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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괜찮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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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okperson</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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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20년 차 시각 디자이너가 퇴사 후 나를 찾아가며 느낀 것들의 기록. 불완전하지만 그냥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야기.</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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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05T08:03:3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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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이 - 발음 나는 대로 읽어주세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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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2T10:25:23Z</updated>
    <published>2026-04-22T08:45: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언젠가부터 여기저기 시선이 닿는 곳마다 지렁이 같은 것이 꿈틀대며 따라온다.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라서 몇 년째 지켜보고 있었는데, 슬슬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며칠 전 친구가 안과에 다녀왔다며 '비문증' 이야기를 건넨다. 신기하다. 살다 보면 이런 연결이 종종 생긴다. 비슷한 나이대와 생활양식 때문일지 모르지만 내가 고민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ag%2Fimage%2FYK09m84LHMqn4hZChVTq35HDGf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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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23 - 붉은 기억을 묻힌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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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9T11:33:45Z</updated>
    <published>2026-04-19T09:2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왼손으로 포기김치 꼭지를 잡고 오른손으로 김치를 훑어내린다. 준비해 놓은 플라스틱 통에 조심스레 국물 빠진 김치를 접어 놓는다. 수전을 틀어 손을 한 번 씻어주고 완만한 곡선의 식가위를 오른 손가락에 끼워 넣는다. 축 늘어진 배춧잎 아래부터 한 입 크기로 수평으로 잘라준다. 통에서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싱싱한 김치가 팔딱거리지 않게 위치를 조정하며 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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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22 - 여름의 향으로 겨울을 견디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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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06:42:13Z</updated>
    <published>2026-04-15T04:09:00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기로 가득했던 계절이 긴팔로 갈아입을 때 처음 만난 그는 떠나는 계절의 아쉬움을 나의 자몽향으로 대신했다.  모자를 벗고 몸을 돌려 입을 맞춘다. 아래 한 번, 위 한 번.  그는 부끄러움도 없이 입술을 뻐끔거리며 황급히 현관문을 나선다.  남의 시선은 안중에 없다.  사람 많은 전철 안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 중에 잠시 멈춘 횡단보도 앞에서도  바람이 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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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자후 칼국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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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3T14:47:04Z</updated>
    <published>2026-04-13T08:55:35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점심을 함께 했다. 방송 좀 탔다는&amp;nbsp;서순라길까지 왔지만 우리가 들어간 곳은 허름한 칼국수집이었다. 끄물끄물한 날씨에 노포 칼국수를 그냥 지나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 소나기를 피해 뛰어 들어간 처마 밑처럼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들어간 곳이었다.  우리가 들어가자 마침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고 있었다. 겨우 욱여넣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ag%2Fimage%2FysGVejng6TWBxdl28Yp19U2Iv5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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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21 - 한 줌의 마음을 연결하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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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9T03:42:53Z</updated>
    <published>2026-04-08T10:52:5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짤그랑 짤그랑  아이 하나 꼬질한 슬리퍼 끌고 걸어온다 슬리퍼 뒷굽을 반대발에 툭툭 쳐 튀어나온 발가락 집어넣는다  인적 드문 곳 빛이라곤 여기 하나뿐인데 멀리도 왔다  불룩한 주머니에서 앙다문 손 꺼내 내 위에 차곡차곡 탑을 쌓는다  철그럭  번호를 누르기 전 하나씩 잡아 먹히는 탑 유리관 속 불빛은 꿈뻑대고 아이 손가락은 허전하다  귓가에 댄 마음이 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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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준비 안 된 고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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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7T14:37:01Z</updated>
    <published>2026-04-06T05:39: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밖 풍경이 바뀌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근 가지 사이로 산의 속살이 훤히 다 보였는데, 어느새 분홍과 하양, 연두를 걸쳐 입고 있다. 오가는 길마다 요란하게 피어난 봄꽃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진작 느끼고 있었지만, 정작 집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겨울에 멈춰 있었나 보다.  어젯밤, 모처럼 정색하고 썽내는 하늘이 반가웠다.  화창했던 며칠 동안의 열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ag%2Fimage%2FWfI72e-ZHC3Na2JcR7npYSMWvfs.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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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20 - 당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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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04:16:30Z</updated>
    <published>2026-04-03T05:33: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천연색이 스러진다. 검정이 나를 채운다.  어둠 속에서 낯익은 얼굴 하나&amp;nbsp;떠오른다. 나를 보는지&amp;nbsp;자신을 보는지&amp;nbsp;알 수 없다.  고개를 돌린다. 나도 따른다. 무릎을 짚고 나의 틀을 빠져나간다.  더 붙잡을 수 있었다.  나에게 삿대질을 해댄다.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나를 다루는 방식이 가끔 못마땅하지만 그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뀐다.  우리는 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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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돼지코가 있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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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2T09:22:21Z</updated>
    <published>2026-04-02T09:22:21Z</published>
    <summary type="html">공원 오르는 길 옆에 서 있는 나무를 보며 '돼지코가 있네' 하고 갈 길을 갔습니다. 특이한 모양이라 사진을 찍어둘까 생각도 들었지만, 모셔놓는 쓰레기 될까 그냥 지나치곤 했습니다. 그러다 오늘 굳이 전화기를 꺼내는 번거로움을 감수한 것은 이 글을 쓰기 위함이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글을 쓰려고 그래? 죄송합니다. 별 거 없습니다.  그저 매거진 제목 &amp;lt;&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ag%2Fimage%2FJy_gr9gBGi1DLcMfpxQiEsNTSHQ.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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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별일 없는 오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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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2T09:12:35Z</updated>
    <published>2026-04-01T08:56:49Z</published>
    <summary type="html">5, 4, 3... 0kg 뽀송한 뒤통수  검지와 중지로 반바퀴 돌려 찬물 한 잔  검은 번뇌를 잘라내고 있다가 없어진다  검은 물과 함께 소파에 앉아 발목의 한쪽이를 바라본다  함구(緘口)의 압인(押印)은 지워진 지 오래  창가 양지바른 곳 대지(代地)가 꿈을 꾼다  노트북을 무릎에 앉히고 별일 없는 오후를 쓴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ag%2Fimage%2Fz1buxtSkbQMgLxklB-sC4otE1f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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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9 - 대지(大地)를 꿈꾸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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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0T18:13:21Z</updated>
    <published>2026-03-30T18:13:21Z</published>
    <summary type="html">꿈을 꾸었다.  드넓은 대지(大地)에 무성한 나무와 들꽃이 몸을 흔들고 크고 작은 짐승들이 땅과 하늘을 오가며 나비와 벌이 꽃 사이를 떠돌고 강물은 푸른 잎맥처럼 대지를 가르고 있었다.  단비가 내린다.  차가운 물방울이 꿈 위로 떨어진다. 잠시 고였던 물은 천천히 흙으로 스며들어 묵직한 숨처럼 아래로 가라앉는다. 너는 수줍게 고개를 들고 나는 모공을 닫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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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8 - 당신만 모르는 얼굴을 보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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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9T12:33:24Z</updated>
    <published>2026-03-29T03:38: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없다가 있다.  불이 켜지고 문이 열린다. 느린 걸음으로 그가 들어온다. 일을 본 후 세면대에 손을 씻는다. 미간에 손가락을 대고 버튼처럼 꾹꾹 누른다. 양손을 펼쳐 마른세수를 하더니 안경을 고쳐 쓴다.  비둘기가 구애하듯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한참을 참았다가 켁켁 마른기침을 한다. 세면대에 팔을 뻗어 체중을 싣고 상체를 기울인다. 고개를 좌우로 번갈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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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7 - 5kg을 받아내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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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12:03:47Z</updated>
    <published>2026-03-26T10:41: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두운 방 안 척, 척, 척 초침 소리가 공간을 짓밟는다. 뒤통수, 왼쪽귀, 오른쪽귀, 뒤통수, 왼쪽귀, 오른쪽귀, 뒤통수... 식은땀으로 짓이겨진다. 이 밤 나는 5kg의 중력을 받아낸다.  알람이 꺼지고 뒤통수가 천천히 멀어진다. 5, 4, 3... 0kg 돌아본 그의 눈이 움푹하다.  어두운 방 안 착, 착, 착 초침 소리가 공기를 순환한다. 납작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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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6 - 차갑게 다 보고 있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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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6T01:47:12Z</updated>
    <published>2026-03-25T03:18:2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저 아래 지하층에 오래된 마음이 살고 있다 먼 곳에서 도착한 날의 온기가 식어간다 처음에는 그 봉지가 사는 공간을 자주 찾았다 그러나 점차 찾는 손은 줄고 검은 액체는 희석되었다 진공 상태의 액체는 자동 연장된 거처에 퇴적된다  불이 켜진다 익숙한 얼굴이 빤히 쳐다본다 구석구석 손으로 만지다 이내 불이 꺼진다 잠시 후 다시 불이 켜지고 비닐 속 사과를 꺼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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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5 - 당신보다 퇴근을 기다리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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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8T15:50:14Z</updated>
    <published>2026-03-23T15:19:20Z</published>
    <summary type="html">관절이 시큰하고 몸이 무거운 것이  틀림없이 비가 올 모양이다.  신발장 옆에 기대어 선 나는  모처럼의 외출 예감에 들떠 있다.   공동현관을 나와 봉인된 벨트가 풀리면  한쪽 방향으로 정돈된 우아한 검은 주름이  차르르 펼쳐진다.  곧은 줄기는 내 세계를 지탱하는 중심축.  그 중심과 연결된 가지들은 중력을 거슬러  응축된 에너지를 사방으로 방출한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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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4 - 당신의 시간을 지층으로 받아내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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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24T05:22:13Z</updated>
    <published>2026-03-22T07:38: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곳의 하루는 언제나 알람으로 시작되었다. 알람이 멈추며 시작되는 인기척은 잠자고 있던 공기를 밀어내 푸르스름한 공간의 구석까지 밀어 넣는다. 무중력의 공간이 기지개를 켠다.  나는 싱크대 선반에 가만히 머문다. 곧 그가 나를 찾을 것을 알고 있다.  알람이 멈추고 잠자리의 흔적을 지우는 짧은 시간이 흐르면 그는 나에게로 다가와 옆구리에 검지와 중지를 걸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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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3-1 - 바람에 혼자 흔들리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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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7T01:55:46Z</updated>
    <published>2026-03-16T15:4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이야기는 [오늘의 사물 13: 발목이라도 붙잡고 싶은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함구(緘口)는 튕기 듯 공중으로 올라가더니 빙그르 돌며 내 눈앞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간 마주친 그 눈빛이 잊히질 않는다.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왔고 굵은 빗방울이 우리를 두들겨댔다. 급하게 비를 피해 자리를 뜰 때 함구는 나를 향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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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3 - 발목이라도 붙잡고 싶은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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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8T06:38:38Z</updated>
    <published>2026-03-13T09:48: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는 황태덕장의 황태처럼 널려 일광욕을 즐긴다. 오래된 우리는 똑같은 일상에 길들여져 대화가 없어진 지 오래다. 태생이 함구(緘口)하는 편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적당한 바람, 부드러운 햇빛을 받으며 끔뻑끔뻑 조는 게 꿀맛이다.  이런 나도 일할 때만큼은 프로페셔널하다. 어떤 손님이 오든 온 힘을 다한다.  두 팔을 이용해 잠시 말 문을 여는 나는 천천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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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2 - 복숭아 뺨을 기억하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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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3T06:48:51Z</updated>
    <published>2026-03-11T15:57: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맴, 맴, 맴 유독 무덥던 8월의 밤  골목 안쪽 집에서 귀를 찢는 매미소리를 뚫고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번엔 사내아인가 보네.'  이튿날 아침, 대문을 보니 고추 없이 금줄이 걸려있다. '여장부가 태어나셨네.'  내가 그 아이를 처음 본 것은, 엄마 등에 업혀 곤히 잠든 옆얼굴이었다. 통통한 붉은 뺨이 복숭아를 닮았다.  언제나 골목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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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1 - 당신의 뒤를 봐주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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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11T03:13:59Z</updated>
    <published>2026-03-10T02:24:16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람들은 더러 날 보고 노안이라 말합니다.세상에 나온 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풍채 때문에그리들 느끼는 모양인데, 나는 그저 어이가 없어묵묵부답으로 대응하는 중입니다.  우리가 만날 때당신은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요상한 표정을 짓곤 합니다.  혼자 애써 보다가 결국내 존재를 깨닫고 손을 내밀 때의그 간절함이란.  나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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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늘의 사물 10 - 바람 탓으로 돌리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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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05T08:54:40Z</updated>
    <published>2026-03-05T05:00: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앙상한 팔 벌려 허수아비처럼 고정한다  옥상 한가운데 서  익숙한 풍경  잘 익은 해 파란 바람 외딴 구름 어느 새  빨래하기 좋은 날이다  나는 늘 메마른 존재 떠나갈 수 없는 나는 일기 예보에 몸을 맡겨 젖은 무게를 하늘로 날린다  탁탁 털어 척척  가지런히 열을 맞춰 하나 그리고 둘 주렁주렁 매달린 표백된 일상들이 끼리끼리 알아서 제 자리를 찾는다 빛</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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