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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종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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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bellrootji</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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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지종근의 브런치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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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06-13T11:25:0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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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시를 쓰고 엄마는 그림을 그리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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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6-10T14:01:10Z</updated>
    <published>2025-06-10T13:07: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홉 살, 그때는 1년에 몇 번씩 시화대회가 열렸다. 말 그대로 시에 맞는 배경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시를 적는, 지금 생각해 보면 품이 꽤 들어가는 종합예술이었다. &amp;lsquo;나무&amp;rsquo;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차갑고 단단한 전신주보다는 가지를 내려 그늘을 만들고, 몸소 장작이 되는 나무가 되고 싶다는 어린이의 뜻 모를 포부가 담긴 시.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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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울대에 갈 수도 있었던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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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4-10T11:46:58Z</updated>
    <published>2025-03-31T14:59: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좋으냐 물으셨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amp;quot;네 방이 있었다면 서울대라도 갈 수 있었던 거 아니니?&amp;quot; 그럴 수도 있었다고 짓궂게 답했다. 평생 살아온 집을 떠나 이사를 한다.  내가 나라는 자각도 없던 갓난쟁이 때 이 집에 담겨 30년 가까이 살았다. 방 하나는 안방, 동생과 쓰던 방은 어느덧 작아져 한 명은 방을 양보해야만 했다. 그러고 보면 몇 년째 거실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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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눈 떨림을 고치기로 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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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3-03T06:42:40Z</updated>
    <published>2025-02-28T09:11:1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지금!&amp;rdquo;  &amp;ldquo;괜찮은데?&amp;rdquo;  &amp;ldquo;자세히 봐봐&amp;rdquo;   공연한 실랑이가 이어졌다. 눈을 크게 떴다가 위로 치켜떴다가, 이경규 아저씨처럼 눈을 굴려보기도 했지만, 떨리던 눈이 갑자기 멀쩡해졌다. 해가 바뀌고 난 뒤로 하루에도 몇 번씩 왼쪽 눈 밑이 떨려왔다. 눈 밑이 좌우로 왔다 갔다 한다고 느낄 정도로 큰 폭으로 움직였다. 거의 해가 바뀌고 증상이 시작됐다. 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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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의 추억으로 얼굴을 닦았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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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1-30T13:49:12Z</updated>
    <published>2025-01-30T13:49:12Z</published>
    <summary type="html">7시 반의 굴레다. 매일 이 시간부터&amp;nbsp;쳇바퀴를 돌리기 시작한다.&amp;nbsp;달라진 게 하나 있다면 십수 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힘들다는 어른의 유난이 늘었다는 점. 아니, 그러고 보니 고등학생 때는 면도도 하지 않았다. 드문드문 자랐던 수염이 창피했던 열여섯의 나는 유난히 길었던 수염만을 대충 자르곤 했다. 수염이 나는 게 그때는 놀림거리가 되곤 했다. 어쨌든 지금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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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녕하세요, 부디 안녕하세요- - 2024년을 마치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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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2-31T13:31:42Z</updated>
    <published>2024-12-31T13:31: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안해 내가 너에게 그랬다면 곤란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우습네 나를 믿어버린 네가 멍청해 아무 증거도 계약도 없이 ...  요즘 부쩍 손이 가는 슬픈 노래 가사를 헤아리다 이어폰을 빼 주머니에 넣었다. 길든 짧든 글을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어떤 날에는 꼭 무얼 해야 한다는 주의는 아니라고 믿었는데 1년의 마지막 날이라고 유난스럽게 자판을 두드리는 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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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낡은 가방 속의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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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13T03:08:20Z</updated>
    <published>2023-12-13T02:13: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이 자꾸만 좁아진다. 그 흔한 이사 한 번 해본 적 없어도 네 가족에게 넉넉하던 집이 점점 작아지는 시간이 거푸 흘렀다. 어떤 방식으로든 손에 들어온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다 안고 가는 소라게 같은 삶의 한가운데에서, 일단 가방에 들어간 물건을 꺼내지 않는 것은 간편한 핑계인 동시에 필연적인 결과이다.   7월 신입사원 연수를 떠나기 전날 밤, 어중간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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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익숙한 그 맛에도 낭만 있는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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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8T06:03:17Z</updated>
    <published>2023-07-17T12:20:45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물로 작별한 지 겨우 두 달. 하지만 아홉의 꼬마에게 평생을 앓을 꿈을 꾸게 만든 완벽한 하루는 2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비좁은 상영관에 빼곡히 들어찬 관객들, &amp;lsquo;버건디&amp;rsquo;보다는 &amp;lsquo;팥죽색&amp;rsquo;이 더 어울리는 바닥과 좌석, 그리고 엄마가 현장에서 어렵사리 구매한 A열 티켓. 지금보다도 스크린이 훨씬 가까웠던 탓에 엄마와 아들 둘은 2시간 동안 화면을 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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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네마테크의 개들 - &amp;ldquo;이 거지 같은 놈들아, 영화 좀 보자&amp;rdquo;했지 &amp;lt;저수지의 개들&amp;gt;, 199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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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7T15:30:22Z</updated>
    <published>2023-04-09T11:41: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벌써 한 달이 더 된 일이다. 수원에 시네마테크가 있다는 사실과, 그곳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을 모아 상영하는 기획전이 열린다는 내용을 우연히 접했다. 무료 상영전이더라도 서울에 있는 시네마테크에 다녀오려면 한세월이었기에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미 다 봤던 작품들이었지만 공간만 괜찮다면 자주 방문할 생각으로 &amp;lt;저수지의 개들&amp;gt;을 포함한 세 편을 관람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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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의 쓸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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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2-12T03:24:35Z</updated>
    <published>2023-02-11T05:21: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당에는 여전히 핏자국이 선명하다. 꼬박 일주일이 되었지만 그 사이 내렸던 이슬비는 그 자국을 지워내지 못했다. 피가 바닥에 쏟아지는 순간, 그곳엔 나와 4층 아주머니뿐이었다.  공동현관 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얼른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관자놀이에서는 피가 흘렀다. 고모뻘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그랬기에 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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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o whom may it concern</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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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2-15T05:46:21Z</updated>
    <published>2022-12-15T01:1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친구야  요즘에야 잦아들었지만 11월까지 내 근황을 자주 알렸어. 길어봐야 만 하루를 가는 그림일기는 좋든 싫든 대인관계나 그들과의 친밀도가 공개되는, 해시태그를 넣어야 하나 고민되는, 무언가 각 잡고 써야 할 것만 같은 게시물보다는 부담이 덜해. SNS에는 올리고 싶은데 덜 부담스러운 수단을 찾는다는 게 영 어색해. 어쨌든 멋진 곳, 좋은 사람, 맛있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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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결백한 무기수 - &amp;lt;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amp;g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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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0T23:38:27Z</updated>
    <published>2022-11-10T04:31: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왜 늘 죄스러울까? 내 기억이 허락하는, 누군가의 최후의 순간을 떠올려본다. 곡소리와 한스러운 사과가 찬 공기를 울렸다. 망자는 답이 없다. 무거운 슬픔은 남은 이들만이 나누어 가진다.  &amp;lt;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amp;gt;의 대부분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장면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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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맙다, 내 헌신짝들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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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04T00:41:45Z</updated>
    <published>2022-10-01T02:00:46Z</published>
    <summary type="html">졸업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고등학교 체육복을 꺼내 입었던 건 3년 전 겨울이었다. 전날 세탁기를 돌렸던 오래된 바람막이가 아직 덜 말라 정말 오랜만에 옷에 덮인 먼지를 털어낸 것이었다. 학교 마크와 (여느 외국어고등학교와의 차별화를 꾀했던 것이었는지) 영어로 된 명찰이 조금은 신경이 쓰였지만, 냅다 뛰는 내 가슴팍을 볼 사람은 없다는 판단에 고민 없이 옷</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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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키는 게 더 쉬웠어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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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1-09T07:17:49Z</updated>
    <published>2022-09-13T04:32: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울함이라는 감정을 떠올릴 때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발목까지 오는 물속에 누운 채로 잠겨있는 누군가의 모습. 정체 모를 절대자의 마지막 아량인 것처럼 눈코입만 수면 밖에서 잠길 듯 말 듯 한 모습. 고등학교 1학년, 음악실에서 당시 발매됐던 타블로의 &amp;lsquo;에어백&amp;rsquo;을 몰래 듣고 글로 옮겨 놓은 단상이다. 그때처럼 휘발될 감정이자 보관될 활자이지만 오늘은 끄집</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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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성장속도: 20미터 퍼 데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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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04T00:42:02Z</updated>
    <published>2022-08-31T01:33: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건조한 일상에 유난히도 역동적인 시간, 밤이다. 별다른 약속이 없다면 매일 밤 10시나 11시에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마트로 향한다. 퇴근하는 엄마를 마중 나간 게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정말 가까운 친구들은 때때로 이른 귀가를 원하는 나의 속사정을 알고 있을 정도다. 어쨌든 마중을 다녀온 뒤에야 &amp;lsquo;청개구리 공원&amp;rsquo;으로 요란한 발걸음을 옮긴다.  작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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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감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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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2-15T01:43:09Z</updated>
    <published>2022-07-30T01:0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역병이 흡사 감기처럼 빠르게 퍼지기 이전이었던 작년 7월, 나는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되어 있었다. &amp;lsquo;수원-OOO호&amp;rsquo; 따위로 구분되어 동선까지 공개됐던 그때, 그러나 집과 운동 삼아 다니던 공원이 동선의 전부였기에 겸연쩍었던 그때. 첫 증상이었던 고열은 매년 여름마다 앓아왔던 감기의 증상 중 하나였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재수 없게도 첫 인턴 출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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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할머니를 기억하는 유쾌한 방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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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6T16:59:34Z</updated>
    <published>2022-07-04T03:46:4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당진에는 놀러 갔다 오셨나요?&amp;rdquo; 식사 자리, 뒤집어 둔 휴대폰 케이스 안에 든 빛바랜 당진발 버스 티켓. 별안간 그 티켓은 당진행 왕복 티켓이 된다. 이용 요금은 1초 내외, 면을 치다 말고 잠시 당진으로 떠난다.  포근했던 20년 크리스마스의 이튿날은 할머니의 발인 날이었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라 장례식장은 내내 한산했다. 오래 앓으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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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왜 '구태여' 쓰는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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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2-11-10T04:36:21Z</updated>
    <published>2022-06-27T02:39: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젠가 속으로 몰래 다짐했다. 어려운 말 쓰는 사람 흉보지 말고 똑똑한 사람 되겠노라고. 거룩한 다짐이 아닐 수 없다. '어려운 말 쓰는 사람'이라니. 살면서, 배우면서 보고 듣는 게 많아질수록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그런 말들을 쓰는 사람을 두고 유난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사실 체득한 표현의 자연스러운 구사이든, 으스대기 위함이듯 결국 아무런 상관이 없</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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