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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영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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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시 쓰는 사람입니다.여행도 좋아합니다.작고 사소한 것에 마음을 잘 빼앗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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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01-29T12:00:1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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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안거(冬安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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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3T01:22:31Z</updated>
    <published>2026-02-03T01:22:31Z</published>
    <summary type="html">통도사 산문 노송들 누더기 모두 벗어두고 영축산을 향해 면벽에 들었다  자장암 앞 계곡물도 결동에 들고  백운암 선방 댓돌 위  털신도 가부좌를 틀었다  아직 해동이 멀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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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평왕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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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8T23:51:06Z</updated>
    <published>2025-08-12T22:13:27Z</published>
    <summary type="html">푸른  하늘 아래 너는 거대한 화관으로 누웠구나  산부추, 패랭이, 쑥부쟁이... 네게 온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뿌리내리게 하여  마침내 천년의 시간을 지우고  빛나는 왕관 대신 온갖 꽃들을 머리에 얹고  서라벌 한가운데 누워 오늘, 여기를 지키고 있구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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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과 벽 사이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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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4T05:09:40Z</updated>
    <published>2025-08-04T04:46:40Z</published>
    <summary type="html">많은 문을 거느렸던 삶이었다  한때는   항상 열려있어서 언제든 드나들었던, 살짝 밀기만 하면  스르르 품을 내어주던, 똑 똑 두어 번 노크면  안으로부터 열리던, 문,  문들  언제부터인지  문들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녹슨 경첩이 놓아버려  밀수도 당길 수도 없는, 오래 여닫지 않아  벽이 되어버린 불확실한 문   그리운 것은 닫힌 문으로 벽이 되어 앞</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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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담쟁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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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8T00:16:49Z</updated>
    <published>2025-07-21T21:53: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벽인 줄 알았으면  그곳에다 놓았을까 첫 발걸음을   딛고 보니 절벽이다 옆으로 걸어볼까 뒤돌아 갈까 주춤거려 보지만  오직 허락된 것은 기어오르는 일  틈새를 부여잡고 걸음걸음 푸른 멍을 새겨 넣으며 앞으로만 가야 하는 시시포스의 후예들  오늘도 더듬이를  벽에 놓는다    - 시집 '우리가 서로에게 아직 창이었을 때 '- 중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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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슴도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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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5T04:26:30Z</updated>
    <published>2025-07-15T21:51: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몸에 가시가 하나 둘 돋아나더니 어느 순간 나는, 한 마리 고슴도치가  되었다  나를 지키기 위해  가시들을 곧추세우면 언제나 나부터 먼저 찔렸다 얼마나 더 나를 찔러야 이 가시들을 내 몸으로 들일 수 있을까  고슴도치 그 가시들 모두 제 몸을 찌르고서야 생겨난 것임을 한 마리 고슴도치가 되어 보고서야 알았다   첫 시집 '우리가 서로에게 아직 창이었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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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능소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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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2T23:24:15Z</updated>
    <published>2025-07-02T22:49: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능소화는  온몸이 발뒤꿈치다  담장 안에 심겨지는 그 순간부터  가장 먼저 익힌 것은 밖을 향한 발돋움  줄기 기근 발판 삼은 까치발로  마침내 담장 위로 기어 올라와서는 절규 같은 붉은 꽃을  밖을 향해 피운다  능소화 붉은 꽃은 담장에 대한 저항 높은 곳을 향한 염원  능소화  꽃피는 계절이 왔다  오래 잊어버렸던 발돋움을 해보자  내 염원이 내 절규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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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 속의 검은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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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20T12:28:23Z</updated>
    <published>2025-06-26T00:27: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양병원  계신  아버지 뵙고 나와 늦은 점심으로  해물칼국수를 먹었다.  바지락 한 마리 그릇 바닥에 굳게 입을 닫고 엎드렸다  검은 갯벌 한입 물고  '자식이 몇인데...'  입안 잔뜩 웅크린 말 차마 뱉지 못한  아버지 입술이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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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바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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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19T02:05:38Z</updated>
    <published>2025-06-11T23:42: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조금이라도 더 해님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온 여름내 발돋움을 하더니  한 치 쯤 더 높이 달아나 버린 가을 하늘을 보고서 그만 맥이 빠져 고개를 떨구었네  그런데, 그런데, 얼굴에 박힌 햇살 소복이 소복이 씨앗이 되었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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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느티나무 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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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28T01:39:14Z</updated>
    <published>2025-06-07T23:46: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찔레 이팝나무 아카시아 탱자나무까지  모두 다 하얀 꽃잎  창공 그득 내놓는데  해마다  5월이면 꽃잎 없는 꽃을 피워야 하는 운명  천년을 앓더니 속이 텅 비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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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마다 찾아오는 빚</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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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15T22:03:10Z</updated>
    <published>2025-06-06T00:00:5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은 손이 주스병을 건넸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고맙다고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고  마른 목을 축였는데   아홉 살  아이의 그 큰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차렸다   독서교실 끝나면 시원한 것 사 먹으라고 아침에 엄마가 건네준 돈으로   주스 한 병 사서  저는 안 마시고   도서관 문 앞에서  내게 건넨  그 고운 마음에게 진 빚이 여름방학 독서교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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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인연 - 장가계 토가족 소녀에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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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18T09:26:27Z</updated>
    <published>2025-06-03T23:38:18Z</published>
    <summary type="html">패키지여행에서  지친 몸을  마사지사에게 맡겼다  내게 온 이는 아직 어린 소녀  내 손바닥에  제 손바닥을 겹쳐 비벼 서로의 지문을 양각하고  발가락 마디마디  끊어서 만져보고  내 온몸 구석구석 제 지문을 음각한다  어느 생에 무슨 인연으로 오려고  네 몸의 흔적을 이토록 남기는지 내 몸에다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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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수동 헌 책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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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15T22:06:51Z</updated>
    <published>2025-06-01T21:12: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연고 무덤이다  묘비명은커녕 봉분조차  얻지 못한 뼈들이 서로의 등을 기대고서  오늘도, 오지 않는 연고자를 기다리며 하루치의 풍화를 견뎌내고 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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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수경 시를 읽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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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05T10:06:49Z</updated>
    <published>2025-05-30T19:58: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너의 시(詩)는 거대한 고분이다 오래된 문자들을 여기저기 묻어놓은  고분 속 우물 같은 깊은 눈을 가져야  너의 유적을 발굴할 수 있을 텐데  마음 급한 눈이 부지런히 두 발을 굴려도 말(言語)의 뼈들을 찾을 수 없으니  너의 유적에서  미아가 된다 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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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닿지 못한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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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30T10:29:18Z</updated>
    <published>2025-05-29T21:18: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십수 년 빈집인 오래전 너의 집을 늙어가는 골목길 더듬으며 나, 찾아왔네  녹슨 철대문은 오래전 네 입술처럼 빗장을  물고 섰고  이제는 고목이 된 집 앞 앵두나무 밑에는  끝내 너에게  가 닿지 못한  스무 살 내가 입에서만 굴리고 굴리다 뱉어 놓은  붉은 고백이 하얗고 둥근 뼈로 켜켜이 쌓여있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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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흔들림, 중심으로 수렴되는 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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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29T12:58:31Z</updated>
    <published>2025-05-29T00:2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동안 흔들리고 난 후 리듬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어  어디서 놓쳐버린 걸까  여기까지 오는 길에 넘어질 뻔했던  돌부리에 걸려있나  바쁜 내 걸음을 쫓지 못해 어디 골목길에 쭈그리고 앉아있나  한참을 찾아 헤매다  알았지 잃어버린 게 아니어서  단단한 중심이 되느라고 흔들리고  흔들렸던 거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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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몸 = 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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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19T15:35:11Z</updated>
    <published>2025-05-27T22:47:29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 끄트머리 농산물 시장에서 양파 한 망 샀다  봄 오자 푸른 봄 채소에 끌려 그 붉은 것들  까맣게 잊고 있었다  천지에  푸른 물이 드는 4월 망태기 속에 푸른 잎이 가득하다  여린 것들 품어 안고 쭈글쭈글 빈껍데기로 남아서  몸이 흙이 라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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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늙은 우체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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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28T12:56:45Z</updated>
    <published>2025-05-26T23:27: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삼랑진  5일장 난전 귀퉁이 늙은 우체통이 뒷짐을 지고 서서  온통 붉은 가을 장터를 더듬다가  환한 기운으로 햇살마저  밀어내는 사과더미에 눈이 멎었다  뜨거운 사연들 품고 덩달아 신열로 온몸이 붉었던  시절을 생각해 내고는 아랫도리를 내려다본다  빈 몸이다  침침한 눈을 비비며 뒷짐을 푸는 처진 어깨  위에 지나던 고추잠자리 한 마리 소식을 적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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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자서 팥빙수를 먹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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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2T23:25:38Z</updated>
    <published>2025-05-25T22:11: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둥근 테이블에  마주 앉아  빙수 그릇을 빙글빙글 돌려 가며 너와 함께 팥빙수를 먹었다  빙수를  먹는 동안 가까워진 네 콧날이며 미간을  훔쳐보는 호사를 누리며  혼자서 팥빙수를 먹는다  수북이 쌓인 얼음산을 숟가락으로 걷어 먹으며 가장자리를 쿡쿡 쑤셔가며  혼자 먹은 빙수 그릇에 팥 앙금이 소복이 남았다  나를 잘 젓지 못해 너를 잘 젓지 못해 서로에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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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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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25T12:10:23Z</updated>
    <published>2025-05-25T01:26: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너, 봄꽃으로 화동 세우고  꽃잎따라 떠나버리자  나, 속수무책으로 바닷가에 주저앉네  [철 : 썩] [철 : 썩] 파도소리가   [누 :  나] 앞 음절 '누'자를 조금 길게 발음하다가  뒷 음절 '나'자를 살짝 갖다 붙이며  네가 나를 부르던 소리를 닮았구나   파도는 모래밭에 와서 제 몸을 버리고  소리를  얻는데  너는 어디서 무엇이 되었느냐  지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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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와 헤어지는 일은 여러 번의 이별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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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26T04:01:53Z</updated>
    <published>2025-05-24T08:32:3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이제 가야 해&amp;quot; &amp;quot;응&amp;quot;  창으로 든 햇살이  카페 테이블 그림자를  사선으로 길게 눕혀 놓은지도 오래인데   너의 눈은 금세 안개 낀 숲이 된다   정류장을 향해 손을 잡고 걸으면  너의 손은  새를 날려 보내고 싶지 않은 나뭇가지   버스가 보이자  손을 흔들고  차에 오르는 내 등 뒤에서  또 한 번 양팔을 흔든다   그러고도  버스정류장에  한 그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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