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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언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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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시와 소설을 씁니다. 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amp;lt;코타이 순환선&amp;gt;으로 당선했으며 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시집 &amp;lt;&amp;lt;그림자 극장&amp;gt;&amp;gt;이 있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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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0-28T02:09:34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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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는 손 - 5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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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4T00:18:16Z</updated>
    <published>2022-11-13T13:30: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 소리가 났다. 창민은 컵라면을 꺼내려다 말고 문을 노려보았다. 노크를 하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화장을 지운 터라 창민은 오늘 일이 끝났다고 했다. 남자가 한국어로 뭐라 중얼거렸다. 우리말에 창민은 컵라면 하나를 더 꺼냈다. 라면 드실래요? 그럴까요. 남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리고 컵라면을 받아서 들고는 뜨거운 김이 밖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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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는 손 - 4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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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5:59Z</updated>
    <published>2022-11-13T13:29:57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국어 상담 가능」 창민은 세움 간판에 한 줄을 더 써넣었다. 야시장이 열리는 수요일은 밤늦도록 입구에 불을 켜놓았다. 배너를 보고 들어오는 손님이 점점 많아졌다. 주춤거리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앉을 자리를 손짓했다. 출입구 바로 옆에는 전신 거울이 하나 걸려 있었다. 창민이 손님과 마주 앉아 있으면 앞모습뿐 아니라 그들의 뒷모습까지 한눈에 들어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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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는 손 - 3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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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5:52Z</updated>
    <published>2022-11-13T13:29: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동안 쉬지 않고 비가 내렸다. 여자는 날씨 때문에 출발을 미루었다. 사이클론이 지나는 동안 눅눅한 실내는 에어컨을 켜면 춥고 끄면 답답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여자의 하루와 창민의 하루가 겹쳐졌다. 창민은 마음을 바꾼 여자가 떠나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다. 생각에 빠져 멍하게 앉아 있을 때 그녀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구부정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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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는 손 - 2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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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5:44Z</updated>
    <published>2022-11-13T13:27: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왜 이렇게 자신을 괴롭히는 거예요? 여자가 카드 한 장을 뒤집으며 나무라듯 창민을 쳐다보았다. 여기, 절망만 바라보고 있잖아. 고개를 든 창민이 테이블 쪽으로 바짝 몸을 붙였다. 검은 망토를 두른 사람이 몸을 돌려 쓰러진 컵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민은 등줄기를 따라 소름이 타고 올랐다. 새벽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가 어둠이 가장 깊은 법이에요. 안타깝다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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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는 손 - 1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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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5:35Z</updated>
    <published>2022-11-13T13:27: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런 데 와본 적 있어요? 내키지 않으면 그냥 가도 된다며 여자가 향로에 불을 붙였다. 눈이 커진 창민이 여자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던 여자였다. 창민은 고개를 저으며 세 평 남짓한 실내를 둘러보았다. 입구 위쪽으로 붉은 부적이 붙어 있고, 좁은 선반 아래에 상담료를 알리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 테이블에 깔린 그림이 그의 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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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10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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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23:25:13Z</updated>
    <published>2022-11-13T13:20: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디야?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내가 말했다. 크라잉 클럽. 잘됐네. 뭐가 잘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다음 말을 기다렸다. 결정했어? 메이의 말이 메아리처럼 울려왔다. 집이건 뭐건 내가 가진 것들은 모두 메이의 것이었다. 아내는 나더러 무조건 백기 투항이라도 하라는 걸까. 메이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엄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어디서건 행복할 수 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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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9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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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8:44:28Z</updated>
    <published>2022-11-13T13:2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서들 오세요. 검정 카디건을 걸친 윤미오가 우리를 맞았다. 환하게 불을 켜 놓은 실내는 환기가 덜 되어 눅눅했다. 한쪽 구석엔 정리 안 된 빈 병이 어지럽게 세워져 있었다. 나는 연거푸 재채기가 나왔다. 제습기를 돌렸는데도 이래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모르겠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아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보았는데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네요. 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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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8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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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5:01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9: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크라잉 클럽에 갈 여유도 없이 바빴다. 어느 날 민항구 공안국에서 전화가 왔다. 한광수에 대해 참고인 조사할 게 있다고 했다. 장닝구 원룸에서 외국인이 고독사한 사건 때문이었다. 공안은 한광수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이 나라는데 모르는 이름이었다. 주변에 수소문해 보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총영사관 남 영사는 공안에 다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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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7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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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21:03:59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9: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기가 시작되고 하루도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없었다. 우산의 물기를 털어 내고 크라잉 클럽 문을 열고 들어섰다. 몸도 마음도 다 질척거리는 느낌이었다. 롱 타임 노 씨. 윤미오와 마주 앉아 있던 마리오가 손을 흔들었다. 어떻게 지냈어요? 나는 의자를 당겨 마리오 옆에 앉았다. 그는 어깨를 한번 들썩하고는 별일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리오씨가 다음 주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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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6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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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4:46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8: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윤미오가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가 열쇠로 문을 열었다. 안에서 미친 듯이 웃는 소리가 났다. 열어 놓은 방문 앞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나는 왜 그 사람이 마리오일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외근을 나갔다가 크라잉 클럽으로 가는 길이었다. 뒤에서 마리오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지 않아도 한동안 보이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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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5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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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4:40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8:09Z</published>
    <summary type="html">크라잉 클럽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어둑한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스탠드에 기대서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음악이 없는데도 비트에 맞추어 어깨를 들썩이다가 팔을 뻗고 빙그르르 몸을 돌렸다. 굳이 감상을 묻는다면 별 미친놈이 다 있다는 정도였다. 십 분쯤 지나 여자가 들어왔다. 문에 걸린 팻말을 오픈으로 뒤집으며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다.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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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4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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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14:24:32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7: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메이와 나는 7년 전 처음 만났다. 상하이로 유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수업을 마치고 나가다가 건물을 향해 걸어오는 그녀를 무작정 따라갔다. 정장 차림에 백팩을 메고 스니커즈를 신고 있었다. 그녀는 중급반 회화 담당 교수였다. 나는 그녀의 눈에 띄기 위해 수준에 맞지 않는 수업을 들었고, 3년을 연구실 앞에서 기다렸다. 서울에 본사가 있는 무역회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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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3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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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3T21:43:43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6: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으로 돌아온 나는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켰다. 위성방송으로 보는 뉴스는 서울이나 상하이나 하루가 그렇고 그랬다. 코미디 동영상을 찾았다. 웃기지 않는데도 연예인들은 뭐가 그리 우스운지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휴대폰 신호음이 울렸다. 오픈 채팅방에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가 잔뜩 쌓여 있었다. 나는 고독한 미식가 외에도 세 개의 오픈 채팅방에 가입했다. 일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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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2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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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21T16:00:20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6: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가을 아내인 메이는 대학에서 안식년을 맞아 몬트리올로 떠났다. 세 살 난 아들을 장모에게 맡기고 잠깐 다녀올 거라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캐나다에 가고 몇 달을 보낸 메이는 현지에서 교환교수 신청을 했다. 다시없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말에 나는 반대하지 못했다. 며칠 전 아내는 중요한 책을 잃어버렸다며 다시 보내달라고 했다. 띵동, 우체국 안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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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크라잉 클럽 - 1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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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21T15:59:51Z</updated>
    <published>2022-11-13T13:15:30Z</published>
    <summary type="html">뭐가 불만인지 사장인 장인은 아침부터 사정없이 나를 몰아세웠다. 당장 때려치우겠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참느라 얼굴이 달아올랐다. 사무실 직원들은 그런 나와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때 마리오가 부동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사무실 분위기를 살피고는 다음에 오겠다며 돌아 나갔다. 그는 원룸을 계약하기 전에 한 번 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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