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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노동자 겸 창작자. 낮에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밤에는 밥벌이의 이상함을 이야기로 만듭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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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9-12-05T07:41:4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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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심은 잃었지만 - 그래도 계속되는 나날에 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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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0T13:43:34Z</updated>
    <published>2026-04-20T13:43:34Z</published>
    <summary type="html">1.초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풀칠러 :&amp;nbsp;반갑습니다. 풀칠 팀. 최근 초심을 잃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한 겁니다. 오늘같이 탐구해 볼 주제가 바로 &amp;lsquo;초심&amp;rsquo;이거든요. 야백님이 나와계시네요. 혼자신가요. 다들 오고 있다고요. 네, 좋습니다. 먼저 시작해 볼까요? 그래, 초심을 잃어버리신 게 맞습니까? ​ ​ 야백&amp;nbsp;: 예. 반갑습니다. 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uc6oYdStTJHyNC4itdC4yP8hnlo.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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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상벨을 누르고 싶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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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09:00:12Z</updated>
    <published>2026-04-13T09: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t;주권자란 무엇이 비상사태인지를 결정하는 자다.&amp;gt;  정치학자 카를 슈미트가 한 말이라고 한다. 어느 날 나는 어디선가 이 문장을 읽었고, 그때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싶어졌다.  그래, 비상사태인 거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들 사이에서, 사람이 꽉꽉 차있는 출근길의 지하철에서, 퀭한 눈으로 모니터 앞에 목을 빼놓고 앉아있는 동료들 한가운데에서, 여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3TA1WkLAIr8Trwrx7w9axbnmBu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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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닌자의 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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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2T11:42:15Z</updated>
    <published>2026-04-12T11:40:37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초록 괴물이 죽었다. 중학교 때 피시방을 같이 다니던 힘도 쎄고, 아는 형도 많고, 잘 노는 그런 애였다. ​ 초록괴물이랑 친한 친구들은 난리가 났다. 낮에는 엎드려서 자고, 밤에는 뭘 하는지 잘 모르겠는-한 성깔 하는 애들. ​ 그 애들과 그 애들의 담임은 초록괴물의 장례식 참석 건에 관하여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누군가 교무실에서 쓰레기통을 던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G12RJd5DIR4-Mt6P4Nh-W3Ecj9M.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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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러시아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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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6T14:37:48Z</updated>
    <published>2026-04-06T14:37:48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 후 연락? 까짓것, 참을 수 있다.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퇴근 중엔- 그건 안 된다. 길바닥에 떨어진 시간만큼은 양보 못 한다.  테슬라 주주들은 의견을 달리할지도 모르겠다만. ​ ​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D2GpK814QHTnjuudDvuYgDzz_D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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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코드 두 줄 - AI시대, 인간에 관한 단상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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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4T12:25:49Z</updated>
    <published>2026-04-04T12:25:49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요즘 많이 들리는 소리는 '사람이 병목'이다. 맞는 말이다. 사람끼리 모여서 감정노동하면서, 소통 비용을 지불하는 동안 잘 구축된 에이전트는 그날의 일을 끝내버린다. 비용도 충분히 싸졌다.  모든 것이 가능해진 시대에 남는 질문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다. 원래는 '누가 할지'가 중요한 질문이었는데 이제는 '누가'는 상대적으로 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on6ceW8x2c3geEZWcAhiusYgEL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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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로필 너머, 섬 - 프로필 사진을 비워두는 이유에 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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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02:53:58Z</updated>
    <published>2026-04-03T02:53:58Z</published>
    <summary type="html">프로필 사진에 자기 얼굴을 더 이상 걸어둘 수 없게 된 이들이 있다. ​ 아마도 그는 스스로가 사무치게 싫어졌을 것이다. 자신의 세계에 대한 힌트를 누구에게도 제공하고 싶지 않은 걸 수도 있고, 애초에 자기 삶에 밖에 내비쳐도 좋은 것이 존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지로 &amp;lsquo;나&amp;rsquo;를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어버린 걸 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5aaCBC832hkGKhfm4DJGmSkn28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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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위스의 오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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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13:33:38Z</updated>
    <published>2026-03-31T13:33:38Z</published>
    <summary type="html">햇살이 사물의 윤곽선을 황금빛으로 칠하고, 사물은 긴장을 풀고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는 오후의 시간. 원래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었다. 하지만 친구는 아이가 집에 혼자 있게 되어서 집에 가봐야겠다고 했고, 덕분에 이 멋진 시간은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봄이고, 토요일이다. 손님이 오지 않았다고 해서 디저트를 버릴 필요가 있을까? 나는 얼굴을 모르는 조카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xRHiXUx7FXzdSOm0TVIGdBtl49s.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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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하는 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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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8T01:48:28Z</updated>
    <published>2026-03-28T01:48: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킵니다. 어떻게 돌아가는 건진 잘 모르겠는데 일이 됩니다.  덕분에 잠깐 짬이 나서 유튜브를 켰습니다. 혼란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놀라운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우리에겐 마침내 '남는 시간'이 좀 생겼고, 그 시간에 찾아온 진실들은 이런 메모를 남겼습니다.  -나는 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나는 이 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_mRbEUAOtXig3d0_yHgcUzmVY4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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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절의 초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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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2T12:57:59Z</updated>
    <published>2026-03-22T12:57:59Z</published>
    <summary type="html">1 몇 년 전, 스페인으로 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당시엔 그게 유행이었다. 거기엔 내 또래의 한국인이 많았는데, 우리는 굳이 이 먼 데까지 와서 걷는 이유를 물으며 친해졌다. 다들 크고 작은 실패를 이유 삼아 여행을 하고 있었고, 그 실패들 중 단번에 이해가 가지 않는 실패는 없었다. 아무래도 실패가 흥행하는 때였으니까.  거기서 내 나이 또래의 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QZcEhohStHJ7bt10PVrPNG4knU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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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과 일리아스와 새 - 방에는 하루를 마친 사물들이 놓여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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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23:10:19Z</updated>
    <published>2026-03-15T02:58:05Z</published>
    <summary type="html">1 내가 나였는지를 잊게 만드는 피로. 수요일 밤. 불 꺼진 방에서 이불 속에 혼자 들어앉아 있을 때, 누구의 시선도 받고 있지 않을 때, 과연 나는 존재하는가. 침침한 눈으로 들어오는 핸드폰 스크린의 파란 불빛. 창문 밖으로 어렴풋이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 커버를 씌우지 않아서 거칠거칠한 매트리스의 질감. 이 모든 게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단 생각을, 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29nP2bZHaD9-hxDD-DFPbeOAJ4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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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인용 식탁의 빈자리들 - 외로움에 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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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2T04:00:07Z</updated>
    <published>2026-03-12T04: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여자는 오늘도 밥그릇 하나와 반찬그릇 여섯, 뚝배기 하나를 깨끗하게 비웠다. 이 테이블에서 정리할 쓰레기는 순두부찌개를 담았던 검은 뚝배기 안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하얀 바지락 껍질뿐이다. 반찬그릇을 차례로 쌓은 뒤 밥그릇 뚜껑을 뒤집어 올리고 그 위에 밥그릇을 얹는다. 이후 그것들을 한 번에 들어 올려 뚝배기 위에 둔다. 남은 반찬이나 양념, 국물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wRg7N5v-ECxZIKC18pD_Dttj3t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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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목의 계절 - 또 한 번의 계약기간이 끝나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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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9T12:53:03Z</updated>
    <published>2026-03-09T12:53:03Z</published>
    <summary type="html">1 봄이면 늘 가벼운 멀미를 느낀다. 그럭저럭 일을 계속하고 있고, 밥도 잘 챙겨 먹고, 분위기 좋은 카페도 종종 간다. 이 모든 것은 낮에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밤이 찾아오면 나는 완전히 자포자기한 사람처럼 군다. 옷은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벗어두고 침대에 누워 배달음식을 먹다 그대로 잠이 든다. 그것만이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lFxScLdIqFpB0SW94J3L6XBsfT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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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글쓰기에 관한 짧은 이야기 - 어떤 글쓰기 모임의 마지막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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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4T14:33:18Z</updated>
    <published>2026-03-04T14:04:20Z</published>
    <summary type="html">1. &amp;lsquo;글을 쓰고 싶다&amp;rsquo;는 이상한 욕망을 품은 직장인들이 있다. 이들은 글쓰기 모임에 돈과 시간을 쓴다. 물론 이들에겐 글쓰기 말고 다른 욕망도 있고, 그래서 종종 글쓰기는 구실로 전락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모임에 참석하는 동안 무언가를 써낸다. 그 글을 돌려보고, 글을 통해서 서로를 마주 보길 시도한다.   2. 오늘은 어떤 글쓰기 모임의 마지막 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twAL7VZOFY8D9AIX70Q64PewUm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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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감에 관한 짧은 이야기 - 인생은 마감의 총합이다. 인생은 너무 짧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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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1T05:14:36Z</updated>
    <published>2026-03-02T10:3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1 퇴근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마감이 중요하다.  마감은 했으되 새 기획은 들어가지 않은 밤, 퇴근했으되 집에 도착하지 않은 휴일, 마감 직후의 시간엔 뭘 느껴야 할지 몰라서 또 뭔가 끄적이게 된다.   2 현자타임이라는 말이 있다. 절정 후의 허무가 '현자의 시간'으로 번역된다는 게 재밌다. 마감한 원고에 썼다간 빨간펜이 그어지겠지만 내 생각에 이 말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n2-vsq52PTGddRQSRdEPYFKC1R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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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하상가 - 그땐 옷을 산다는 게 꽤나 위험한 일이었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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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1T09:40:03Z</updated>
    <published>2026-03-01T09:4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야, 우리 옷 사러 갈래.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웃긴데, 그땐 옷을 산다는 게 꽤나 위험한 일이었지.  가게에 가면 바짝 쫄아선 어느 학교의 누구인지를 대고 어깨에 올라온 손을 치우지도 못한 채 살살 웃어 주면서 현금으로 계산을 했다고. 학원에서처럼 말이야.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긴 것 하나 더. 아침에 만나는 선생 저녁에 만나는 선생 모두가 내 패딩잠바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FgfUcKIjRRshbSUrR7CXyxKLhU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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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료에 관한 짧은 이야기 - 회사 얘기하기 없기. 재밌는 얘기만 하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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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7T14:02:29Z</updated>
    <published>2026-02-27T14:02:29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일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내부 행사 준비로 회사가 어수선한 게 마뜩잖아서 사무실을 슬쩍 빠져나온다. 밖에는 가장 친한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다. 커피 씨와 담배 씨. 내가 지금처럼 불손한 감정을 품을 때마다 기꺼이 같이 땡땡이를 쳐주는 고마운 동료들이다. 코트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 넣고 건물과 건물 사이 음지로 숨어 들어간다.  &amp;ldquo;개같은&amp;rdquo; 입이 거친 담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yJrPmDCESnNDbtHRr6DLgC6lqj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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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차에 관한 짧은 이야기 - 회사가 돈을 대고 내일의 내가 보증을 선 값비싼 부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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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5T03:00:11Z</updated>
    <published>2026-02-25T03: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젠가부턴 방을 치우려 연차를 쓴다.  음식물 쓰레기. 뭘 이렇게 많이도 먹었나. 먹는 게 귀찮아지면 죽어야 한다는 엄마의 말버릇이 있는데, 난 나이 들수록 먹는 거 말곤 다 귀찮아진다. 자, 내다 버리자.  맥주 캔. 깜냥이 부족해 다 비우지 못한 캔들이 적당한 무게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변기에 남은 맥주를 따라버리다 &amp;lsquo;안읽씹&amp;rsquo; 중인 메시지들을 훑어본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mju4G--bm0rDcanB1dnCy6FLqx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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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에 관한 짧은 이야기 - 너는 이 일을 정말로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니. 아니면 떠나버리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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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2T23:00:38Z</updated>
    <published>2026-02-22T23:00: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기 여행을 여러 차례 다녀오고 난 다음부터 내겐 비겁한 버릇이 생겼다. 삶의 한 시기를 좀 긴 여행쯤으로 &amp;lsquo;퉁&amp;rsquo; 쳐버리는 것이다. 어떤 삶을 선택하면 나는 딱 여행자가 그러하듯 표면에서만 분주히 움직이며 찬탄하고, 훔치고, 오해하고, 지겨워하다가 이제 그만 떠나겠노라 한다. 떠나지 않으면 여행자가 아니니까 죄책감 따윈 없다.  그렇게 나는 얼마나 많은 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HRD5YPo30gj0Kn4d8ffpFrf7-7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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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회식에 관한 짧은 이야기 - 파할 무렵엔 인간인 티를 내려 애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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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0T14:23:53Z</updated>
    <published>2026-02-20T14:23:53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식을 마친 그는 택시 뒷자리 차창의 냉기로 이마를 식히고 있다. 흐드러진 불빛을 보며 회식이란 게, 모여서 일한다는 게 참 멀미 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택시는 이 시간에만 가능한 속도로 올림픽대로를 달린다.  아주 크고 긴 테이블에 소주잔 맥주잔으로 유리성을 쌓아둔 그야말로 전형적인-그래서 이제는 좀 낡아버린-회식. 낮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기계인 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rIxgm1xFHRH0g8G3UzhZHp56kP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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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프에 관한 짧은 이야기 - 난 내일&amp;nbsp;조져질 걸 알면서도 맥주를 먹는 내가 좋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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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2T01:20:02Z</updated>
    <published>2026-02-18T10: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울리지도 않는 장발을 고수한다. 여름엔 안 어울리는 하와이안 셔츠를 사 입고 겨울엔 더 안 어울리는 화려한 스카프를 두른다. &amp;nbsp;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지만 노래방에 가면 로큰롤 스피릿을 몸에 받아들이고, 매운 걸 먹으면 앓아눕지만 정기적으로 떡볶이를 시켜 먹는다.  그리고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싯뻘개지는 주제에 틈만 나면 맥주를 사 마신다. 야근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8Vq2%2Fimage%2FQS8LGPT1zpwyXgTp8sGYBW8Q3l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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