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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진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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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라면을 제일 좋아합니다. 라면처럼, 편하게 읽었는데 자꾸만 당기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내게 반짝였던 순간이 누군가에게 건너가 따뜻하게 닿는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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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11-05T21:46:3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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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렇게 숲이 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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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7T08:32:21Z</updated>
    <published>2026-04-27T03:14: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얼마 전 어머니가 쑥을 가득 캐어 보냈다. 봉지를 열어보니 반가운 풀냄새가 번졌다. 어릴 적, 햇살이 수북한 마루에 앉아 쑥을 다듬던 할머니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루에 밥상이 놓였다. 상 위에는 삭힌 콩잎과 취나물 겉절이, 콩나물 무침이 올려져 있었다. 내가 캐오고 할머니들이 만든 쑥 버무리는 오늘의 메인이다. 배가 고프든지 말든지 밥은 언제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3I7U0Klpksih36gGbCCzfakM29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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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팽목항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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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6T01:23:45Z</updated>
    <published>2026-04-16T01:23: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연둣빛 배냇머리를 한 나무가봄볕을 끌어안는 4월,이파리들이 설렁이는 소리에 파도가 너울대며 내게로 왔다.벌써 열두 해가 여물었구나.잠시, 젖은 발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나는 엄마니까, 아이들의 귀함을 아는 엄마니까바다가 보듬은 슬픔을 도닥여 본다. 별이 되어 앉은 개나리꽃,마음 위로 건져 올린 봄날.멈춰버린 계절을 사는 너는 늘 꽃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Oy1Nc3I0bdlf2eSCSPOh9WNESl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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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게는 모두 명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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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5:50:45Z</updated>
    <published>2026-04-13T15:41: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머니는 거울을 볼 때마다 습관적으로 똑같은 포즈를 했다. 양손으로 재킷의 깃을 살포시 잡고, 몸을 45도 각도로 튼 채, 한쪽 발끝을 발레리나처럼 세웠다. &amp;ldquo;요거는 색깔도 은은한 것이, 품도 적당하니 괜찮네. 이게 얼마라고?&amp;rdquo; 백화점 물건이 그렇듯 세일을 한다 해도 몇십은 기본이었다. 까다로운 어머니 눈에 흡족함이 어린것을 봤는데도 일단 고민해 보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FXqRxbquQLc60GcXWE9HbQr6as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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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꽃이 질 때까지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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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14:31:44Z</updated>
    <published>2026-04-06T21:11: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베이지색 떡볶이 코트에 발그레한 머플러를 두른 연경이를 마주한 것이 처음 기억이다. 나는 80년 12월생이고 연경이는 81년 2월생이라 학교는 달라도 같은 학년을 보냈을 것이다. 내가 그녀를 &amp;ldquo;연경아&amp;rdquo;라고 부른 것은 확실한데 그녀가 내 이름을 부른 기억이 없어서 아마도 나를 언니라 불렀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연경이는 키가 170cm 가까이나 되었기에, 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9B71yViTN1f8UAngLwTr5tXm8e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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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를 처음 만난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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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7T01:32:17Z</updated>
    <published>2026-03-26T03:35: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려 23년전의 일이다.   1차 서류 2차 포트폴리오를 통과하고 마지막, 대표와 일대일로 문답을 이어가는 면접만이 남아있었다. 대학 동기들은 만화예술과 졸업생답게 대부분 만화작가를 그리며 꿈을 이어간다는데 나는 일찌감치 캐릭터 디자인을 택했다. 나의 만화에는 언제나 3등신 주인공들이 등장했고, 긴 시리즈보다 단편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그러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SnzCurQMhB4ygvzYKOrO0NeS7c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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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열두 살 엄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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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5T15:15:10Z</updated>
    <published>2026-03-24T12:46: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치원 승합차가 오가는 승강장 벤치에 엄마들이 쪼로미 앉아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그곳에서 아이를 보내고 기다리는 일이 중요한 일과였는데, 이제 녀석들은 눈을 감고도 집으로 오는 길을 알고, 뒤꿈치를 들지 않더라도 비밀번호를 누를 수 있다. &amp;lsquo;우리 집 아이들만 안 큰다&amp;rsquo;하며 벤치에서 한숨을 내뱉던 날이 살푼 그리워진다. 결혼을 하고 9년 만에 첫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olM0XFQFxYC5I-sUNU92y0DmSN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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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백꽃 당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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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6T23:36:28Z</updated>
    <published>2026-03-16T17:18:05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겨울에도 곱게 웃던 동백꽃이 설익은 봄볕에 누레지더니 결국 가랑비를 맞고 쓰러졌다. 인정머리 없는 칼바람이 꽁꽁 여민 지퍼마저 헤집고 들어와 출근길을 꾸물대게 만들어도, 난로처럼 빨간 동백꽃 앞에서는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그럴 때면 믿지도 않는 조물주가 떠오르고, 그분의 친절함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쓰러진 동백꽃들을 카메라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wxKkV8nP1jSlTu3N1XVB-Ye8t2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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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토끼풀 연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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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6T18:22:40Z</updated>
    <published>2026-03-10T08:20:44Z</published>
    <summary type="html">토끼풀은 여러 해를 산다. 겨울이 되면 줄기와 잎 부분은 말라죽고, 뿌리는 살아남아 다음 해에 다시 잎을 틔운다. 먼지 가득한 길가에서도 서늘한 산자락에서도 잘 자라기에 어디에나 있는 흔한 풀이기도 하다. 얼마 전 아이들과 책을 읽다가 토끼풀이 질소를 공급해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 다른 식물의 성장에도 도움을 주는 풀이라 해서 짐짓 숙연해진 순간이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1NYqpemJ6uP-FJq1b3ZWT0X4Rw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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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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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7T23:33:48Z</updated>
    <published>2026-01-07T03:46: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는 용케도 마음이 통한다. &amp;lsquo;볼 때가 되었는데&amp;rsquo;하면 너도나도 당연하게 시간을 비웠다. 놀다 보면 자정이 넘고 집에 가자니 못다 한 이야기가 아쉬워 발목을 붙들었다. &amp;ldquo;그러면 자고, 내일 가면 되지&amp;rdquo; 한 것이 10년이 넘도록 1박 2일 모임이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 집 여기저기서 편안한 잠을 자고 있는 것이 좋았다. 먼저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BJTJSErPQIehIVmeSifW9TvKr4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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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구나 골목 하나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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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7T02:22:55Z</updated>
    <published>2025-11-27T02:17:52Z</published>
    <summary type="html">국민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골목의 연속이었다. 좁다랗고 울퉁불퉁한 길을 오르다 보면 갑자기 넓어지는 갈림길이 나왔는데 그 갈림길 앞에 우리 집이 있었다. 그곳에서 바라보면 학교 운동장이 펼쳐져있고 멀리 시장의 간판을 비롯해 도심의 빌딩들이 내다보였다. 골목이 굽이굽이한 동네인데도 할 수 있는 놀이는 다 했다. 숨바꼭질을 할 때는 총총히 늘어선 집들 중&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48oUOvvHJWA66WSzd4Y7VxD7yF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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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지나 칭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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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25T20:00:10Z</updated>
    <published>2025-10-25T01:28:5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인생은 초록불이 아니다&amp;rdquo; 신랑이 내게 자주 하는 말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좋은 결과만 생각하고 돌진하는 버릇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생각해 보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크게 겁이 없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도와줄 거라는 기조가 있긴 한 것 같다. 잘못되어도 얻어 나올 것이 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고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EszXvQ9FBdI7XgnaB3qbMcOU1f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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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많은 새벽을 지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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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29T11:07:43Z</updated>
    <published>2025-10-15T00:36:4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진화야. 대학 가기로 했다며. 잘했다&amp;rdquo; 수화기 너머로 큰엄마의 축하가 들려왔다. 나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소매로 코끝에 맺힌 눈물을 훔쳐내던 장면이 떠오른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사회에 나가 돈을 벌고, 여태 부모님을 대신해 준 할머니와 둘째 큰아버지께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당연하게 그래야만 했는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OrbwVlZSJYqQMBNKpCpt1fMyuZ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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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계절을 보낸다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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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04T02:53:15Z</updated>
    <published>2025-10-03T16:31: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국이 노르스레 오그라들었다. 꽃다발 같은 수국을 보면 평범한 하루가 선물처럼 안겨왔다. 가을이 시작되는지도 모르고 말복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덥다 더워 고시랑대는 동안 수국은 의젓하게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날이다. 한 계절을 같이 보냈는데, 안녕이라는 말로는 모자란 것 같아 자그만 선물과 함께 짧은 편지를 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BHd7p7E2ZUDV9W9GmLOZjmZZxg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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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리의 기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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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0T05:41:57Z</updated>
    <published>2025-09-19T16:57:1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잠이 예민한 편이다. 그날 새벽에도 자고 있던 신랑이 살그머니 몸을 일으키자마자 번쩍 눈을 떴다.  &amp;ldquo;왜 그래?&amp;rdquo; 나의 물음에 신랑은 급히 한 손으로 검지를 세워 자신의 입에 갖다 대고 한 손으로는 가만히 기다리라는 듯 손바닥을 펴 보이며 침대에서 일어섰다. 이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자다 일어나 알 수 없는 행동을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FgQJ4Vz7PVmDsBO6_clMAhCMO_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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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의 계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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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9T17:07:33Z</updated>
    <published>2025-09-01T22:39: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만삭의 임산부는 돌아서면 배가 고프다. 1월 말이 출산 예정이라 연말까지 회사를 다니고, 육아휴직에 들어갈 참이었다. 손등이 아릴 정도로 찬바람이 날을 세우던 12월 어디쯤, 퇴근을 하고 엄마가 운영하는 횟집에 들렀다. 꼬르륵거리는 배를 붙들고 밥솥을 열었더니 뚜껑을 덮어놓은 그릇 두 개가 보였다. - 엄마, 나 밥 한 공기 먹어도 돼? 엄마는 눈꼬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Kwgmwqms12fO6onFna3AsuXyGI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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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축제의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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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9T17:15:09Z</updated>
    <published>2025-08-27T02:17:1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우와!&amp;rdquo; 밤하늘에 무지개 별들이 팝콘처럼 쏟아져 내릴 때마다 사람들은 합창이라도 하듯 함성을 질렀다. 백만 인파가 몰렸다는 해변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갔지만, 그곳에도 일찍부터 돗자리를 깔고 기다린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난감해하던 차에, 맥주를 마시고 있던 청년들이 서로 붙어 앉으며 우리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화려한 불꽃 축제가 끝이 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0hNrEZr6VcqGbjymtBdSYCxrWM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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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빠의 시간은 흐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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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9T17:09:28Z</updated>
    <published>2025-08-23T02:24:08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렇게 많은 인파를 본 것은 태어나 처음이었다. 나는 횡단보도 옆의 나무 아래, 길을 잃은 아이처럼 초조하게 서 있었다. 아빠는 절대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리면 된다고 했지만,  그는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나타날 기미가 없었다. 혹시나 내가 있는 곳을 잊은 것은 아닌지, 나쁜 마음을 먹은 누군가가 혼자 있는 나를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nRcoLK_OtNCeClETcmL_UGRP4Y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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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침반이 향하는 곳</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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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9T17:09:56Z</updated>
    <published>2025-08-19T01: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10여 년 전의 일이다. 어느 대기업의 하청업체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나와 비슷한 나이었던 터라 &amp;lsquo;젊은 사람인데 안 됐네.&amp;rsquo; 잠시 그렇게 생각했다. 기사의 내용이 희미해 갈 때쯤, 사회운동가로 활동 중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돌잔치 사진을 편집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사진 속에서 해맑게 웃는 달이는 기사에서 보았던 하청업체 직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G4xelE-zrD7OcG9HiqO3PrKdkRQ" width="32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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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할머니 공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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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9T17:10:37Z</updated>
    <published>2025-08-16T13:36:37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 나 왔어. 여기는 몇 번을 와도 낯설다. 큰아버지랑 나랑 김서방이랑 또 뺑뺑이를 돌았어. 오늘도 내 결혼식 때 지어 입은 한복을 입고 아이같이 웃고 있네. 귀여운 우리 할매. 사진 밑에 쓰인 내 이름이 마음에 든다. 새삼 멘트도 딱 좋아. &amp;lt;사랑하는 어머니. 걱정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amp;gt;  할머니의 이웃들을 보다가 웃음이 나와버렸어. 할머니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IjGVz4CgoqNpeL9R6UNMwvIOcZ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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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아주는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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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9T17:11:18Z</updated>
    <published>2025-08-10T16:08:47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처럼 날씨가 맑다. 넉살 좋은 바람이 햇살을 비집고 들어와 커튼을 흔들었다. 마주하고 있는 산 아래, 아이들의 교실이 보인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학교에서 우리 집이 보였다. 생각 없이 복도를 지나다가, 운동장에서 오징어 달구지를 하다가도 고개를 돌리면, 멀리 집이 있었다. 작지만 우직하게 서 있는 집을 바라보면 어쩐지 안심이 되고, 든든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Hr2%2Fimage%2F1Z5NdIornaWtNUI2r0LQlje9hc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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