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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승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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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읽고 싶은 글을 씁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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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09-25T20:44:5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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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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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7T10:00:01Z</updated>
    <published>2026-04-17T10: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그럼&amp;hellip;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amp;mdash;&amp;rdquo; 머리카락 하나 없이 매끈한 정수리 위로 거뭇한 검버섯이 피어 있는 노교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현은 이미 가방 지퍼를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를 마쳤다. 강의실 곳곳에서 의자가 밀리는 소리가 이어졌지만, 현의 움직임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빨랐다. 교수의 마지막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현은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amp;ldquo;</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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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맞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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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10:00:02Z</updated>
    <published>2026-04-13T10: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정은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뒤 침대 위에 몸을 웅크린 채 몇 번이고 뒤척였다.&amp;nbsp;양팔로 배를 감싸 안은 자세였다. &amp;ldquo;아&amp;hellip; 아파&amp;hellip;&amp;rdquo; 끊어지듯 새어 나오는 낮은 신음이 방 안에 가라앉았다. 그 소리는 작았지만, 공기 전체를 무겁게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처음 일주일 동안 유정은 화장실을 갈 때마다 아래로 떨어지는 핏덩이들을 마주해야 했다. 욕조와 변기 위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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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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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0T10:00:02Z</updated>
    <published>2026-04-10T10: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관 앞에서 유정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었다.&amp;nbsp;문턱 바로 앞에 놓인 발끝이 바닥에 닿은 채 멈춰 있었는데, 마치 낯선 집의 공기를 먼저 살피려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그 망설임이 너무 오래 이어지자, 현 역시 괜히 목이 마른 사람처럼 침을 삼켰다. 현은 말없이 유정의 짐가방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먼저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 옆 바닥에 조심스럽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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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재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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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6T10:00:01Z</updated>
    <published>2026-04-06T10: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은 동기들과 대학로 부대찌개 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 앞 정류장에는 통학하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 익숙한 풍경이었다. 공강엔 도서관 책상에 얼굴을 묻고 쪽잠을 자야 했고, 수업이 있는 날엔 몇 시간 전부터 집을 나섰다. 출퇴근 인파에 휩쓸러 집에 돌아오면, 몸은 물에 젖은 스펀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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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탄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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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3T10:00:01Z</updated>
    <published>2026-04-03T10: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른한 오후였다. 햇빛은 거실 창을 느리게 넘어 들어와 소파 끝에 엎질러져 있었고, 집 안에는 한가한 적막이 흘렀다. 소파에 반쯤 누운 채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던 이모는 휴대폰 화면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거실 한쪽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다가왔다. &amp;ldquo;이모&amp;hellip;&amp;rdquo; 작게 부르는 목소리였다. 며칠 동안 방 안에 틀어박혀 그림자처럼 지내던 유정이 먼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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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임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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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0T10:00:01Z</updated>
    <published>2026-03-30T10: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정을 끝없는 벼랑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은, 더 이상 그날의 기억 그 자체가 아니었다.&amp;nbsp;진짜 두려움은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을지도 모를 그날의 흔적이었다. 이미 지나갔다고 믿고 싶은 그 밤이, 몸속 어딘가에 남겨진 채 조용히 시간을 타고 자라나고 있다면 어떡할까.&amp;nbsp;언젠가 그것이 형태를 갖추어 다시 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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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침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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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7T11:00:02Z</updated>
    <published>2026-03-27T1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 이후, 유정은 조금씩 세상에서 멀어졌다.&amp;nbsp;바깥바람 한 줄기 들이지 않은 채 방 안에 웅크려 있었고, 식사마저 자주 건너뛰었다. 집 안에서 그녀의 움직임은 점점 줄어들었고, 마치 자신이 사라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숨만 붙들고 있는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잠조차 유정에게는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amp;nbsp;간이침대에 누우면 낮 동안에도 흐릿하게 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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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침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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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3T11:00:02Z</updated>
    <published>2026-03-23T1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정이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모부도, 이모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빈 거실에 늦게 들어오는 유정을 배려한 듯 불이 은은히 켜져 있었다. 유정은 조심스레 발소리를 죽이며 공부방으로 향했다. 씻고 싶었지만, 자칫 화장실을 사용하다 옆방의 민종을 깨울까 망설여졌다. 망설임 끝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유정은, 침실에서 민종이 친구와 통화하는 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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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외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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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0T11:00:01Z</updated>
    <published>2026-03-20T11: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산 너머 송전탑 위로 붉은 해가 천천히 기울 무렵, 유정과 가족은 동네 고깃집으로 향했다.&amp;nbsp;유리문을 밀고 들어가자 연기와 기름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얼굴을 덮쳤다. 불판 위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는 소리, 테이블마다 터져 나오는 웃음,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가 뒤엉켜 저녁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민종은 유정의 옆자리에 앉았다.&amp;nbsp;두 사람 사이에는 팔 하나 들어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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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민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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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6T11:00:02Z</updated>
    <published>2026-03-16T1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정은 모의고사를 치른 민종이 주말에 이모부의 차를 타고 집으로 내려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괜히 심장이 한 번 덜컥 내려앉았다.&amp;nbsp;기숙사에 들어간 뒤로는 귀찮아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공부에 치여서인지 좀처럼 집에 오지 않던 민종이었다. 이모는 &amp;ldquo;공부하느라 바쁜가 봐. 요즘엔 연락도 잘 안 돼.&amp;rdquo; 하고 섭섭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지만, 이번엔 웬일로 먼저 집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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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낯선 일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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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3T11:00:02Z</updated>
    <published>2026-03-13T1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모부는 주말이 아니고서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amp;nbsp;평일 저녁이면 이미 식탁은 정리되어 있었고, 이모부의 자리는 늘 반쯤 비워진 컵과 신문 한 장만 남긴 채 조용히 비어 있었다. 그래서 유정은 이 커다란 집을 이모와 단둘이 점유한 듯한, 묘하게 부유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소리는 적었고, 발자국은 멀었고, 집은 필요 이상으로 넓었다. 이모의 삶은, 유정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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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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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9T11:00:03Z</updated>
    <published>2026-03-09T11: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로, 윤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유정은 몇 번이고 그 긴 복도를 달렸다. 문이 하나쯤은 있을 거라 믿으며, 어느 순간에는 선수 대기실이 열리고 윤이 익숙한 표정으로 걸어나오리라 기대하며. 그러나 마주한 것은 늘 같았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문 하나 없는 복도. 천장도 벽도 희미하게 흐려져 경계가 사라진 공간. 발소리만 메아리처럼 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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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졸업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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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6T11:00:03Z</updated>
    <published>2026-03-06T11: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은 땅이 팽팽 도는 듯한 숙취 속에서 겨우 발을 떼어, 졸업식이 열리는 체육관으로 향했다.&amp;nbsp;속이 빈 북처럼 울렸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머릿속에서 둔탁한 파동이 번졌다. 어제의 술 냄새가 아직 목 안쪽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평소 밋밋하던 체육관 벽은 오늘만큼은 각종 현수막과 플래카드로 요란하게 치장되어 있었다.&amp;nbsp;&amp;lsquo;빛나는 졸업을 축하합니다.&amp;rsquo;&amp;nbsp;&amp;lsquo;새로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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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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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2T11:00:02Z</updated>
    <published>2026-03-02T1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버스에서 막 내린 현의 눈에, 멀리서 익숙한 남색 더플코트를 입은 용빈의 모습이 들어왔다. 삼촌에게 대학 입학 선물로 받았다는 그 코트는, 보통 남자라면 무릎을 살짝 넘기는 기장일 테지만 작은 체구의 용빈에게는 발목 언저리까지 내려와 어딘지 모르게 우스꽝스럽고 또 사랑스러웠다. 두툼한 코트 자락이 바람에 느릿하게 흔들릴 때마다, 현은 그 모습이 어쩐지 현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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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재 (不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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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7T11:00:01Z</updated>
    <published>2026-02-27T11: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능이 끝나자 학교는 급격히 수축된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amp;nbsp;축소 수업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오전 수업만 하고 귀가하는 일정에서 &amp;lsquo;수업&amp;rsquo;이라 부를 만한 건 거의 없었다. 칠판은 깨끗한 채로 남아 있었고, 교과서는 가방 속에서 꺼내지지도 않았다. 교실 안에서는 시내의 어느 술집이 싸고 괜찮다는 둥,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가 언제냐는 둥, 이미 학교 바깥을 향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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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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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3T11:00:01Z</updated>
    <published>2026-02-23T11: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현은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학원까지 들른 뒤, 날이 완전히 저문 시각에야 집에 들어섰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집 안은 숨을 죽인 듯 고요했고, 거실 한가운데 스탠드 하나만이 노란 불빛을 켜 둔 채 어둠을 붙잡고 있었다. 그 불빛 아래 소파에 앉은 아버지의 실루엣이 천천히 눈에 들어왔고, 현은 평소라면 이미 불 꺼졌을 시간에 그 자리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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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검안실 - 절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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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0T11:00:02Z</updated>
    <published>2026-02-20T1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경찰은 수색을 이리저리 다니기보다, 어떻게든 단서를 얻어보려는 듯 유정에게 수없이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유정의 몸은 먼저 반응했다. 심장이 한 박자 먼저 내려앉고, 손바닥에 식은땀이 배었다.&amp;nbsp;&amp;ldquo;어머니가 자주 가던 곳이 어딘가요?&amp;rdquo; 하고 묻는 경찰의 말에, 유정은 &amp;ldquo;글쎄요... 집을 잘 안 나가셔서요...&amp;rdquo;하며 머리만 긁적였다.&amp;nbsp;그 대답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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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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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6T11:00:00Z</updated>
    <published>2026-02-16T11: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이 시작되었다.&amp;nbsp;달력을 넘기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집 안의 공기가 먼저 변했기 때문이다. 난방을 켜지 않았는데도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코끝이 얼얼했다.&amp;nbsp;엄마가 집에 들어오지 않은 지도 어느덧 닷새째였다. 유정은 불을 끈 채 엄마의 방 안에 앉아 있었다. 스위치를 켜면 모든 것이 확정되어 버릴 것 같아, 일부러 어둠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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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 누구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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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3T11:00:01Z</updated>
    <published>2026-02-13T11: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게 마감 전이었다.&amp;nbsp;유정은 허리를 깊게 굽힌 채, 솥 바닥에 눌어붙은 떡볶이 양념을 수세미로 긁어내고 있었다. 쇠솥을 긁는 소리가 밤공기처럼 낮고 거칠게 울렸다. 팔꿈치 안쪽이 욱신거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때 바닥을 쓸기 위해 의자를 탁자 위에 올려놓던 사장이 동작을 멈추고 말했다. &amp;ldquo;유정아, 고무장갑 끼고 해라. 아가씨 손 거칠면 되겠나.&amp;rdquo; 사장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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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경기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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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9T11:00:02Z</updated>
    <published>2026-02-09T11: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 이후, 유정은 좀처럼 깊은 잠에 빠지지 못했다. 잠자리에 누우면 눈을 감는 행위 자체가 위험처럼 느껴졌다. 잠든 사이, 통제되지 않는 어떤 틈이 열리고 그 틈으로 무언가가 스며들 것 같았다. 몸을 비운 순간, 다시 그것이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맡에 앉아 밤새 떠나지 않았다. 눈을 깜박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의식을 붙들고 있는 것이 곧 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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