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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Rosell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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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30대, 광고쟁이로 살아가며 사람의 마음을 읽고 언어를 고민합니다.사람의 감정과 관계, 시대가 바꾸는 사랑의 모양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으면서.</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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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1-03-02T08:33:0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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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가 붙잡고 살아가는 것들 - 각자의 재료로 만드는 믿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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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1T01:03:44Z</updated>
    <published>2026-04-21T01: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과학자들에게 &amp;ldquo;신이 존재하는가?&amp;rdquo;라고 묻는다면, 많은 이들은 &amp;ldquo;알 수 없다&amp;rdquo;라고 답할 것이다. 과학은 증명 가능한 것을 다루기 때문이다. 실험과 관찰, 반복 가능한 결과로 설명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 과학은 단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묻는다. &amp;ldquo;신을 믿나요?&amp;rdquo;  우리는 과학이 당연한 사회에서 태어났다. 웬만한 질병은 손톱만 한 알약 하나로 치료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0io4dEUvHkQmCzi7BVlsJy8r3M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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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은 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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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6T09:44:52Z</updated>
    <published>2026-04-16T09:44:52Z</published>
    <summary type="html">곧게 선 소나무 하나 사계절을 가만히 견디며 말없이 그늘을 넓히는 자리 깊게 내려간 뿌리로 흙을 오래 붙잡고 있는 중심  단단한 호랑가시나무 날 선 잎 사이로 작은 바람까지 걸러 내는 자리 찔릴 듯 서 있지만 비를 대신 맞고 안는 중심  그 사이 낮게 피어난 작은 풀 하나  화려한 꽃도 향긋한 힘도 없지만 타버린 잎 하나 없이 푸르게도 자랐다  가늘지만 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h9UWO9LjHEpkK_DqwX4rt1BhJv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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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행의 식탁에서 - 편안함이 기준이 된 시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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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7:51:42Z</updated>
    <published>2026-04-14T07:51: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행에는 이상한 타이밍이 있다.없던 것이 생겨나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모두가 동시에 좋아하기 시작한다. 오래전부터 있던 것들이 어느 날 &amp;lsquo;요즘 것&amp;rsquo;이 되고, 낯선 이름 하나가 붙는 순간 새로운 유행처럼 소비된다.두바이에선 찾아볼 수 없다는 두바이쫀득쿠키는 새로운 디저트 시장을 열었고, 매년 봄마다 나오던 봄동은 마치 새로운 식량을 발견한 듯 젊은 층들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o0bKMuPC2P9DQNAypBAng6kW_B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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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운 미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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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13:11:16Z</updated>
    <published>2026-04-09T13:11:16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방 잊힐 듯한 자리 가끔 들여다보고 그저 지나친 날들  바람 몇 번 온기 몇 번 웃음 몇 번  겹쳐지는 동안 어느새 옅어진 흔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먼저 기억을 놓는 쪽  조심스레 감싸 둔 자리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더하고  공기도 닿지 않게 열기도 가지 않게 단단히 포개 두지만  아물지 못하는 상처 자꾸만 확인하게 되는 틈  지나간 자리마다 늦&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yBvwcomu4VAduGV-rVM-JazFc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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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처음 차려진 식탁 - 늦게 도착하는 마음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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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7T08:04:33Z</updated>
    <published>2026-04-07T08:04:33Z</published>
    <summary type="html">10년 전, 제대로 된 레포트 하나 써본 적 없던 대학교 1학년을 갓 마치고, 인턴직에 합격했다. 경쟁률은 꽤 높았고, 나는 아무 스펙도 없었지만 운 좋게 14명의 청년인턴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다. 한 학기 남짓의 짧은 체험형 인턴. 학교 생활이 맞지 않았던 나에게는 휴학할 명분이자, 잠시 다른 방향으로 숨을 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복합기 하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CtL1spXdINu9AJ16b4H3Yxl2BV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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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통의 높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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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4T10:02:07Z</updated>
    <published>2026-04-04T10:02: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두 층의 아파트 구름 뒤로 숨지 않은 산이 그대로 걸려 있던 높이  몇 개의 동이 서로의 손을 잡은 채 가운데를 비워 둔 자리  흙의 색을 닮은 바닥 풀 냄새가 먼저 닿고 초승달 폐타이어 위에 앉아 시간을 늘이던 놀이터  그늘은 늘 한쪽으로 먼저 오고 열을 식힌 정자는 오래 머문 어른처럼 자리를 내어준다  한 바퀴 굽이굽이 동네를 돌다 집으로 돌아오면 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tZf2pHfRUEOAsT1OAaTvsqiskc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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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 씹어야 맛이 나는 것들  - 무엇을 보느냐보다 무엇을 남기느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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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05:26:00Z</updated>
    <published>2026-03-30T09:39: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드라마, 영화, 만화, 예능, 대중음악, SNS.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콘텐츠는 취미이자 약속이고, 때론 친구가 되기도 한다. 반복되는 출퇴근길 북적거리는 거리를 나만의 레드카펫으로 만들어주는 음악, 가만히 앉아 있지만 익스트림한 감각을 더해줄 영화, 혼자 있어도 덜 외롭도록 만들어주는 드라마와 예능,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52c68y5D94-RMjhsHQXNy1YN0x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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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나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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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10:41:25Z</updated>
    <published>2026-03-26T10:03:07Z</published>
    <summary type="html">흙과 물 사이 보이지 않는 가장자리에서 연한 뿌리가 숨을 틔운다  가는 줄기는 빛을 향해 올라와 물 위에 둥둥 떠있다  작은 흔들림에도 기울고 물결 하나에도 방향을 틀지만 유연한 만큼 빠르게 자란다  비어 있는 줄기 속은 무엇이든 통과시키고 가벼움 덕분에 쉽게 꺾이지 않는다  시간을 담을수록 줄기는 길어지고 잎은 또렷해지며 물 위를 스치듯 퍼져 간다  속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TzZpHjJy26srTx5rYY-Jh6nkxn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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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콜릿</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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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9T14:01:57Z</updated>
    <published>2026-03-19T14:01: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의 만남은 닿기 전부터 조금 씁쓸한 쪽  잡히지 않는 가루처럼 닿기보다 먼저 흩어져 작은 숨에도 밀려 자리를 정하지 못한 채 떠돈다  서로를 모른 채 스치기만 반복하고 그렇게도 오래 머물다  어떤 온기를 지나  차갑던 것들이 느슨해지고 부드러운 것이 사이로 스며들고 엷은 단맛이 번지기 시작하고 어울릴 것 같지 않던 한 점이 무심하게 중심을 잡으면  흩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zmzDGwPD_OLX9EfA5doaLl_oqU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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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덜 익은 어른들의 식탁 - 어른의 되는 레시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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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7T10:35:16Z</updated>
    <published>2026-03-17T10:3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가 차려 준 첫 식탁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의 아기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누군가가 먹이를 먹여줘야만 살아남고, 기저귀를 갈아줘야 울음을 멈추고, 한시라도 눈을 떼면 제 머리카락에 질식하거나 베란다 난간의 틈새로 빠질 수도 있다. 엄마가 떠먹여 주는 밥을 먹고, 아빠가 씻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zBVpo6Y7TYaHVG52VIj5OxGDTq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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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투명 조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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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3T07:35:26Z</updated>
    <published>2026-03-13T07:35: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 너머 빛을 받아 눈을 향해 번지던 유리잔  투명하다 믿었던 얇은 벽이 빛을 머금은 채 잠시 따뜻해 보이던 순간  고르지 못한 손의 미끄러운 틈에서 아주 잠깐 공중에 머물다 나를 떠났다  귀를 찌르는 소리 짧고 얇은 금이 심장에 내려앉는 울림  잔이 담아내던 축축함은 바닥 위에 천천히 번지고 흩어진 조각 사이마다 아직 마르지 못한 물기  아무것도 감추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vdGhCHYxWQNWmX573FAsKov3HP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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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각에도 편식이 있다 - 우리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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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9T12:58:47Z</updated>
    <published>2026-03-09T12:58:47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squo;남존여비&amp;rsquo; 며칠 전 저녁 식탁에서 나온 단어다. 낯설지는 않지만, 요즘에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말이다. &amp;ldquo;할머니, 요즘은 세상이 바뀌었어요. 여자가 하늘이에요.&amp;rdquo; 나는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고, 이런 반응이 익숙한 듯 할머니도 웃었다. 그리고 한 마디가 더 날아왔다. &amp;ldquo;그래도 여자가 너무 나서면 못 써.&amp;rdquo;  각자의 세계에는 질서가 있다  우리 할머니는 19&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GliQPKdE95VGdi2tZ2DhEY7XnJ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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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르지 않는 우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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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7T05:00:05Z</updated>
    <published>2026-03-07T05: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 남은 우물 하나 마르지 않는 깊이 차지 않는 울림에도  물보다 먼저 내 얼굴이 흔들릴까 들여다보지 못한 어둠  가지지 못한 갈망인지 가졌다 잃은 원망인지 가질 수 없는 허망인지  돌 하나 던지지 못한 채 차오르는 마른 목마름  습관처럼 비워내고 겹겹이 밀어 넣어둔 기억의 서랍  끝까지 닫히지 않는 얕은 밤의 바닥에서  잠이 나를 데려가면 나는 너를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qGKn6QzqNV8RUx5H1y-pbERlPM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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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요즘 애들이라는 오래된 식탁 - 집단의 레시피와 개인의 입맛 사이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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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7T01:00:17Z</updated>
    <published>2026-03-07T01: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회초년생 티를 벗어난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꼭 나오는 말이 있다. &amp;ldquo;요즘 애들은 말이야.&amp;rdquo; 고작 서른 중반에 들어서는 때, 아직도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하면서 어느새 누군가를 &amp;lsquo;요즘 애들&amp;rsquo;이라고 부르고 있다.  광고회사에서 선임 직함을 달았을 때, 신입사원 6명을 키운 적이 있었다. 직장 생활을 일찍 시작한 탓에 나이로 치면 고작 4~5살 차이 수준이지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PJXjjaJOL_mtKg0Rcs1OZVUmtS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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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를 훔친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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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8T01:00:18Z</updated>
    <published>2026-02-28T0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를 훔친 밤 그림자를 기울여 가늘게 쏟는 빗방울  잠시의 그늘이 충분한가 눈 마주쳐 따르던 입가  비구름이 지붕이 되어 어깨 맞닿아 걸었더니 늦게 도착한 그늘이 마치 방향이 같았던 듯  빗소리는 발자국을 삼키고 빗물은 경계선을 지우고 우산 아래 머금던 설렘 우회 없이 휩쓸린 속도  쏟아지는 물결에 잠시 묶여 있었을 뿐  밀려든 파도처럼 가득 차오르다 썰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6B46RMwI6fL51ezejhe913co19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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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메뉴판이 너무 많은 시대 - 멈춰 있는 청춘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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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3T13:02:33Z</updated>
    <published>2026-02-23T13:02:33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 동네에서 나고 자란 친구를 만났다. 사회생활에 지쳐 퇴사한 지 2년째 접어든 친구.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 &amp;ldquo;아무것도 안 해&amp;rdquo;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 말에 나는 왜 그렇게 많은 말을 쏟아냈을까. 유년기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낸 친구였다. 영어가 한국어보다 편했고, 그림을 잘 그렸고, 노래도 곧잘 했고, 수공예가 취미였다. 그러나 대부분이 취미로 그쳤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9k03yFNRzhR9Sb4eJk7dnTYU5u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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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꽃다발의 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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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3T10:00:40Z</updated>
    <published>2026-02-23T09:55:47Z</published>
    <summary type="html">숨을 찌르는 달큰한 향에 가던 길을 멈칫  맑은 물에 꼬리를 담긴 꽃송이들 향을 내어주며 향을 덧입는다  얇은 잎 틈마다 빛이 번져 겹빛을 만들고 꽃잎 닮은 종이가 한 송이를 감싼다  손에 쥐면 바스락 물든 종이가 작은 말을 낸다  대사 같기도 노래 같기도 한 꽃다발의 숨  끝을 알고도 모르는 척 더 투명한 물로 향을 옮긴다  그날 밤 향은 방의 공기를 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Ux2O81T5xcjjbQQm29y2LWOAcj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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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겨두는 빛</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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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8T07:00:04Z</updated>
    <published>2026-02-18T07: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닫힌 철문 앞 한 평 정도 노란 빛을 깜박여본다  현관에 달린 등은 밝히는 빛이 아니라 남겨두는 빛으로  켜두면 당신이 돌아올 것 같아서 꺼두면 불안이 들어올 것 같아서  등은 매일 같은 자리였는데 손은 매번 다른 마음으로 갔다  늦는 밤마다 빛은 더 환해지고 등이 반짝일수록 집은 더 차가워졌다  세찬 바람이 문을 흔들어 등이 깜박일 때면 소리가 없는 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xmcfZjp-elSe9-coaDF8TpJ5H9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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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얼음의 고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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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7T01:00:16Z</updated>
    <published>2026-02-17T01: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땅 위의 얼음은모서리부터 색을 바꾼다새벽에 얼어붙은 얇은 막투명한 살 속에구슬처럼 박힌 기포들이움직이지 못한 숨으로조용히 갇혀 있다한 번도 밖을 만나지 못한 듯차가운 얼굴을 띠고 있을 뿐빛이 온다높은 곳에서길을 찾아 헤매듯빛은 얼음 위에 먼저 내린다유리보다 얇은 서리가미세한 가루를 일으키며흐린 색을 선명히 밝혀낸다따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etZ-9SecXXdrvr0PQ2GHxUwSg-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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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주류라는 대중적인 맛 - 시간표에서 벗어나는 용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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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3T09:50:36Z</updated>
    <published>2026-02-16T11:04: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명절이 되면 사람들은 두 가지를 챙긴다. 선물과 안부.그리고 그 안부는 이상하게도 늘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 잘 지내냐는 말로 시작하지만, 대답이 길어질 틈은 없다. 요즘 회사는 어떠냐, 연애는 하냐, 결혼은 언제 하냐, 아이는 낳을 거냐, 집은 샀냐, 대출은 얼마나 받았냐.명절 식탁에서 오가는 말들은 대체로 '상태 확인'에 가깝다. 무슨 일이 즐거웠는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c3zU%2Fimage%2FCYNTxqM9VHJNBxGJc_rJGi3uSc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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