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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버티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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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오늘도 버티며 나답게 살아갑니다. 언제나 처음인 세상살이를, 글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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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8-03T18:48:44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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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각시붓꽃이 전해준 소식 - 내 것이 아니기에 누리는 즐거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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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2026-05-01T12:49: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만뢰산 자연생태공원.  진천군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주차요금이나 입장료가 따로 없다.   꽃이 좋아서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인파를 피해 조금 한적한 길을 골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생태공원을 가장 바깥쪽으로 끼고도는 길이었다.  사람들의 소음이 멀어질 즈음, 비탈진 흙길 위에 피어 있는 보랏빛 꽃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가까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ollH7Gwmqw764_EuwmEZGY5QWyo"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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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9. 믿는 연습 -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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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9T12:50:06Z</updated>
    <published>2026-04-29T12:5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책을 읽고 글을 쓰며 상우는 조금씩 생기를 되찾았다. 아이는 그렇게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창가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때로는 밤늦도록, 상우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날들이 이어졌다. 그 시간들은 지금까지도 아지랑이처럼 남아 나를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  방구석 은둔청년의 허물을 벗고 이제 막 방 밖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지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JiheGK521X92KBgGklI27LcELp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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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이닉스 맨 - 침묵의 자리에서 중심으로 나아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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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8T13:01:13Z</updated>
    <published>2026-04-28T13:01: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첫날,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나이를 물었다.  가벼운 자기소개로 시작된 질문이었지만, 크리스의 반응은 가볍지 않았다. 그건 무례한 질문이라는 지적에서 시작해, 한국 사회의 유교적 관습을 공격하듯 몰아붙이는 기세가 드셌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날 이후, '하이닉스 맨'은 확연히 달라졌다.  자기 차례가 와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XHN6YUPRYnEtdXNZ7tPyk2xjmu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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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정한 지름길 - 발치에 머문 시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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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5T11:57:16Z</updated>
    <published>2026-04-25T11:57: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중력을 거스르는 일은 늘 힘들다. 그래서 나는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애써 올라가 봤자, 결국 다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이 먼저 떠오른다. 등산로 초입부터 뚜벅뚜벅 걸어 오르는 즐거움을 나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친절한 산이 있다. 굳이 거스르려 애쓰지 않아도, 정상으로 가는 길을 내어주는 곳.  덕유산이 그랬다.  무주 리조트에서 곤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FXwWWrnvqUAV0xh87f2tavhKAO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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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8. 서류의 무게 -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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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2T14:15:16Z</updated>
    <published>2026-04-22T14:15: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성호는 9월의 어느 주말에 결혼하겠다고 했다.  나는 특별히 길일을 따지는 편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날로 자연스럽게 정했다.  결혼을 앞두고 청주에 내려온 예비 신부는 내게 선언하듯 말했다.  &amp;quot;결혼식은 하더라도 혼인신고는 바로 하지 않을 거예요.&amp;quot;  서류의 무게를 따지며 혹시 모를 상황까지 계산에 넣는 모습이었다.  일방적인 통보에 내가 보탤 말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pMTYtBFYgv5sYsdubHMqyDBaUjs"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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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K-연장자 존중 - '복종'인가 '기초공사비'인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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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8T23:39:07Z</updated>
    <published>2026-04-18T23:39: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차갑던 겨울이 지나고 짧았던 봄을 넘어, 새벽 공기가 조금은 쌀쌀한 초여름이었다. 거대한 중력을 지닌 목성이 떠난 그 무렵, 청주의 풍경도 바뀌고 있었다.   하이닉스 공장이 증설되면서 그곳의 직원들이 새벽반의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근무복을 입고 강의실에 들어서던 한 남자는 키가 작고 다부진 체격이었고,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조여 나오는 듯한 약간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5xs-MNe6xZf1UT9xgQtSXR0PT0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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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뜬구름을 잡으려는 내게 - 너는 나의 닻이 되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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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7T00:56:04Z</updated>
    <published>2026-04-17T00:56:04Z</published>
    <summary type="html">배는 바다에 닻을 내려야만 비로소 떠내려가지 않는다. 평온해 보이는 수면 아래에서도 물결은 끊임없이 배의 옆구리를 친다. 그 일렁임 속에서 배는 조금씩 제 자리를 벗어난다.  거대한 덩치와 무게도 부드러운 물살 앞에서 끝내 버티지 못한다.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바다의 순리다.  나의 사고도 그 물결을 닮았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도 문득 스친 생각 하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ZnaQGnTUsluqglGfK4cW5pI08-c"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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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7. 허락 -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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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13:17:10Z</updated>
    <published>2026-04-15T13:17: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병역 대체복무를 마친 성호는 취직과 동시에 다시 서울로 향했다. 혼자 살 작은 오피스텔도&amp;nbsp;하나 마련해 주었다.  어느 쓸쓸하고 비가 추적거리던 겨울날, 나는 아들의 집을 찾았다. 그날 성호는 나를 반기지 않았다. 대신 눈물을 글썽이며 내게 말했다.  &amp;ldquo;엄마, 제가 평생 엄마 말씀 잘 들었잖아. 이번만은 제 말을 들어주세요. 이러다 저 마흔 넘어서도 결혼 못&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ShGNXoFQ-PYL9X2sVDCe_afJJHU"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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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국뽕이 차오를 때 - 그 새벽, 우리는 전사가 되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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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00:53:55Z</updated>
    <published>2026-04-13T00:53:55Z</published>
    <summary type="html">시애틀에는 어째서 그토록 한국에 관심이 많은 기자들이 많았을까.  크리스가 가져오던 《시애틀 타임스》 기사들은 늘 한국의 정치&amp;middot;경제&amp;middot;사회&amp;middot;문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하루도 빠짐없이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수업 시간, 그 대화의 &amp;lsquo;독점자&amp;rsquo; 틈을 비집고 들어가 제대로 한마디라도 해보고 싶었다.&amp;nbsp;크리스의 화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풍부한 배경지식이 필요했다.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nlAg3vQyvz_FEOezGRZBFljiNX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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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너를 기억할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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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13:06:30Z</updated>
    <published>2026-04-10T13:06: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축 아파트 거대한 주 출입구 공사가 한창인 길목에서 나는 발길을 멈췄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름에는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가을이면 갈색 단풍비를 흩뿌리던 커다란 메타세쿼이아가 사라졌다.  짧은 밑동만 남은 나무의 단면 위로 나이테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촘촘하고 굴곡진 그 선들은 나무가 온 몸으로 견뎌낸 비바람과 갈증의 기록이자, 수십 년간 쟁여 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FzEIu8vFwTsdSM74NwfMgmZ1Vp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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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6. 나의 더듬이 -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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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13:31:40Z</updated>
    <published>2026-04-08T13:31: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성호는 수제초콜릿을 만들어 보내던 그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그리고 또 곧바로 소개팅을 통해 다른 아이를 만났다.  이번엔 달랐다.  어디 내놓아도 꿀리지 않을 만큼 학벌도, 스펙도, 외모도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였다.    본래 성호는 독서보다 게임을 즐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방 한편에 부동산과 경제 서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노란 표지의『레버리지』라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2384JCAY7LBgB7Xs-mhCiUgeExA"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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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침묵의 이유 - 디베이트(Debat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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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6T07:51:50Z</updated>
    <published>2026-04-06T07:51: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때가 묻어 빳빳함을 잃은 신문 기사를 손에 쥐고,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번만큼은 부끄럽지 않게, 막힘없이 매끄러운 발음으로 수업의 문을 열고 싶었다. 다행히 '읽는 것'까지는 성공적이었다.  크리스의 수업 방식은 독특했다. 기사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우리 머릿속에 잠자고 있던 생각을 입 밖으로 끄집어내는 방식이었다. 이른바 '디베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pyqTvP1fyrC-fSsxB0BJM1eGYvw"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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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제는 맑은 물만 먹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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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02:28:24Z</updated>
    <published>2026-04-03T02:28: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문을 활짝 열어도 이제는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는다. 겨울이 완전히 물러갔다는 뜻이다.  묵은 먼지를 내보내고, 집 안을 봄 공기로 채운다. 깨끗해진 자리에 봄을 들이려고 내가 향하는 곳은 늘 화원이다.  생화를 보기 좋게 꽂아두는 것도 좋지만, 그 시간은 너무 짧고 손이 많이 간다. 그에 비해 서양난은 화려한 모습으로 공간을 채우며 오랜 시간을 견뎌준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m_3GrU_4wWuMGEyNaelGKzPcUG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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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5. 추억처럼 말했지만 -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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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1T08:47:25Z</updated>
    <published>2026-04-01T08:47: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대학 생활을 마친 성호가 집으로 돌아왔다.  식구가 다시 모두 모여 살게 된 것이 좋았다. 큰아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그저 든든했다.  성호가 빛을 들고 들어온 것처럼 집안의 분위기가 한결 밝아지고, 더 따뜻해진 것 같았다.  그때까지 군복무를 하지 않았던 성호는 대체복무로 청주 근교로 출퇴근을 했다. 어릴 적부터 사이가 좋았던 성호와 상우는, 예전처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dG9riJO0LGccdJs4IIFATTPzr0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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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이킹의 후예와 단군의 후예 - 창피함이 불러온 투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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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06:59:33Z</updated>
    <published>2026-03-29T06:59: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스로를 바이킹의 혈통이라고 소개하던 미국인, Chris. 그는 내가 영어라는 세계를 탐험하며 가장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던 선생님이다. 뿌리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이 넘치던 이 청년은 외모부터 강렬했다. 은빛에 가까운 백금발이 눈썹과 속눈썹에까지 눈가루처럼 내려앉아 있었고, 그리 미남은 아니었지만 눈빛만큼은 늘 영리하게 번뜩였다.  새벽반의 문을 열고 들어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pfDj3GAoQrqyDSQgyL4a6hOmiQ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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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착하지 않을 빛을 기다리며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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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7T09:19:07Z</updated>
    <published>2026-03-27T09:19:07Z</published>
    <summary type="html">76년 만에 헬리혜성이 지구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족들은 모두 무심히 지나쳤지만, 나는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했다. 아나운서가 뱉은 '오늘 밤'이라는 말은, 우주가 나에게 건넨 은밀한 약속처럼 들렸다. 오늘 만나지 못하면,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약속.  혜성.  태양의 중력에 붙들려 있으면서도 끝내 먼 우주로 달아나는 그 당돌함이 좋&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A3ZgUqT5nSsMwnwgCP5XghtWED4"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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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4. 모르는 척 찍은 사진 -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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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5T12:10:05Z</updated>
    <published>2026-03-25T12:1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성호는 서울에 있는 친정에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주말에 집에 내려오던 아들의 머리카락 색은 늘 낯설게 바뀌어 있었다. 어느 날은 연한 갈색으로, 어느 날은 노란색으로. 마치 그동안 억눌려온 시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듯, 아이는 온몸으로 자유를 드러내고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배시시 웃는 눈. 제법 멋을 부리며 젊음을 즐기는 모습이&amp;nbsp;대견하면서도, 이상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OkW7ao-sm0SOY99M7m6ncfBxBL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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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화의 독점자 - 목성이라 불리는 남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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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2T10:20:51Z</updated>
    <published>2026-03-22T10:20:51Z</published>
    <summary type="html">영하의 기온을 뚫고 새벽을 가르며 학원으로 향했다.  골목은 늘 주차 전쟁이었고, 그날도 빈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비탈진 길에 간신히 차를 세우려는 순간, 타이어는 얼어붙은 지면 위에서 마찰력을 잃었다.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겨도 소용없었다. &amp;lsquo;스르륵&amp;rsquo; 미끄러졌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앞차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다.  그날은 내가 처음으로 &amp;lsquo;Free Tal&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4CFdgOJPRaFVERcjSu3A7Bm6MpI"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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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요를 듣는 법 - 덜어낸 뒤에야 들리는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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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9T15:15:33Z</updated>
    <published>2026-03-19T15:15: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느 해인가, 봄이 찾아오는데도 내 마음은 거꾸로 깊은 겨울을 향해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유난히 차갑고 시린 계절이었다. 나무줄기마다 꽃봉오리가 속살을 밀어 올리던 날들, 나는 마치 그 봉오리가 된 것처럼 껍질을 벗겨내는 통증에 시달렸다. 가만히 있으면 뇌는 고장 난 라디오처럼 주파수를 찾지 못해 웅웅거렸고, 전원을 끄지 못한 채 밤새 헛돌았다. 형체 없&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qZF1qYsbFAmAklLom9-8vGzc_7Q"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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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 기다리는 법 -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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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8T10:31:55Z</updated>
    <published>2026-03-18T10:31:55Z</published>
    <summary type="html">군대에서의 시간은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것 같다고 상우는 말하곤 했다. 그 영겁 같던 시간이 흐른 뒤 상우는 제대했다. 입대할 때보다 체중이 늘고 근육도 단단해져 한결 늠름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상우는 군대에서 이루어낸 변화를 이어 가려 애썼다. 몇 가지 홈트레이닝 장비를 온라인으로 주문했고, 끼니를 챙기며 단백질과 영양 보충제도 먹었다.  장비가 도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6GI%2Fimage%2FbxElLnFhFt7k0bM9xR9fLILsu6Y"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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