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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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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doremipa</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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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책(서) + 사람(가) = 한 문장 속에 오래 머무는 사람. 이름보다 문장이 먼저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느리게 읽고, 천천히 쓰고 있어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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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3-23T05:35:5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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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필로티 아래의 밤 - 비가 그치던 시간, 주엽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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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5-08-28T17:03: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야장은 비가 와도 크게 젖지 않았다. 주엽역에서 몇 걸음, 콘크리트 지붕 아래로 들어가 테이블을 손으로 쓱 닦고 앉았다. 문에 붙은 영업시간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다섯 시부터 새벽 세 시.  살얼음 낀 맥주가 왔다. 잔을 쥐자마자 손끝이 먼저 깨었다. 첫 모금이 목을 지나가며 오늘의 생각들이 차례대로 가라앉았다.  맞은편 테이블에서는 두 사람이 낮은 목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vXhkCA5_XQ9_DJ_8JsLt-qmFOT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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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이 머무는 층 - 테이스트파크 6층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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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초록의 냄새가 먼저 나를 맞았다. 한 층 전체를 얇게 덮는 향, 차가운 유리와 손바닥 사이에서 미끄러지는 물기. 나는 그 층을 지나갈 수 없었다. 잠시라도 이곳에 머물러야 했다.  주말이었다. 사람들은 줄을 섰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휴대폰을 보거나, 서로의 어깨를 스치듯 지나거나, 무언가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을 기다리는 얼굴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WKDxcrB6fyiEANgUA62730witv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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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원형의 밤, 용산의 손 - 반다이남코 스토어에서 배운 우연의 기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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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에스컬레이터가 층을 갈라 올렸다. 유리 난간에 비친 내 얼굴은 조금 늦은 오후의 색이었고, 위로 갈수록 소리가 커졌다. 캡슐이 서로 부딪히는 가벼운 금속음, 카드를 섞는 손끝의 마찰음, 아이들이 숨을 참는 소리. 리빙파크 6층에 닿는 순간, 나는 작은 별의 궤도로 들어서는 기분이 들었다.  입구를 통과하자 벽 하나가 통째로 작은 우주였다. 가샤폰 기계들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VvlIsPHFc2JXFC9fHGfSXyEXS7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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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창가의 빛은 남아 있었다 - 네온 아래, 느리게 익는 대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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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붉은 네온이 먼저 나를 불렀다.  돌벽 아래로 흐르는 빛. 사람들은 서로의 등을 보이며 웨이팅 키오스크 앞에 번호를 남겼다.  나는 숫자 대신 너의 이름을 떠올렸다. 한 번도 제시간에 오지 않던 사람.  그래도 늘 도착하던 사람. 예약자 호명이 지나가고 알림음이 한 번 더 울렸다. 우리는 같은 시간대를 살지만 각자의 분침을 다르게 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pJBYWPnY1Rpf3g91-VN4hCj9pT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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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 아무 말 없이 냉면을 먹었다 - 입추의 바람과 메밀의 조용한 위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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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7T16:05:21Z</updated>
    <published>2025-08-07T16:05:21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은 유난히 말이 적었다. 같이 간 사람이 그랬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그랬다.  입추가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더운 날이었다. 강남역에서 내린 후 지하로 이어진 통로를 따라 백화점 안으로 들어섰고, 엘리베이터는 한없이 느리게 11층을 향해 올라갔다. 상영 시간도, 약속도, 마감도 없던 날. 그저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움직이고 있었다.  11&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XMPnp-nStvDcAzaWEq4jNeR1LN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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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커피보다 책이 먼저였지만, 결국은 카멜이었다 - 메가박스 옆의 조용한 옮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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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고속터미널역에서 내려와 익숙한 계단을 따라 지하로 향한다. 바람은 멈추고, 대신 책 냄새와 사람들의 낮은 속삭임이 그 자리를 채운다.  영풍문고. 언제 와도 익숙한 이름. 낯설지 않게 쌓여 있는 책 더미들. 그 날도 평소처럼 책을 들여다보던 중, 문득 무엇인가가 나를 끌었다.  '향기'였다. 정확히는, 기억 속 향기.  분명 예전에 신세계 식품관 구석 어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eXSL_jWSonfyLF7TRZWookneT_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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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골목이 끝나는 자리에서 - 더 조용한 여름의 재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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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5-08-04T15:25: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가 그치고, 골목엔 한 겹의 열기가 깔려 있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러나 뭔가 눅진하게 눌러앉는 여름 저녁의 공기.  그는 양복 윗단추를 풀고 왼손으로 목덜미의 땀을 훔쳤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가장 밝은 간판을 향해 발을 옮겼다.  &amp;quot;살얼음 맥주 있어요.&amp;quot;  입구 유리문에 붙은 문구였다. 시원해 보였다. 생각보다도 훨씬.  문을 밀고 들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vdy5Mr55gGtCHq548ZP0j3Hakc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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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빛이 꺼진 뒤에도 - 잠시 사라져도 괜찮은 곳에 다녀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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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3T16:51:11Z</updated>
    <published>2025-08-03T16:5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는 그날 특별히 무언가를 기대하고 나선 건 아니었다. 계절도 시간도 딱히 의미 없던 하루, 낡은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선 건 단지 집 안의 정적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누구의 초대도, 누구의 전화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외롭다고 느낀 건 아니었다. 고요함이라는 건 때때로 소음보다 더 분명한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그는 그 고요를 잠시 내려놓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DibqR56As-Wpqt1QteOAsUEB-l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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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이 떠난 자리에 서점이 생겼다 - 책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 당신이 떠난 자리를 다시 걷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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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1T19:30:25Z</updated>
    <published>2025-08-01T19:30:25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속터미널은 늘 바쁘다. 누군가는 짐을 들고 서두르고, 누군가는 여행을 끝내고 무표정하게 걷는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멈춰 서 있다. 어디로 가는 것도, 어디에서 오는 것도 아닌 채로.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멈췄을 때, 익숙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YONGPOONG. 흰색 간판 아래 조용히 자리한 영풍문고. 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Pr2q0AeDvTVuZUSKXrKxp-BNqI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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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한된 것 앞에서 - 끝이 있다는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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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1T17:18:36Z</updated>
    <published>2025-08-01T17:18:3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오늘은 25인 한정입니다.&amp;quot;  입간판에 붙은 네모난 종이 한 장. 검은 펜으로 눌러 쓴 저 문장이 어떤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사람은 참 묘하다. 원래는 생각도 없던 음식인데 &amp;lsquo;오늘 아니면 못 먹을 수도 있다&amp;rsquo;는 말을 들으면 마음 한쪽이 요동친다.  딱히 특별해 보이지 않아도 한정이라는 단어 하나로 그 메뉴엔 이상한 빛이 입혀진다.  누군가는 무심하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ce29SfOIV25rZFFAfaQWbuEmM6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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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화면이 나를 둘러싸기 시작한 순간 - 씨지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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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30T16:51:54Z</updated>
    <published>2025-07-30T16:51: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화관에 들어서면 나는 늘 한 박자 늦는다. 사람들은 빠르게 자리로 향하고, 나는 잠시 서서 그 공간의 구조를 눈으로 훑는다. 어디에 앉을 것인가. 그건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다.  스크린X는 조금 특별했다. 처음 그곳에 들어섰을 때, 정면만 바라보던 오래된 관람 습관이 조금씩 균열이 갔다.  화면이 옆으로, 위로 확장되자 내 눈도 어쩔 수 없이 좌우를 탐색&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z7twcY-kfPOiiC75ZdLAOXUd8v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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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뜨거운 것들은 오래 남는다 - 일산 벨라시타의 어느 여름 저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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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5-07-30T16:16: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도 어김없이 무더운 여름이었다. 그렇게 더운 날이면 나는 &amp;lsquo;덜 후회할 선택&amp;rsquo;을 고민하게 된다.  무엇을 먹어야 후회하지 않을까. 어디쯤에서 하루를 잠시 눌러 쉬어갈 수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나는 백석역 벨라시타 안으로 들어섰다.  쇼핑몰이라는 공간은 언제나 외부보다 약간은 더 시원하고, 약간은 더 무심하다. 그래서 좋았다.  나는 오랫동안 치킨을 좋&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VsmKr4uHDmGVCqU4Psz8KEk2Lj4.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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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멈춤에 대하여 - 탭 하나로 끊기는 흐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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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ary type="html">언제부턴가 우리는 무언가에 &amp;lsquo;몰입&amp;rsquo;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 문장을 읽다가도 알림이 뜨면 손이 먼저 간다. 영상을 보다가도 다른 영상으로 넘어가는 데는 망설임이 없다. 게임 속 전투 중에도, 다른 창을 열어보려는 유혹은 스스럼없이 따라온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 문득 멈춘다.  화면이, 손이, 시선이. 아니, 어쩌면 흐름이라는 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EI50J2m1g1dTck_g_MXH9sNOLx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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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사람의 도넛을 고르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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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5-07-30T09:28:41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은 비가 오지 않았지만 온몸이 젖어 있는 기분이었다.  오전 내내 마음이 흐트러졌다. 늘 듣던 음악이 평평하게만 들렸고, 코끝에 닿은 커피 향도 감각을 건드리지 못했다.  가을은 끝나가고 있었고, 나는 나를 다시 다잡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도넛이었다. 달콤함이라는 건 가벼워 보여도 가끔은 꽤 깊은 위로를 건넨다.  백석역 근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X_TKya5JxpIs5DOxfc97KdpgHW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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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스 단말기 앞에서 멈칫했던 날, 카드 한 장의 기억 - 단말기 앞에서 들리지 않은 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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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30T08:37:00Z</updated>
    <published>2025-07-30T08:37: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카드를 새로 받았다. 토스뱅크 체크카드.  기존 카드가 마모돼서 기능이 잘 안 먹히던 참이라 앱을 켜고, 익숙한 몇 단계를 지나, 재발급을 눌렀다. 심플한 UI와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익숙한 흐름 속에 의심할 틈은 없었다. 그저 다시, 같은 카드가 올 것이라 믿었다.  며칠 뒤 봉투를 뜯고, 카드를 지갑에 넣었다. 변한 것 없는 카드 한 장. 그날은 그렇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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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다시, 아이유의 세계 안으로 걸어들어간 날 - CGV 용산, 그곳은 극장이 아니라 작은 공연장이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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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30T08:31:28Z</updated>
    <published>2025-07-30T08:31:28Z</published>
    <summary type="html">처음부터 믿지는 않았다. 정면, 양옆, 그리고 천장까지 화면이 펼쳐지는 4면 상영관이라니. 그게 정말 가능한가? 그게 몰입감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날, CGV 용산의 SCREENX는 &amp;lsquo;가능성&amp;rsquo;이 아니라 &amp;lsquo;현실&amp;rsquo;이 되어 눈앞에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유가 있었다. 대형 전광판 속, 무대 위의 모습 그대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이건 단순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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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라지지 않는 단맛에 대해 - 지하철역 근처, 같은 자리의 같은 공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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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30T08:31:23Z</updated>
    <published>2025-07-30T08:31:23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길은 늘 익숙한 것들로 채워진다. 백석역 8번 출구를 나와 두세 걸음이면 도착하는 마크트할레 지하. 나는 이 길을 셀 수 없이 걸었다.  백석역이라는 이름엔 늘 무언가 덜 마무리된 느낌이 있다. 끝나지 않은 말 한 마디, 전하지 못한 마음, 지우지 못한 노트 속 낙서 같은 것들.  그날도 그랬다. 유난히 긴 회의, 쓸데없는 오해, 그리고 하지 않아도 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M6Z3LYtFNcqC9jOfeKAdhLb4R9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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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라임 껍질을 따라가는 밤 - 조용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잔 하나를 비워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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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5-07-30T08:31: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의외의 온기는 자주 아주 작고 사소한 형태로 온다. 이를테면 한밤의 골목 어귀에서, 불이 꺼진 식당들 사이 유독 오래 켜져 있는 전구 하나. 그 아래 작은 의자 두 개가 마주 보게 놓여 있다면, 그건 분명 누군가를 위해 미리 준비된 풍경이다.  그날 밤 나는 그 자리에 끌리듯 앉았다. 누가 남겨둔지도 모를 식탁보가 있었고, 조명 아래 놓인 조그마한 유리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KqY%2Fimage%2FB8ZRt9WxyrDtFE9VrEiKt4Vlzz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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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은 환급의 기술 - 엄마의 장바구니, 그리고 내 생활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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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30T08:31:11Z</updated>
    <published>2025-07-30T08:31:1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장 처음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알게 된 건,엄마가 보낸 카톡 사진 때문이었다.  &amp;quot;이거 뭐니. 전통시장에서 이걸 받는다고 하네.&amp;quot;사진 속엔 색이 바랜 종이 지폐 같은 것이 몇 장,투박한 글씨로 &amp;lsquo;온누리상품권&amp;rsquo;이라 적혀 있었다.  그때 나는 회사 인턴이었고,퇴근 시간마다 혼자 편의점 삼각김밥을 사 먹었다. 식비를 아끼자니 배가 고팠고,배를 채우자니 통장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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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최종제출'을 눌렀다 - 작은 버튼 하나가, 삶의 방향을 바꾸는 데 걸린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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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30T08:31:06Z</updated>
    <published>2025-07-30T08:31: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파트 단지에서 풍겨오는 냄새는 늘 습기와 먼지, 그리고 고요였다. 그 고요 안에 어떤 사람은 삼십 평짜리 인생을 살아가고, 또 누군가는 스무 평의 희망을 꿈꾼다.  서른일곱. 가을이 깊어지던 어느 날이었다.  지인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 사람이 보내온 링크 하나. &amp;ldquo;이거 한 번 넣어봐. 행복주택이라고, 생각보다 괜찮아.&amp;rdquo; 그 한 문장이 그날 저녁 내 식탁</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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