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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피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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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제 모든 글들은, 베개 옆에 두고 가끔 아무 페이지나 펼쳐 조용히 마음을 정돈하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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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4-12T11:19:1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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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쓸, 모(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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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2T11:59:41Z</updated>
    <published>2026-02-22T11:30: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잊혀지는 봄, 그 탐스러운 열매들을 모조리 담아낸 용기 있는 계절 ​ 어디서나 쓸모 있던 배부른 용기가 어디에도 쓸모없는 얼굴이 되어버린 해 ​ 그들의 갈구함이 없어지는 마침내 지나친 봄을 얻었고, 진귀함을 잃었다. ​ 돋보이는 허구의 용기(容器)가 아닌,  깊이의 용기(勇氣)가 있는지 시험하게 하시어 ​ 타인의 원망이 귀감이 되었듯 타인의 인색함을 본받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z7l999YUMoqgRd1THL_FDkHB96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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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느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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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4T10:48:35Z</updated>
    <published>2025-12-14T10:48: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느 날 갑자기, 돌에 남겨진 애달픈 자국을 따라가니 당신의 얼굴에서 소리 없는 시냇물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오래 홀로 흘러왔는지는 알 수가 없으매, 흐르는 소리는 여전히 투명하지만 그 순수함은 이제야 보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닳고 있는 것은 시간이 아닌 무릎인 건지. 어둠을 입은 것이 어둑한 밤이 아닌 소리인 건지. 그저 당신의 시냇물과 함께 흐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BiDrAJnbF7wBm3yNZaJM1-H1wzs.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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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존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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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1-23T07:25:32Z</updated>
    <published>2025-11-23T07:25: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썩은 사과는 한 입만 베어먹어도 상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나는 우리가, 그 어리석은 사과를 다 베어먹기를 원치 않는다. ​ 꼭 벽에 부딪혀야만 몸을 피하는 방법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라 했다. 오히려 잘 내려놓는 방법이, 작은 세상에서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방법이겠다.  필요한 건 무엇이든 버릴 수 있는 패기다.  어느새 사라져 버린, 당신의 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1g8S7tZHWgKKJTD3Su3mYzLecsU.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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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8T12:53:50Z</updated>
    <published>2025-09-28T12:31:1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질문을 살아요?&amp;rdquo;  &amp;ldquo;네 질문을 사는 겁니다.&amp;rdquo; ​ 질문을 살아내야 한다지만, 해결책을 너무 자주 찾아버리는 지금이다. 심오한 의미에서 그만큼 진실하지도 못하다. 원칙대로 살아가야 한다지만, 반칙하며 사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딱히 상관은 없다. 의심만 꾸준하면 뭐든 유용하기에, 매번 청진기를 갖다 댄다. ​ 질문을 살아내는 것, 분명 단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C4cTdr-OLWyA9oi4YMkv0DnihF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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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면, 위 - 펜 가는 대로의 놀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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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1T13:58:23Z</updated>
    <published>2025-09-11T13:58: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전 4시경, 새벽을 깨우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그 공기만큼은 향기로워 특별함을 내뿜지만, 존경하는 누군가는 내게 연기를 하고 있다고 꾸짖을 것이다. 그러니 내 역할을 기꺼이 폐기하며.  . . 새벽의 별은 그저 어지럽기만 하다. 은은한 짜증을 숨길 수 없는 무거운 피로, 강렬한 허기를 담은 목마름이 끝까지 차오른다. 내게 필요한 건 깊숙한 수면이지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nKx1tQDZjPKWA2SRTqHmYOr0pT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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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의 두 번째 말레이시아 - 다시, 말라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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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1T14:01:26Z</updated>
    <published>2025-09-11T13:30:41Z</published>
    <summary type="html">2024년 11월의 어느 날, 운명이 허락한다면 돌아온다는 말라카의 풍경은 더할 나위 없다. 습한 온기를 그대로 머금은 찌뿌둥한 몸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걸음걸이만큼 여유로운 그들의 미소와, 부시게도 진한 빛은 잠깐씩 눈을 찡그리게 한다.  리버 크루즈는 여전했지만 한 번의 산책은 역시나 모든 것을 바꿨다. 옛것의 향수가 진하게 풍겨오니 다시 맡게 된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Ou_erNBHKTtUXyHPdVI0cLMMOR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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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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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1T13:12:38Z</updated>
    <published>2025-09-11T13:12:38Z</published>
    <summary type="html">번잡함에 붙들리고 싶지 않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소식들이 오히려 귀에 박힌다. 이리저리 슬슬 거니는 자유로움이 좋았던 건지. 목적은 없지만 이유는 있다. 이보다 더한 호사는 없다. 떠들썩한데 차분하고, 온통 초록이 짙은 곳. 잔잔한 음악까지 깃들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든다. 때로는 온갖 장단이 한데 어우러진, 그 기막힌 소음이 판을 치는 곳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U67h7ytyeY67E_uHGR0HsmqjGV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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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 글을 마무리하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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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1-02T06:35:04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5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렇게 모든 예술이 어우러지는 어느 날 &amp;ldquo;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참 많은 것들이 오고 가는 것 같습니다. 상상이 지피는 온기만큼이나, 사람의 온기는 놀랄 만큼 강렬합니다. 매 순간 자각해요. 문득 떠오르는 제 생각을 들여다볼 때, 저는 그리 따스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합니다. 이렇게나 부족한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렇게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DlCvtN1OHr5HMXgCI58I2gGs61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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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베유 - 서로를 부정하지 않는 우리에게, 애정을 듬뿍 담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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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21T08:20:23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저는 예술을 사랑합니다. 예술은 현실을 잊게 할 만큼 생생해요. 그것은 아마 제가 주의 깊게, 그 어떤 것도 들리지 않을 만큼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겠죠. 너무나 큰 희열이에요! 제게 카메라는 없지만 그 순간을 포착합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만큼, 다른 이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먼 훗날 당신에게 제 우연을 들려드릴 때, 제게 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ocPkCKr7hW9LX3vsdFaYuRBZc6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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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없이 가볍고 싶은 어느 날 - 번잡함 속, 숨겨진 보석 어딘가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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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1T13:43:57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의 얄팍한 신념과는 반대로, 지독히도 끌어안고 있는 것은 말레이시아에서 구입한 노트와, 미학 에세이, 책갈피로 사용하는 선물 받은 엽서 두 장, 그리고 키링. 이건 단순한 내 취향이다.   필사적으로 지키는 취향, 값싼 사치라고 보겠다. 노트의 표지는 거친 감이 있어, 매끄럽지 않다. 매끄러운 것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닌지라 괜찮다. 예술의 흔적은 남기 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8FenLlMw8IhdJLrxT14LAHreLD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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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샘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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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21T08:21:50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황폐함 속 귀한 것을 마주하더라도,&amp;nbsp;그 전부를 담아 가려 애쓰지는 않겠습니다. 무엇이든 전부 담아내려 한다면 반드시 문제가 될 거예요. 그 빛에 눈이 멀어, 제 그릇의 크기를 탓하게 될까 걱정입니다. 그릇은 무언가를 담아내는 고마운 것이지만,&amp;nbsp;그&amp;nbsp;무게를 오래 지니다 보면 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어느 날, 맑음이 주어지면 제 얼룩부터 씻겨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jNASTfcf1tDUpSHhwCUnh30QPV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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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영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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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8-03T06:34:24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어머니, 혹시 저기 보이는&amp;nbsp;돌탑을 기억하시는지요?&amp;nbsp;위태롭지만 견고해 보였던 오래전 그 돌탑이요,&amp;nbsp;얼마 전&amp;nbsp;우르르 무너졌다고 합니다.&amp;nbsp;생각해 보니, 당연히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었더군요.&amp;nbsp;저희는 그 위태로움에 영원을 담아 하중을 더한 것이었지요. 그것은, 견고한 것이 아니라 신비였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위태로웠을까요.&amp;nbsp;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돌멩이들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h0VIuR8kDPPzi9Iplo7Y7WwYCJ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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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퀴퀴한 매연이 풍기는 어느 날 - 다를 게 없는 평범한 회식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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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8-03T06:37:44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단 이 자리에는, 욕을 하는 사람들, 술주정을 하는 사람들, 음주 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상황은 언제나 위태로울 수 있다. 놀라지 말자. 직장동료들은 나는 왜 내 이야기를 하지 않냐고 묻기 시작한다.  반사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 휴대폰을 들여다봐도 답은 없다. 그들은 내가 인정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WrF0JW2KsClBz_NBvatY0gMqjG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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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침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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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8-03T06:39:17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세상의 온갖 진귀함은 숨어있다 하심에 나 반드시 곳곳을 찾아내리라 내비쳤지만 구태의연한 태도라 나무라시어 &amp;lsquo;네 안의 진귀함을 열라&amp;rsquo; 하셨음을요  저를 여는 것은 오롯이 옛것인지라 오랜 시간이 낳은 산물을 보는 것이 낫겠습니다. 이를 만약 케케묵은 산물로 보신다면 침묵을 언어로 여기겠고 흐르는 적막에는 익숙함을 갖겠습니다.  구태여 네 안의 진귀함을 보라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FoedN7G1RR2s_WkCcrfC6OZ1Ax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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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여정 - 여전히 흐릿함을 거니는 어느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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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5T01:33:43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제게는 안개에 휩싸여 보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몰려오는 자욱함에 겁을 먹어 돌아선 지도 시간이 꽤 된 듯합니다. 뿌예지는 시야가 두려워 뒤로 돌아섰지만 우리는 이미 흐릿함을 거닐고 있음을, 그믐날이 되어서야 알았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하늘에 모든 것을 맡깁니다.&amp;nbsp;어쩔&amp;nbsp;줄을 모르는 이 여정에 익숙해지고자 하니. 이곳 특유의, 여유의 본질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M7--c1ZeyJAXyjJJGq71c2cA9I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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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신념 - 비 내리는 어느 쌀쌀한 여름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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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5T01:33:43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고집스러운 생각과는 다르게 제 신념은 너무나 얄팍했어요. 차분하고 견고한 건 유리잔뿐이었고, 선명하지 않았던 칵테일의 색채는 뿌예진 렌즈 탓이었고, 크지도 작지도 않은 얼음은 비교적 정교했어요. 고요함 속 그럭저럭 괜찮은, 은은하게 달콤한 기분입니다. 이 절묘한 조화는 아주 강렬한 향수가 될 것 같아요! 요리는 오랜 시간을 들인 덕인지, 그 어떤 햄버거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MlV4MnUyEhLC4yQ7Mcw7VXo7pF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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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땅이 되고 싶지는 않은 어느 날 - 말라카의 소박한 그늘 아래,  충분히 괜찮은 분위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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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5T01:33:43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매가 익어야 떨어질텐데, 내 고개가 먼저 땅을 반기기 시작한다.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푹푹 내쉬니 보이는 대지. 땅은 무엇보다 견고하지만, 그렇다고 이 땅이 되고 싶지는 않다. 아껴야 할 것이 많은 세상이기에, 나는 이 한숨 또한 아껴야 할 것이다. 한숨은 아끼지 못하는 마음에 대한 변명임이 분명하다. 숨 쉬듯 내뱉는 온갖 한탄들은 그저 하중을 더할 뿐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VGtuqHBhaKzRITDMRCqxSrWIhk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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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그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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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5T01:33:42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본디 지친 몸이라 일컫는 당신의 본체와 아우성은, 역설적이게도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당신의 빛은 결국 그늘을 만들어내기에.&amp;nbsp;그 그늘에 갇혀버리는 터무니함은 너무나 수월할 것이라.&amp;nbsp;고대했던 답신이 오지 않는다면 그 섭섭함 또한 역력할 것이에요. 이러한 허무함에 너그럽지 못할 때가 많지만, 이 편협한 삶이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적당한 나태함이 주어지기도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AnGMJI4SR4ifWY0NbzEBLrk32J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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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흑연 : 종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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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5T01:33:42Z</updated>
    <published>2023-06-15T01:33:42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텅 비어있는 종이는 오늘도 저를 기분 좋게 합니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별거 아닌 여백일 수 있지만, 이 종이에게도, 지녀온 역사와 담긴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종이의 각진 테두리 안에, 모든 게 용서되는 부조리함을 넣어 제 생각을 통제해 봅니다. 위태롭지만, 인식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많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것이, 이 오랜 산물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7fXd_ZlxBWidCpBJEUllbhj-SM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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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의 경이를 마주하는 어느 날 - 새로운 새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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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5T05:09:47Z</updated>
    <published>2023-06-15T01:20:58Z</published>
    <summary type="html">견고해 보였던 돌탑은 이미 무너진 후였다. 생각해 보니,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었다. 이 또한 무너지게 되니 알게 된다. 나는 그 위태로움에 영원을 담아 하중을 더하곤 했다. 이제 보니, 견고한 것이 아닌 신비였다. 놓여있는 돌멩이 하나는 더 이상 보잘것없지 않다. 오랜 세월이 담긴 마음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돌탑을 지켜오던 울타리는 필요가 없어졌다.  붉&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jVL%2Fimage%2FBmXyUFxrcBQ-8yAvQh4v88nvVI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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