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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루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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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낡고 늙고 시들고, 작고 여린것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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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7-29T04:58:0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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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하여 - 마지막 밥 한 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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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2T16:22:00Z</updated>
    <published>2025-09-22T16:18: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천종 씨가 떠났다. 골수암. 얼마 전 수술 들어가기 전, 살아서 돌아올지 어떨지 모른다며 밥 한 끼 먹자고 했다. 남편은 태진 씨와 덕명 씨를 태우고 읍으로 나갔다. 그 후로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토요일 새벽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지난 말복, 삼계탕을 끓여 몇 사람을 초대했는데 그날따라 아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2w5bsSvq9MkREN9JpsMnrtX1uL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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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설렘이 이제는 깊고 고요한 평안으로 - 흙으로 마음을 덮으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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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2T11:10:15Z</updated>
    <published>2025-09-22T11:09:3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에서 돌아온 이튿날, 새벽인지 아침인지 분간조차 안 되는 시간, 창밖에서 들려오는 예초기 소리에 잠이 깼다. 귀를 기울이자 규칙적인 엔진 소리가 새벽 공기를 갈랐다. 몸을 일으켜 창을 열었다. 삐걱, 작은 소리를 내며 창이 열리자 서늘한 공기가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공기에는 풋풋한 풀 냄새가 섞여 있었다. 밖은 이미 환히 밝았고, 이웃집 태진 씨가 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Jkn4YdnFtDRgQp9GPaHB6Qov1O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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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절망을 선택하지 않았더니 흙이 나를 새로 빚어주었다 - 삶을 갈아낸 자리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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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2T07:21:07Z</updated>
    <published>2025-09-21T16:48: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월요일 밤에 떠나 일요일 아침에 돌아온 집은 낯설 만큼 고요했다. 대문을 열자 훌쩍 자란 풀이 먼저 우리를 맞았다. 며칠 사이 비가 내렸는지 외발 수레엔 빗물이 제법 고였다. 텃밭의 무 싹은 반쯤만 올라와 있고, 배추 모종 몇 포기는 시들거나 녹아 사라져 군데군데 빈 구멍이 뚫렸다. 집 안의 공기까지 일주일의 부재를 기억하고 있는 듯, 조금은 서늘하고 낯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wVto9jSf7SbgaCkr8mszJz9wkM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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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곳에도 우리가 있었다 -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마치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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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14T09:47:52Z</updated>
    <published>2025-09-14T09:47: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코타키나발루의 하늘과 바다는 푸르고 눈부셨다. 젊은 날의 우리처럼 활기 넘치는 햇살이 모든 풍경을 찬란하게 비추었다. 그 빛은 환하고 생기 있었지만, 어쩐지 우리에게만은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뜨겁다기보다 서늘했고, 반갑다기보다 조용했다. 딸과 사위의 빠른 걸음을 따라가기엔, 우리의 시간은 그보다 훨씬 느리게 흘러갔다.  여행은 시작부터 서로의 리듬을 확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_e3dj9pN-XHW-yvPUfJeoXB2GU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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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토록 사소한 사랑 - 남편의 머리를 매만지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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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31T16:25:19Z</updated>
    <published>2025-08-31T16:19: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편이 교회 갈 채비를 한다. 나는 여느 주말 아침처럼 브러시와 헤어젤을 챙겨 든다. 그의 머리를 매만지는 시간이다.  며칠 전, 헤나 가루에 커피를 섞어 염색해 준 머리카락은 햇살 아래서 부드럽게 반짝인다. 검은 머리엔 색이 잘 들지 않았지만 희끗희끗하던 흰머리는 따스한 갈색으로 물들어 전체적으로 더 단정하고, 은근히 세련돼 보인다. 세월이 지나도 아름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aAiEBcUtdDpSzk4Zgri_v9UtI4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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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말도 사랑이겠지 - 김장배추를 심으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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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1T04:45:28Z</updated>
    <published>2025-08-29T17:53:12Z</published>
    <summary type="html">김장배추를 심었다. 이웃이 100개짜리 모종 두 판을 건네주었다. 옥수숫대 베어낸 자리와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를 심었던 자리를 배추가 차지했다.  심기 시작한 건 어제 오후, 해가 뉘엿뉘엿 기울 무렵이었다. 밭은 생각보다 좁았고, 해는 빨리 저물었다. 결국 오늘까지 넘겨진 배추 심기는 작은 하우스 안까지 손을 뻗게 했다. 봄에 모종 하려고 마련한 그 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PvYYrYyNVJdFdoAytQ8LA3Y35K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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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는 누구나 예고 없이 멈추는 시간을 맞이한다 - 빈집에게 남기는 편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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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1T04:54:41Z</updated>
    <published>2025-08-27T17:37: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끔은 일상의 사소한 습관이 삶을 말해주는 진심이 된다. 나는 외출할 때면 가장 깨끗하고 좋은 속옷을 고른다. 혹시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 때문일 거다.  돌아오는 길이 늘 보장된 건 아니라는 걸 살아오며 배웠다. 그래서 나는 떠나는 순간마다 내 삶의 가장 안쪽을 조용히, 단정하게 매만진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이 며칠 안 남았다. 햇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E00oBEsqNEPgjlPo_8jK7LqzKp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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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곳은 나의 뿌리고, 내 삶이 깊게 스며든 세상이기에 - -마당 끝에 서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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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7T02:49:10Z</updated>
    <published>2025-08-27T02:29:53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당이 좋다. 볕이 쨍한 한낮만 아니면 나는 자주 마당을 어슬렁거린다. 구석구석 둘러보고, 대문 밖 담장 밑도 걸어보고 쭈그려 앉아 잔디 사이 솟은 풀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남편은 종일 마당에서 산다. 할 일이 없을 땐 들마루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느릿한 숨결로 하루를 보낸다.  나의 삶은 언제나 흙냄새와 풀 내음이 스며든 마당에서 시작되었다. 도시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0PwIp91H6LdvUP5K8ZcHNsp--a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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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살핌 없이도 피는 마음 - 풀 속 채송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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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1T05:04:58Z</updated>
    <published>2025-08-26T09:57:27Z</published>
    <summary type="html">베란다 창 아래, 채송화가 피었다. 텃밭 손질하느라 풀조차 매어주지 못했는데, 풀 사이에서도 방긋방긋 웃는다. 제대로 보살핌 한 번 받지 못했어도, 아프다는 말 없이 피고 또 진다.  채송화는 하루가 무척 바쁘다. 아침이면 봉오리가 열리고, 한낮 햇살 아래 활짝 피었다가 해가 기울면 조용히 오므라든다. 피고 지는 그 하루의 순환을 쉼 없이 반복하며, 투정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RylGC6k0AknH43yd-Vy4HOfX5g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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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시, 씨앗 하나에서 시작하기 - 가을을 심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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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01T05:08:04Z</updated>
    <published>2025-08-26T02:3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녁이 되니 비가 쏟아진다. 묵직한 구름 아래, 빗소리는 텃밭을 적시며 하루를 덮는다. 남편이 베란다에 서서 비를 바라본다. 말은 없지만, 표정엔 만족이 그득하다. 비는 텃밭을 위한 축복처럼, 우리가 심은 씨앗들을 조용히 감싸준다.  오늘 무와 순무, 쪽파 씨앗을 심었다. 윤유월 늦더위에 달력을 몇 번이고 넘겨보다 결국 배추는 포기했다. 씨앗으론 늦었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8bLuxGlQSXEENVev6a3cIYgOQp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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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작고 조용한 생명도 언젠가 누군가의 기억을 부른다 - 집 모퉁이 들깻잎</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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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4T16:58:13Z</updated>
    <published>2025-08-24T16:57: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름 끝자락, 텃밭이 웅성댄다. 오이는 늙고, 고추는 벌겋게 물들며, 가지는 어깨를 늘어뜨린다. 생명은 마지막까지 몸을 키워 종자를 남기려 한다. 터지고, 시들고, 농익으면서도 끝내 아름답다.  남편은 넘치도록 거름을 줬다. 땅은 충실히 응답했다. 작은 텃밭은 마치 한철만 사는 정원처럼 넘쳤고, 나눌 곳도, 받아줄 곳도 점점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그는 집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GQv1EN1zvOR2BYWTo7XuprZCwg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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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의 온도를 통과하며 스스로를 빛으로 물들이는 일 - 붉게 익는다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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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3T14:45:33Z</updated>
    <published>2025-08-23T14:39:53Z</published>
    <summary type="html">텃밭 끝자락, 붉게 익은 고추들이 옹기종기 매달렸다. 햇빛을 머금고도 뜨겁다 말하지 않고, 비를 맞고도 젖은 티 내지 않는, 그저 익어가는 데만 온 마음을 쏟는 붉은 고추.  붉은 고추를 보면 우리가 강화에 처음 이사 왔을 때가 생각난다. 다섯 살, 여섯 살 연년생 두 딸을 데리고 서울에서 무작정 귀촌하던 때. 그때 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숙맥이었다. 여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yHfB4c7TzcgvKsa-yrfL4PXFGq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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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지를 말리는 시간 - -선아에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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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3T08:58:18Z</updated>
    <published>2025-08-23T06:36:55Z</published>
    <summary type="html">텃밭 가지가 제철을 맞았다. 햇빛에 반짝이는 보라색 가지들이 줄기마다 탐스럽게 열렸다. 가지를 보면 어김없이 한 사람이 떠오른다. 대전에 사는 선아. 내게는 동생 같은, 아니 친동생보다 더 가까운 글 쓰는 후배다.      나는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란 막내였다. 손 위로는 늘 나를 챙겨주는 언니 오빠들이 있었고, 그래서인지 누군가를 챙기는 일에는 서툴렀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Za_CAzP8sloaoQMbzeq7UtoQUEE"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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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직, 우리의 시간이 이렇게 살아 있다 - A Time For Us</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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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2T09:54:55Z</updated>
    <published>2025-08-22T07:18: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편이 김장배추 심을 텃밭을 곱게 갈았다. 시들어버린 강낭콩이 머물던 자리. 그 자리 위에 다시 푸른 숨결이 내려앉는다. 한쪽에선 아직도 고추와 가지, 토마토, 호박, 들깻잎이 기세 좋게 살아 숨 쉰다. 하지만 곧 그들도 제 자리를 내주고, 뿌리째 뽑혀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계절은 언제나 그렇게, 새것을 품고 낡은 것을 놓아준다.  종일, 로미오와 줄리엣&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z4lRX762Nw4C6VMI353R0ifMp8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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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월을 견뎌낸 것들이 간직한 깊이 - 늙은 오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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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2T03:09:57Z</updated>
    <published>2025-08-22T02:0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낮은 담장 아래,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늙은 오이를 바라본다. 마치 뒷방 늙은이처럼 싱싱한 애오이에 밀려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엔 수많은 시간이 켜켜이 쌓였다.  투박한 껍질, 울퉁불퉁한 겉모습. 짙은 초록의 향기마저 사라져 누군가에겐 낡고 필요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엔 말없이 흘러간 계절의 흔적이, 뜨거운 햇살과 거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jksl1adBkp_9y5m4Bojpszr5UW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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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괜찮아, 지금은 쉬어가도 돼 - 시든 강낭콩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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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2T03:58:06Z</updated>
    <published>2025-08-21T15:16:13Z</published>
    <summary type="html">무더운 여름, 햇볕은 쉼 없이 내리쬐고 나는 며칠 텃밭을 돌보지 못한 채 바쁜 일상에 묻혀 지냈다. 그러던 어느 하루, 문득 텃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고, 바람 한 점 없는 그날, 나는 조용히 멈춰 섰다. 그곳엔 한때 생기 넘치던 강낭콩들이 줄기부터 잎사귀까지 바스러질 듯 축 처져 있었다.  초록빛 잎사귀는 군데군데 마른 갈색으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doBl4D4sY2IW3Ts6UANZIZ70FX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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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나하나 알을 씹으며, 천천히 자라온 시간을 되새긴다 - 키 큰 옥수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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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0T06:09:17Z</updated>
    <published>2025-08-20T03:16:4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해 우리 텃밭의 옥수수는 유별났다. 흙을 헤집으며 심은 작은 씨앗들. 싹은 느리지만 단단히, 그리고 곧게 자라났다. 잎은 하늘을 향해 열렸고, 줄기는 망설임 없이 위로만 뻗어갔다. 마치 땅보다 하늘에 더 이끌리는 아이처럼.  이웃의 옥수수들은 벌써 고운 수염을 드러내고, 노랗게 살 오른 열매를 품었지만, 우리 옥수수는 묵묵히 줄기만 키웠다. 나는 불안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fd8FzpfXjJ5yCi6i-dB_4X6tcH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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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눈앞의 작고 환한 꽃 하나를 바라보자 - 쑥갓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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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21T15:23:12Z</updated>
    <published>2025-08-19T15:51: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싱그러운 봄날, 작은 텃밭 한편에 쑥갓 서너 포기를 심었다. 바람결이 부드럽게 흙을 쓰다듬고, 햇살은 살며시 땅 위에 내려앉았다. 비옥하지도, 넓지도 않은 작은 공간이지만 손끝으로 흙을 고르고, 아침마다 물을 주며 조용히 마음을 담았다.  그렇게 며칠이 흐르자, 연둣빛 어린잎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쑥갓의 향긋한 숨결이 그 작은 잎사귀마다 배었다. 그 잎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XgfuVKjzj3ljEuLWguYadcyJMg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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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햇살 아래 아직 말이 서툰 아이처럼 - 첫 호박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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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8T12:54:40Z</updated>
    <published>2025-08-18T12:54: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아침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일찍 눈을 떴다. 세상은 아직 고요했고, 어제 내린 빗방울이 텃밭 가장자리에 살짝 남았다. 커피 한 모금 마신 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마당으로 나가봤다. 습관처럼 손을 뻗어 나뭇잎을 쓰다듬고, 자라난 풀을 한 움큼 뽑았다.  문득 한 송이 노란빛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남편이 봄에 심어 둔 호박 씨앗에서 피어난 첫 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jlJD-e57WRoflTLqmGD8UwS7n4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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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강과 파랑, 발끝에서 배운 삶의 색 - 노인의 운동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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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17T09:42:49Z</updated>
    <published>2025-08-17T09:35:59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스정류장에서 마주한 풍경 버스정류장 긴 의자에 저녁 빛이 따뜻하면서도 묵직하다. 사람들의 발걸음은 각자의 사정을 품은 듯 바쁘게 지나간다. 나는 그저 무심히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  문득 시선이 사람들의 발끝에 머문다. 옆에 앉은 할머니의 발에는 선명한 빨간 운동화, 조금 떨어진 자리에는 파란 운동화를 신은 할아버지가 있다. 둘은 전혀 모르는 사이처럼 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5RF%2Fimage%2FMMqK_dKOzMztJzgsu1tLRU1RMwI.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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