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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구일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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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우리는 사랑의 섬광을 견디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잠시 지상에 머문다 -윌리엄 블레이크</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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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2-11T09:04:3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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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음 - &amp;lt;가계도&amp;gt; 5일차 - 30 (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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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4Z</updated>
    <published>2024-04-05T09:27: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한번 더 걸어볼까. 산책을 하자고요? 네. 그때는 아주 작은 박물관에서가 다였지만. 그래요. 좋아요.  ( 3분 뒤.)  날이 좀 춥네요. 그러네요. 박물관 안은 따뜻했는데. 추위가 적응되지 않으시겠어요. 괜찮아요. 박물관이 지어지기 전에는 이보다 추운 땅 속 계절도 겪어봤으니까요. 뭐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그러세요. 땅 속에 있는 국화무늬 잔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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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 - &amp;lt;가계도&amp;gt; 5일차 - 29</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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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4Z</updated>
    <published>2024-04-02T09:28:46Z</published>
    <summary type="html">돌아온 집에서.  나는 책상에 앉아, 안주머니 깊숙한 데 넣어둔 종이를 꺼낸다. 구겨버리고 싶던 그 종이는 왼쪽 모서리 부분이 아주 살짝 접혀있을 뿐 멀쩡하다. 그 종이는 백지가 아니다. 내 이름을 가운데에 두고 위와 아래와 옆으로 다른 많은 이름들이 펼쳐져 있다. 그 모양은 땅속 깊은 곳에 묻혀 있는 것보다도 푸른 대지와 색 조합을 이루려는 듯 윗부분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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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 - &amp;lt;가계도&amp;gt; 4일차 - 28</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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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4Z</updated>
    <published>2024-04-01T09:11: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가출은 실패인가? 이것은 둥지로의 회귀인가? 아무래도 혼자인 건 무리라고 징징거리며 새 가계도를 안주머니에 슬쩍 넣은 다음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이건 처음부터 여행이기만 했던 것처럼 멋쩍은 웃음으로 돌아오는 착륙인 것인가? 나는 아무것도 &amp;lsquo;의미 있게&amp;rsquo; 만들지 못한 것인가? 가장 아끼지만, 숨이 막혀 다시 보기는 두려운 영화 하나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CuirUW25I8wslzJhtutE4VvszPM.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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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자 - &amp;lt;가계도&amp;gt; 4일차 - 27</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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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4Z</updated>
    <published>2024-03-31T03:12: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숙소로 돌아왔을 땐 이미 녹초 상태였다. 더위가 해도 해도 너무했다. 그런 와중에 엄청난 걸음을 걸었으니 탈이 날 만 했다. 나는 저녁거리를 사 온 뒤 숙소에서 그걸 먹고 조금 쉰 다음 일기를 쓰겠다고 계획을 바꿨다. 그런데 쉬겠다는 마음이 다시 변덕을 부려 내 발걸음은 대릉원으로 향하고 말았다. 저녁 즈음이 되자 바뀐 하늘의 얼굴은 너무나 평안하고 고즈넉&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bHotTld2GzuwP6b09dZhD1_ceQg.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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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왕 - &amp;lt;가계도&amp;gt; 4일차 - 2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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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3Z</updated>
    <published>2024-03-30T03:50: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날씨 어플에서는 분명 오늘은 선선한 날이 될 거라고 했던 것 같은데, 세게 내리쬐는 태양 앞에서는 바람도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잠시 태양을 바라봤는데도 눈 앞에 검은색 사각형이 오래 머문다. 첨성대 주위를 감싸고 있는 모래와 닮은, 내가 아는 어떤 마당을 생각해도 그것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가출의 피날레에 집중하라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첨성대를 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o4PA5YHEbNi2yWo_OyQrr0PcAGQ.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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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편지 - &amp;lt;가계도&amp;gt; 4일차 - 2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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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3Z</updated>
    <published>2024-03-29T08:51:16Z</published>
    <summary type="html">할머니께. 딸을 낳았지만 아들도 낳아서 외할머니는 물론 그냥 할머니도 될 수 있는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일삼이에요. 저는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서 외할머니를 할머니라 부르는 게 익숙하고 할머니를 굳이 친할머니라고 따로 부르면서 살았는데요. 우리 외할머니가 너희 할머니 잘 계시냐고 물어볼 때마다 저는 항상 처음엔 그게 장난인 줄 알아요. 왜냐하면 왜 자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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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랑 - &amp;lt;가계도&amp;gt; 4일차 - 2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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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3Z</updated>
    <published>2024-03-28T08:59:5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에게도 그런 사진들이 있다. 유적지 앞에 잠시 어리고 작은 나를 세워두고 일곱 걸음 정도를 옮겨 뒤를 돈 다음 카메라 렌즈에 나를 담으려 했지만 나는 다섯 걸음 정도를 따라 걸은 뒤라서 나와 출력된 사진의 시야 사이에는 두 걸음만 남은 사진. 어떻게든 뒤의 배경에 나 하나만을 끼워주고자 나를 계단 위에 앉혀놓았지만 그 밑에 내가 떨어질까 혹시 몰라 받치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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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진 - &amp;lt;가계도&amp;gt; 4일차 - 2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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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3Z</updated>
    <published>2024-03-27T09:15:00Z</published>
    <summary type="html">4일차 11시에 이른 점심을 먹었다. 혼자 씩씩하게 돌아다니는 데에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는 걸 몸이 본능적으로 알아서인지, 야채와 채소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여행 첫날부터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 평생 싫어하던 건강한 맛의 참맛을 느끼는 중이다. 어제 자기 전, 내일이 될 마지막 날의 성대한 장식을 위해 몇 가지 계획을 세워 두었다. 첨성대가 있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GsrQSo9nmMbc7Z4Wi0CBZP8Gqpc.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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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영화 - &amp;lt;가계도&amp;gt; 3일차 - 2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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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3Z</updated>
    <published>2024-03-26T09:35: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을 먹으려 이리저리 식당을 둘러보는 길에, 유리창 너머로 혼자 중얼대며 연습을 하고 있는 타로 점술가를 봤다. 지금은 그 장면을 밥과 나물이 씹히는 감각과 함께 목 뒤로 삼키며, 영화를 만들고 말겠다는 결심을 식탁에 올려둔 노트에 적는 중이다. 중얼거리며 연습을 하던 타로 점술가의 모습이 빛의 형태로 창문을 통과하여 길을 걷던 내 눈에까지 닿은 그 장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qUc1HBHpQUMtdIcNC_vn6KLOYuE.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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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섬 - &amp;lt;가계도&amp;gt; 3일차 - 2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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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3Z</updated>
    <published>2024-03-25T09:2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라천년보고는, 나머지 박물관은 육지이고 그것은 섬인 것마냥 다리를 건너 도착해야 한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양옆을 쳐다보면 온통 초록빛인 경주의 논밭이 보이고 그 뒤로 곤한 낮잠을 자고 계실 왕릉들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오른편에 신라천년보고 건물을 확인할 수 있는데, 나는 홀린 듯 왼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넓은 평지에 빽빽하게 채워진 꽃밭이 펼쳐져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2y9Txn2oJPML93UF9pJmtioUquA.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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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칼 - &amp;lt;가계도&amp;gt; 3일차 - 20</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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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24T03:18: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전시관에 들어서면 왼쪽 벽면에 &amp;nbsp;2012년 1월의 플래너 한쪽이 찢겨져 벽에 걸린 것이 제일 처음 보인다. 월별로 계획과 다짐을 써놓고 그 모두를 지켰는지 한달이 끝날 때마다 스스로 확인을 하던, 갓 한 살을 더 먹어 닿은 열세 살. 그 종이 위에는 확인을 위한 자필서명란도 만들어져있다. 1월의 약속은 세계사를 공부하는 것과 방학 과제를 완성하는 것. 1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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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왕 - &amp;lt;가계도&amp;gt; 3일차 - 19</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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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3Z</updated>
    <published>2024-03-23T03:39: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이 되기 전의 국립경주박물관에 대한 기억은 까마득하다. 분명 전시관 건물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는 애들을 어떻게든 잡아두려는 저 부부처럼, 엄마와 아빠도 아직은 어렸던 나와 내 동생을 데리고 와 역사 공부를 조금이라도 시켜두려 했을 것인데. 아마 내 동생은 신라의 왕들이 썼다던 금빛 왕관을 자기도 쓰고 싶다며 떼를 썼을 것이다. 나는 이것과 저것을 책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8SX6vHKGRPJhHzfRiKFB6_DDWTg.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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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꿈 - &amp;lt;가계도&amp;gt; 2부 - 18</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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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2Z</updated>
    <published>2024-03-21T09:14:30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t;임기응변에 능합니다. 말보다는 행동이 앞섭니다. &amp;gt;  동굴 안쪽 그림자만 보고 있던 내가 갑자기 뒤를 돈다. 내 눈알은 희번득하게 빛나고 묘하게 시선을 맞추지 못한다. 나는 소원 다 빌었냐고 이죽댄다. 그 말을 들은 내가 허공에다 발길질을 하고, 그 꼴을 지켜보는 나는 이제부터 질긴 반론이 시작될 것을 직감한다. 죽어도 이루어지지 않을 소원을 비는 내 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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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실수 - &amp;lt;가계도&amp;gt; 2부 - 17</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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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2Z</updated>
    <published>2024-03-20T09:19:1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t;무심한 사람이라고 비추어지는 것에 개의치 않아합니다.&amp;gt;  아니오.  &amp;hellip;그래, 세심하지 못하다. 친구들의 생일을 잊고 지나가는 일이 종종 있고, 남이 머리를 자르거나 안경을 바꾸어도 잘 알아보지 못한다. 친구들이 전부 기억하고 있는 에피소드를 혼자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매일 지나다니던 길에 어느 날 갑자기 큰 건물이 새로 지어져 있다며 놀라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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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칼과 방패와 눈물 - &amp;lt;가계도&amp;gt; 2부 - 1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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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2Z</updated>
    <published>2024-03-19T09:34:5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t; 변론가형 사람은 일명 선의의 비판자입니다.&amp;gt;  아니오.  &amp;hellip;그래, 말이 많긴 하다. 무척이나. 여길 혼자 와서도 죽은 고모와 대화하고 국화무늬 잔과 잔받침 주인에게 기어코 말을 걸 정도로. 사실은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아무에게나 공감을 바라는 습관이다. 그리고는 이해받지 못했다며, 아무도 나를 모른다며, 나는 혼자라며, 나는 외롭다며 우울해하는 뒤끝이 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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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젊음은 허름하지 - &amp;lt;가계도&amp;gt; 2부 - 1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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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18T09:0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진창이다가 다시 웃어야 하는 훈련을 매일 거쳐온 사람답게 나는 다시 걷는다. 그러나 상처를 술 한 잔에 섞어 마실 전우가 없어 외롭다. 나는 혼자다. &amp;nbsp;나만을 목격하고 나만을 전부 쓸 수 있는 혼자. 그리하여 충실한 기록자. 외롭고 충만한 혼자. 걷다가 쓰다가 걷는 혼자. 국화무늬 잔과 잔받침 주인이 나를 따라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한 지 오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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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도 - &amp;lt;가계도&amp;gt; 2일차 - 1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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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2Z</updated>
    <published>2024-03-12T09:06:46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침내 마주한 본존불상 앞에서. 나는 김대성이 현세의 부모보다 전생의 부모를 더 사랑한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오랜 세월 한 곳만 응시한 채 앉아있는 흰 빛의 불상. 나는 순간 압도되어 기도하는 것을 잊을 뻔했다. 앞줄의 사람들이 빠져나가며 시야가 바뀔 때가 돼서야 정신이 들었다.   내 기도는 말로 유려하게 흘러나오지 않았다. 내 속에 고이고 고인 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f06guM4SdiffJ7N3Rg442qgGcBY.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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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니체의 여자는 암소다 - &amp;lt;가계도&amp;gt; 2일차 - 1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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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2Z</updated>
    <published>2024-03-11T08:31:4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나간 전장은 더 있다. 이번엔 숨어서 벌벌 떨기만 해 놓고 살아남았다는 하나를 훈장 삼아 회고하는 전쟁이 아니라, 승패를 알 수 없어 회고하기조차 버거운 싸움들이다. 지고 나서 설분하는 낡은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는 확실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개 괴롭다. 상관없이 씬 넘버는 매일 쓰인다.  #5. 밤 9시 35분경, 맥주캔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q7D%2Fimage%2F0pMjBUlz9PpQRNopAqYWUWTi0R8.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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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녀 - &amp;lt;가계도&amp;gt; 2일차 - 1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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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4-11T08:09:52Z</updated>
    <published>2024-03-10T05:00: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화 &amp;lt;미성년&amp;gt;의 후기. &amp;lsquo;이곳을 출입하는 학생을 흡연자로 간주합니다.&amp;rsquo; 씨알도 안 먹힐 통제, 어쭙잖은 보호를 명목으로 애들을 단정하고 단죄하길 편하게 해내는 세상. 우리는 그 세상에서 &amp;lsquo;인사 안 해?&amp;rsquo; 따위의 서열을 배운다. 어른 세계를 다 아는데도 끼질 못하고, 우리 엄마를 지키려면 너네 엄마가 꽃뱀이라 이름 붙여져도 괜찮으며, 그런 것들. 낙태가 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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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전장들 - &amp;lt;가계도&amp;gt; 2일차 - 1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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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09T04:07: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설 수 없었던 수많은 전쟁들이 떠오른다. 누군가는 비열하다 욕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한심하다 눈물을 흘릴 것이 분명한 장면들이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나는 그 누군가들이며, 괴로워하는 속이다. 나는 그 모든 전장에서 피를 흘려보지조차 못하고 땅을 파 숨죽이고 있었다.  #1. 저녁 일곱 시 반, 기숙사 남자 사감이 정독실 한가운데에 선다. 정독실 자습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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