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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냥 하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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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뻔한 위로보다 선명한 직시를 선호합니다.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사유를 조립하고, 일상의 이면과 인간의 구조를 바라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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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2-25T03:42:1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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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 사랑의 모양은 &amp;lsquo;지킴&amp;rsquo;입니다 - 멈출 수 없기에, 오늘 더 단단히 쥐는 것들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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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04:54:45Z</updated>
    <published>2026-04-08T00:0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누군가 소원을 물으면 나는 짐짓 망설인다. 입술 끝까지 차올랐던 '성공'이나 '성취' 같은 단어들은 이내 힘없이 흩어진다. 한참을 고심하다 내뱉는 대답은 결국 하나다.  &amp;quot;지금 이 상태가, 부디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amp;quot;  결핍이 동력이 되어 무언가를 갈구하는 삶도 있겠지만, 내게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나의 간절함은 평온하고 완벽한 순간에 온다.  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TMWjFcB329x-59at4-WvEBwVh5o.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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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짜 비를 들으며 잠드는 밤 - 박제된 빗소리와 나의 조용한 합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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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01:34:43Z</updated>
    <published>2026-03-31T00: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 안의 공기는 건조하고, 정지해 있다. 창밖은 며칠째 비 소식 없는 무채색의 도시였다. 침대에 누운 채 스마트폰의 차가운 유리를 문지른다. 몇 번의 손가락 움직임 끝에 스피커에서 우르릉, 낮은 진동과 함께 후드득 빗방울 소리가 터져 나온다. 화면 속 숫자는 0에서 시작해 허공을 가로지르고, 방의 습도는 여전히 완강하게 마른 자리를 지킨다.  물리적으로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HAm5hf-5M2eXNPmlUvbInBlrwzQ.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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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군가의 속도가 된다는 것은 - 다른 이를 위해 핸들을 고쳐 쥐는 찰나의 사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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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4T00:00:20Z</updated>
    <published>2026-03-24T00:00:20Z</published>
    <summary type="html">빨간 불이 켜진다. 도심의 흐름이 일시정지 부호처럼 멎는 정지선 앞, 나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뗀다. 습관적으로 룸미러를 위아래로 매만지다 거울의 하단 프레임에 걸린 하얀 덩어리에 시선이 머문다. 뒷좌석 카시트 위에 웅크린 채 곤히 잠든 나의 노견이다.  오후의 햇살이 차창을 비스듬히 통과해 녀석의 등 위에 내려앉는다. 예전보다 부쩍 줄어든 살집, 그 위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Zvb5KJSURLxEBrMHstAAcq_HSE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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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빠에게서 바둑을 배운 날 - 좋아하지는 않지만 오래 남은 한 판의 감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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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0T00:00:23Z</updated>
    <published>2026-03-20T00: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은퇴 이후 아빠의 하루는 바둑을 중심으로 흐른다. 탁구를 치고, 친구들과 기원에서 대국을 하고, 집에서는 바둑 TV를 배경음악처럼 틀어둔 채 홀로 돌을 놓는다. 그게 하루를 보내는 하나의 방식처럼 보였다. 정신력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후의 루틴이자, 스스로 선택한 여가생활. 바둑은 아빠의 시간을 지탱하는 몇 안 되는 장치 중 하나였다.  하지만 바둑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gUY9MpY7choH-f7qNOKcQnfyKFw.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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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야가 한 사람에게 멈추는 일 - 배경이던 사람이 고유명사가 되기까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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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8T14:11:57Z</updated>
    <published>2026-03-17T11:09:5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세상을 세밀하게 붙잡기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인식하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시야의 해상도는 늘 낮게 설정되어 있다. 타인의 얼굴은 유심히 살피지 않는 편이라, 구면인 사람도 코앞에 와서야 겨우 알아채기 일쑤다.  종종 가는 야구장은 이런 무심함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소다. 경기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amp;quot;오늘 오신 거 봤어요&amp;quot;라는 DM을 받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BfLjYIBf0icPogMHoqMLIoXy3J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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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세계의 바깥에서 -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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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1T11:05:11Z</updated>
    <published>2026-03-09T23:53: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캐리어 지퍼를 끝까지 열어젖히고 옷가지들을 서랍에 대충 밀어 넣었다. 열 시간 넘는 비행 끝에 몸은 이미 현실감이 희미했다. 짐을 다 풀고 나서야 비로소 정적이 밀려왔다. 낯선 방, 생경한 감촉의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는데 문득 세상의 모든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깨웠다. &amp;lsquo;밀어서 잠금해제&amp;rsquo;라는 문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8rr9-3WpHCLD7yborIpT0jm9b0w.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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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각하고 있다고 느끼는 시대 - 지금 우리가 겪는 건 정보 과잉이 아니라 의미 결핍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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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5T10:06:19Z</updated>
    <published>2026-03-05T10:05:0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모두가 말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amp;quot; 이 문장은 요즘 시대를 가장 잘 요약한 문장일지도 모르겠다. SNS는 시끄럽고 뉴스는 끝없이 스크롤되며, 유튜브는 자동재생된다. 정보는 물처럼 흐르지 않는다. 폭포다. 그런데 그 폭포 속에서, 우리는 단 하나의 문장도 건지지 못한다. 이렇게 많이 보고 듣는데도, 뇌리에 남는 건 거의 없다.  문제는 정보가 너무 많&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URLaDAqL2P5GvgbDGy1_GSgyQl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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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가 내 이름을 대진표에 올렸을까 - 나는 그 경기를 신청한 적이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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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4T00:03:36Z</updated>
    <published>2026-03-04T00: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그쪽이랑 비슷한 결로 작업하시는 분이 한 분 더 있더라고요.&amp;quot;  그 말은 아주 평온하게, 커피잔의 김이 모락거리는 테이블 위로 내려앉았다. 상대는 악의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나를 누군가와 묶어 분류함으로써 이해하기 쉬운 카테고리에 넣으려는 효율적인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안의 아주 깊은 곳에서 작고 기분 나쁜 기계음이 들렸다. 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7uNdJM22ODS_2hkJ0NR_rBvorT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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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엔딩 크레딧으로서의 갈라쇼 - 나를 나에게로 돌려보내는 가장 조용한 용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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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3T23:34:03Z</updated>
    <published>2026-02-23T23:34: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전 올림픽이 폐막했다. 한동안 뉴스와 타임라인을 채우던 이름들이 하나둘 화면에서 사라지고, 메달 집계표도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다시 각자의 속도로 돌아갔다. 출근길의 표정도, 저녁 식탁의 대화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올림픽이 있었던 몇 주가 꿈처럼 느껴지는 그 특유의 공백. 세계는 조금 숨을 고른 것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W0QQ5tuO9QHOmOkf04mOCqg_0g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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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애는 양념이고, 삶은 요리다 - 관계의 균형은 하루의 배치에서 시작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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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2T05:04:43Z</updated>
    <published>2026-02-22T05:01:4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언니, 저 이제 남의 연애 하소연 들어주는 거 못 하겠어요. 진짜 기가 다 빨리는 기분이에요.&amp;quot;  며칠 전, 평소 밝던 동생 하나가 지친 기색으로 털어놓은 말이다. 관계를 끊어내고 싶을 만큼 피로하다는 그 고백을 들으며, 나는 아주 오래전의 나를 떠올렸다.   사실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 타인의 연애 상담을 맡지 않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남의 관계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UJfcl25jnXkb4UxvUGdgjhtiPu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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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촉, 혹은 고해상도의 관찰에 대하여 - 직관이라는 이름의 고해상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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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1T07:40:27Z</updated>
    <published>2026-02-21T07:37: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입으로 &amp;quot;저는 이런 사람입니다&amp;quot; 라고 규정하는 것을 꽤나 민망해하는 편이다. 솔직히 말하면, 속된 말로 좀 &amp;lsquo;짜친다&amp;rsquo;고 생각한다. 그 문장 하나로 설명될 만큼 나는 단순하지도, 그렇다고 확정적이지도 않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타인이 나에게 건네는 칭찬이나 판단조차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혹시 내가 나 자신을 과대평가하게 될까 봐 일단 한 발짝 물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2lijZgOHi4PRKz4Ymkp4e5hzji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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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인생의 버전 관리, 롤백하고 싶은 순간들 - 라이브 서버 위에서 사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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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4T03:07:41Z</updated>
    <published>2026-02-14T02:54:39Z</published>
    <summary type="html">인생에 Ctrl+Z(실행 취소) 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amp;nbsp;아니, 기왕이면 '롤백(Rollback)'&amp;nbsp;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작업하다 문제가 생기면 버튼 하나로 깔끔하게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그 기능 말이다.  그러면 나는 주저 없이 2014년의 어느 여름밤으로 돌아가, 감성에 젖어 SNS에 썼던 그 글을 찢어버릴 것이다. 혹은 지난번 연말 모임 자리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jWXPhFt5ltWhWg4sbfp2rCvGp0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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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억은 선이 아니라 지층이다 - 사라진 날들과 남은 감각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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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0T00:40:41Z</updated>
    <published>2026-02-10T00: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랍을 정리하는 행위는 대개 의도치 않은 과거의 습격으로 이어진다. 먼지 쌓인 2018년의 수첩을 펼쳤을 때, 나는 그곳에서 낯선 타인의 필적 같은 기록을 마주했다. 2월 14일, '치과 2시'. 그날 나는 분명 그 의자에 누워 날카로운 기계음을 견뎌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뇌의 데이터베이스 어디에도 그날의 마취 기운이나 치과의 서늘한 공기는 남아 있지 않&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qiywFfUkXtmCerfd6OpwzhyhE0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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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애매한 스펙의 쓸모 - AI 시대, 이도 저도 아닌 경계인의 생존 기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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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9T06:02:53Z</updated>
    <published>2026-02-06T06: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재직 시절, 미팅을 나갈 때마다 찾아오는 찰나의 정적을 기억한다. 명함을 건네고, 상대방이 내 직함을 훑어보는 그 짧은 1초. 늘 그 순간이 곤혹스러웠다.  &amp;quot;아, 디자인도 하시고 개발도 하시나 봐요?&amp;quot;  상대의 질문은 호기심 반, 의구심 반이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amp;quot;네, 뭐 닥치는 대로 합니다.&amp;quot;라고 얼버무리곤 했다. 스스로를 디자이너라 소개하자니 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jF9a0d0nsaxu8BaqWeJYe-_9Sg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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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춘에 도착한 편지 - 너라는 태양의 궤도를 돌던, 한때의 명왕성에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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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9T11:17:05Z</updated>
    <published>2026-02-04T10:48: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입춘이라는 말에는 이상하게도, 닫아두었던 문을 다시 여는 힘이 있다. 6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정확히 같은 날짜에 쓰인 글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화면 속에 남겨진 것은 2020년 2월 4일의 기록. 그 속에는 6년 전의 내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온도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애잔한 행성이었다. 닿지 못할 태양의 주변을 맴돌면서도, 궤도를 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ax5-v4Fi1du0dmtWJet1LUU8l5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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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장 슬픈 곳에서 가장 따뜻해진 얼굴 - 떠난 이는 말이 없지만, 대신 다정한 연결을 남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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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1T14:18:41Z</updated>
    <published>2026-02-02T07:01: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장례식장에 들어서면 공기가 다르다. 슬픔이 가득 차 있어야 할 공간인데, 이상하게도 사람의 온기가 먼저 느껴진다. 오래 보지 못한 얼굴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있고, 조심스럽게 안부가 오간다. 울음이 지나간 자리에서 웃음이 아주 잠깐 고개를 든다. 그 짧은 순간들이 이 공간을 더 묘하게 만든다.  나는 아빠의 얼굴을 자꾸 보게 됐다. 울음이 지나간 뒤의 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jmfL-0GbZax5VoZoTKORUKL6s-Q.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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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화려한 미혼이 아니다 - 증명하지 않는 삶의 평온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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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8T12:11:27Z</updated>
    <published>2026-01-31T11:57: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몇몇 사람들은 종종 내 일상을 보며 엉뚱한 오해를 하곤 한다. 밤낮없이 일에 매진하는 나를 보고 &amp;quot;성공한 커리어 우먼이나 골드미스가 목표냐&amp;quot;고 묻기도 하고, 반려견을 보살피거나 요리를 해 먹는 모습을 보면 &amp;quot;의외로 아이도 잘 키우고 결혼 생활도 잘하겠다&amp;quot;는 덕담 아닌 덕담을 건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그저 웃어넘기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한다. 나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sn5Qwy8yK29P7v481F_0Drv91b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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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나가는 것들의 윤리 - 붙잡지 않을 때 비로소 선명해지는 찰나의 진실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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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6T23:35:50Z</updated>
    <published>2026-01-26T23:35: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음악이 끝난 뒤에 나는 늘 잠깐 멍해진다. 방금 전까지 분명히 존재하던 것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사라진 자리 앞에서. 소리가 빠져나간 공기는 조금 가벼워지고, 그 빈자리를 굳이 붙잡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순간이 좋다. 남아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한 줄의 음악은 연주되는 순간 사라지기 때문에 감동을 준다. 다시 재생할 수는 있지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q7X5utpLqnYil1qBmhPv0iaZU24.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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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가 미워하는 얼굴들 - 비난으로 드러나는 투사의 심리 구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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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4T14:20:17Z</updated>
    <published>2026-01-24T12:19:54Z</published>
    <summary type="html">타인을 향해 던진 말은 공중에 흩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내 발치에 떨어진다. 누군가를 유독 견디지 못할 때, 그 분노는 상대의 잘못보다 내 안의 해결되지 않은 얼룩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투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굳이 용어를 빌리지 않아도, 우리는 일상에서 타인이라는 거울에 비친 자기 그림자를 본다.  유독 사람들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Yf7-XX_0OPUZDYzFNDcdXOe1bJI.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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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화의 주파수는 같은 페이지에서 맞춰진다 - 대화가 통하지 않는 건, 우리가 다른 층에 살기 때문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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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2T07:54:00Z</updated>
    <published>2026-01-21T12:36: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유상종,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다. 친구든 연인이든 비슷한 사람끼리 묶인다는 뜻이다. 우리는 보통 그 기준을 성격이나 취향, 혹은 외적인 조건에서 찾곤 한다. 말이 잘 통한다거나, 웃음 코드가 맞는다거나,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관계를 설명하려 든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알게 된다. 관계의 유효기간과 대화의 밀도를 결정하는 건 그런 겉&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Gju%2Fimage%2FPVowK9uT7twokNUh9CDoDsbYf3Y.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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