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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음을 쓰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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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어리석은 자는 사랑과 욕망을 감옥으로 삼아 자신을 묶고             지혜로운 자는 고독을 칼로 삼아 세상의 그물을 찢는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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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7-19T02:13:5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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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수 교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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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30T12:00:06Z</updated>
    <published>2026-04-30T1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하와이에도 계산서는 냉정했다. 바다는 푸르고 바람은 달콤했지만, 그 위에 얹힌 삶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제조업이 없다시피 한 섬에서 대부분의 공산품은 바다를 건너왔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물가에 실렸다. 오아후의 월세는 웬만한 본토 대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방 두 개짜리 아파트가 2,500달러를 훌쩍 넘는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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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절인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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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22:00:21Z</updated>
    <published>2026-04-23T22:0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와이도 엄연한 미국의 한 주다. 영어가 공용어이고, 공항 방송도, 신문도, 법원도 모두 영어로 돌아간다. 극소수의 순수 혈통 하와이안들이 조상 대대로 쓰던 말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그것은 마치 바람처럼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곳의 언어는 어딘가 다르다. 표지판은 영어 알파벳인데, 발음은 전혀 영어 같지 않다. 하와이 고유명사를 알파벳으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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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꽃은 피는데 별은 지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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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6T23:32:50Z</updated>
    <published>2026-04-16T23: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월은 왜 가장 잔인한 달이 되었을까.  하와이에 온 지 반년쯤 지났을 무렵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처럼 또렷한 사계절이 없지만, 오래 머문 사람은 바람의 결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바다는 늘 푸르렀고, 꽃은 계절을 잊은 듯 피고 졌지만, 어딘가 공기의 밀도가 바뀌고 있었다.  나는 매일 공항과 시내 사무실을 오갔다. 새벽 어둠을 밀어내며 공항으로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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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바이블 게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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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23:36:30Z</updated>
    <published>2026-04-09T22:17: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정기편 취항식은 무사히 끝났다. 샴페인 잔을 부딪치던 소리가 아직 귓가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잔향은 길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숫자였다. 좌석 점유율. 판매 실적. 시장 점유율.  하와이 시장은 오랫동안 경쟁사가 독점해 왔다. 교포 사회에서 우리 회사는 낯선 이름이었다. 익숙한 것이 안전하다. 우리는 선택지가 아니라 차선이었다.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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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취항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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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05:42:04Z</updated>
    <published>2026-04-02T23:03: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내와 딸이 하와이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나는 여전히 지점 개설 준비에 매달려 있었다.공항, 사무실, 영업. 집에 돌아오면 이미 둘은 하루를 다 써버린 얼굴이었다. 어느 날 저녁, 아내가 말했다. &amp;ldquo;오늘 둘이 한참 걸었어.&amp;rdquo; 심심해서 집을 나왔고 로컬 편의점에 들어가 처음 보는 음식을 사 먹었단다.직사각형 밥 위에 햄을 올리고 김으로 감싼 것. 나중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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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장을 입은 남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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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22:17:12Z</updated>
    <published>2026-03-26T22:17:12Z</published>
    <summary type="html">하와이 노선은 승무원들 사이에서 인기 노선이었다. 겉으로는 바다와 햇살 때문이라 했다.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와이키키 해변을 따라 늘어선 명품 매장들.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표. 휴양과 쇼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노선이었다. 와이키키 해변 주 2회 운항. 일정은 비교적 여유로웠다.몇몇 승무원은 가족을 동반했다. 부모님, 배우자, 아이들. 장시간 기내 서비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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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놀룰루 공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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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9T23:11:48Z</updated>
    <published>2026-03-19T23:11: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십오 년 만에 다시 공항 현장에 섰다.책상 앞에서 숫자와 노선도를 들여다보던 시간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활주로 끝에서 바람이 밀려왔다. 나는 다시 호놀룰루 국제공항의 소음과 냄새 속으로 들어갔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동선, 항공기 꼬리날개에 반사되는 태양빛, 느슨하게 흘러가는 시간. 모든 것이 한국과 달랐다.  우리 회사는 조업을 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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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르코폴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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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2T22:53:59Z</updated>
    <published>2026-03-12T22:53: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집과 사무실.지점장이라는 직함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사람이 머물 공간이었다. 현지 여행사 가이드 사장님이 발 벗고 나섰다. 그는 햇볕에 잘 그을린 얼굴로 동네를 안내하다가 문득 한 건물을 가리켰다. &amp;ldquo;우리 애가 저 근처 초등학교 나왔어요. 저 콘도 괜찮아요.&amp;rdquo;  미국에서는 아파트 대신 &amp;lsquo;콘도&amp;rsquo;라고 불렀다. 건물은 파도처럼 휘어진 곡선 외관을 하고 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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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외 발령</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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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6T11:49:29Z</updated>
    <published>2026-03-05T21:4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행기가 활주로를 스치듯 내려앉을 때, 창밖으로 푸른 바다가 번쩍였다. 바다는 유리처럼 빛났고, 그 위로 낮은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여기가 하와이, 오아후섬. 그리고 내가 새로 맡게 될 전장(戰場)이었다.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후끈한 공기가 폐 속으로 밀려들었다. LA 공항지점에서 파견 나온 직원 두 명이 탑승교 안쪽까지 들어와 나를 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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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플라타너스 길 너머 - 붕괴하는 경계 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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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1T12:36:27Z</updated>
    <published>2026-02-15T23:14: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창 집에서 청주공항까지는 차로 십오 분 남짓 걸린다. 십 분쯤 달리면 보통 키의 플라타너스들이 군악대처럼 도열한 길이 나타난다. 그 길을 지날 때면, 동화 속 문장 하나를 넘기는 듯 저 끝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 같은 설렘이 인다. 이내 여인의 허리자락처럼 유연하게 흐르는 미호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강이나 낙동강처럼 정비된 산책로와 시설물에 둘러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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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리지 않은 이름 - 돼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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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9T09:52:50Z</updated>
    <published>2026-01-29T09:52:50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 바람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울음이 멎은 들판 위로희미한 먼지만이 둥둥 떠다녔다.  우리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태어난 까닭도, 사라질 이유도누군가의 문장 속에 숨어 있을 뿐.&amp;lsquo;예방&amp;rsquo;이라는 한마디가숨의 무게보다 무겁게 내려앉았다.  삽날이 지나간 자리마다우리의 체온은 천천히 지워졌고,땅은 묵묵히 마지막을 덮었다.  그러나 어둠 아래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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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자 걷는 시간 - 사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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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8T22:53:46Z</updated>
    <published>2026-01-21T02:59:22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방근무 발령 통보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안도도 두려움도 아닌 막연한 호기심이었다. 결혼 후 이십여 년 동안 아내와 한 집에서 살았고, 그 사이 아이를 키우고, 회사 일에 치이며, 집은 언제나 돌아와 쉬는 장소일 뿐 삶을 들여다보는 공간은 아니었다. 혼자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가능할까. 기대와 걱정이 뒤섞인 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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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늘을 내려놓는 순간 - 전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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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01T04:38:08Z</updated>
    <published>2026-01-01T04:38: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구나 자기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나 노래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노래와 함께 젊은 시절을 보냈다. 음악은 그저 흘러가는 소리가 아니라, 그 시대를 견뎌낸 개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은 역사였다. 집이 조금 부유한 친구들은 커다란&amp;nbsp;전축을 들여놓고 LP판을 수집하며 음악을 즐겼다. 그들에게 음악 감상은 하나의 의식이자 특권처럼 보였다.  하지만 형편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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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다의 눈물 - 고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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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8T03:13:08Z</updated>
    <published>2025-12-28T03:13: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깊은 물속을 유영한다.끝없는 푸른빛 속에서내 몸은 바람처럼 미끄러지고파도와 숨을 섞는다.   그러나 인간들의 철창과 창이 나의 평화를 찢는다. 물결이 부서지고 나는 소리 없는 울음을 지른다.   그들은 기록하고, 계산하며 죽음을 상품처럼 나눈다. 나는 거대한 심장으로 그 모든 것을 느끼지만 손댈 수도, 도망칠 수도 없다.   바닷속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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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철창 속의 아침 - 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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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1T12:35:06Z</updated>
    <published>2025-12-11T05:45:52Z</published>
    <summary type="html">닭들이 줄지어 선다. 깃털은 빛을 잃고 눈동자는 먼 곳을 본다. 발톱은 차가운 바닥을 반복해 딛는다.    오늘도 태양은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에게 닿는 빛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차갑다. 소리는 멀리서 들려오고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본다.   울어도, 날아도 세상은 우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저 닭장 안에서 날마다 같은 그림자를 만든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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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폭력  - 산낙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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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8T12:20:01Z</updated>
    <published>2025-11-13T10:15: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족관 유리벽에팔을 뻗는다.물 밖의 세계는늘 투명하게 손에 닿을 듯 가까웠다.  집게가 들어온다.물결이 잠시 흔들리고,곧 다시 고요가 내려앉는다.  비닐봉지 안은숨이 막히도록 좁다.파도도, 모래도  내 몸을 감싸주지 않는다.  칼끝이 스친다.잘린 몸이 여전히 살아 있다.떨어진 다리가하얀 접시 위에 놓인다.  식탁에 앉은 사람들, &amp;ldquo;싱싱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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