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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uN ARIZONA</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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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저의 이야기가 당신의 추억을 건드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한때의 기억과 지금의 순간을 잇는 다리</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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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9-05T03:51:4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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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 씨 아저씨, 오래 파세요 - 운암시장 김 씨 아저씨 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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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15:00:26Z</updated>
    <published>2026-04-03T15:0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월요일, 화요일, 금요일 다시 장날이 왔다. 알록달록 빛바랜 파라솔들 아래로 신바람 난 시장 가방들이 어깨를 부딪히며 지나간다. 언제나 같은 자리를 지키는 빨간 입술의 요구르트 아줌마의 표정만 여유롭다. 늘 사람이 모여있는 허스키한 목소리의 채소 아주머니 발아래에는 가격이 적힌 골판지가 던져져 있다. 오이 세 개 이천 원. 무 한 개 천 원. 뭐라도 주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3vmxmr1DmJDMs9B6WdnRX64pK0A.png" width="32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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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따 안 팔랑께 가씨요  - 운암시장 김 씨 아저씨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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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01:30:33Z</updated>
    <published>2026-03-25T23:03: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월요일, 화요일, 금요일이면 길가에 졸졸이 옥수수알 맺히는 노점들. 운암시장. 오늘도 단속카메라 기둥 바로 아래 무적의 공간에 프로페셔널하게 주차를 하고, 파란 용달차에서 과일을 내려파는 김 씨 아저씨. 작달막한 키에 이유는 모르지만 한쪽 다리를 눈에 띄지 않게 저시는데도, 목소리는 언제나 당차다. 가게도 아닌지라 이름 하나 없지만, 그 자리에서 철 따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d1EsmRUZPkRECYFjuxScDI939-A.png" width="32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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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뻔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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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8T23:06:02Z</updated>
    <published>2026-03-18T23:04:37Z</published>
    <summary type="html">뒤척이다 동트기 전 눈이 뜨여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머니. 10시에 도착할게요 옷 입고 계세요. 아마도 어디 멀리 떠날 사람처럼 내일 집안일까지 미리 하고 계실게 뻔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집에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나물 삶는 연기로 가득 차 있을 겁니다.  살랑살랑 찬바람 부는 따땃한 봄날에 팔짱 끼고, 둘이 걷기로 했습니다. 꽉 붙어있으면 춥지 않겠지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7f-XRgI5VBVcD3ifevzjFmTRgAM.png" width="309"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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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스칼 (Askal) - 세부의 개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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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2T01:37:31Z</updated>
    <published>2026-03-02T01:37: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행기 티켓을 끊고 나면, 시간은 비행기 엔진을 달았는지 빨리도 지나간다. 모처럼 만의 여행이 임박해 오자 타국의 경로를 익혀 둘 겸 구글 지도로 들어갔다. 스트리트뷰 화살표를 클릭해 숙소 주변과 음식점 구경을 미리 나섰는데, 도로 위를 지나가는 개 한 마리도 보였다. 원래 종이 작은 건지, 그 나라 사람들의 작은 체구를 닮은 것 같았다. Google ea&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LMbvOYIQSzU3wzFmkg8I2W-Hft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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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냄새의 지문 - 고소한 지문 해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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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10:14:48Z</updated>
    <published>2026-02-17T07:07: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엘리베이터는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또 하나의 방이다. 1.2평짜리. 문이 닫히면 소음은 사라지고, 밀폐된 공간에 냄새만 남는다.  앞서 다녀간 이웃들이 남긴 보이지 않는 냄새의 방.   아침을 여는 건 덜 마른 샴푸 향기, 누군가 급하게 머리를 말리고 현관을 나선 흔적이다. 어떤 날은 애프터쉐이브향이 버튼에 묻어 공간을 채우기도 한다. 전쟁터로 향하는 이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0FL9dDHiKNTLbf3RLBkRnGiom6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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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육육꽁팔(六六꽁八) - 염치 좋으신 양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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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30T23:03:55Z</updated>
    <published>2026-01-30T23:03: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아파트 주차장은 지상 일층부터 지하 삼층까지다. 그중 지상 일층은 특별하다. 출구와 가깝고, 엘리베이터 앞이라 모두가 탐낸다. 여기에는 여러 종류의 주차 구획이 촘촘히 그려져 있다. 일반, 장애인, 조업, 전기차, 그리고 경차.  이렇게 칸을 나눈 것은 입주 초기부터 불거진 주차 전쟁 때문이었다. 일 가구 두 대쯤이야 애교다. 어떤 집은 차가 열 대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GsKgFEVyqdnHwFONqSbzBKKZi9s.png" width="471"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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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대로 살아달라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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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5T23:05:43Z</updated>
    <published>2026-01-12T03:43: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부동산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 멋쩍은 상견례를 했던 몇 년 전. 귓등 시린 그날도 길가에는 눈자국이 웅크리고 있었다. 낯선 신축 아파트 상가에 주차를 하고, 약속시간에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도착했다. 부동산 사무실에는 한정식 대신 각종 서류들이 정갈하게 &amp;nbsp;놓아있었고, 우리는 4인 의자에 한쪽에 문을 등지고 앉았다. 딸랑거리는 현관종소리와 함께 들어온 두 명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UQFLOgh-THzAnsZ2xS_6vHa5N_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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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음쓰산성(飮쓰山城)</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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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4T11:50:43Z</updated>
    <published>2025-12-14T03:23: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높은 마을에는 기묘한 성이 하나 서 있다.흙도 아니요, 돌도 아니요, 그 재료라 함은 회색 통 여럿이 줄지어 선 모습이라. 우리집 사람은 이를 두고 음쓰산성(飮쓰山城)이라 칭하였다.   본래 산성이라 함은 적의 침입을 막고자 쌓는 법.하나 이 산성은 외적이 아니라 아파트 주민의 동선을 막고자 세워졌다 하니, 실로 기이한 일 아니겠는가. 큰 도로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1kPLGYiGCCZqNKrd1UKHkhNjuc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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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풍손 - 발 크고 , 손 커서 뭐 하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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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30T01:14:33Z</updated>
    <published>2025-11-30T01:14: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툼한 &amp;lsquo;수학의 정석&amp;rsquo;은 도서관에서 졸다가 이마를 괴는 용도와, 단풍을 눌러 책갈피로 만드는 용도로 늘 바쁘게 굴렸다. 노랗고 빨간 단풍이 갓 구운 김처럼 바삭해지면, 예쁜 것만 골라 문방구에서 코팅하고, 수학시간에는 책상 밑에서 가위질을 해 책갈피로 만들었다. 유독 예쁜 잎은 쉬는 시간마다 나에게 찾아오던 옆반 수진이에도 나눠주었다. 단풍책갈피는 책 속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k_fMTP016ERRscPpfrKhXBe-3G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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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박씨나락 까먹는 소리 - 777 손톱깎이의 숨겨진 기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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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7T03:05:05Z</updated>
    <published>2025-11-13T05:25: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찬기운 내린 범바윗골 산자락 아래. 호박들은 하얀 분가루를 칠하고 넓은 잎사귀로 제 몸을 가려보지만, 할아버지는 뿌연 안경 너머로도 어디에 숨어 있는지 다 알고 계셨다.  아마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어놓고 물이 오르기만을 기다리셨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어린 나는 그저 밭둑을 따라 뛰어다니기에도 바쁜 하루하루였다.  소금 한 꼬집으로 이를 닦은 할아버지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UG1cw0A7EiGe-Xrf9OrxhacdHT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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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월은 손끝에 닿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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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30T21:44:56Z</updated>
    <published>2025-10-30T21:44: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뻘건 국물을 들깨로 눈가림한 추어탕을 먹으러 가는 길, 차창 너머 흔들리는 이삭 사이로 정오의 노을이 번집니다. 잘 익은 노란 무게는 바람 머금고 잔잔히 파도를 칩니다   눈치껏 차 세워, 10월의 테두리 앞에 섭니다. 이제야 계절은 손끝에 닿고,  금빛 이삭은 오지게 흔들려 태양의 씨앗을 쏟아냅니다.  먼 하늘엔 이제야 채워질 시간들이 하얀 이야기처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hD0RCQf6-1Vtk-JwzyThNLrZUM.g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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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랜만에 다래 - 가을을 베어 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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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7T22:35:56Z</updated>
    <published>2025-10-24T00:59: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선선한 갈바람에 흰구름이 뭉글뭉글 떠다녔다. 마당에 널린 옷들은 앞 뒤로 부딪히며 바람을 따라 흔들렸다. 그 너머로 햇살이 옷사이를 스치며 작은 바람소리를 내던 오후.  마당을 가로지르는 빨랫줄에는, 내 옷과 할아버지, 할머니옷이 하늘로 날아가지 않도록 빨래집게에 붙잡혀 있었다. 얼추 해가 산등성이에 닿기 전이었다. 할머니가 산아래 밭으로 일 나가시며 빨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ANJbPrJ8Q3ZkiW1sqa1-XUFmSEY.g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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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하주차파 - 바람을 찾아 엇갈린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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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30T11:58:03Z</updated>
    <published>2025-10-20T02:30:49Z</published>
    <summary type="html">붉은 차단기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지상, 지하 - 두 화살표가 서로 다른 하늘을 가리킨다. 잠깐 머뭇이다가,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다. 어차피 지하로 갈 거면서도, 괜히 1초쯤 멈춰 섰다.  햇빛이 사라지는 길로 미끄러질 때 창밖너머, 세 대의 차량이 나란히 위로 오르는 게 보였다. 나와 같은 승용차인데, 저 위엔 무엇이 있을까.  짧은 생각이 운전대에 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WMTiYwSSSI2rGNE4y-sPKAqAKoU.g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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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인절미(引截米)  - 잡아당겨 자르는 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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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07T01:52:06Z</updated>
    <published>2025-10-03T02:4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전 할머니가 웃시장에 다녀오신 후로 집안 구석마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새어 나왔다.  홑이불이 바람에 흔들대던 높은 장대 빨랫줄. 그 끝에 걸린 네모난 건조망 안에는 배를 드러낸 양태와 눌린 서대, 입을 벌린 조구새끼들이 나란히 누워 가을볕을 받고 있었다. 마루 끝에는 바짝 마른 까만 김부각. 부엌방에는 장날 방앗간에서 팔아오신 콩가루가 올려져 있었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qdrhV-TRmMxOKvl3SydbZZlg3BU.png" width="328"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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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살아계신 꽃게 - 날 위하여 오시었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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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02T23:44:17Z</updated>
    <published>2025-09-26T22:5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꽃게들 날 위하여 오시었네발버둥 치는 그를 외면할 수 없어 &amp;nbsp;경건히 골라 담았네나의 두 손에  톱밥 위에 뒤집혀, 아가미 끝에 떨리던 발 그 마지막 힘으로 나를 도우시려는 그의 사랑 선선한 바람, 단맛의 기억을 싣고 불어와너의 생을 앗아버린 죄를 안게 되었네.  정결한 접시 위 네 살점에 내 웃음을 섞고네 체향이 허기진 내 몸을 적시면나는 머뭇거림 없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2oqf8zUR6rsfDTrTfeHq3NywYr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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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화밭에서 먹어요 - 달큰한 기억이 꽉 찬 목화다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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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0-11T11:30:10Z</updated>
    <published>2025-09-11T09:01: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찌이이이 삐웅. 찌이이이 삐웅.  삥, 삥, 삥, 삥, 빼헤에에-   정오의 할아버지집은 애매미 소리에 잠겨 있었다. 녹슨 목줄을 숙명처럼 두른 복실이는 감나무 아래 드러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가만히 보면 자는 듯, 안 자는 듯. 한 시간마다 지나가는 버스의 흙먼지 소리에  팔랑귀가 움찔였다가 다시 늦더위 속으로 잠겨 들었다. 반질거리는 대청마루. 내 옆&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i5LY4lQXgZxO6HoJAlWmEpeaS_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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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방아깨비가 찾은 번지수 - 깜짝 찾아온 초록 방양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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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6T14:12:38Z</updated>
    <published>2025-09-03T15:0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찧어라 찧어라 아침 방아 찧어라―&amp;quot;  기다란 복도 한가운데에서 기운없는 환자 손끝에 붙잡힌 방아깨비 한 마리. 엄지와 검지에 살짝 잡힌 긴 뒷다리가 북 치듯 위아래로 박자를 맞춘다. 언제라도 빈틈을 노려 튀어나갈 듯 긴장한 몸짓과 대치되는 웃음 섞인 목소리들. 그 팽팽한 긴장감 사이로 지나가는 환자분들이 모여든다.  늘 장난기 많은 105호 아저씨 환자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3yq6qJakFKLnuONelq5_e3eTWa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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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꽃도 없이 열리는 열매 - 무화과(無花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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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9T15:15:35Z</updated>
    <published>2025-08-20T20: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배롱나무꽃이 만개한 남도의 국도를 달리고 있었다.에어컨이 든든한 방패였지만, 짙은&amp;nbsp;선팅유리는 여름의 햇살을 고스란히 통과시켰다. 며칠 전&amp;nbsp;마른하늘엔&amp;nbsp;천둥과 번개가 번갈아 휘몰아치더니,&amp;nbsp;오늘은 구름마저 높이 뭉실거렸다.  시골길은 아무리 달려도, 동네 어귀에 꼬리 흔드는 시골개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amp;nbsp;하얀 시멘트길 위를 달리다 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noTJ3I2a4luDSICUYnT1d6I1VV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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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업히는 사이 - 횡단보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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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4T10:46:13Z</updated>
    <published>2025-08-03T22:00: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만 뻗으면 잡힐 듯한 눈앞에고추잠자리 두 마리가 몸을 이어 하트모양으로 맴돌았다 업히고, 업은 채로 오색날개를 바르르 부비며아침 더위의 기척을 일렀다.  할미 걸음의 박자 따라 날 선 울음을 흘리던 젖둥이가 젖은 볼을 비벼댔다 물기 서린 등에 둘러 업혀 숨소리를 들으며  숨은 잦아들고, 드문드문 발굽만 치댈 뿐이었다.  입술에 맺힌 다짐을 전하며 서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qupELjxAhZxtxJ_zhSO1rTjIlr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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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누내 - 나의 호시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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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5T23:07:25Z</updated>
    <published>2025-07-24T08:58: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초복의 열기를 등에 업은 태양은, 한층 더 기세등등하다. 기온은 33도까지 오른다는 문자가 날아들고, 어디선가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시끌벅적한 소리의 출처는 아파트단지 아래, 작은 분수 놀이터. 땅에서 물줄기가 솟아오르면 꼬마들은 물길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차가운 물방울이 튀면 피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속으로 뛰어들며 웃고 소리친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VNK%2Fimage%2FwazvYQto7-NhkhQEsVjFxlrMSjM.gif"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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