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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성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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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2002년 &amp;lt;전남일보&amp;gt; 신춘문예 시, 2009년 &amp;lt;서울신문&amp;gt;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amp;lt;쌍봉낙타의 꿈&amp;gt;, &amp;lt;숲을 金으로 읽다&amp;gt;, &amp;lt;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amp;gt;</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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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3-20T02:32:4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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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울먹이라는 먹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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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4T02:13:47Z</updated>
    <published>2023-06-13T15:19: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번지지 않는다 차오르는 물소리  빛이 들지 않는 갱도 속에 갇혀서  기억이 웅크린 어깨 늘 축축한 눈썹들  바깥을 버리자 안쪽이 환해진다  절벽 끝 난초가 향기를 풀어놓고  그림 속 새들이 한 획씩 날아간다  모여든 빗방울들 유리창에 맺히면  살 냄새 비릿하다 오목하게 팬 가슴  창밖은 밤새 빗소리 모처럼 심어진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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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우스피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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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5:18:39Z</published>
    <summary type="html">뜰채에 끌려 나온 한 마리 활어처럼  떨면서 동굴을 나선 수십만 년 전부터  사냥감 앞에만 서면 어금니를 깨물었지  입술과 잇몸 사이 맞물린 비명들은  피 냄새 흐르는 오래된 노래였지  턱수염 까칠한 들판 퉁퉁 부어 무너진 놀  침팬지는 두려울수록 이빨 보이며 웃는다는데  당신의 목소리엔 침이 반쯤 섞여 있어  뱉어낸 마우스피스 가쁜 숨이 떨고 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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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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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4T02:13:47Z</updated>
    <published>2023-06-13T15:16:5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갉아낸 연필심이 눈썹 위에 쌓인다  깃털 빠진 새 한 마리 부리만 뾰쪽하다  생각은 뭉툭해지고 미간은 더 깊어져  선 하나 그으니 사각이는 겨울이다  흑심을 품었던 골목길 떠나왔다  꿈에서 또 다른 꿈을 꾼 것 같은 이 저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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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 빗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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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5:1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덜 마른 스웨터를 입어보는 세상이다  허물어지는 계절의 한쪽 끝 말아쥐고  빗소리 목에 두른 밤 한 올 한 올 풀리는 비  링거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빗소리  저 많은 빗방울을 창밖에 세워두고  밤비에 문 열어보면 반짝거리는 빗소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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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메르카토르 도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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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5:14: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르는 벽을 더듬듯 옛날이 그려진다 머리는 동그란데 손바닥은 평평하기에 원통에 들어간 나는 바깥부터 일그러져  기울어진 기억들이 출렁이는 등고선 낯선 마을 이름마다 시린 눈발 흩날린다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닿지 않는 이 거리  갈매기가 날아가며 쪼아놓은 날짜변경선 멀리 있어 더 커지는 그대를 떠올린다 마음의 적도로부터 멀어지며 피는 꽃</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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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청사과 깎는 여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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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5:13:3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녀는 칼날로 북극 먼저 도려낸다 지구의 기울기인 23.5도로 사과를 눕혀 돌리며 깎아나간다 북반구가 하얘진다  푸른 지구 속살에서 흘러나온 과즙 향기 끊길 듯 이어지며 남극까지 깎이는 청사과 엷은 껍질에 매달린 빌딩들  사과를 기울여 한 바퀴 돌릴 때마다 그녀의 눈동자에 낮과 밤이 지나가고 사랑의 기울기 끝에 빙하가 다 녹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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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는 점점 굵어지는 중입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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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5:02: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움켜쥔 먹구름을 흩뿌리며 쏟아진다  불어터진 생生들을 문밖에 세워놓고  차갑게 첨벙거린다 신발이 축축하다  빗방울에서 몸을 꺼낸 새들이 퍼득인다  부리로 창문 쪼며 모니터에 스며들면  커서를 깜빡이면서 당기거나 삭제하는 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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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등의 초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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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5:01: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디언들은 말 타고 달리면서도 돌아본다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 봐 말고삐 잡아 쥐고서 흙먼지 뒤를 본다  수술실로 들어가는 앙상한 손 놓친 듯 어깨를 들썩이며 못 따라간 영혼들은 바닥에 주저앉아서 입술을 떨었을까  술 취한 귀갓길에 등이 나를 돌아본다 수많은 눈초리가 화살로 꽂혀 있어 서늘한 목덜미부터 못처럼 휘어진 등</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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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종이 피아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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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5:00: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담쟁이 넝쿨들이 담장을 더듬는다 소녀가 치고 있는 작은 종이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마다 손마디가 삐걱댄다  엄마가 과일칼로 음표를 깎아주면 둥글게 사과껍질로 말려드는 통증들 소녀의 울음소리는 담을 넘지 못한다  엄마 잘못했어요, 끝나지 않는 악보 소녀는 알약처럼 높은음을 삼킨다 낮에도 불 켜진 방에 멍든 소녀가 살고 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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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마드nomad</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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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6T06:09:21Z</updated>
    <published>2023-06-13T15: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절벽에 길이 있다 허공마다 발을 심고  벼랑을 헛디딘 마방馬幇 멀어지는 말방울 소리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솟구치는 낭떠러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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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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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4T02:13:46Z</updated>
    <published>2023-06-13T14:59:13Z</published>
    <summary type="html">품은 지 오래된 4B나 6H 같은 거  나무에 살고 있던 새소리 들려온다  청춘을 깎을 때마다 흑심이 보이곤 했지  웅크리며 몸을 말던 골목길은 길어지고  흐릿한 필체로 뼈가 홀로 빛나는 밤  툭, 하고 부러진 꿈에 그녀가 또 걸어온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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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골목을 주워 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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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4T02:13:46Z</updated>
    <published>2023-06-13T14:57:54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려진 골목은 여러 날 굶은 듯했다 밥을 가득 담아줘도 구석으로 가버린다 큰길로 이사 간 집마다 골목을 놓고 갔다  몸을 접은 돌계단에 쪼그려 앉은 골목 삐걱이던 대문들도 소리를 걸어 잠갔다 오래전 떠난 소년을 기다리는 눈곱 낀 눈  금이 간 담벼락에 낑낑거림을 심는다 골목엔 눈보라만 찾아와서 흩날리고 오늘도 수신인 부재의 어제가 도착한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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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정노동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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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6-13T14:56:57Z</published>
    <summary type="html">말랑한 감정은 끓여 먹기 편합니다 달아오른 냄비에는 간 쓸개도 넣어야죠 고사상 돼지의 웃음 어떻게 만든 걸까요  환풍기가 돌아가도 비린내는 여전해요 포크 같은 목소리를 접시로 받아내고 힘주어 칫솔질해요 거울 속엔 낯선 사람  위대한 고객님들이 고갱이 될 때까지 표정의 모서리들은 아침부터 닳아가죠 얼굴은 흘러내리고 전화가 또 울려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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