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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팽나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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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눈과 귀, 마음을 열어놓고 세상 모든 것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따뜻한 수필과 에세이를 쓰는 장미숙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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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05-14T22:54:0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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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월 대보름, 달 꽃은 피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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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2-02-15T00:41: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야기가 꽃이 되는 밤, 달 꽃이 환하게 피었다. 흰빛은 하늘을 물들이고 산하를 아우르며 세상 곳곳에 향기를 뿌린다. 물큰한 달의 향기다. 한해의 첫 보름인 음력 1월 15일, 상원(上元)이 밝았다. 반듯한 지붕 위를, 완만한 산등성이 위를, 푸르스름한 바다 위를 덮은 하얀 달의 속살이 어둠을 밝힌다. 달 속 이야기가 꽃으로 피는 밤, 정월 대보름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lEepfNT1Ns08I47Qs9gZUOeonH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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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월, 여백의 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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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2-20T00:38:16Z</updated>
    <published>2021-12-19T21:39:09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람이 냉기를 거느리기 시작하더니 숲의 지도가 바뀌었다. 복잡한 미로처럼 얽혀있던 꼭대기의 수줍음이 훤하게 트였다. 아니 유채색의 소멸이다. 색이 바뀌는 접점,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건 투명한 시간이다. 나무와 나무, 가지와 가지, 하늘과 땅 사이에 여백이 생겼다. 짙은 화장을 지우고 민얼굴을 드러낸 나무들, 본래의 색에 충실한 계절이 돌아왔다. ​ 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S_TwXdw2j9-Eu0ST9NpJA0-yc5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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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벼운 밥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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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12-07T02:38:13Z</updated>
    <published>2021-12-06T22:0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 허공에 차려진 밥상이 소박하다. 파란 하늘을 바닥에 깔고 밋밋한 나뭇가지 몇 개 격자무늬로 펼쳐 놓았다. 덜렁 밥그릇만 놓기가 민망한 건 배경이 유난히도 파랗기 때문일 거다. 네 그릇의 밥이 놓여 있다. 하늘 상에 차려진 주홍색 감이다. 두 개만이 고봉이고 두 개는 반 그릇만 남았다. 식구들은 다 어디로 갔나. 새 한 마리가 반쯤 남은 감을 쪼아먹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1eXggTh_uF6Bkbv2cXUpNZRD3B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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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월, 바람으로 통(通)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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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1-20T09:07:35Z</updated>
    <published>2021-09-09T07:2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사이 하늘색이 달라졌다. 뽀득뽀득 씻겨놓은 아이의 얼굴처럼 말갛다. 훨씬 선명하고 깔끔해졌달까. 구름의 모양도 동글동글 부드럽게 변했다. 바람 한 줄기가 살짝 목덜미를 간질인다. 바람은 어디서부터 불어오는 것일까. 선들선들한 건들바람인지 선선한 색바람인지 모르겠지만, 초가을 바람은 여낙낙한 맛이 있다. ​ 저 구름 속에도 바람이 살고 있을까. 조금씩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YK7bv6O4LVngcAijBIRHno7A9u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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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늙음에 관한 보고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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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9-01T03:40:04Z</updated>
    <published>2021-08-31T22:29:51Z</published>
    <summary type="html">툭, 툭, 소리에 날이 서기 시작했다. 소리는 허공에 깊은 파열음을 내고 주위로 퍼진다. 헐거워진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집요하게 고요를 흔든다. 수도관이며 수도꼭지도 처음에는 흐름과 차단이 완벽했을 테지만 세월은 느슨함을 용인했나 보다. 시간의 흐름이 가져온 느닷없는 반란이다. 샤워기도 마찬가지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니 이음새 아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X330j3obMFQQS86bdyhkI4c2KH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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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계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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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9-09T15:53:06Z</updated>
    <published>2021-08-31T22:27:19Z</published>
    <summary type="html">9층 아파트 계단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페인트칠이 벗겨져 얼룩덜룩한 건너편 아파트 담벼락이 창틀 속으로 들어온다. 9층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높이를 가늠할 수 없다. 앞에는 오직 네모난 창들만 있을 뿐 시선은 한정적이다. 같은 모양의 아파트가 가로막아버린 저 뒤의 세상은 어떤 색깔일까. 베란다처럼 아래를 내려다볼 수 없으니 수평의 시선만이 허용된다. 건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FgmbZ7Arb9cYlql6IorrujBhof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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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월, 꽃의 언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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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9-12T16:24:13Z</updated>
    <published>2021-05-28T09:28:31Z</published>
    <summary type="html">5월의 풍경은 스냅 사진 같다. 나무도 눈에 띄게 실팍해지고 꽃도 시원시원 핀다. 풀은 거침없이 허공을 움켜잡는다. 매일 다른 모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절정을 이루었던 이팝나무는 이제 산딸나무에 바통을 넘겼다. 몸을 풀기 시작한 산딸나무가 쉼 없이 꽃을 낳는다. 향긋한 산고가 도시의 아침을 신비롭게 한다. 바람개비 꽃이 초록 이파리 위에서 발레리나처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pAYDA5af9uyPyiu_K4eYxtNNxC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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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날 오후, 천변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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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5-14T09:11:45Z</updated>
    <published>2021-04-20T22:08: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천변에 부는 바람의 색이 달라졌다. 칙칙한 옷을 벗어버린 유채색 바람이 살랑살랑 말을 걸어온다. 냄새도 달라졌다. 한 계절, 묶인 듯 고여있던 탁한 기운은 어딘가로 사라졌다. 이제는 몸을 푼 땅에서 올라오는 쌉싸름한 냄새가 주위에 흐른다. 햇살이 군데군데 모여앉아 속살거리는 천변을 걷는다. 수다를 풀며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경쾌하다. 모여지고 흩어지기를 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dljaSI2c38TpMW8nlgTnDzm9ic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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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新)이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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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5-14T09:11:22Z</updated>
    <published>2021-04-20T04:23:39Z</published>
    <summary type="html">문은 여전히 활짝 열려 있다. 집을 비워둔 사이에도 많은 이들이 다녀갔나 보다. 발자국은 한 줄로 나 있지 않고 흩어진 모양새다. 그들이 지나간 흔적에 훈기가 묻어있다. 어떤 이가 꽂아둔 꽃다발은 향기를 발하고, 벽에 붙여놓은 미소 기호는 연실 방싯거린다. 그들이 집을 방문한 사이 나는 다른 세상에 가 있었다.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현상세계(現象世界)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nXCtfwWJl5K9iKz_02y5Z9yN4h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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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이 오는 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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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5-08T07:06:00Z</updated>
    <published>2021-01-26T21:13: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네 시, 식탁에 앉아 두 손을 모은다. 하루라는 하얀도화지 위에 첫 선을 긋는 시간이다. 지난밤 번민에 시달렸건만 마음은 어느새 고요하다. 시들했던 육체도 다시 피돌기가 시작된다. 시간이 모여 하루, 한 달, 일 년이 된다고 생각하면 하루를 여는 새벽이야말로 청정하고 신성하게 느껴진다. 창밖은 아직 어둠이 깊다. 건너편 아파트에는 늦은 저녁인지, 이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mUJSRX807v9W1ucmI2V1yjuKXZ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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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겨울, 여백으로 깊어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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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1-03T02:56:55Z</updated>
    <published>2020-12-17T21:32: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은 여백으로부터 시작된다. 감성에 덧칠했던 색이 빠져나간 자리에 고요히 자리 잡는 공(空), 겨울은 쉼표나 마침표보다 느낌표로 다가온다. 여백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스며든다. 하늘이 비워지고 산이 비워지고 땅이 비워지고 사람이 비워진다. 햇살과 달빛도 야위어간다.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고 빛이 어둠을 포용한다. 낮과 밤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Z1TLIycfqmr8p30RRDUveoXiqp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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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의 도(道) - 순수필 문학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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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4-03T11:43:04Z</updated>
    <published>2020-11-30T22:04: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색이 터졌다. 이른 아침, 갈색 화분에서 잎 하나가 고개를 뾰족 내밀었다. 연필심만큼이나 자그마한 싹이다. 날 때부터 초록 옷을 입은 싹은 흙 속에서 단연 돌올하다. 흙의 진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눈치 채지 못하게 생명을 잉태한 후 조용히 품고 있었나 보다. 큰일을 하고도 짐짓 태연한 걸 보니 흙의 몸에는 신비로운 비밀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갓 태어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OVt-iABe_zWVRUmFqUBbGZgFcU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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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낙엽이 전하는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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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4-28T05:24:31Z</updated>
    <published>2020-11-18T07:19: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 후 가방을 정리하는데 뭔가가 떨어진다. 거실 바닥에 사뿐히 내려앉은 건 낙엽 하나, 나무 밑에 잠깐 앉아 있었는데 그때 가방 속으로 숨어든 모양이다. 어쩌자고 낙엽은 나를 따라온 것일까. 아니, 따라온 게 아니라 운명이 엇갈린 건 아닐까. 가지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바람이 툭 건드리자 떨어졌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밑에 뭐가 있는지 살필 겨를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ERh0sPxvp76EAVn1up4XkPI587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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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채움의 계절&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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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11-16T15:21:43Z</updated>
    <published>2020-11-04T21:45: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뚜껑을 열자 잘 익은 가을 냄새가 물씬하다. 향긋하고 달큼한 내음을 먼저 눈으로 맡는다. 햇살로 버무린 것일까. 때깔이 곱다. 붉은 노을처럼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어디 햇살뿐이겠는가. 맑은 바람도 켜켜이 담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천연재료, 그건 언니의 정성이다.  잘 익은 무화과를 하나하나 손질하여 사랑이란 감미료를 듬뿍 넣고 조려낸 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rA2xAXhEyKtiRDqkwf9Ja1Ntbh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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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붉은 꽃, 피다 - 신문연재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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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10-27T23:08:04Z</updated>
    <published>2020-10-27T08:53:53Z</published>
    <summary type="html">투명 유리잔에 뜨거운 물을 붓자 꽃망울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붉은 꽃이다. 물속에서 피어나는 선홍색 꽃, 점점 커지는 꽃은 순식간에 유리잔을 발갛게 물들인다. 도대체 이 색은 어디서 온 것일까. 흙에서 왔을까, 바람에서 왔을까, 아니면 햇빛이 만들어 준 것일까. 아니다. 이 색은 분명 사람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리라.​  ​&amp;nbsp; 꽃이 집으로 날아온 건 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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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들을 기다리며 - 신문연재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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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10-25T22:22:41Z</updated>
    <published>2020-10-23T21:28: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들 녀석 휴가가 취소되었다. 괜찮으냐고 물으니 &amp;ldquo;뭐 그렇지.&amp;rdquo; 하는데 체념한 목소리다. 어쩌면 그게 편할지도 모르겠다. 아들이 있는 곳은 중&amp;middot;동부전선이다. 수색대대라 일 년의 반을 GOP에서 지낸다. 얼마 전에는 가파른 철책선 주변을 기어올랐다며 다리가 바위처럼 딴딴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다시피 올라야 할 정도로 험준한 산악지대여서 &amp;lsquo;네 발 계단&amp;rsquo;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UwprHvdZ34-Zd6HdrtBTGsF92Z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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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뿌리의 전언 - 신문연재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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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10-23T04:59:23Z</updated>
    <published>2020-10-23T00:37: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상처에 약을 발라 줄 수도, 붕대로 감아줄 수도 없다. 억센 짓밟힘에 무방비로 놓여있는 상처 앞에 쪼그려 앉는다. 앙상한 뼈마디 같은 뿌리는 사방으로 뻗쳐있다.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엉킨 뿌리들, 자신의 몸이 상처투성이인데도 나무는 의연하다. 땅속 깊이 안전하게 뻗어 내린 뿌리가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일까. 같은 나무에서 났는데도 처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wP7P2cizvCC4b8tqLczc9cKwobc.jpg" width="277"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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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의자, 이야기를 품다 - 나의 수필 쓰기- 두 번째 수필집 『의자, 이야기를 품다』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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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2-05T12:57:08Z</updated>
    <published>2020-09-26T10:17:11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옛날, 샘의 정화는 고요함 속에서 이루어졌다. 비가 내리고, 눈보라가 치고, 폭풍이 몰아치면 샘은 뒤집어졌다. 바닥에 깔린 흙과 비바람에 쓸려 온 이물질이 섞여 혼돈을 이루었다. 그런 샘은 아무도 찾지 않았다. 며칠 동안 샘은 죽은 듯 엎드려 있었다. 호흡을 고르고 제자리를 찾는 데는 홀로의 시간이 필요했다. 세상이 잠잠해지고 이슬마저 잠든 새벽녘, 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fPaNYo8NWVEzN334ESJ-4wZwSF0.png" width="384"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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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징검다리 -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준다는 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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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0-10-03T13:55:48Z</updated>
    <published>2020-09-14T08:24: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노부부는 징검다리를 건너는 중이었다. 할아버지가 앞서고 할머니가 따랐다. 돌은 편편했으나 사이가 넓었다. 젊은 사람이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관절이 뻣뻣한 노인들에겐 쉬워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다리 중간쯤에서 할머니가 마저 건너오도록 손을 잡아주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조심스레 다리 하나씩을 건너갔다. 자신을 믿으라고 손을 내미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ZOxjAv3gMFSk-ATEA7GVjXbK8s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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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느 별에서 왔니? - 맑은, 그러나 실속 없는 영혼을 위한 찬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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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5-08T07:06:00Z</updated>
    <published>2020-09-03T00:23: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근하자마자 j가 슬그머니 내 옆에 무언가를 밀어놓았다. &amp;ldquo;뭐니?&amp;rdquo; 내 말에 그녀는 웃음부터 흘렸다. &amp;ldquo;별 것 아니에요. 이따 드시라고요. 음료수 사면서 같이 샀어요.&amp;rdquo; &amp;ldquo;또? 사지 말라니까 또 사왔구나.&amp;rdquo; &amp;ldquo;혼자 어떻게 먹어요? 같이 먹어야 해요.&amp;rdquo; &amp;ldquo;그래, 누가 널 말리겠니. 고마워.&amp;rdquo; 그녀는 기분이 좋은지 &amp;lsquo;호호호&amp;rsquo; 웃었다. 나도 &amp;lsquo;흐흐흐&amp;rsquo; 웃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aha%2Fimage%2F6cg5kX7bQG7HlQUWZtmaRdHZNh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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