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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필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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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읽고 쓰는 삶을 지향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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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9-21T15:49:4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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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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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08:17:31Z</updated>
    <published>2026-04-08T08:16:5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안녕하세요, 작가님들. 따스한 봄날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오늘도 제 브런치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의 글로 안부를 대신하고, 수줍은 하트로 마음을 전하다 보니 나 홀로 내적 친밀감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가끔씩 댓글로 마음 전해주시는 분들, 매일 들러서 좋아요 꾹 눌러주시는 분들, 조용히 다녀가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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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20] 찬란한 즐거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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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13:38:14Z</updated>
    <published>2026-04-07T1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겨울의 추위를 견뎌낸 꽃들이 거실 한자리에 모였다. 색색의 꽃망울이 하나둘 터지는 봄맞이 파티가 시작된다. 칼랑코에, 칼란디바, 삭소롬, 페어리스타, 호접란, 포인세티아, 애니시다, 랜디제라늄이 고유의 자태를 뽐낸다. 영롱한 햇살 아래 고고한 분위기를 풍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거실 창가로 향한다. 옹기종기 앉아있는 꽃들과 인사를 나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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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9] 나답게 그렇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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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13:54:36Z</updated>
    <published>2026-04-06T11:15:40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 &amp;ldquo;당신은 계획형 인간인가요?&amp;rdquo;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대답하겠다. &amp;ldquo;애초에 계획은 나와 무관합니다.&amp;rdquo;   여행에 앞서 시간별, 장소별로 무엇을 하고 어디를 갈지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은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다. 혹시 모를 변수를 대비해 플랜 B, 플랜 C까지 세워둔 능력은 가히 탁월하다. 이는 다년간의 여행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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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8] 겸손한 어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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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14:02:35Z</updated>
    <published>2026-04-05T1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해 질 무렵의 장보기는 설레는 일과이다. 장바구니를 든 발걸음은 심장이 요동치듯 두근거린다. 저녁거리를 사러 마트에 들른다. 매일 무엇을 해 먹을지 고민은 난감해도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는 기쁨을 넘어서지 못한다. 할인하는 과일, 냉동식품, 과자 등을 잔뜩 담는다. 눈에 띄는 대로 채우다 보면 &amp;lsquo;인생 뭐 별거 있나, 소확행이란 이런 거지&amp;rsquo;라며 흐뭇해한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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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7] 헤어질 핑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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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4T12:33:34Z</updated>
    <published>2026-04-04T1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매일 글을 써서 무엇이 달라질까? 필력이 쌓이기는 하는 건가? 전율 없는 글을 쓰면서 작가를 꿈꾼다면 지금에라도 당장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의심이 생긴다. 게으름을 피운다. 핑계를 찾는다.  어느 날은 뜨겁게 사랑하고, 어느 날은 몸서리치는 이별을 상상한다.   모든 상념은 글을 쓰지 않을 핑곗거리에 불과하다. 오늘도 스스로를 속이고 생각을 멈추려 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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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6] 사랑도 공부가 필요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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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11:19:05Z</updated>
    <published>2026-04-03T11: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달력에 친 빨간 동그라미 아래에 &amp;lsquo;꽃 물주는 날&amp;rsquo;이 쓰여 있다. 창 너머로 햇빛이 스며들기 전에 서둘러야 했다. 목이 말랐는지 잎이 시들하니 축 처진 꽃들이 보였다. 물뿌리개로 흠뻑 물을 뿌리던 찰나, 분홍빛 칼랑코에의 자태가 수상해 유심히 살펴봤다. 연둣빛 새잎에 하얀 점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꽃잎에도 떡가루가 내려앉았다. 여기저기 들춰보니 검은 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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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5] X</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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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2T11:00:12Z</updated>
    <published>2026-04-02T11: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 일상에서 종종 들리는―귀에 거슬리는―단어가 있다. 바로 &amp;lsquo;미치다&amp;rsquo;이다. 이것은 정신이 나갈 정도로 괴롭거나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 여러 상황에서 남발되고 있다. 미쳤네, 미쳤어와 같은 파생된 단어들 또한 보편적 일상용어로 자리 잡는 실정이다. TV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일상 대화에서도 거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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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4] 걸음마 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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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1T13:05:45Z</updated>
    <published>2026-04-01T11:15:55Z</published>
    <summary type="html">매일 3~4시간 동안 앉아서 글을 쓴 지 몇 개월. 걷는 속도보다 타자 속도가 더 빨라진 요즘, 허리의 상태가 심상찮다. 춥다는 핑계로 걷기를 소홀히 한 탓에 내 몸에도 겨울이 찾아온 모양이다. 어딘가에 닿기만 해도 금세 부러질 듯 통증이 심하다. 계단을 오를 때는 숨이 차고, 내려갈 때는 무릎이 삐걱거려 결국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이러면 안 되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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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이여 오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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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1T13:05:24Z</updated>
    <published>2026-03-31T1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온통 하얗게 뒤덮인 세상에 회색 바람이 불던 시기가 어느새 지났나 보다. 산책로 곳곳에 새싹이 움트고, 반쯤 열린 꽃망울들이 옹기종기 모여 분주하다. 봄의 교향악이 지천에 울릴 날이 머지않았다. 설렘이 몰려온다. 기꺼이 봄을 맞을 차례다.  J를 만나기 전, 돌이켜보면 인생은 차갑고 어두운 무미건조한 날의 연속이었다. 그러한 일상에서 J는 한겨울의 크리스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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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3] 준비는 이제 그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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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0T11:00:08Z</updated>
    <published>2026-03-30T1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전에는 준비시간이 필요하다. &amp;lsquo;본격적&amp;rsquo;이라는 단어는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뜻한다. 어떤 사람은 미리 세워둔 계산하에 재빨리 준비를 끝마친다. 반면에 첫발을 내딛기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   지역 도서관에 갔을 때의 일이다. 이른 아침의 도서관은 사람이 별로 없어 단조로웠다. 입구 근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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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2] 1호라는 아이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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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07:00:05Z</updated>
    <published>2026-03-29T07: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집에는 인플루언서가 산다. 파워 E성향의 1호다. 나는 이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신기하고 궁금하다. 붙임성이 좋은 1호는 인사를 잘한다. 동네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늘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안부를 묻는다. 택배 기사님, 청소 여사님, 가게 사장님들을 비롯해 이웃 주민들까지. &amp;ldquo;1호의 인사를 안 받은 사람 나와 보세요&amp;rdquo; 물으면 손에 꼽을 정도다. 사람들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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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1]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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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8T11:00:05Z</updated>
    <published>2026-03-28T11: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몸과 마음이 분주한 나날이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좋을 것 같다. 소란한 마음이 불안을 몰고 온다. 이따금 다가오는 혼란의 일탈이 반갑지 않다. 경계하고 긴장하다 맥이 풀린다. 무기력이 찾아올까 봐 조심스러워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몸과 마음을 살피지 않았다. 질주한 탓에 나는 고꾸라졌다. 훌훌 털고 일어나야 하는데&amp;hellip;&amp;hellip; 일말의 기력조차 소진되었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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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10] 좋은 걸 어떡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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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7T10:00:08Z</updated>
    <published>2026-03-27T10: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1호네 학교에서 사서 도우미&amp;nbsp;모집 안내문을 보냈다. 으레 흘려 넘기려는데 옆에 있던 1호가 말했다. &amp;ldquo;엄마도 학교 도서관에 와주면 좋겠어요. 저 책 읽는 것도 보시고요.&amp;rdquo; 1호는 일주일에 서너 번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 그런 기특한 아이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이번에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와달라는데 그렇게라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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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9] 믿음의 배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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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10:32:23Z</updated>
    <published>2026-03-26T10:3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딩동댕! 고요한 오후의 틈으로 세탁기 알림이 울린다. 어느새 세탁이 다 된 모양이다. 점심을 먹고 무료해질 즈음, 제법 따뜻해진 날씨를 핑계 삼아 봄맞이 빨래터를 개방했다. 빨래 바구니에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겨울 점퍼들이 잔뜩 쌓여있다. 틈틈이 세탁하지 않으면 일주일은 족히 걸리기에 부지런히 움직여본다.  먼저 아이들(1호, 2호)의 점퍼를 세탁기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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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8] 아이를 지켜주세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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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5T11:00:10Z</updated>
    <published>2026-03-25T1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주말 아침, 책을 읽으러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들렀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내부는 한산했다. 조용한 분위기와 서가에 꽂힌 책들을 보니 기분이 산뜻했다. 오늘 하루는 자리 잡고 앉아서 종일 독서를 만끽해도 좋겠다 싶었다. 필사할 책을 펼쳐놓고 한참을 읽어가던 찰나, 어디선가 한 남자아이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장내를 가득 채우는 합창단의 고음처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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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7] 울어도 되나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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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4T11:00:11Z</updated>
    <published>2026-03-24T1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슬픈 영화를 보지 않는다.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면 바로 꺼버린다. 누군가 내 앞에서 울면 가슴이 철렁하다. 붉어진 눈시울만 봐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한 줄기 흐르는 눈물에 나의 눈물샘도 터진다. 이유를 모르겠다. 슬프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의 울음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찌릿하게 눈물이 흐르는 이유.  어려서부터 참고 살아서일까. 들키고 싶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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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6] 당신의 방식대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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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3T11:00:12Z</updated>
    <published>2026-03-23T11: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러니까 나와 J가 길거리 한복판에서 진풍경을 펼친 건 지난해 10월. 식당에서 맛있게 밥을 잘 먹고 나온 우리는 부른 배를 두드리며 길을 걷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향하던 나는 J에게 주차권을 발급받았냐고 물었다. J는 갑자기 멈춰 서더니 심드렁한 표정으로 &amp;ldquo;그걸 왜 나에게 물어?&amp;rdquo;라고 받아쳤다. 단순한 의구심에 묻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마치 내가 그런 것</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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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5] 천운의 행방불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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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3-22T1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너는 천운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래. 고등학교 시절, 친구 C가 해준 말이다. C는 그의 어머니가 사주를 독학 중인데 주변 사람들의 사주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 집안에서 사주라니. 나는 의아했고 C는 괘념치 않았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왠지 신빙성이 떨어져 한 귀로 듣고 흘렸다. 며칠 뒤, C는 나에게 생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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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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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2T08:13:19Z</updated>
    <published>2026-03-22T08:13:19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말이죠. 부모를 위해, 형제를 위해, 처자식을 위해. 먹는 시간, 자는 시간 아껴가며 버텼을 뿐인데 말이죠.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한순간에 송두리째 앗아가네요. 산 사람도 사는 게 아닐 텐데 말이죠.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은 하지 말아요. 먼저 떠나는 것도 먼저 보내는 것도 그걸 지켜보는 것도 생은 고행의 연속이네요. 희망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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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0-4] 적절한 침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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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4T12:41:06Z</updated>
    <published>2026-03-21T11: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N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휴대폰 화면 속 N의 이름이 뜰 때면 나는 전화를 받을지 말지 망설여진다. 무슨 일로 전화했을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십 년 지기 치고는 가물에 콩 나듯 전화하는 N은 자신이 하고픈 말만 잔뜩 쏟아내고는 &amp;ldquo;다음에 또 전화할게&amp;rdquo;라는 마지막 인사말로 전화를 끊는다. 휴대폰에 붙은 얼얼해진 귀를 떼어내면 빨갛게 익어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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