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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진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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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1994년 11월 8일, 얕은 바닷가에서 태어났다. 철학과 졸업 후 글쓰기를 시작했다. 주로 짧은 사소설을 쓴다. 이따금 사는 게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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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6-10-11T03:52:3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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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진호 수필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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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8-14T01:56:13Z</updated>
    <published>2022-10-30T15:33:34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삶(生)은 일종의 꿈(夢)이다. 꿈속에서 쥐고 있던 모든 것이 깨어난 순간 애당초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듯 내 삶도 그럴 것이다. 가진 것과 기쁨은 물론 가지지 못한 것과 슬픔까지도 애당초 없었던 것처럼,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어쨌거나 여기에 있는 것은 종국엔 모두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다. 비좁은 담장 밑으로 겨우 들어간 너른 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7b8CGTcuYL6TVAAr9NjWoVL2ov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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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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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1-17T12:53:25Z</updated>
    <published>2021-10-19T14:00:49Z</published>
    <summary type="html">*       작년 일이었다. 인천의 한 문화예술 단체에서 지역 잡지 제작에 참여한 나는 프리랜서로 사진작가 일을 하는 친구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친구는 흔쾌히 부탁을 들어줬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약속이 잡혀있던 차였기에 구체적인 이야기는 그날 하자, 하고 대충 이야기를 끝냈다. 그리고 당일 날, 그와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30분 일찍 만났고,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IfC-vbngeZ_AGrlFLhxQ4xFvsU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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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 - 마지막 화: 최선에 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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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1-11T16:09:06Z</updated>
    <published>2021-10-12T13:4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1.      그녀는 자못 필사적이었다. 내가 토익 성적도 없이 취업 준비를 하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내 자기소개서를 보며 제목을 달아봐라, 문단을 이렇게 나눠 봐라, 하며 열심이었다. 기실 합격이 불가능한 상태인 내게 그리 한 것만으로도 그녀가 아무것도 없는 나를 믿어줬다는 말은 유효할 것이다. 내가 될 거라고. 그 방향이 어떤 쪽이든 그녀는 나를 믿어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7zaNz4BiXldfuKrlF05Eo0Z32J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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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IX - 나의 방은 남향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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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9Z</updated>
    <published>2021-10-05T14:21:02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일이 끝날 즈음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바쁘냐 묻는 말투에서 대충 그의 뜻을 알 수 있었지만 일이 끝나고 나면 인터뷰 스크립트를 준비하고 혹여 시간이나 여력이 남으면 단편 소설을 퇴고할 쓸 계획까지 하고 있었기에 나는 아버지와 저녁을 먹을 수 없었다. 최근에 살이 찌기도 했고, 이번 주는 운동할 시간도 없으니 저녁이라도 굶을 심산이었다. 하지만 아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ATfC3b1M5U-EJ00EU5iiqirUKf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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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VIII - 명절 클리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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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9-28T13:25:32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이런 글도 읽어? 아니 읍. 아니. 왜 읽는 거야? 삼촌은 혀를 내밀며 한 마디 한 마디씩 힘겹게 침을 뱉어내듯 툭툭 던져냈다. 저러다 사소한 딸꾹질이라도 나오는 날엔 꾸역꾸역 참던 술이고 안주며, 낮에 먹은 점심까지 위장에서 뒤섞인 모든 것이 내 방 러그 위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는 맥주캔을 쥔 손을 탁자에 아무렇게나 무겁게 기댄 채 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_XCgf2oSypXg4W2WxFxXvwojTK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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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VII - 형편없는 돌잔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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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9-21T13:59:34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일 년 전에 나는. 그러니까 2020년 9월, 유난히 길었던 장마를 보내고 난 뒤의 21일 무렵의 나는 내 인생은 여전히 말할 수 없는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일 년 전 나는 지금의 나보다 더욱 지쳐있었다. 그때 나는 한껏 흔들리고 있었다. 어쩌면 그대로 가다간 뿌리가 완전히 뽑혀버리고 스스로 어리석고 무모했다고 이른 자책을 하며 후회했을지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zcl73HRmejmLPtRi5ztDPwNLDn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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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VI - 하여간 짜증 나는 것들 천국이다 천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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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9-14T12:42:56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얼마 전 집에 돌아왔을 때, 현관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아침부터 퇴근 후 운동을 할 요량으로 운동복을 챙겨서 서둘러 출근했다. 6시 무렵 퇴근하고 7시 즈음 계획대로 헬스장 앞에서 내렸다. 딱 한 시간 운동하고 나와 여덟 시 무렵 저녁거리를 챙겨 집에 돌아왔을 때 가지런히 닫힌 문들 너머 어두운 복도에 내 현관문만은 신비롭게도 활짝 열려 있었다.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tUo0MpdoyaH4_X3PcbdoOmJ8y3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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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V - 매 맞는 현실주의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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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9-07T14:38:52Z</published>
    <summary type="html">1.      &amp;ldquo;&amp;hellip; 빛의 전파와 반사라는 저와 회사의 신념에 동의하십니까?&amp;hellip;&amp;hellip;&amp;rdquo;      그가 보낸 합격 문자는 무엇보다 섬찟했다. 좋게 말해서 그렇지 문자를 읽은 순간 인상일 팍 쓰인 것이 사실이었다. &amp;ldquo;우리의 철학에 함께&amp;hellip;&amp;rdquo; 언뜻 다단계 회사처럼 보이는 아니 회사도 아니고 무슨 종교단체 같은 그런 문자가 나로선 여간 기이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_OBX-j0-Smx0gmQQBc58rfjW9U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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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IV - 자기만의 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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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1-03T03:54:52Z</updated>
    <published>2021-08-31T12:32:38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잠에서 깨도 나의 세상을 그리 선명하지 못하다. 눈이 좋은 사람의 형편은 다를지 모르겠으나, 잠에서 깨 눈을 뜬 내게 펼쳐진 세상은 여전히 뿌옇다. 보이는 것이 그런 데 깬 기분이 들리가 만무하다. 글쎄, 나는 영 흐릿한 것이 꿈에서 깼다기보다는 새로운 꿈이 시작됐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눈 감은 꿈에서 눈 뜬 꿈으로, 단편 소설에서 장편 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H6AdUzHpQVbvl_PHfxJgxLAQ0Y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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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III - 나는 용감한 변절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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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1-03T03:53:27Z</updated>
    <published>2021-08-24T15:36:38Z</published>
    <summary type="html">XLIII  1. 뭐랄까, 아버지는 도덕적 영웅 심리를 가진 인물이다. 나 역시 그것을 빼닮은 구석이 있고. 혹시 몰라 짚고 넘어가자면 &amp;lsquo;도덕적 영웅&amp;rsquo;이 아니라 &amp;lsquo;영웅 심리&amp;rsquo;다. 그러니까 우리는 고작 영웅 심리를 가진 사람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대단한 인물인 양 칭송하려는 게 아니라 대단한 인물인 양 칭송받고자 하는 꼴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아버지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V0bW315LuZkNLHI_Z15mxX1N1v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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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II - 경쾌한 미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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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1-03T03:51:30Z</updated>
    <published>2021-08-17T11:3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최근 나는 두 개의 단편 소설을 썼다. 원고지 20매 남짓한 분량이니 기존 공모전의 80매와 비교한다면 현격히 적은 분량의 소설이었다. 내가 정한 분량은 아니고, 대학 후배 하나가, 형 관심 있으면 해 봐, 하고 태그 했던 지역 문학 공모전의 기준이었다. 그 제목처럼 단편 소설이라는 말보다 &amp;lsquo;짧은&amp;rsquo; 소설이라는 말이 그 분량에 더 적합한 공모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fYIoxDk8jxtlhtN_SWyOQBT6kn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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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I - 그런 사람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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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1-03T03:49:28Z</updated>
    <published>2021-08-10T13:01:03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얼마 전 그를 만났다. 그는 역시 청록색 모자를 쓰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더욱 많이 자라 있었다. 나는 그에게 빌렸던 작문 관련 책을 주전부리와 함께 봉투에 담아 돌려주었다.      나는 그가 하는 일을 부러워했다. 유튜브 영상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일이었는데, 분야가 우리가 하는 작업과 그리 멀지 않았고 일과 외 시간을 얼마든지 보장받을 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wX0NETDRj3nSDVZeV4MLXU3WMi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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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L - 꿈이 뭔가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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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8-03T12:05:30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아 씨발.      순덕이의 울음소리에 이골이 난 나는 결국 욕을 뱉고 집을 나왔다. 하필 나갈 일이 있었던 참이었으나 욕을 내뱉고 나온 꼴은 아무래도 순덕이가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밥을 먹으면 울고, 노트북 앞에 앉아도 울고, 씻으려 화장실에 들어가도 운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밤에 잠이 들 때까지 녀석은 쫄래쫄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FHq3yxp4YZVJQugvAJdWAVTH0k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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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XXIX - 우리는 챔피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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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1-20T09:05:35Z</updated>
    <published>2021-07-27T14:03:35Z</published>
    <summary type="html">1.      &amp;ldquo;우리는 챔피언&amp;rdquo;은 만화보다 장난감이 더 인기가 많았다. 문방구 건물 밖에는 작은 미니카 레일을 쏜살같이 달리는 미니카를 구경하는 어린 무리가 있었다. 나도 가끔 무리에 섞여 동경하는 얼굴로 미니카 경주를 구경하곤 했다. 나는 쉴 새 없이 달리는 미니카를 어떻게든 눈으로 좇아가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저 미니카를 따라 눈알을 굴리는 것은 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GgolL4xSrwWivCwLsl2-2kV7zu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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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XXVIII -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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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7-20T13:21:33Z</published>
    <summary type="html">1.      Y의 취업이 어머니에게 그리 기쁜 소식일 리 만무했다. 변변한 일자리도 하나 없는 채로 무턱대고 나가 사는 막내아들이 집에 오는 날이면 어머니는 항상 삼겹살을 구워주시는데, 그날도 역시 삼겹살에 비빔국수를 말아주셨다. 퇴근한 어머니는 삼겹살이 담긴 검은 비닐봉지를 식탁 위에 올려두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진호네, 하고 인사했다. 나는 어머니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hrTwUBq93n9AZHX4IUQw2qHdOj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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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XXVII - 여름 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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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7-13T13:07:33Z</published>
    <summary type="html">1.      12시쯤 자리에 누워 라디오 영상을 틀었다. 눈을 감고, 옆에 누운 순덕이를 손으로 더듬어 찾았다. 한 삼십 분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눈을 번쩍 뜨고 영상을 꺼버렸다.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방에서 다시 눈을 뜬 건 정확히 새벽 세 시였다. 입에 침이 고인 여운이 있는 채로 물을 마시고 싶지 않아 푸른 새벽에 양치했다. 불을 켜지도 않은 화장&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5VibShbCfulndJin6AZsBVYzvW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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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XXVI - 변명은 언제나 그럴 수밖에 없이 변명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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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8Z</updated>
    <published>2021-07-06T13:22:06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이상한 꿈을 꿨다. 아니 꿈이라는 것이 원래 제정신으로 꾸는 것이 아니니, 이상하다는 말은 오히려 꿈이라는 단어의 정직한 수사(修辭)일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이상하다는 말은 꿈이라는 단어 앞에 언제나 반드시 붙어야 하거나, 구태여 붙일 필요가 없이 언제나 생략해도 된다는 말이다. 어쨌든, 나는 중학생이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함께 있는 학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4wHFheW9Yp5uyyvIjW48ZmJkgb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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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XXV - 무엇을 쥐어도 행복했던 시절은 이길 수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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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0-23T14:13:07Z</updated>
    <published>2021-06-29T13:45:39Z</published>
    <summary type="html">1.      나는 피자를 좋아한다. 치즈 피자나 페퍼로니 피자를 콜라와 함께 먹는 걸 좋아하는데 핫 소스나 피클은 좋아하지 않는다. 영종도에 들어와 아버지는 피자가게를 열었는데 그로부터 몇 년 전 치킨집을 그만둔 이후로 다시는 장사를 하지 않기로 어머니와 한 약속과는 다른 처사였다. 어린 나로선 여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피자 종류에 따라 토핑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nf534P0x1GrhVe1HGKurYS3zhJ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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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XXXIV - 선(善)의 이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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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1-07T06:23:26Z</updated>
    <published>2021-06-22T16:17:34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순덕이도 엄청 뛰어다니는데&amp;hellip;&amp;hellip;      공원을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는 고양이 영상을 보면서 생각했다. 검은 고양이는 하네스를 하고 영상을 찍는 주인을 따라 걸었다가 멈췄다가 걸었다가 멈췄다가를 반복하며 산책을 했다. 나무를 킁킁거리고, 흙바닥에 벌러덩 눕는 것을 보며 나는 노란 줄무늬의 순덕이를 그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꼬리를 세우고, 정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LjcdWu53SeRiFeYnJgtiAdbOZj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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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 쇼생크, 오줌을 참은 채로 갇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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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7-05T08:15:20Z</updated>
    <published>2021-06-19T05:03: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몇 해 전 무릎을 다쳤습니다. 코트를 지르밟고, 가볍게 뛰어오른 발은 어째서인지 골대 기구 밑으로 떨어졌고, 코트와 기구 사이에 처박히며 무릎이 가차 없이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청원휴가를 잔뜩 쓰고 때아닌 여름방학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비록 사타구니까지 올라오는 통깁스를 한 채 꼼짝도 못 하는 신세였지만 여러모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한동안 보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uCw%2Fimage%2F1_tbXF_7ZEWtgQSwNEekGqkokq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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