summary type="html"># 그와 그녀의 초상   스타킹을 신다가 눈물이 난 건 보험회사에 취직한 지 일 년 반이 될 무렵이었다. 나의 아침이 매일 이렇게 시작될 거라 생각하니 절망스러웠다. 나는 겨우 스물한 살이고 그건 인생을 결정하기엔 해 보지 않은 것이 너무 많은 나이였다. 출근하자마자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사무실 청소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창구에 앉아 보험금을 수령하러 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Sgc4jbMs94VEExLkn-3FUwtiAw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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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20&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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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21T08:28:07Z</updated>
    <published>2023-05-28T01:31: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를 쓰고 있어요.   문예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특별할 게 없었다. 좁은 운동장과 그 너머로 보이는 여러 갈래 골목길과 오밀조밀 모여있는 집들이 다였다. 그런데도 제일 꼭대기 층에 있던 그곳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내게 특별한 안식을 주었다. &amp;lsquo;글쓰기&amp;rsquo;라는 안식. 다른 세상으로 가는 좁은 길. 긴 책상과 여섯 개의 의자가 전부인 그 방은 &amp;lsquo;빨간 머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5tm_24E6cFTmokPdoAbDCiQhsf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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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9&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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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32Z</updated>
    <published>2023-05-26T11:53:0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nbsp;첫사랑&amp;nbsp;2   &amp;lsquo;이것이 네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지 모르겠어.&amp;rsquo; 첫 문장을 읽자마자 심장이 미친 듯 뛰기 시작하고 눈앞이 어질해서 다음 구절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나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빨랫대 옆에 놓인 낡은 의자에 앉아 숨을 크게 한 번 쉬고 나서야 다시 편지를 펼칠 수 있었다. &amp;lsquo;부모님은 연세가 많으셔. 큰누나와 내가 아홉살 차이가 날 정도니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HUHTPz4YPvR8rJtIN8g4O43J-l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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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8&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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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28Z</updated>
    <published>2023-05-26T11:52:5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nbsp;첫사랑  첫사랑은 편지로부터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을 뿐 그 뒤로는 생각해본 적 없는 정택은 조용하고 공부를 잘했다는 것 말고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다. 그랬던 정택이 내 인생에 다시 등장한 것은 감정 과잉이 한창 심하던 중학교 2학년 여름이었다. 나는 한동안 이마를 찡그리며 생각한 끝에서야 정택이 또래 남자아이들에게서 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qepkZG35JDfVufaDdZ399XsI5D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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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7</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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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23Z</updated>
    <published>2023-05-25T01:04:4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nbsp;사랑하는 나의 친구&amp;nbsp;2  소미의 방은 이층이었다. 아래층에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와 이모가 살았고 이층에는 소미네 가족이 살았다. 예전에 우리가 함께 누워 잤던 침대는 그대로 있었다. 저녁을 먹은 뒤 소미와 나는 이층 테라스에 앉아서 저녁노을이 지는 풍경을 지켜보았다. 나의 친구는 좀 더 뚜렷해진 얼굴을 붉은빛으로 물들였고 그 때문에 이미 성숙한 여자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9aIeNo1ZTK0O8QHrc_Bn3hnHKF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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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6&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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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19Z</updated>
    <published>2023-05-25T01:04:2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nbsp;사랑하는 나의 친구,&amp;nbsp;돈가스 앞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에 앉아 나는 처음으로 먼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에 한껏 들떴다. 인생의 조건은 나름 형평성이 있어서 아버지의 난동을 감내하는 것 말고 내게 금지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엄마는 나 혼자 서울을 간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았고 잘 다녀오라고만 했다. 부모님의 방목적인 교육태도는 무슨 의도가 있었던 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5io6-aNvuoWFE_JKZPthQ3mC9u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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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5&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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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14Z</updated>
    <published>2023-05-24T01:36:06Z</published>
    <summary type="html"># 진도 2  진도는 믿었던 주인에게 배신감을 느낀 탓인지 한동안 시무룩하게 엎드려 있기만 했다. 연장된 삶에 대해 비관했던 걸까? 개를 파는 것은 우리 동네에서 흔한 일이었지만 오빠와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기에 그 일이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진도와 우리 사이에는 예전과는 다른 감정이 흘렀다. 진도의 죽음이 유예되었을 뿐 종결된 건 아니라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EXKobvCJpoTf7hY0qQE6IlC0CB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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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4&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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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10Z</updated>
    <published>2023-05-24T01:35:52Z</published>
    <summary type="html"># 진도   중학교 2학년이 시작되기 전, 소미는 다시 서울로 돌아갔고 작은 오빠는 부산으로 떠났다. 공부를 제일 잘하는 큰 오빠에게 집안의 미래가 맡겨졌기 때문에 작은 오빠와 나는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한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굳이 그럴 이유가 없었는데 부산에 사는 친척의 권유로 작은 오빠는 부산공고에 진학했다. 오빠는 다소 우울한 얼굴로 짐을 싸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h9cd-tKeKgKqg5Lf2kGXCkLBwu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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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3&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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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3:03Z</updated>
    <published>2023-05-23T01:42:07Z</published>
    <summary type="html"># 굿나잇 키스  대체로 평화로운 날들이 지나가던 중 한 아이의 등장으로 인해 학교는 흥분과 활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 아이는 큰 키에 짧은 커트 머리를 하고 있어서 가수 이상은을 좀 닮았었다. &amp;ldquo;어디, 어디? 누구야?&amp;rdquo; &amp;ldquo;쟤야?&amp;rdquo; &amp;ldquo;느낌부터가 다른 걸.&amp;rdquo; 다른 반 아이들까지 창문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호기심을 보였다. 그 아이에게 말을 걸어보려 몇몇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zzQku-E1JhowxE6w65bF3Yf2kt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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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2:54Z</updated>
    <published>2023-05-23T01:41: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아침마다 만원 버스에서 몸이 해체되는 경험을 한 뒤, 여학교 세 곳이 연이어 있는 언덕을 올라가 두 번째 학교로 들어갔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중학교는 아담하고 정겨웠다. 목련과 라일락을 비롯해 아름다운 나무들이 많았는데 특히 가을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교정이 축복 속에 파묻히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릴케의 시집에 꽃잎을 넣어 말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EPdEhGSkVPekuOObu0u38lMUM8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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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1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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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2:48Z</updated>
    <published>2023-05-22T01:05:30Z</published>
    <summary type="html"># 도시로 가다   엄마가 원하던 대로 내가 열두 살이 되던 해 우리 집은 도시로 갔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큰오빠를 소읍에 둘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엄마는 큰오빠를 도시에 있는 학교에 보내야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주장했고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엄마의 인생 목표였다. 어찌 되었든 나는 도시로 간다니 기대에 부풀었다. 딱 한 번, 가족 여행으로 동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ThUa0MT-uoZvkjwxt2vfI5gLgD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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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2:42Z</updated>
    <published>2023-05-21T02:58:26Z</published>
    <summary type="html"># 중동에서 온 편지 2   국화가 피고, 모과가 열리고, 단풍잎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어 떨어진 나뭇잎을 녹색 대문 밑으로 밀어내고. 아버지가 돌보지 않는 정원은 나뭇가지와 무성히 자란 풀로 인해 서로 엉키며 비좁아졌지만, 엄마는 손도 대지 않았고 아랫방 할머니가 가끔 철 지난 화초를 뽑아내어 숨통을 터 줄 뿐이었다. 대체로 평화로운 날들이 이어지던 중&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BK8OUVT6bfp2P0DdnXskwVqNzI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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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9</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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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2:36Z</updated>
    <published>2023-05-21T02:56:24Z</published>
    <summary type="html"># 중동에서 온 편지 1   아버지가 떠난 자리에 엄마의 배틀이 놓였다. 단조롭고 건실한 소리가 집안을 채웠고 나는 변함없는 그 규칙성이 좋았다. 천둥처럼 몰아치지 않고, 폭우처럼 쏟아지지 않는 그 소리로 인해 전에 없이 평화로운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착착 책책 착착 책책. 때때로 높아지는 건 우리들의 웃음소리뿐이었다. 선풍기를 털어놓아도 땀이 줄줄 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_N-T7BEK26N9r8gov6kegcX2z-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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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8</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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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2:32Z</updated>
    <published>2023-05-21T02:52:30Z</published>
    <summary type="html"># 웅변하지 못한 자   읍내에는 초등학교가 두 곳 있었는데 나는 그중 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학교에 다녔다. 장터와도 그리 멀지 않아 학교로 들어가는 길목은 언제나 북적댔다. 먼지를 일으키는 버스와 장터를 드나드는 사람과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문방구 앞 거리. 그런데도 교문에 들어서면 갑작스레 조용해졌다. 아이들이 없는 텅 빈 운동장으로 인해 조용함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xEbY_6Dkb16WhPaXDvfOtqIr5V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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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5-21T02:5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 잃어버린 소   작은 오빠에 대한 상징적인 장면이 &amp;lsquo;잃어버린 연&amp;rsquo;이라면 아버지는 &amp;lsquo;잃어버린 소&amp;rsquo;였다. 할머니는 허름한 집과 소 한 마리를 남겨두고 아버지를 떠났다. 이로써 3대 독자였던 아버지 곁에 피붙이라고는 아무도 없게 되었다. 부잣집의 3대 독자였다면 그의 인생은 달랐을 테지만, 척박한 땅에 겨우 뿌리내린 집안의 3대 독자는 기댈 곳 없는 신세라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aGUm_BqkGiotAudFdS3HPFFALp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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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인생 6 - 회귀의 장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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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4T01:12:17Z</updated>
    <published>2023-05-21T02:43: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날리기를 하고 수영을 하고 서커스단이 다녀가기도 했던 개천은 어린 시절에 비해 물의 양이 많이 줄었다. 이제 물고기를 잡는 아이는 더 이상 없다. 몇 년 전, 작은 오빠는 개천이 보이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읍내에서 가장 높기 때문인지 아니면 개천을 볼 수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오빠는 그곳에서 무용하고 외로운 삶을 마감했다. 어느 겨울 그는 세차게 뛰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KEi%2Fimage%2FaGok5FQKu7BWgahxjtKP2JNO5r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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