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
<feed xmlns="http://www.w3.org/2005/Atom">
  <title>유리사탕</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 />
  <author>
    <name>glasscandy</name>
  </author>
  <subtitle>&amp;quot;현실의 틈새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amp;quot; 불안하지만 찬란한 청춘과 중년의 경계선에서 소설 같은 순간을 건져냅니다.</subtitle>
  <id>https://brunch.co.kr/@@b5pj</id>
  <updated>2020-09-28T04:15:53Z</updated>
  <entry>
    <title>혼자인 시간의 밀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52" />
    <id>https://brunch.co.kr/@@b5pj/52</id>
    <updated>2026-04-29T16:29:48Z</updated>
    <published>2026-04-29T16:29:48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요일 저녁 일곱 시, 회사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어디로 갈지 의논하는 사람들, 전화기에 대고 &amp;quot;거의 다 왔어&amp;quot; 하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서 있었다. 아무와도 약속이 없는 금요일. 예전에는 그게 패배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아니다. 신호가 바뀌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p_8gIcEKb__Uq3e1XAcTP5qmyXo.jp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얼음이 잠기는 속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46" />
    <id>https://brunch.co.kr/@@b5pj/46</id>
    <updated>2026-04-10T03:59:55Z</updated>
    <published>2026-04-10T03:59:55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요일 밤 열 시,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닫았을 때의 정적이 있다. 일주일 동안 쌓인 소리들이 문 바깥에 남겨지고, 실내에는 냉장고의 낮은 윙 소리와 시계의 초침 소리만 남았다. 코트를 벗어 걸고, 구두를 벗고, 맨발로 마루를 밟았다. 발바닥에 나무의 차가운 표면이 닿았다. 겨울 밤의 마루는 양말을 신어도 차가운데, 맨발이면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 그 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B0XMgz4uNBvRUPY6i9rNmBj42m8.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호텔 커튼을 열기 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39" />
    <id>https://brunch.co.kr/@@b5pj/39</id>
    <updated>2026-03-30T08:00:06Z</updated>
    <published>2026-03-30T08: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카드키를 대면 초록 불이 켜지고,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난다. 딸깍, 하는 그 기계적인 소리가 호텔 복도에서 유난히 크게 울린다. 카펫이 깔린 복도는 소리를 흡수해서 발소리조차 나지 않는데, 그 속에서 문 잠금 풀리는 소리만 또렷하다.  문을 열고 한 발짝 들어서면 호텔방의 고유의 냄새가 느껴진다. 세탁된 시트의 냄새, 카펫의 냄새, 에어콘이 순환시킨 공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qO4DBe5XryP7A-ZfUiRC_Z011zo.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제7장. 수색</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113" />
    <id>https://brunch.co.kr/@@b5pj/113</id>
    <updated>2026-03-25T15:01:27Z</updated>
    <published>2026-03-25T14:22: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콘크리트 냄새가 계단통에 고여 있었다.  방을 나서며 머릿속에 건물의 평면도를 그렸다. 어제 오하늘과 함께 훑었던 건 대충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정도였고, 오늘은 제대로 뜯어볼 생각이었다.  1층은 빠르게 돌았다. 로비의 CCTV는 세 대, 사각지대는 프런트 데스크 뒤편뿐이었고 비상구 두 곳은 모두 전자 잠금 상태였다. 화분의 흙이 바짝 말라 있는 걸 보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MylKv7ESfQfoIb05OPmrev9Rr8c.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42" />
    <id>https://brunch.co.kr/@@b5pj/42</id>
    <updated>2026-03-30T02:31:46Z</updated>
    <published>2026-03-23T06:28: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발 세 시간 전. 탑승권을 발권하고, 짐을 부치고, 보안 검색을 통과하고 나면 남는 것은 시간뿐이다. 보안 검색대를 지나는 순간, 벨트를 다시 매고 신발을 다시 신고 가방을 다시 어깨에 올리면서, 몸이 한 단계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짐을 부쳤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통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면세 구역의 긴 복도에 서서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4puq8zSLqP2F65SqVS1hLEPCBkA.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제6장. 동맹</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112" />
    <id>https://brunch.co.kr/@@b5pj/112</id>
    <updated>2026-03-23T06:19:57Z</updated>
    <published>2026-03-23T06:19: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식은 에그 베네딕트 냄새가 식당에 가라앉아 있었다.  송민호가 사라진 식당이었다. 열 명이 각자의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아무도 먹지 않았다. 송민호의 빈자리가 눈에 밟힌 탓이다. 차가워진 커피가 테이블 위에 버려져 있었다.  &amp;quot;오후 네 시까지 여덟 시간.&amp;quot;  노트북 화면의 시계를 보며 이수아가 말했다.  &amp;quot;그만 세.&amp;quot; 박도현이 말했다.  이수아가 입을 다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x7rGRXbueiOkpHuK1cxQoeUyN8Q.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비 오는 날의 국물</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45" />
    <id>https://brunch.co.kr/@@b5pj/45</id>
    <updated>2026-03-30T02:32:04Z</updated>
    <published>2026-03-22T03:13: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부터 비가 왔다. 소리로 먼저 알았다. 눈을 뜨기 전에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가 고르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바람이 있는 비였다. 빗소리가 세졌다 약해졌다 하는 건 바람이 방향을 바꾸기 때문일까. 이불 속에서 눈을 뜨고 천장을 보는데, 방 안이 평소보다 어두웠다. 비 오는 날의 아침은 해가 떠도 해가 뜨지 않은 것 같은, 그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I8aIgXQPtb4yg-h3ubE26a3j2r8.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제5장. 처분</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111" />
    <id>https://brunch.co.kr/@@b5pj/111</id>
    <updated>2026-03-15T15:42:21Z</updated>
    <published>2026-03-15T15:42: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전 여섯 시. 스피커 알림.  &amp;quot;야간통제가 해제되었습니다.&amp;quot;  이미 서진은 세수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다. 밤새 뒤척이다 결국 포기하고 일어났다. 세면대 수도꼭지에선 녹물이 잠깐 나오다 맑아졌다.  방을 나와 복도를 걸었다. 다른 방들의 문은 아직 닫혀 있었다.  객실 복도를 지나는데, 문 하나가 살짝 열려 있었다. 김준영의 방. 문틈으로 안이 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VqL-WZLtuSxrJcDx3KmmQDD9L8c.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제4장. 첫 번째 밤</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110" />
    <id>https://brunch.co.kr/@@b5pj/110</id>
    <updated>2026-03-15T09:33:43Z</updated>
    <published>2026-03-15T09:3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카드를 침대 위에 놓은 채 가방에서 노트를 꺼냈다.  빈 페이지를 펼치고, 볼펜 뚜껑을 열었다. 뚜껑이 침대 아래로 굴러갔다. 주워서 테이블에 올렸다. 천장의 CCTV 렌즈가 빨간 불빛을 깜박이고 있었다. 노트를 몸 가까이 기울였다. 카메라 각도에서 글씨가 보이지 않도록.  ---  [관찰 기록 &amp;mdash; Day 1]  참가자 12명. 직업 분포: 의사, 판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Mjvt8VN1HP_90kQIg68J_RN6DrE.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13. 옥상에서 해가 지는 동안</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41" />
    <id>https://brunch.co.kr/@@b5pj/41</id>
    <updated>2026-03-15T03:23:24Z</updated>
    <published>2026-03-15T03:23: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옥상 문을 열면 바람이 먼저 온다. 아래층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바람이 문이 열리는 순간 머리카락을 낚아챈다. 문틈으로 바람이 빨려 들어가면서 우우, 하는 낮은 소리를 냈다. 계단을 올라오는 동안 좁고 어둡고 시멘트 냄새가 나던 공간에서, 한 걸음 만에 하늘이 사방으로 열리는 이 전환이 매번 놀랍다. 몸이 반응하는 것은 시야보다 피부가 먼저다. 바람의 온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nbA9SXYDjx793xPobS1IZIn8qS4.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제3장. 규칙</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109" />
    <id>https://brunch.co.kr/@@b5pj/109</id>
    <updated>2026-03-15T03:09:14Z</updated>
    <published>2026-03-15T03:09: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크린에 불빛이 번졌다.  하얀 배경. 검은 글씨가 한 글자씩 나타났다. 누군가 실시간으로 타이핑하는 것처럼. 글자가 찍히는 간격에는 읽는 자를 초조하게 만드는 리듬이 있었다.   열두 명은 로비 중앙에 서서 스크린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로비 어딘가에서 시계가 째깍거렸다.   [규칙]  1. 이 섬에 모인 12명은 각자 세상이 모르는 죄를 지고 있다. 2.&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5wyqrnE6S8gOGOLYM4x5rTh2Jcs.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제2장. 열두 명</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108" />
    <id>https://brunch.co.kr/@@b5pj/108</id>
    <updated>2026-03-15T02:40:11Z</updated>
    <published>2026-03-15T02:4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땀 냄새가 먼저 닿았다.  아침 출근 시간의 지하철. 겨드랑이 밑에 끼인 채 용산역을 향했다. 커피와 섬유유연제가 뒤섞인 공기. 옆자리 남자가 이어폰을 한 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하루를 향해 가고 있었다.  KTX 대합실.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자리에 앉았다. 출발까지 한참 남았다.  습관적으로 대합실을 훑었다. 표정, 시선, 손의 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3z-NA1m2F-0DDSZAo3MLELGVEfo.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제1장. 초대장</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107" />
    <id>https://brunch.co.kr/@@b5pj/107</id>
    <updated>2026-03-15T01:15:01Z</updated>
    <published>2026-03-15T01:15: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습기가 사무실을 먹고 있었다.  을지로 4가의 빌딩은 비가 오면 늙는다. 벽 틈새로 물이 스며들고, 복도 천장에서 방울이 떨어지고, 창틀을 타고 가느다란 줄기가 흘렀다.   책상 위 사진들을 내려다보았다.  호텔 로비. 중년 남자. 아내가 아닌 젊은 여자와 팔짱. 망원렌즈 화질이 좋아서 왼손 약지의 결혼반지까지 찍혔다. 사진을 봉투에 밀어넣고, 한심하다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N89nfTTSHfh8J5MRhElzLQ2f5x8.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12. 헤어지고 나서 배우는 것들</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54" />
    <id>https://brunch.co.kr/@@b5pj/54</id>
    <updated>2026-03-14T01:47:23Z</updated>
    <published>2026-03-14T01:47: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냉장고에서 연겨자를 꺼내다가 멈췄다. 나는 원래 연겨자를 먹지 않는 사람이었다. 족발을 시키면 새우젓에만 찍어 먹었고, 냉면에도 겨자를 풀지 않았다.  이러던 나를 그 사람이 바꿔놓았다.  겨자 안 넣으면 맛을 반만 먹는 거야, 라고 했던 목소리에 한번 찍어먹어봤고,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눈물이 났고, 그 사람은 웃었고, 나도 웃었고, 그 뒤로 연겨자는 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zbI7FB47YyUf3BAM75e9Q5COda4.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11. 좋은 대화가 남기는 것</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53" />
    <id>https://brunch.co.kr/@@b5pj/53</id>
    <updated>2026-03-11T16:04:03Z</updated>
    <published>2026-03-11T16:04: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문장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amp;quot;네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너를 만든 부분도 있잖아.&amp;quot; 그녀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말했고, 나는 입을 벌린 채 멈췄다. 이태원 경리단길 끝자락의 작은 와인바, 목요일 밤 열 시. 우리 테이블 위에는 반쯤 비워진 레드와인 한 병과 마른 치즈 몇 조각, 그리고 서로의 말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것들이 놓여 있었다.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PUQaP_i7EzzoXmlgUT3ehcME5o.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10. 토요일은 이불 안에서 시작된다</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40" />
    <id>https://brunch.co.kr/@@b5pj/40</id>
    <updated>2026-03-07T06:04:33Z</updated>
    <published>2026-03-07T06:03: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람이 울리지 않는 아침은 소리부터 다르다. 평일에는 스마트폰의 진동이 침대 옆 탁자 위에서 윙윙거리며 하루를 끊어내는데, 토요일에는 그것이 없다. 대신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창문 너머의 새 소리이거나, 윗집에서 물 내리는 소리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자체다. 그 고요함 안에서 눈을 뜨는 것이 아니라 눈이 저절로 떠지는 감각. 의지가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GoxOL7ETe4DhTViZIWDyzgaKFsw.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9. 오래 우린 것들의 색</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47" />
    <id>https://brunch.co.kr/@@b5pj/47</id>
    <updated>2026-03-01T10:00:08Z</updated>
    <published>2026-03-01T10: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요일 오후,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시간. 거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바닥 위에서 기다란 직사각형을 만들고 있었다. 그 빛의 색이 바뀌고 있었다.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아주 느리게. 겨울 오후의 빛은 여름과 다르다. 각도가 낮아서 방 안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고, 색이 따뜻하다. 그 빛 안에 먼지가 떠다녔다. 보통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빛의 각도가 맞으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YYQwXIksgh3Sm5I6q1BrBfyxI2Q.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8. 오래된 골목의 문을 밀면</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38" />
    <id>https://brunch.co.kr/@@b5pj/38</id>
    <updated>2026-03-01T00:48:56Z</updated>
    <published>2026-03-01T00:48:56Z</published>
    <summary type="html">큰 길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공기가 달라진다. 차 소리가 뒤로 물러나고, 건물과 건물 사이로 좁아진 하늘이 길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발밑의 바닥도 바뀐다. 아스팔트에서 콘크리트로, 콘크리트에서 오래된 타일로. 타일의 색이 고르지 않아서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촉이 미세하게 달랐다. 이 골목에 처음 들어선 것은 지난가을이었다. 누군가 인스타그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O_F2-ZqEySvYMetZvG_qjsV_Ank.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걸으면서 알게 되는 것들</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35" />
    <id>https://brunch.co.kr/@@b5pj/35</id>
    <updated>2026-04-10T05:44:19Z</updated>
    <published>2026-02-22T03: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바람이 볼을 스쳤다. 어제와 다른 바람이었다. 어제는 차갑고 건조해서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차갑지만 축축했다. 수분을 머금은 공기가 얼굴에 닿으면 느껴지는 특유의 감촉이 있다. 건조한 찬 바람은 피부를 할퀴듯 스치지만, 습한 찬 바람은 피부를 감싸듯 스친다. 같은 온도인데 습도 하나로 바람의 성격이 달라진다. 계절이 바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rjGawSB7JpWwHy9_055h3XY3E2E.png" width="500" /&gt;</summary>
  </entry>
  <entry>
    <title>6. 밤공기를 들이마시다</title>
    <link rel="alternate" type="text/html" href="https://brunch.co.kr/@@b5pj/34" />
    <id>https://brunch.co.kr/@@b5pj/34</id>
    <updated>2026-02-21T17:51:31Z</updated>
    <published>2026-02-21T17:51: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창문을 열었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다. 시계를 보지 않았으니까. 다만 건너편 아파트 불빛이 대부분 꺼져 있었고, 간간이 남아 있는 불빛도 거실이 아니라 침실 쪽의 희미한 것이었으므로, 열한 시는 넘었을 거라고 짐작했다. 창문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잠금장치가 딸깍 소리를 냈고, 유리가 안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바깥공기가 밀려들어왔다. 공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hxap5DRLCVlXjAKUkm5I63_iDP8.png" width="500" /&gt;</summary>
  </entry>
</fe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