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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경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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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작가. 2015년 5&amp;middot;18 문학상 수상. 소설집 「아무도 없는 곳에」, 공저 「그녀들의 조선」, 장편소설「걸똘마니들」가 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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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06-10T11:53:05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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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10</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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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9:14: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소설은 천경자 화백의 모작사건과 위안부 소녀, 지금은 할머니가 된 분들의 이야기입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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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9</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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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4:37:42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7: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공항 직원 도움으로 대기실을 빠져나와 김포공항 버스 정류장 쪽으로 달렸다. 양쪽 다리를 번갈아 떼며 속도를 빨리하여 버스에 올랐다. 막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진동음이 울렸다. 잘 탔나? 최 사장의 문자메시지였다. 탔긴 탔는데 제주도 가는 비행기가 아니라, 법원 가는 버스에 탔습니다. 내가 그린 길례 언니는 가짜이고 Y 화백이 그린 길례 언니가 진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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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8</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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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6:36Z</published>
    <summary type="html">구했어요? 잘 챙겨 넣었는지 모르겠구먼. 빠진 게 있으면 연락하게. 최 사장은 내가 경찰서에서 하룻밤 잔 연유를 묻지 않았다. 위작 논란 때도 그랬다. 자신의 화방을 통해 내 그림이 팔려나갔음에도 최 사장은 모든 것이 기억에 없다는 듯 침묵했다. 삼각지에선 서류 거래를 하지 않았다. 놓고 가게, 하면 끝이었다. 가끔 화방에 들러 그림이 걸려 있지 않으면 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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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7</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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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6:18Z</published>
    <summary type="html">Y 화백은 베트남 위안부를 보며 미쳐서 돌아온 길례 언니를 떠올렸던 것일까? Y 화백이 길례 언니를 그린 연도가 베트남 파견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다음 해였다. Y 화백은 같은 얼굴의 길례 언니를 연작으로 그려 전시했다. Y 화백은 길례 언니 작품을 팔지 않았다. 나는 전시회에서 본 길례 언니를 위작해 팔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위작한 그림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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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레언니6</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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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십오 년간 짓눌러 감추어 온 이름이 불쑥 튀어나왔다. 추앙은 내가 탄 헬기에 오르려고 기를 쓰며 매달렸다. 나는 그때, 그토록 악착같이 매달리는 추앙이 지겨웠다. 나는 추앙을 사정없이 밀쳐냈다. 그때 추앙의 배도 저 여자처럼 불러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있을 때 마음과 떠날 때 마음이 그토록 다르고 변덕스러웠다. 조금 전까지 서 있던 젊은 부부의 모습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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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5</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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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자네 그림은 석채 대신 전복 껍데기를 으깨서 썼지. 작가가 말하지 않으면 감정가들도 구분하기 쉽지 않은 재료였지. 작가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재료였어. 내가 애써 밝히려고 노력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위작이라는 것을 스스로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최 사장은 지금 돌려서 그 말을 하고 있었다. 최 사장은 여관에서 자겠다는 날을 끌고 옹색한 자신의 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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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레언니4</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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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4:54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삼각지 출신 작가다. 이발소 그림을 베낀 실력으로 Y 화백의 작품을 베꼈다. Y 화백의 작품은 정교하면서도 묘한 느낌이 있었다. 그 묘한 느낌을 나만이 흉내 낼 수 있었고, 그 그림이 최 사장 화방을 통해 팔려나갔다. 나는 그때 일을 떠올리며 말없이 곱창을 뒤집었다. 최 사장은 내 잔을 채운 뒤 자신의 잔을 채우며 침묵이 싫은지 혼자 떠들었다. 최 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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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3</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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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4: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삼각지에 도착했을 때는 저물녘이었다. 나는 최 사장의 화방 문을 밀었다. 올 때마다 삼각지 로터리를 돌지만, 막상 들어서는 곳은 최 사장의 화방이었다. 최 사장은 표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 들어왔는데도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다. 반색하며 반기지도 않는데 최 사장 화방은 내 집 들어온 듯 편했다. 나는 일자형 다우닝 소파에 몸을 부렸다. 미술용품 판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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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2</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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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3:22Z</published>
    <summary type="html">길례 언니가 미치기 전엔 나의 우상이었답니다. 길례 언니는 수국꽃 같았어요. 해맑은 표정, 희고 긴 목, 숱 많은 검은 머릿결, 나는 그런 길례 언니를 닮고 싶어 했었죠. 우리는 같은 학교에 다녔고, 길례 언니가 먼저 졸업했어요. 어느 날 길례 언니가 화사한 노란 원피스를 입고 나를 찾아왔더군요. 가난했던 길례 언니는 그런 옷을 처음 입어봤기 때문에 자랑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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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길례언니 - 길례언니 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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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12:36:11Z</updated>
    <published>2023-12-07T08:41:00Z</published>
    <summary type="html">1년 전 Y 화백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듣는 순간, 원한이 내 뼛속까지 파고드는 것 같았다. 깊은 우물 속에 짓눌러놓은 기억들과 지탱해 온 심신이 마른 잎처럼 부스러지기 시작했다. 헛것마저 보였다. 요양차 제주도로 내려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연고가 없는 제주 생활은 섬처럼 설었다. 제주도에 내려간 지 1년 만에 Y 화백의 1주기 추모전을 관람하기 위해 상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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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10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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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08:11:42Z</updated>
    <published>2023-08-03T09:3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글을 쓰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는 동안 북어와 풍채는 지루한 몸을 비틀었다. 풍채는 열쇠 꾸러미를 자꾸만 만지작거렸다. 그때마다 쇳소리가 나서 쓰는 데 여간 방해가 되는 게 아니었다. 북어는 순자가 내온 부드러운 질감의 원두커피를 아끼듯 홀짝였다. 매혹적인 재스민 향이 북어의 찻잔에서 흘러나왔다. 생각할수록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었다. 북어가 찻잔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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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9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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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08:11:42Z</updated>
    <published>2023-08-03T09:3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저것 좀 봐. 노란 개나리꽃이 시루에 담긴 콩나물 대가리 같이 올라왔어?&amp;rdquo; 나는 창밖에 콩나물 대가리처럼 올라온 노란 개나리를 배경으로 사진이 찍혔다. 어떤 사람은 동영상을 녹화했다. 집에 돌아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우스꽝스러운 내 모습이 올려진 사실을 알게 되었다. &amp;lsquo;한철우 교수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amp;rsquo;란 용기를 주는 댓글이 무수히 올라왔다. 창피함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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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8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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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08:11:41Z</updated>
    <published>2023-08-03T09:3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직원이 사라지자 메뉴판을 든 다른 직원이 다가왔다. 가격표를 한참 들여다보던 치파오가 양송이 스파게티 1인분을 주문했다. 2인분을 주문해야 한다고 말하자, 자신은 간병인이지 손님이 아니라고 했다. 양송이 스파게티가 나왔다. 치파오가 포크로 돌돌 말아 내 입에 넣어 주었다. 맛은 괜찮았지만 나는 조금만 먹었다. 접시에 남은 것을 치파오가 깨끗이 비웠다. 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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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7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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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8-03T09:3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치파오는 내게 소설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언제 내 서재에 들어가 책까지 꺼낸 것일까? 나무껍질처럼 까칠까칠한 중국 연변 특유의 음성으로 읽어주었다. 읽는 솜씨가 수준급이었다. 치파오의 어머니는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치파오가 읽어주는 소설을 자장가처럼 들으며 잠들곤 했다. 한날은 갑갑한 기분이 들어 눈을 떠보니 치파오가 내 손과 발가락에 붉은색 매니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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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6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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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8-03T09:36: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임시 간병인 치파오는 부지런했다. 내게 지극정성으로 칫솔질만 해주는 게 아니었다. 매일 나를 씻겼고 내 머리까지 가지고 놀았다. 롯드가 내 머리카락을 세 바퀴를 돌았다. 삼 년 동안 자르지 않아 단발이 된 머리를. 나는 온순해졌다. 무력한 저항에 힘을 쓰지 않았다. 치파오의 무례한 행동에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머리에서 싸구려 약</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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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5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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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8-03T09:3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입에 물고 있는 거품 치약을 치파오의 얼굴에 뱉었다. 치파오가 내 등을 후려쳤다.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채. 물린 데가 몹시 아픈지 울다 웃는 표정까지 지어가며&amp;hellip;. 그 모습이 가엾게 느껴졌다. 순자는 한 번도 가엾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순자는 늘 내게 깍듯했다. 늘 내게 예의를 갖췄다. 뭐든 내게 묻고 행동했다. 교수님, 블라인드를 내릴까요? 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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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4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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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8-03T09:3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는 지금 당신 같은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로봇을 연구하는 박사였단 말을 하려는 겁니다. 지금은 이 꼴이 됐지만 말입니다. 의학적으로 루게릭병이 유전이다, 아니다 명확히 판명되진 않았지만, 유전이 될 가능성 때문에 늘 불안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았던 심정을 이해하시겠습니까? 미래의 저를 보는 것 같았거든요. 제가 죽기 살기로 연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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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3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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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8-03T09:3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 가지 참을 수 없었던 건 그녀가 내게 행하는 무례한 신체접촉이었다. 내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나를 휠체어에 앉혔다. 팔과 다리, 목까지 뻣뻣하게 굳어진 내 육신은 그녀의 팔 힘에 옮겨졌다. 체형에 비해 그녀의 팔 힘은 다부졌다. 그녀는 나를 욕실로 데리고 들어갔고 그녀의 거침없는 손길에 의해 빨가벗겨졌다. 나는 벗지 않으려고 저항했다. 내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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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2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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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3-08-03T09:3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치파오의 본명은 최영님이었다. 순자가 치질 수술을 받느라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나를 임시로 돌보게 된 간병인이었다. 그녀는 간병인 협회를 통해서 왔다. 아내는 나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아무리 임시 간병인이라지만 최소한의 면접은 필요했다. 나에 대한 아내의 애정을 확인하는 하나의 사례였다. 아내는 일일 파출부를 구하듯 성의 없이 일을 진행했다. 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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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치파오 - 제1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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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3-12-07T08:11:41Z</updated>
    <published>2023-08-03T09:36: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 일찍부터 울어대는 수화기를 집어 든 건 순자였다. 치파오가 경찰서에 붙잡혀 있다고 했다. 어젯밤 을지로 상가에서 목걸이를 팔려다 붙잡혔고, 조서를 쓰는 과정에서 그 목걸이를 훔친 게 아니고 나로부터 선물 받은 거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걸려 온 전화였다. 치파오가 절도죄로 붙잡힌 모양이었다. 경찰 두 명이 들이닥치듯 찾아온 건 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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