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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모효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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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momohyojin</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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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일상의 한 장면을 오래 붙잡아 두었다가 시간이 지나서야 의미가 드러나는 순간들을 기록합니다. 특별하지 않은 사건 속에서 우리가 서로 닮아가고, 위로하고, 성장하는 순간을 담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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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04T15:25:03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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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부] 아무나가 아니면 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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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7T11:27:13Z</updated>
    <published>2026-03-07T11:21: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원장님이 출근하기 전부터 나는 먼저 와있곤 했다.  그날도 나는 원장님보다 먼저 와서 복도에 서 있었다. 밖을 내려다보며 기다리는데, 원장님이 나를 발견하고 이름을 크게 부르셨다.  그날따라 원장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일이 금방 끝났다. 인사하고 서둘러 퇴근하는 나를 원장님께서 붙잡으셨다.  &amp;quot;최쌤, 나랑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요?&amp;quot;  그날은 원장님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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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부] 취업증명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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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6T21:45:03Z</updated>
    <published>2026-03-06T21:45:03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겨울, 나는 앓고 아팠다.   그래서 한 해가 더 지나서야 나는 대학에 갔다. 원하던 곳인지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다.  원하고 원하지 않고가 없었다.  성적에 맞는 곳에 원서를 넣었고, 합격했고, 입학했다. 그렇게 또 한 번 &amp;mdash; 질문 없이 다음 자리로 이동했다.  4학년 즈음, 취업증명서가 필요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취업계를 내려면 재직 중이라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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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질문 받지 못한 시간들 - [마지막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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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7T08:55:06Z</updated>
    <published>2026-02-17T08:55: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능 당일, 나는 엄마에게 죽을 싸달라고 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1교시 언어영역 시간, 지나가던 배추 장사의 스피커 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때 내가 그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어도 되었을까. 그 때문이었나.  수능 시험장을 나와 교문을 지나 어둑해진 골목을 걸을 때, 나는 또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수능을 치고 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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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좋아해와 사랑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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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7T10:19:20Z</updated>
    <published>2026-02-07T10:19:20Z</published>
    <summary type="html">like와 love에 &amp;ndash;ly만 덧붙여도 우리는 그 차이를 감각한다.  좋아하는 일(like)은 늘 &amp;lsquo;가능성이 있는(likely)&amp;rsquo; 일이었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시도해볼 용기를 얻었다.  그 무언가를 좋아해본 적이 있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바라던 가능성을 좇아 헤매기도 하고, 찾기도 하며, 끝내는 그곳에 머물기도 했다.  그리고 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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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질문지에 없던 선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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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17T08:55:37Z</updated>
    <published>2026-02-04T11:04:22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선택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청평으로 떠나오기 전, 담임에게 법대에 수시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던 일과 상록실에서 밀려난 일까지. 그 모든 것이 내가 묻지 않은 질문지에 누군가 대신 표시해 둔 답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청평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그 선택들은 결국 내가 내린 것이었고, 그 선택을 가장 많이 감당하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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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래서, 네 이름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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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7T15:02:17Z</updated>
    <published>2026-01-27T15:02:17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3이 된 그해 여름은 유난히 견디기 힘들었다.       상록실이 아닌 교실에서 야자를 마치고 학교 언덕을 내려오는 순간까지 견디기 힘든 일은 많았지만,   무엇보다 버거웠던 것은 특반에서 밀려난 나 자신이었다.       &amp;ldquo;효진아! 나 여름방학 때 학교에 안 나올 것 같다.&amp;rdquo;       도망치듯 하교하던 나를 친구 현정이가 붙잡고 말했다. 내가 의아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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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내 지워버린 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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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1T16:11:55Z</updated>
    <published>2026-01-21T16:1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보고 싶다는 말 대신에 밤이 깊었다고 쓴다.  외롭다는 말 대신에 별이 많이 떴다고 썼다.   하지만 이미 누가 써버린 말일까 봐  이내 지워버렸다.   그럼 그냥 보고 싶을 땐 보고 싶다고 쓰면 되나. 외로울 땐 외롭다고 하면 되나.   정말로 그래도 되나.   그래서 다행이면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보고 싶다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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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말 대신 시선으로, 평가 대신 침묵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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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0T15:16:51Z</updated>
    <published>2026-01-20T15:16:5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재미있어? 김진명 소설은 정치색이 너무 편협한 것 같아서 읽기 좀 그렇던데.&amp;rdquo;       그 무렵 나는 아버지 책장에 꽂혀 있던 김진명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고 있었다.   아버지의 책들은 가끔 내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 쓰였다. 문제집에서 눈을 떼고 싶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손이 가는 쪽이 늘 그 책장이었다.       민지는 내가 어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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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록실 25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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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3T15:02:23Z</updated>
    <published>2026-01-13T15:0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작년 겨울, 2학년 6반 앞문을 열고 들어온 담임의 서류 파일 사이로 11월 모의고사 성적표가 한아름 꽂혀 있었다.       &amp;ldquo;32번~ 정민지&amp;rdquo;       민지는 2학년 때 우리 반 반장이었다. 학교에서는 다들 민지를 서울대에 보낼 거라고 말했다. 민지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아이였다.   1번부터 불리던 번호는 순식간에 반장의 차례가 되었다. 거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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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교시가 끝난 어느 여름&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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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07T11:15:14Z</updated>
    <published>2026-01-07T11:15:14Z</published>
    <summary type="html">7교시가 끝난 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법대에 수시 지원을 하겠다고 담임에게 말하고, 4층으로 올라가 터덜터덜 교실 뒷문을 열었다.  그 무렵 여고의 고3 교실은 늘 난장판이었다. 전문대 수시에 합격한 무리들은 오빠들을 만나러 간다며 교실 뒷문 거울 앞에 모여 달궈진 고데기로 머리를 말고 있었다. 나는 그 무리를 한심하다는 듯 힐끗 보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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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하굣길 천 원과 아버지의 기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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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06T14:57:44Z</updated>
    <published>2026-01-06T14:57:44Z</published>
    <summary type="html">4교시를 마친 토요일 오후,  효진이의 하굣길은 늘 비디오 만화책 대여 가게로 굽어 있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친구 채영이가 즐겨보는 이토준지의 만화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결국 지난번 읽다 만 『안녕 자두야』를 떠올리며 가게 문 앞에 섰을 때, 벽에 붙은 신간 영화 포스터가 눈에 박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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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의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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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06T14:55:44Z</updated>
    <published>2026-01-06T14:55:4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대전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는 50대 여자 원장입니다. 제가 너무 원하는 공부방의 모습이라 혹시 컨설팅 내지는 상담받을 수 있는지 여쭤봅니다.&amp;rdquo;  그 디엠을 받았을 때, 나는 잠시 화면을 내려놓았다.  이 메시지를 받은 시기는 25평 남짓 공부방에 아이들이 빽빽하게 앉아 있던 때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 무슨 말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먼저 든 생각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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