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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기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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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박둘샘의 브런치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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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8-05-06T02:37:0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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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습침수구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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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5T01:01:50Z</updated>
    <published>2023-12-04T18:47:36Z</published>
    <summary type="html">간밤에 굴포천이 담을 넘었다 털린 세간들 서둘러 집을 뜨고 바가지로 강을 퍼냈다 나무들 덩달아 풍치를 드러냈다 못 보겠다는 듯 랜턴은 명백한 눈을 다시 뜨지 않았다 닭장을 덮친 흙더미는 혐의가 없는데 불은 쌀엔 흙이 더 많았다 가라앉은 길 더듬다 늦게 당도한 새벽은 어제의 풍경들을 떠올리지 못하고 지친 촛불을 따라 가물가물 스러졌다 실종으로 분류된 아버지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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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공空</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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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23:35:20Z</updated>
    <published>2023-12-04T18:31: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람 빠진 가죽공 하나 길가에 버려져있다 얼마나 세게 채였는지 푹 쭈그러져 있다  구르며 달리며 날았던 둥근 길이 비로소 멈춰있다  어디서 채였을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가끔씩 한숨이 들리곤 했는데 김새는 소리처럼 나곤 했는데 그 때마다 그 만큼씩 쭈그러들었던 것일까  내 가죽의 주름도 꽤나 깊어 보인다 버려질 때가 가까워진 것이리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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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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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20:54:39Z</updated>
    <published>2023-12-04T18:28:45Z</published>
    <summary type="html">기다리지 말아라 그대 기다리지 않아도 나는 그대에게로 간다 저절로 저절로 그대에게로 간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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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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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19:03:31Z</updated>
    <published>2023-12-04T18:26:46Z</published>
    <summary type="html">멀리서 보면 아름답다기에 늘 먼데서만 바라보았다 지금은 너무 멀어 보이지 않는 그대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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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실명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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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19:03:31Z</updated>
    <published>2023-12-04T18:23:20Z</published>
    <summary type="html">-동굴 속의 생물들은 대부분 오랜 동굴 생활로 인해 눈이 퇴화 된다 시력을 잃은 대신 어둠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을 얻게 된다. 긴 시간에 걸쳐-    밤이 별 읽는 시간을 주었지만 내 눈은 너를 보는데 탕진했다 얼마나 많은 밤이 머물다 갔길래 밤마다 너는 재생되는 것일까 또 얼마나 더 많은 어둠을 지새웠길래 넌 지워지지 않는 걸까  눈이 멀어진 뒤에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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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틀란티스 가는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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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19:03:32Z</updated>
    <published>2023-12-04T18:17: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섬이 있다더군 그 섬엔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 있다더군 오는지 가는지 기적소리 없어도 철따라 머물다 가는 새들 때문에 늘 붐비지만 누구도 행선지를 묻지 않는 곳 멈추지 않는 열차처럼 오래 머물지 않는 철새처럼 지나치거나 스쳐갈 뿐 아무 약속도 않는다는군  도착시간과 출발시간이 따로 없어 갈 때는 모두 알아서들 간다는데 춘양 안동</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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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로 본능에 대한 반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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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20:57:50Z</updated>
    <published>2023-12-04T18:12: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흙먼지 풀풀 허공에 길을 내는 시날* 평원에 재건축 바람이 인다 세상의 지표(地表)를 위해 혹은 굽어 살필 전망을 위해 고대 축조술은 도시에 거대한 탑을 등장시켰다 날로 높아만 가는 제단의 경쟁과 일조권에 항거하는 민원의 과다 그리고 타워링의 아비규환 마침내 신의 분노는 도심을 전쟁터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바빌론의 붕괴라는 이름으로 도미노라는 게임의 형식으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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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합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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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19:03:31Z</updated>
    <published>2023-12-02T22:32: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제히 모은 입이 닫히지 않는다 저마다 목을 내민 하나같은 발성법에 바다를 들인 산길은 시끄러운 계절  할 말이 없어지면 없는 말 만들어서 다 하고 없을 때는 했던 말 또 하는 입술이 그린 원형은 황태들의 화법이다  떼를 지어 내미는 그들만의 창법 역시 동그란 입짓대로 발음하고 따라 불러 덕장을 가득 채운 O와 O의 집합들은 가장 잘 들리는 잡담으로 남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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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행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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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19:03:31Z</updated>
    <published>2023-12-02T22:3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계단을 애용하는 다이어트 의지는 적정량 초과치로 진땀을 소비한다 덕분에 승강기보다 쥐라기에 먼저 갔으나 줄어든 먹이를 찾아 오른 등마루였다  늘어난 행렬 탓에 금지된 난간이 되고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도약대로 남겨진 옥상이 준비했던 바람은 가벼웠나  줄지 않는 살에 절제술을 동원했듯 감량에 적용된 칼은 계체량 통과를 도왔고 활강은 신생대를 연 시발점이 되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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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종이접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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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19:03:31Z</updated>
    <published>2023-12-02T22:28: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배가 된 책은 동화에서 만든 상상 건너편을 만든 강에 들면 독자를 미치게 만든 마법도 통할까 책이든 강이든 빠져도 몰라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이 돌아오지 않는 저녁은 어른을 찾으러 다녔다  젖어서야 돌아온 밤은 걸어서 건넌 강을 읽었는지 얼마나 빠져야 강을 건널 수 있는지 찢어 낸 페이지는 배가 되어 떠나지만 자꾸만 가라앉는 현실의 항로를 만나야 했다  먼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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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렵구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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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12-02T22:26: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감자의 행선지를 알리는 게 나았을까 멧돼지의 수소문에 찢어진 봉지는 담은 적이 없던 감자를 말할 수는 없었다  담는 게 목적이던 봉지의 입장에선 가리킬 방향보다 봉합이 우선인데 봉지는 담은 적이 없던 멧돼지를 쓰레기로 인식하지 못했다  당장 쫓기는 신세가 된 멧돼지에겐 팔려 간 감자보다 뒤집어쓸 봉지가 필요했고 문제는 온몸을 가릴 큰 용량이 없다는 거  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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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꼬리잡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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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12-02T22:25: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술래를 찾고 있다 목을 뺀 기슭에서 목이 쉰 골짝까지 못 찾은 꾀꼬리 대신 메아리로 돌아오는 이름의 행방을 쫓고 있다  장독 뒤를 지나치던 그대로 내민 손 마다하고 제 자일을 끊은 자 늦어진 숨바꼭질이 귀갓길을 지운 그 순간 술래의 의무에서 벗어났다  잡히면 안 된다는 꼬리를 잡았지만 길어서 잡힌다며 꼬리를 잘라 버린 술래가 선택한 건 높이가 아닌 나락 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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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다스의 수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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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12-02T22:23: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을 놓은 손들이 주머니로 돌아간다 서로의 악수가 불편해진 지금은 각기 바람을 피해 등 돌리는 시간 햇볕 쪽으로 돌아서는 이 계절은 섣불리 손 내밀지 않는다  질긴 톱날에 사라진 숲에서는 달랑대는 잎이 곧 살아남은 신호였다 통하지 않는 말 대신 손을 들어 아직, 이라고 말하는 시간이다 지켜봐야 하고 두고 봐야 하는  놓기 위해 펴야 했다 잡기 위해 펴 놓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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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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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12-02T22:21: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 덮인 비탈에선 발자국이 길이라네 지도에 없는 길을 만드는 걸음은 도면에 망점을 찍던 연필의 역할이네 갈아엎은 묵밭에서 고랑을 내던 화가 남자를 쓰러뜨린 술병들 곁에서 밤마다 지도에다 연필을 찍어대곤 했네 연필로 지도 위에 길을 내곤 했었네 그 뒤를 밟는 발자국은 밑그림으로 남아 떠나온 먼 나라에 도착하곤 했네  붓 대신 호미를 쥔 이국의 화풍이라 발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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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로찾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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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7-17T13:51: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벽이 운다 오늘도 붓을 놓지 않는 그는 벽에 풀칠하는 대가로 입에 풀칠을 한다 울음의 발원지는 대부분 손닿지 않는 내부 입막음은 쉽지 않으므로 풀칠은 어루만지듯 조심스럽다 벽 너머로 이따금 햇빛이 기웃거리곤 해도 그를 찾기란 쉽지 않다 풀칠은 조용히 벽을 가로막는 것인데 대부분 희미해서 정확하진 않았다  가끔씩 벽에 부딪힌다 너무 가까우면 보이지 않는 거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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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굴 탐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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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7-15T06:22: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떤 상처는 살 속 깊이 흉터를 만든다 또 어떤 흉터는 돌에 박힌 그림처럼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어두운 화랑의 통로를 지나 암벽을 더듬는 내시경 벽화 앞에 멈춘다 화가가 동굴을 지나간 뒤 알타미라는 천만년을 보내고도 살아있었다 붓은 칼보다 깊다더니 통증은 도려내도 되살아났던 것이다 자라난 들소의 뿔이 칼자국을 불렀듯 쥐뿔같은 사랑도 상처로 남은 내 속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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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파이트 클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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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7-15T06:22: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도 나를 때릴 수 있어요 짚고 설 바닥과 기댈 벽이 있고요 피 맛도 볼 수 있는 여기선 방심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잠깐의 탐색전도 필요 없는 상대방으로서 적시에 허점을 만들고 노출시켜요 이런 순발력을 키워야 한 대라도 더 맞을 수 있는데요 잠깐이나마 죽음도 맛 볼 수 있지만 상대가 없으면 어쩔 수 없답니다  물론 피하는 건 본능일 테죠 너무 빨리 결정타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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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절반의 미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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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7-15T06:21: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애초부터 쌍쌍바는 갈라질 마음이 없다 누군가 더 큰 쪽을 차지할 것 같은 우려에도 불구 하고 정확하게 나눠지지 않는 이 무책임한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갈림길에 서있다  늘 선택의 기로에 선 나는 기울어진 공정성으로 인해 번번이 피해의식에 빠진다 거듭되는 배신감은 돌이킬 수 없는 불신으로 이어지고 불신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 므로 안타까운 대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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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음주비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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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4T19:03:32Z</updated>
    <published>2023-07-15T06:15:48Z</published>
    <summary type="html">똑, 똑, 이어지는 굽 소리는 답을 만나고 싶다 늦은 밤까지 제시하는 문제의 정답은 다음 중 하나여서, 알맞거나 적절하거나 골라야한다 고른 대로 찍어야 하는 승강기 번호는 틀렸고 다음 초인종은 아니라고 한다. 다시 문제는 가리킨다. 다음 물음에 답하라고 아래와 같이 내려가는 질문에 따라 기꺼이 시험에 든 세상 답안지는 똑, 똑, 마킹을 요구한다 등락을 거듭</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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