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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피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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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음미하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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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5-03T16:46:4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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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페르소나 2. 알아야 할 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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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7T13:25:18Z</updated>
    <published>2026-04-17T13:25:18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 가지 얼굴로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 고대의 연극에서 배우가 쓰던 가면을 뜻하는 용어, 페르소나. 심리학에서는 상황에 따라 드러나는 사회적 얼굴을 의미한다. 특히 칼 융은 인간이 여러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보았다.   직장에서의 나, 가족 앞에서의 나, 혼자 있을 때의 나, 글을 쓰는 나.   이 모든 모습은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MGXoXiR8RHqjG2HusdLkWhOOQvQ.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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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르지 못한 이름, 년 - 년년년에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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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2T15:40:11Z</updated>
    <published>2026-04-12T15:4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늦은 저녁의 호텔 로비는 비어 있었다.   젖은 우산들이 입구에 기대 서 있고,   바닥에 번진 물자국이   방금 스쳐간 사람들을 대신했다.   조용한 음악 사이로   커피 한 잔을 마주할 사람이   문득 떠올랐다. (간절했다.)   나는, 나의 그녀들을 잠깐 생각했다.   가장 흔한 자리에 앉아 있을 것 같은 미희,   가운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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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피엔이에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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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16:07:58Z</updated>
    <published>2026-04-12T15:06:06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이란 걸 했고, 오늘도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를 마무리했다.   사피엔스는, 아무 일도 없을 때 견디기 어렵다는 사실.   오늘따라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삐뚤어지고 싶었다.   퇴근 후, 마셨다.   몇 모금 넘기고 나면 조금 전까지의 내가 흐릿해지는 게 좋다.   소주 여러 잔 비우고 세수를 하러 간다.   거울 속에, 분명히 이쁜 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WfiGwd_SOJ5j9YtJ6p5RuVfedwE.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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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직'이라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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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17:21:39Z</updated>
    <published>2026-04-10T17:21:39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언니는 아직 안 무너졌어요.&amp;rdquo;   몸을 가지고 지구에 온 인간으로서, 나는 어느 날 TV에서 아름다운 우정을 과시하는 아나운서들의 인터뷰를 봤다.   이제 막 신혼살이 중인 잘생긴 축구선수의 아내. 그 이쁜 선배 아나운서에게 전하는 따뜻한 말처럼 들렸지만,   내겐 묘하게 걸렸다.   &amp;lsquo;아직.&amp;rsquo;   그 말 하나로 사람은 상태가 된다.   무너지기 전의 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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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풍은 끝나곤 했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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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15:45:49Z</updated>
    <published>2026-04-10T15:41:39Z</published>
    <summary type="html">김밥을 먹고 나면 그 뿐. 소풍은 끝나곤 했지.   돗자리를 펴고, 김밥을 꺼내고, 웃고 떠들다 보면&amp;hellip; 시간은 금방 한쪽으로 기울어버린다.   행복이란, 늘 짧다. 길어야 잠깐이다.   인간이 느끼는 그 &amp;lsquo;좋은 순간&amp;rsquo;도 따지고 보면 극히 일부일 뿐. 아마 0.1%.   나머지는 비어 있다. 반복이고, 소모고, 기다림이다.   우주는 더 정직하겠지. 거의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98MsvOpS_IFYX8OCeWLbKp-KBGQ.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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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왜 저러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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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14:54:09Z</updated>
    <published>2026-04-10T15:20: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왜 저러냐. 오늘도.   아직 덜 닳은 건지,   아니면 사는 방식이 많이 다른건지.   아이러니하게도, 감정 노동이 많은 현장에서  사람을 가장 지치게 하는 건 고객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때가 있다.   에너지가 바닥나는 날이면   나는 결국 같은 생각을 반복한다.   언제쯤 같은 공기를 나눌 수 있을까. 언제쯤 덜 부딪히게 될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noG1Gbk1ob5eLycdqg-nXLijuho.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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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뱁새의 눈으로 일하는 하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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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10:25:47Z</updated>
    <published>2026-04-10T10:25: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사건건 이어지는 자잘한 지적과 통제에 시야를 맞추다 보면, 멀리 보는 눈은 점점 사라지고 뱁새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게 된다는 나만의 직장 이론.   뱁새의 눈으로 일하는 하루는 어디서나 통과의례일까.   그 통과의례는 성장일까, 아니면 시야의 축소일까.   처음에는 그저 업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부분을 맞추는 일이 결국 전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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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 그리고 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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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13:10:08Z</updated>
    <published>2026-04-09T13:1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인도에서 지폐를 모으는 하루.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제주, 섬은 생각보다 넓고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는.   호텔 휴무일엔 20분 남짓한 드라이브 거리에서 점심 설거지 알바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손에 쥐는 몇 장의 지폐.   그게 전부인.   나의 제주 일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MD9cbJory3QrAhjeXl1mu71aUmM.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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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그 표정을 알고 있었다 3 - - 3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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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14:32:08Z</updated>
    <published>2026-04-05T14:32: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디서 본 적 있는 얼굴이었다.   낯설지 않은 얼굴이었다.   폭발하는 얼굴, 그리고 그 옆에서 정지한 얼굴.   그 얼굴들은 내가 오랫동안 모른 척해온 시간을 들추었다.   때로 지친 사람은 화를 내고, 그 곁에서 더 지친 사람은 숨 쉬는 걸 멈춘다.   몇 해 전, 아들과 함께 제주에 왔던 여자가 있었다. 혼자 살던 여자였다.   그녀는 여행지 곳곳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rsOOkwV6Jz4pKUFdkDzvc0egspY.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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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그 표정을 알고 있었다 2 - - 2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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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10:06:00Z</updated>
    <published>2026-04-05T10:02: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제주의 초록을 좋아하는 건 나뿐이 아니다. 나는 몰랐다. 이 초록이 품고 있는 것들을.   풀숲에 숨어 있는 벌레들, 거처를 옮긴 대왕거미, 길가를 스치는 뱀들.   프런트도 다르지 않았다. 정중하고 예의 바른 얼굴들만 오가는 곳은 아니었다.   517호 고객처럼.   험악한 얼굴을 장착한 517호 고객이 프런트 대리석 너머에서 고함을 쳐댔다. 3인이 오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cYA0ItIV64TIstY6_r1rdxXRrEc.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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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그 표정을 알고 있었다  - - 1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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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5T09:28:27Z</updated>
    <published>2026-04-05T03:22: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도 프런트에는 적막이 내려앉고 있었다.   로비 밖, 조명 아래에선 야자수가 흔들렸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다섯 팀 대신 비와 바람이 번갈아 들이쳤다.   벚꽃이 다 떨어지면 어쩌지, 내일 낮엔 꼭 사진을 찍어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로비 문이 스르륵 열리며 삼십대로 보이는 딸과 육십대 부부가 프런트로 다가왔다. 응대는 매끄러웠고, 곧 입실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4wFgpVES7UPEsOQD7pVX53AToqU.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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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 일도 없는 시간에 봄이 온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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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15:21:31Z</updated>
    <published>2026-03-29T08:53: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 오후 프런트는 이상하리만큼 고요하다. 잠을 못 자고 나온 날인데도, 졸음보다 먼저 오는 건 이 정적이다.   그런데 지금, 창밖에 깔린 제주의 봄이 굳이 말을 걸지 않아도 속삭임처럼 다정하다.   난생 처음 바질, 채송화 씨앗을 뿌리고, 발아하는 잎사귀를 기다린다. 아직 올라오지 않은 흙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예전의 나는 이런 시간을 견디지 못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l0fkvPYR3E53mq1pEixKFOm9C8A.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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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햇볕이 좋아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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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2T09:43:21Z</updated>
    <published>2026-03-22T09:4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늦은 오후 햇빛을 잡아두고 싶어  사진을 찍었다.  시간은 어딘가로 흘러가고 거울 속 나는 그걸 따라 나이를 먹는다.      반려식물과 함께하는 조용한 집에도      호텔 커피숍    그리고      프런트에서도    사진 속에는 햇빛이 남는다.    그럼 나는 어디에 남을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O-cZTrH4dmXsk3bABRmNBd8tvKE.hei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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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돌대가리 말고, 스키마  - - 지능이 아니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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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6T16:09:58Z</updated>
    <published>2026-02-26T15:59: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실은 울고 싶었다. (소리 지르며 뛰고도 싶었다.)  대신, 퇴근길에 술을 샀다. 이 밤의 원인은 단순하다.  어제는 딸 뻘인 선임 동료에게 깨졌고, 오늘은 지배인 앞에서 엉망인 엑셀 작업을 들켰기 때문이다.  &amp;ldquo;검토해 주세요.&amp;rdquo;  말은 그렇게 해놓고 막상 검토자 옆에선 &amp;ldquo;제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amp;rdquo;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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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금 느리게, 그래도 오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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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2T09:46:09Z</updated>
    <published>2026-02-22T09:46: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6시.  쉬는 시간.  직원 휴게용 객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반쯤 등지고 앉아 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영어 한 문장을 중얼거린다.  아직은 배우는 중. 여전히 서툴고, 가끔은 괜히 불안해서 &amp;ldquo;5월에도 안 잘리면&amp;hellip;&amp;rdquo; 같은 농담을 던지지만.  그래도 오늘의 나는 생각보다 안정적이다.  존중받는 공간에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은 단단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9T-WJpz_JZwpjlZPHbColB1GW1U.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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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3. 오늘은 비우고 - ㅡ 내일은 남기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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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9T15:40:02Z</updated>
    <published>2026-02-19T15:32: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희의 원룸 보증금은 이미 없었다. 집을 빼기 전에 빚부터 빠져나갔다.   카드값, 밀린 공과금, 언제부터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대출 이자.   정리하고 나니 남은 건 없었다. 짐이 줄어든 게 아니라 선택지가 사라진 쪽에 가까웠다.   미희는 부모 집으로 들어왔다. 이혼한 딸이라는 위치는 생각보다 정확했다. 방 하나, 밥 한 숟갈, 그리고 더 이상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BTQVgPsSyb7IC7vmTOPZmBR5qCw.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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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2. 내일부터 쓰면 된다 - ㅡ 여기서는 안 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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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30T12:05:23Z</updated>
    <published>2026-01-30T07:10: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희는 그제야 깨달았다. 오늘도 소설은 못 쓰겠다는 걸.   그 깨달음은 실망도, 결단도 어느쪽과도 닿지 않았다.   냉장고 문이 다시 닫혔고, 기침도 잠시 멈췄다.   미희는 프라이팬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어떤 소설가를 떠올렸다. 왜 하필 그녀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은 대개 이유 없이 찾아왔다.   그 소설가는 가난했고, 아이도 있었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MBhew0vrC9MynnPbOhLFCfzw4y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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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저녁을 통과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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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8T06:20:40Z</updated>
    <published>2026-01-28T05:54:28Z</published>
    <summary type="html">붉은 꽃 핀 나무들이 늘어선 길을 달렸다.  제주의 1월은 노을이 눈부셨다.  신호에 잠깐 멈춰 서서,  핸들 위에 얹은 손을 풀었다.  잠깐의 황홀. 살아 있는 감각.  그리고 바로 뒤따라온 허무감.   아름다움이 클수록,  그게 지나간다는 사실은 또렷해지는 걸까.  저녁을 통과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꺼지는 인생을 향해 달리는 것처럼 슬퍼졌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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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 -1. 냉장고는 왜 자꾸 열리는가 - ㅡ 조건의 부재, 부재의 조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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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8T05:59:36Z</updated>
    <published>2026-01-23T13:24: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미희의 원룸은 부엌과 방의 구분이 희미했다. 현관에서 곧장 침대가 보였고,  침대에서 고개를 조금만 들면 싱크대 위의 컵이 보였다.   남자는 무릎이 나온 바지를  엉덩이에 걸친 채 냉장고 앞에 서 있었다. 바지는 흘러 내리기 직전이었고,  허리는 한 번도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그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iDcI89fWDW7NQwxYiqcvelQFcZ0.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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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3. 도희에게 없는 것  - &amp;mdash; 기준 밖의 세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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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6T09:28:25Z</updated>
    <published>2026-01-16T09:28: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 생일상은 이미 한 번 식었다가 다시 데워진 상태였다. 도희가 퇴근해 들어오기 전까지 기다림은 상 위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언니는 주방과 거실을 쉼 없이 오갔다. 냄비 뚜껑을 열었다 닫고, 접시를 다시 배열하고, 이미 놓인 반찬의 위치를 또 바꿨다.   말도 함께 움직였다.   &amp;ldquo;요즘 진짜 정신없어.&amp;rdquo;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언니는 이미 말을 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RzG%2Fimage%2FOoUp2X9Wc2uWtYSWH_-iciaLu8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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