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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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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일상의 틈에서 흩어진 마음의 결을 조용히 길어 올립니다.잠시 속도를 늦추고, 오래 머무는 여백을 건네고 싶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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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4-07-28T11:57:3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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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그 길 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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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23:02:23Z</updated>
    <published>2026-04-10T23:0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길에는매일 같은 시간에 마주치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이름은 몰랐다.아침은 비슷하게 시작됐다.하숙집을 나서 골목을 내려오면큰길이 이어졌다. 모퉁이 문방구는문을 반쯤 열어둔 채라디오를 크게 틀어 놓고 있었다. 늘어진 테이프 소리 위로어제 들었던 노래가 오늘도 이어졌다.지나가며 고개를 잠깐 돌리면그 소리가 조금 더 또렷해졌다.그 정도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erDyL8Ao0vk-LYKsqdaMNrQaS0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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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처음으로 그것을 믿은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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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11:44:53Z</updated>
    <published>2026-04-10T11:44:53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는 손바닥 위에 놓인 금속을 내려다본다. 작다.둥글고, 얇다. 표면에는 눌린 자국이 있다. 일부러 찍어낸 흔적. 사르디스에서 요즘 자주 보이기 시작한 것들이다. 상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손만 내민 채그 금속을 가리킨다.&amp;ldquo;그걸로.&amp;rdquo; 그는 잠깐 멈춘다.그가 알고 있는 교환은 단순하다. 곡식은 곡식으로,가죽은 가죽으로. 눈으로 보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Q6yhoOKypgs4RIHpZF4LWyIb1q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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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그해 봄, 우리가 듣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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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15:00:26Z</updated>
    <published>2026-04-05T15:0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다시 교복을 입기 시작한 해였다. 셔츠는 빳빳했고,가방은 어깨에서 자꾸 흘러내렸다. 하숙집을 나서 골목을 내려오면큰길이 나왔다. 모퉁이 문방구는문을 반쯤 열어둔 채라디오를 크게 틀어 놓고 있었다.늘어진 테이프 소리 위로신승훈의 &amp;lsquo;보이지 않는 사랑&amp;rsquo;이 흘렀다. 지직거림이 섞여도그대로 흘려보냈다. 가게 앞 병콜라 상자,유리병에 꽂힌 빨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5qhaCPTF3zOeurWKhFHx_gmoPR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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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부제 : 구름을 쫓는 아이 시즌 2) - 덜 무서운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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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06:17:06Z</updated>
    <published>2026-04-05T02:29: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불빛은 오래 남았다. 작은 브라운관 안에서 흔들리던 장면들,자막도 없이 알아들었던 목소리들, 그리고 화면이 꺼진 뒤에도한동안 남아 있던 희미한 잔광.우리는 그 앞에 모여 앉아세상을 조금씩 배웠다. 멀고 낯선 이야기들이었지만,이상하게도 그 안의 감정은 익숙했다.그래서였을까. 어느 순간부터나는 그 화면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그 불빛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xh4KcrgaLJX5SZdu2W95oH6UxC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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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 피라미드를 올리던 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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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21:58:26Z</updated>
    <published>2026-04-03T21:58:26Z</published>
    <summary type="html">돌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밧줄이 팽팽해지고,발밑의 모래가 갈리며 밀려난다.사람들이 몸을 기울여도 돌은 한동안 버틴다.마치 이 자리가 자기 자리라는 걸끝까지 고집하는 것처럼.&amp;ldquo;하나. 둘. 당겨.&amp;rdquo;구호가 떨어지고,여러 몸이 동시에 앞으로 기운다.그제야 돌이 아주 조금 움직인다.그 작은 움직임이이 일을 계속하게 만든다. 사내는 숨을 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Ql9CJg7UcWPD5JDl5F3vuTKO9F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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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왕의 길을 달리던 전령</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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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09:13:57Z</updated>
    <published>2026-03-27T22:18:46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래 위를 달린다. 해는 높고, 공기는 건조하다.  말의 숨이 점점 거칠어진다.  그래도 그는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이 길 위에서는 멈추는 것이 곧 끊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 낮은 건물이 보인다.  길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되는 역참.  그 형태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익숙하다.  그는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곳으로 곧장 들어간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S51s2L6TE_LIhe_sG5egL4E9Tb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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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흙 위에 남겨진 약속</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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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0T16:44:12Z</updated>
    <published>2026-03-20T16:44: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프라테스 강가의 시장은 늘 시끄럽다. 곡물 자루가 쌓이고,염소가 울고,사람들의 말이 그 위를 지나간다. 먼지와 밀 냄새가 섞인 공기 속에서상인들은 손짓으로 값을 흥정한다. 문명은 대개 이런 곳에서 시작된다.조용한 사원보다사람들이 서로의 이익을 계산하는 시장에서. 한 농부가 상인 앞에 섰다.올해 수확은 좋지 않았다.강물이 늦게 빠졌고밭&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Fhp_Xw9kteHyL1c31Dg3Sbf2dP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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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알렉산드리아의 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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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5T01:53:01Z</updated>
    <published>2026-03-14T23:5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두루마리는 생각보다 무겁다. 젊은 필경사는 파피루스를 양손으로 펼쳤다.오래된 두루마리는 조금만 서둘러도 가장자리가 부서졌다.그래서 그는 늘 천천히 움직였다. 갈대펜을 잉크에 찍고문장을 한 줄씩 옮겨 적는다. 누군가 오래전에 쓴 문장을다른 두루마리 위에 다시 남긴다.그게 그의 하루였다. 알렉산드리아의 아침은 시끄럽다.항구에서는배가 들어오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yDk3gETOS14KjpoSMIzZC2Om7T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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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루비콘강을 건너던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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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1T12:08:32Z</updated>
    <published>2026-03-08T04:03:2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강은 작았다. 지금 지도를 펼쳐보면 더 그렇다. 북이탈리아 평야를 가르는, 말 몇 걸음이면 건널 수 있는 얕은 물줄기.  이 강 하나 때문에 제국의 운명이 바뀌었다고 말하면 처음 듣는 사람은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중요한 경계는 종종 그렇게 생긴다. 자연은 사소하고, 인간이 그 위에 얹어 놓은 규칙만 지나치게 무겁다.  기원전 49&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6hbsTGZD2puz1jP9D4aIakQ2W9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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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5. 라스트 오더 - 사유의 끝에서 다시 일상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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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6T23:00:02Z</updated>
    <published>2026-03-06T23: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라스트 오더!끝을 알리면서도, 마지막 한 번은 허락하는 말이다. 불이 조금 낮아진 다방 안에서 그 말이 들릴 때, 우리는 갑자기 시간을 의식한다.더 마실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일어날 것인가.이 연재도 그 자리에 와 있다. 처음 우리는 밥상을 이야기했다.먹는다는 행위가 철학이 되는 순간을 들여다보았다. 돈과 신뢰, 시간과 언어, 기술과 욕망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d1c269FxiHyMZv9gIJIPkYAds_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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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4. 술 한 잔의 문명사 - 이성이 느슨해지는 순간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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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7T23:00:03Z</updated>
    <published>2026-02-27T23: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커피는 사람을 깨운다.차는 사람을 기다리게 한다. 그렇다면 술은 무엇을 하는가. 술은 사람을 풀어놓는다.조금 더 말이 많아지고,조금 더 표정이 느슨해지고,조금 더 숨겨둔 생각이 밖으로 나온다. 문명이 이성 위에 세워졌다면,이성이 잠시 느슨해지는 순간은 문명의 균열일까,아니면 또 다른 작동 방식일까. 인류의 술은 우연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zm4j19JuUw25ARXoB72uG_qLxN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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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3. 아이의 질문 - 대답보다 느린 것이 세상을 바꾼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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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0T23:00:29Z</updated>
    <published>2026-02-20T23: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의 질문은 대개 예고 없이 온다. 식탁 위에서,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서,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 &amp;ldquo;왜?&amp;rdquo;라는 한 음절이 공기를 가볍게 흔들고, 어른은 잠깐 멈춘다. 설명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설명이 너무 많아서다. 말은 준비돼 있는데, 그 말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순간이 있다. 아이는 그 순간을 정확히 찌른다. 질문은 늘 지식을 묻는 척하면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BdkOoQ2QxmauhHoVw8aTuoru4V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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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2. 노인의 시간  - 속도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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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3T23:00:08Z</updated>
    <published>2026-02-13T23: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노인의 시간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느림이다.보행 속도, 말의 속도, 판단의 속도.하지만 느림이라는 평가는 언제나 비교를 전제로 한다.무엇이 기준인지 묻지 않으면, 설명은 분류로 끝난다.노인의 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지 않는다.중년 이후부터 시간의 사용 기준이 서서히 바뀐다.하루를 얼마나 채웠는가보다,그 하루가 몸과 기억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ELxiKrGdQLQL1IxEg4cawGdaxh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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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1. 사랑의 경제학 - 감정의 교환과 소유의 철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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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8T03:20:53Z</updated>
    <published>2026-02-06T15: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랑을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계산의 언어가 스며든다.&amp;ldquo;내가 더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amp;rdquo;&amp;ldquo;이 관계는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아.&amp;rdquo;사랑을 숫자로 환산하려는 의도라기보다, 마음이 이미 어떤 표를 그리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감정은 늘 말보다 먼저 움직이고, 말은 뒤늦게 그 움직임을 정리한다.사실 감정을 교환의 언어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오래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EzddqLIxjaFPdgltPmj1Rb9XuT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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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 서점이라는 우주 - 지식과 사람의 밀도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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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30T15:00:06Z</updated>
    <published>2026-01-30T15: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도시의 밤을 걷다 보면 끝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공간들이 있다.편의점, 약국, 그리고 서점이다.카페처럼 소란스럽지 않고, 도서관처럼 긴장할 필요도 없다.사람들은 말없이 서가 사이를 오가고,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겹친다.밖에서는 상가 하나로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시간이 흐른다.서점은 도시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우주가 된다.서점의 기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fCpy3OkDjMOX2tTF-eo1AFagj-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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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9. 사진 속의 시간 - 잊히지 않는 기억의 기술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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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3T23:00:24Z</updated>
    <published>2026-01-23T23: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휴대폰 앨범을 넘기다, 문득 손이 멈춘다.웃는 얼굴 하나. 배경의 간판 하나. 그날의 빛이 너무 또렷해서 오히려 현재가 흔들린다.사진은 시간을 &amp;lsquo;저장&amp;rsquo;한다기보다, 시간을 &amp;lsquo;불러오는 버튼&amp;rsquo;에 가깝다.  누르는 순간, 지금의 마음으로 과거가 다시 렌더링 된다. 사진이 인간의 기억 방식을 바꾼 건 생각보다 최근의 일이다. 19세기 초, 다게레오타입이 등장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XZ0NcBxiuW2pELZbXvnKjGvvC_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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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8. 책이 금지된 시대 - 불타지 않는 금서, 보이지 않는 검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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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6T23:00:28Z</updated>
    <published>2026-01-16T23:00: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하철에서 휴대폰을 넘기다 보면 가끔 문장이 끊긴 화면을 만난다.&amp;ldquo;이 콘텐츠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amp;rdquo;무엇이 문제였는지, 누가 판단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우리는 잠시 멈췄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이 장면이 반복될수록 오래된 단어 하나가 현재형으로 다가온다.금서.책이 금지된 시대다.금서는 보통 불과 함께 기억된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RgEGbUecOXCNb-iKbI51ErHCfMM"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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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7. 차 한 잔의 문명사 - 기다림을 발명한 음료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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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1-09T23:0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차는 처음부터 &amp;lsquo;마시는 것&amp;rsquo;이 아니었다.그건 삶의 속도를 늦추는 기술에 가까웠다.불에 물을 올리고, 잎을 꺼내고, 잠시 기다리는 일.차 한 잔에는 늘 여백이 필요했다.급하게 들이켜는 음료가 아니라, 시간을 함께 마시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차의 기원은 익숙하게도 중국에서 시작된다. 전설 속 신농이 끓는 물에 우연히 떨어진 잎에서 향을 발견했다는 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1i1-CqDwPp-Ve2uBefhzOGYC1h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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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6. 침묵의 정치학 - 말하지 않음이 선택이 되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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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도시는 늘 소음으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조용해진다. 광장에 사람이 모여도 모두가 말을 하는 것은 아니고, 회의실이 가득 차도 결정적인 문장은 종종 빠진 채 끝난다. 침묵은 말의 부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언제나 선택의 결과에 가깝다. 특히 정치적 국면에서 침묵은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회피이거나 계산이고, 때로는 가장 노골적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5nG_sodNlw8lwt27RJsI32GOkr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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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5. 신을 소비하는 사람들 - 믿음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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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5T15:00:08Z</updated>
    <published>2025-12-25T15: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 &amp;lsquo;신&amp;rsquo;을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예배당이나 사원이 아니다.알고리즘이다. 영상 플랫폼을 켜면 하루에도 몇 번씩 신과 관련된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설교는 30초 요약본으로 편집되고, 수행은 브이로그의 한 장면이 되며, 기도는 자막과 배경음악을 얹은 릴스로 소비된다. 믿음은 여전히 무겁고 오래된 개념인데,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놀랄 만큼 가볍고 빠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4lB%2Fimage%2FfMuuMERUioJQMNbUzEhlskRkji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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