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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월의일곱번째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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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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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8-11T09:11:4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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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쳐가는 사람에게는 사과한다 - 사과와 용서는 나를 위한 선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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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0T14:43:48Z</updated>
    <published>2026-04-20T08:49: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죄송합니다  몇 해 전 여름이었다. 복도에서 이웃과 마주쳤는데 그는 내 손목을 붙잡듯 서서, 내가 한 어떤 일에 대해 한참을 말했다. 그 일은 실은 내가 한 일도 아니었고, 그의 이야기 속에는 그 사람 혼자만 알고 있는 상식과 기준이 절반쯤 섞여 있었다. 몇 문장을 듣다가 &amp;quot;죄송합니다&amp;quot;라고 말했다. 그 뒤에 무슨 말이 더 오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D00hpr7Cv8GBkX2kNa0KYjdmus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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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잠시 겹치는 지점 - 말은 가볍지 않다. 누가 내 말을 다 기억하지는 않겠지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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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0T06:48:22Z</updated>
    <published>2026-04-20T06:02: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숨 고르기  얼마 전 회의에서, 동료가 동의하기 어려운 안을 냈다. 진행 중인 일의 방향에 관한 얘기였다. 내가 알기로는 그쪽이 맞지 않은데, 라는 생각이 입가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갔다. 대신 물었다. &amp;quot;그렇게 보신 건 어떤 이유에서예요?&amp;quot;  그 질문 하나로 동료는 자기 생각의 배경을 한참 풀어놓았다. 듣다 보니 내가 모르던 맥락이 있었다. 예전에 비슷&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J8XhdpG_jpDAY0dxxPNO3DsZ5_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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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설계문서를 쓰는 손 - 효율을 위임하고 남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쓰게 된 과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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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6T03:47:24Z</updated>
    <published>2026-04-16T03:47:24Z</published>
    <summary type="html">터미널 위의 자연어  하루 중 가장 오래 들여다보는 화면은 새까만 터미널인데, 거기에 코드가 거의 없다. 자연어다.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문장들이 터미널 위에 줄줄이 쌓인다. &amp;quot;이 컴포넌트는 사용자의 입력을 받아서 상태를 업데이트하되, 이전 상태와 비교해서 변경이 있을 때만 렌더링해줘.&amp;quot; 예전 같았으면 직접 코드를 쳤을 문장이다. 지금은 이걸 AI에게 건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tyz0uKjlzubTdilutCskkNpT4t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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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결말이 정해진 이야기를 사는 법 - 삶은 시작과 끝이 같은 이야기다. 모든 사람이 동일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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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7:59:24Z</updated>
    <published>2026-04-14T07:31: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포일러가 있는 영화  영화를 볼 때 결말을 미리 아는 편이다. 일부러 찾아보는 건 아니고, 리뷰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괜찮다. 결말을 안다고 해서 영화가 지루해진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반대다. 주인공이 죽는다는 걸 알고 보면, 그가 웃는 장면이 다르게 보인다. 아무것도 모르고 볼 때는 그냥 웃음이었던 게, 결말을 알고 나면 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c01r-oOfrFlRCnl8AVP1oXcUew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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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 누군가의 문장 하나가 과거와 미래의 색을 바꿔버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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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14:07:07Z</updated>
    <published>2026-04-14T02:54: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앱 하나가 바꿔놓은 것  만세력 앱을 깔았다. 대단한 이유는 없다. 점심 먹고 돌아와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눈에 띄길래 깔아본 거다. 생년월일, 태어난 시간까지 넣으면 사주팔자를 뽑아준다. 결과 화면을 스크롤하는데 '화개살'이라는 글자가 유독 많이 보였다. 화개살. 빛날 화(華)에 덮을 개(蓋). 빛나야 할 것이 덮여 있다니. 이름부터 묘한 말이다.  신기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NBTjNOEg89tRnNEkwRoSQtUzt_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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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삼류 엑스트라를 자처하는 사람들 - 치졸함과 품위에 대하여, 삶의 캐스팅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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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10:44:32Z</updated>
    <published>2026-04-13T10:36:1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너 나 알아?&amp;quot;  올해 초, 뉴스 하나가 타임라인을 뒤덮었다.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한국 총판 대표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성수동 폐건물로 불러내 폭행한 사건이었다.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반복되는 문장이 하나 있었다. &amp;quot;너 나 알아? 나에 대해서 뭐 아냐고.&amp;quot; 야구 방망이와 무릎이 동원됐고, 피해자는 갈비뼈가 부러졌다. 조폭 영화의 한 장면 같았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K3boBKA53yTo4jodxsxLrIRxOv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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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옳은 말이 늘 좋은 말은 아니다 - 옳음과 유익함이 교차하는 지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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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7:13:29Z</updated>
    <published>2026-04-09T07:13:29Z</published>
    <summary type="html">검사지 위의 나  MBTI를 처음 해본 건 20대 후반쯤이었다. 그때도 INTP가 나왔고, 십 년 넘게 뭘 해봐도 결과는 같다. 맹신하는 건 아니다. 혈액형 성격론을 믿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로. 다만 설명을 읽다 보면 불편할 정도로 맞는 대목이 있다. &amp;quot;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한다.&amp;quot; 이 한 줄은 읽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실제로 그렇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q_PNNcT3Tql_OuFwNf-kIpUsEb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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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철이 아닌 시간을 사는 법 - 벚꽃은 폈는데 겨울옷을 입는 4월. 달력의 계절과 몸의 계절이 어긋날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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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2:59:07Z</updated>
    <published>2026-04-09T02:59:07Z</published>
    <summary type="html">4월의 후리스  아침에 현관문을 열었더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추적추적, 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종류의 비.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후리스를 입었다. 4월인데. 벚꽃은 며칠 전에 만개했고, 타임라인에는 분홍빛 사진이 넘쳐나는데, 내 몸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다. 달력은 봄이라고 하고, 꽃도 봄이라고 하는데, 손끝이 차갑고 코끝이 시리다. 누구 말을 들어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EQcmcsKW7W_pgRB2TR4SYHb-Kz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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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매년 같은 계절이 나를 찾아오는 일 - 사람의 축하가 아닌 계절의 리듬이 건네는 인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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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03:42:49Z</updated>
    <published>2026-04-08T03:42: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축하에 서툰 사람의 4월  생일을 챙기지 않는 편이다. 케이크도, 파티도, 촛불 앞에서 소원을 비는 일도 어느 시점부터 멀어졌다. 스물다섯쯤이었을까.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 불쾌한 게 아니라, 축하라는 형식이 점점 몸에 맞지 않게 됐다. 생일 축하 문자에 답장하는 것도,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것도 어색하다. 관계가 싫은 게 아니라 의례가 어려운 쪽이랄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WrPPibA4A_v2XMS4dAc9pKCS3o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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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심마를 건너는 법 - 웹소설 연재 일주일째, 조회수라는 심마가 찾아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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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4:38:26Z</updated>
    <published>2026-04-06T09:48: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두 시의 대시보드  연재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매일 밤 글을 올리고, 새벽에 눈이 떠지면 제일 먼저 조회수를 확인한다. 숫자가 어제보다 조금 올랐다. 조금. 우상향이라고 부르기엔 각도가 너무 완만하다. 옆에 랭킹에 걸린 작품들의 숫자를 보면 자릿수가 다르다. 그 차이를 확인하는 순간, 무협지에서 읽었던 단어가 떠올랐다. 심마.  30여 년 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RRADDb1KYEgWpnS3eXm7JChlYR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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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행복의 기본값 - 개발자의 언어로 풀어본 행복의 필터링 방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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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4:40:32Z</updated>
    <published>2026-04-03T16:30:2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화벽 설정  코드를 쓰다 보면 접근 제어를 설정할 일이 생긴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화이트리스트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차단하고, 허용할 것만 목록에 올린다. 블랙리스트는 반대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고, 차단할 것만 목록에 올린다. 둘 다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하나는 &amp;quot;안 된다&amp;quot;에서 시작하고, 다른 하나는 &amp;quot;된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N0KA4qnU-9ma6rHGybRlhu3iT8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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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자세를 찾는 일 - 운동이 가르쳐준 건 근육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위치를 아는 감각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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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4:51:42Z</updated>
    <published>2026-04-03T04:42: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튜브가 알려주지 않는 것  헬스장에 등록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매일 아침 출근 전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상적인 형태는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세 번.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도, 식단을 지켜야 한다는 규율도 없다. 먹고 싶은 걸 먹고, 가고 싶을 때 간다. 그런데도 주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헬스장 쪽으로 발길이 향한다. 몸이 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IS0STU3nnpwBDp5BYVLwZbciWn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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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분은 날씨고, 감정은 지형이다 - 기분이라는 날씨를 감정이라는 지형 위에 쏟아붓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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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3:41:16Z</updated>
    <published>2026-04-02T02:2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밤 열한 시의 시리얼  저녁을 못 먹었다. 야근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니 열한 시가 다 되어 있었다. 밥을 차려먹을 기력은 없고, 배달을 시키기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찬장에서 시리얼을 꺼내 우유를 부었다. 그것이 그날의 첫 끼니였다. 아침은 커피로 때웠고, 점심은 회의에 밀려 건너뛰었고, 저녁은 모니터 앞에서 증발했으니. 시리얼을 떠먹으면서 생각했다. 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2uZpJOvHJluWa-UiPvTGh1B0vb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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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몇 번째인지 모르는 허니와 클로버 - 허니와 클로버를 다시 보는 일은 곧 지금의 나를 측정하는 일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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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3:43:01Z</updated>
    <published>2026-04-01T12:4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또 재생 버튼을 눌렀다  정확히 몇 번 봤는지 세어본 적은 없다. 다만 '청춘에너지'가 바닥났다고 느낄 때마다 틀었으니까, 적어도 열 번은 될 거다. 허니와 클로버. 우미노 치카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2005년 애니메이션.  재생을 누르면 스가 시카오의 목소리가 먼저 온다. 오프닝이 시작되는 몇 초 &amp;mdash; 그 짧은 인트로만으로 어떤 온도가 돌아온다. 프루스트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C26y41LR0qCTT0QNEArT9vJ33uE.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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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십 년을 읽은 사람이 쓰기 시작할 때 - 드래곤라자부터 웹소설까지 수십 년을 판타지 독자로 살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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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3:43:35Z</updated>
    <published>2026-03-30T03: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북마크가 1,200개쯤 쌓였을 때  네이버 시리즈 북마크 목록을 스크롤하다가 멈췄다. 1,200개가 넘는다. 완결까지 읽은 작품, 중간에 놓은 작품, 매일 연재를 기다리는 작품이 뒤섞여 있다. 웹소설과 웹툰을 합치면 숫자는 더 올라간다. 이걸 다 읽었다는 사실보다, 이걸 읽는 동안 한 줄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갑자기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날 저녁, 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v922x_uCSmioGMpOgep6L17KA_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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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루키의 에세이가 더 좋아진 이유 - 언제부턴가 그의 소설보다 에세이가 와닿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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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3:44:46Z</updated>
    <published>2026-03-29T03:28: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재즈를 틀고 『먼 북소리』를 펼치다  주말 오후에 『먼 북소리』를 다시 꺼냈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게 아마 10년 전쯤이다. 스피커에서 스탄 겟츠의 색소폰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하루키가 그리스 섬에서 아침을 먹는 장면을 읽는데, 겟츠의 보사노바가 지중해의 햇살처럼 글 위에 내려앉았다. 하루키의 에세이는 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YFS4oIDwt-Y_JDKqBzuvyqfToK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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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된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다 - 장르 없이 동작하는 취향의 결, 음악과 기억이 겹치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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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3:45:36Z</updated>
    <published>2026-03-27T00: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재생 버튼을 누르기 전의 망설임  출근길에 스포티파이를 열었다. 유튜브가 아니라. 언제부터인지 출퇴근길 음악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맡기는 게 습관이 됐는데, 오늘은 왠지 내가 직접 골라둔 목록이 듣고 싶었다. 라이브러리를 스크롤하다가 오래된 플레이리스트 하나를 발견했다. 마지막 재생이 1년도 넘은. 썸네일도 기억나지 않는 목록이었는데, 곡 리스트를 훑는 순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pMe1vLqMmZtLNnaMAd_qiPeay7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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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계절이 바뀌는 걸 알아채는 감각에 대하여 - 직업이 바뀔 때마다 계절을 감지하는 채널도 달라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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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3:46:32Z</updated>
    <published>2026-03-26T00: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꽃집 앞을 지나치지 못하는 버릇  오늘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건물 옆 화단에서 산수유가 피어 있었다. 아직 가지 끝에 몇 송이뿐이었는데, 걸음이 멈췄다. 꽃을 다루는 일을 그만둔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이런 순간이 온다. 꽃집 앞을 지나칠 때 무의식적으로 양동이 속 꽃의 상태를 확인하는 버릇도 여전하다. 줄기가 물을 잘 먹고 있는지, 꽃잎이 마르기 시작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WSwAeWy5cA-ILk0rP57c7K6kl3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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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럴 수 있지, 라는 한 마디에 대하여 - 체념이 아니라 수용이 되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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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3:47:15Z</updated>
    <published>2026-03-25T10:58: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스가 떠난 아침  출근길에 눈앞에서 버스를 놓쳤다.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동안, 타야 할 버스가 정류장에 멈췄다가 문을 닫고 떠나는 걸 지켜봤다. 뛸 수도 없었다. 신호는 빨간불이었고, 차는 쏟아지고 있었고, 버스는 묵직하게 가속하며 멀어졌다. 다음 버스는 12분 뒤. 입에서 나온 말이 &amp;ldquo;그럴 수 있지&amp;rdquo;였다. 짜증이 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Lxr%2Fimage%2FMhqz2c3BFVkEikoGGNLS011NO9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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