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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전영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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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우리가 처음이라면</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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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1T03:35:4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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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덴 입장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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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5-09-20T03:14: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에덴의 관리비와 도시의 기록 도시의 산책자가 있다. 그는 빌딩과 카페, 층간소음과 분리배출, 구두수선과 MRI, 목련과 플리마켓을 같은 무게로 응시한다. 전영관의 새 시집 『에덴 입장권』은 그 산책자가 도시의 일상을 &amp;lsquo;오늘의 기록&amp;rsquo;이라는 시선으로 더듬으며, 상품과 제도, 계절과 사물의 표면에서 오늘의 감정과 삶의 모습을 채집한 기록이다. 여기서 &amp;lsquo;에덴&amp;rsquo;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WGemqnN5ZiL5JsO0HakmQE_R6c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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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분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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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4:07:16Z</updated>
    <published>2024-10-15T03:25: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은 쏟아지거나 솟구친다. 낮잠이 그렇고 지키지 못한 약속들도 떠오른다. 신록은 손 대 볼만큼 어여쁘지만 8월의 암록(暗綠)은 징그러울 정도로 극성스럽다. 뱀 때문은 아니더라도 뻗쳐오르는, 제 힘을 주체 못하는 수풀엔 들어가기 머뭇거리게 된다. 신록은 제 미래에 골똘한 열여섯, 초록은 느물거리는 40대다. 여름은 여성들 차림새가 아찔해지는 시절이라서 남성</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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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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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10-15T03:21:2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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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원두를 고르면 손님 앞에서 내려주는 (오마카세)카페가 동네에 있다. 커피 가격이 만만찮은 곳이라 화단 꽃마저도 어여쁜가 싶었다. 중국집에서 몇 걸음 모퉁이라서 식사 후 느끼함을 지울 겸 들어갔다가 머쓱해서 돌아 나왔다. 싸구려 원두를 사서 실패하곤 했지만 (저렴한)콜드부르로 마시는 내가 그럴 수는 없으니까. 원두 1Kg사면 한참 마신다. 화단의 그 분홍 낮</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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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나브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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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31T07:12:28Z</updated>
    <published>2024-07-31T05:23: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산이라면 새소리에 은행이 둥글어지고 비와 햇살에 성장했을 텐데 산지에 자생하는 건 없단다. 악취 때문에 이파리 관상용으로 공원 모퉁이에나 심겨진다. 유전자 감별에 따라서 농가에는 은행 채집이 가능한 암나무를, 거리에는 악취가 풍기지 않는 수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거리엔 수나무들만 즐비한 셈이니 군대 징집됐다고 해도 되겠다. 조경업자의 실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OJUdBIouRepJaPFEeYXdky7MiGs"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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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스를 기다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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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25T03:58:33Z</updated>
    <published>2024-07-25T03:58: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게서 시 강의 듣는 분들 단톡방에서 연극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3시간짜리 &amp;lt;햄릿&amp;gt;이란다. 무력감에 젖어있는데 잘됐다. 감정의 공기가 탁하면 환기해야한다. 사실은 관람료가 엄청났다.지갑이 빈 건 아니고 넷플릭스 영화를 매일 한 편씩 보기에 그럴 뿐이다. 선량한 분들이고 얼굴만 봐도 서로 흥겨우니 가끔 만났다. 상금, 지원금 같은 공돈(?)이 생기면 밥 먹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bXPz6fJmPp1BqFmsR4mQrYKRc6k.jpg"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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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산 자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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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20T03:20:06Z</updated>
    <published>2024-07-16T05:1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squo;우산 씌워드릴게요&amp;rsquo; 아직도 이런 말이 있을까. 누군가에게 듣는다면 그날 밤 잠 못 잘 것 같다. 산에 누워 속수무책 비 젖으실 부모까지 걱정되고 소나기 오는데 &amp;lsquo;우산이라도 사주고 떠날 걸&amp;rsquo; 했던 사람이 그리운 것이다. 이십대는 폭우시절이었고 벼락이 잦았기에 이십대였다. 마당이 없으니 빨래 걷기 장독뚜껑 덮기 같은 비설거지도 없다. 남쪽 지방 폭우 예보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iROQNZwyQT4wrhcsiCa1JTSwkiE"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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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속도&amp;nbsp;60km</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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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6-28T06:14:39Z</updated>
    <published>2024-06-28T05:19:24Z</published>
    <summary type="html">관계는 난로와 같아서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았어야했다. 실외기를 실외에 감추고 애쓰는 에어콘은 이주노동자 같아서 과로에 신경 썼어야했다. 무자비한, 시라는 사용주 밑에 시달리다가 과열되어 불난 경우도 많았다. 이런 문장을 써보다가 창을 열었다. 6월초인데 해가 과로하는지 덥다. 까마귀와 까치가 칼부림 같은 영역다툼 소리가 들어온다. 까치는 제가 까치라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s8XzO-iAdw-wchVL_L5wRepR7a0"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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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한반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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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6-04T06:22:11Z</updated>
    <published>2024-06-04T04:47: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응원하고 있다. 이건 꿈꾸는 인물, 재물 같은 것들이 현재의 환난을 극복할 힘을 준다는 사탕발림이다. 우린 제 생각을 믿으면서 행동은 지켜내지 않는다. 결심했다 해서 뿌듯하고 잘 될 착각에 빠지면서 행동으로는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정신과잉으로 행동이 결여된 햄릿 꼴이다. 나를 분석해보니 바보 같다. 그러나 한 번 실행한 것은 루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5Sy6TC3p4ot33q4pmge_bPGxUWs.jpg"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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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들여지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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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6-02T14:03:57Z</updated>
    <published>2024-06-01T05:11: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음은 미백치약 광고처럼 하얗(아름답)게 돌아오지 않았다. 버거운 관계들은 만능절단기만큼 시원시원하게 잘라지지 않았다. 시원찮은 시편을 서양 철학자를 들먹이며 상찬하는 평론가는 전문가 뉘앙스라도 풍기지만 안부를 덮어놓고 칭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은 속없어 보였다. '잘 지냈을 거라고 믿는다'는 인사가 좋다. 인간은 젠체해봐야 변성기를 피할 수 없는 존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GP_SNMk5y7kadQj3hzZAnscUtKM"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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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줄어드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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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5-13T05:33:54Z</updated>
    <published>2024-05-13T05:33: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이 세 채라는 자랑을 들었다. 독을 많이 머금은 독사가 부자인지, 집 지을 거미줄을 잔뜩 챙겨둔 거미도 부자인지 묻고 싶었다. 거미가 나뭇가지 사이에서 바람에 부러지지 말자고, &amp;nbsp;포기하진 말자고 양쪽을 거미줄로 &amp;nbsp;붙들어준다고 생각한 적 있다. 꽃이 지각하면 벌나비도 다른 꽃으로 가버리고 수분도 못해 열매를 잉태하지 못한다. 그러니 어서 피어나라고 가지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k-moifDgMgdO93G1hF4TvyCKAJA"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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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할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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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20T03:11:45Z</updated>
    <published>2024-04-12T04:20: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년엔 늦추위로 가까스로 피었다가 비 맞아 다 떨어졌었다. 올해는 비 한 번 안 오니 조석으로 감상하는 나날이다. 창밖으로 만발한 벚꽃이 우중충한 우리 형편에 등(燈)을 밝혀주는 느낌이라서 복인지 행운인지 으쓱해보기도 했다. 낮다 싶었는데 벚나무 우듬지와 눈높이가 엇비슷한 3층집을 산 게 선견지명이고 내 선택의 보상을 받는 것 같아 뿌듯한 것이다. 팔아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1dinytXuFOH8OiUwqo_dMFXsdOY"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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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레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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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20T03:12:49Z</updated>
    <published>2024-04-07T04:35: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백 년 전 철학자가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는 까닭은 질문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후세들에 대한 격정적 반론도 없으니 실수 할 기회도 없다. 나는 자문자답에 지쳐 실수가 많았다. 소모전에 몰두하는 바보인 것이다. 나이 들면서 욕망, 거짓말 같이 예리한 자문(自問)들을 뭉뚱그리는 간교함만 늘었다. 그것들을 시로 우아하게 포장하는 문장기술까지 터득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ZLTbUtrqFzo_ZI3PsRwt0x2_Zeo.jpg"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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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땅에 쓰는 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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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4-04T05:23: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자기 안경을 찾는 할머니처럼 내 것이 의외로 가까이 있었음을 알고 싶다. 그건 행복 사랑 같은 대중적 말랑함이겠지만 그래도 상투적인 것들이 그립다. 베트남 여행 때 가이드에게 이끌려 천국의 계단(길거리 카페의 조악한 구조물이었다)이란 곳에 갔는데 줄까지 서서 빠짐없이, 하나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노르웨이 트롤퉁가에서 사진 찍으려면 전 세계 여행&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J1ISEEvdU2HuYgdTv0M6VJgbL_I" width="4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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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거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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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20T03:14:29Z</updated>
    <published>2024-04-01T03:57:42Z</published>
    <summary type="html">단골은 간판을 보지 않는다. 가는 길의 냄새와 불빛이 초대하는 대로 따라가기에 그렇다. 보는 것보다 장소를 느끼는 것이다. 농담 하나 해볼까? 얼굴에 홀려 결혼했다는 사람도 오랜 세월 정들면 얼굴이, 미모가 안 들어온다고 하더라. 거듭해서 농담 해볼까? 아내는 내 단골이니까 어디에 있어도 느낀다. 거리도 초월한 존재다. 얼굴 안 보면서 대화해도 그 감정 높&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8Of4bLtz4CN9Klv4_iMCxQk4q3c.jpg"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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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반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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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28T06:58: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봉오리는 퇴직금 털어 개업한 점포다. 점포라니? 열면서 꽃이 되니까. 이른바 계절매장이지. 퇴직금이 낯설겠지만 꽃도 한 계절 근무하는 직장인이니까. 격무의 겨울을 견디는 동안 하나하나 적립한 꿈들이 꽃잎이겠지. 겹겹으로 싸여서 비밀을 간직한 경력자 같다. 해마다 돋아나 경력자가 아니라 묵은 것을 새롭게 보여주니 숙련자의 기법이다. 끊임없이 제 존재를 증명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jg9EJRz6nnELb-Sf5McVoR1OGL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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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날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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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10T03:31:46Z</published>
    <summary type="html">풍경을 다 가져도 되나  산이 돌아앉은 것 같다면 그 너머에 누군가 있을 거라는 허든거림으로 일렁이는 것  마주보면 환해지는데 시선을 먼 곳에 둔 옆얼굴을 보면 자욱해진다 바리스타의 솜씨겠지만 마음이 라떼의 문양처럼 말랑거린다 귓바퀴가 어지러이 듯 휘감긴 까닭은 내 거짓말들을 몇 번이나 참고 들었다는 것 당신의 고른 치열을 볼 때마다 기도순서를 기다리는 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hyfg-5UF5TlI3liJmDZ112w4mjA"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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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적(霧笛)</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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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09T04:11:4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아픔을 이해한다니 깊게 오해했구나  감사인사는 하지 못했다  식탁을 도둑맞은 듯이 허기지다가 뜯지 않은 소포처럼 더부룩한 저녁이면 반문하지 않아서 순진한 오르골 태엽을 감았다  운명을 비웃고 싶을 때는  누가 벗었는지도 모를 재활용함에서 가져온 외투를 몇 번 털고  아무렇지 않게 입었다  무적(霧笛)처럼 미리 일러줄 사람이 아쉬워서 잠든 강아지를 보면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mxUa5Km51xrtvsBT8TmdM9tAYM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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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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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09T03:47: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비 속살거리고 안개까지 자욱해 아슴아슴 젖어드는데 화엄사 가자하네  기가 센 곳이라 일주문부터 쭈뼛했었지 만발하는 흑매가 보통 귀신은 아니다 싶어 벽사 삼아 마들가리를 주워왔었지  입에만 담아도 무거운 화엄보다 요사채 툇마루에 앉아 당신에게 간질밥 먹여도 될 것 같은 부여 무량사를 고집부리네 사미*처럼 파르래한 눈웃음도 무례는 아니고 석탑을 데우는 볕처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LqDbMAhWXPGQ8TJRGXAPzu06HZ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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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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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4-03-08T03:34: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상의 모든 그리움 설렘 아쉬움을 합하면 백색이 되는 것일까. 눈 온다. 스무 살 무렵의 과호흡을, 마흔의 번민을 어제 일처럼 펼쳐준다. 감당하기 힘들 거라는 둥 하늘거리며 눈 온다. &amp;lsquo;백색의 계엄령&amp;rsquo;(최승호,「대설주의보」)은 울렁거리는, 애련(哀戀)에 젖는 마음을 다잡으라는 뜻이었다. 이 칼날 같은 세상을 살아내려면 그리해야겠지. 뜬금없이 설믜라는 단어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Nku2NZ2Q8eiPhdyyokK4Y89lU-M.jpg"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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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상하게도 당신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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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20T03:17:33Z</updated>
    <published>2024-03-08T03:31: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디션프로그램은 지원자의 간절함을 상업화한 것이다. 냉혈한 같다. 시청자는 통증 없이 그 순간들을 소비하고 중간광고를 성가셔한다. 녹화라면 그럴 것까지는 아니지만 중간광고는 출연자들이 한 숨 돌리는 시간으로 인식될 것이기에 성가시게 여기는 자체가 야박하다는 거다. 남은 피가 마르는데 쉬지 말고 또 해보라는 요청이다. 강퍅하다. 이러다가 지원자에게 감정이입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E9V%2Fimage%2FBEfzPl0OhQDCC0ySxa9ul4A82M8.jpg" width="3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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