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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라문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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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오래 들여다보고 느리게 걷습니다. 새벽빛, 산들바람, 새싹, 옛이야기, 꽃봉오리, 웃음소리. 마른 잎, 붉은 열매, 속삭임 등을 씁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Sun, 19 Apr 2026 23:16:15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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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 들여다보고 느리게 걷습니다. 새벽빛, 산들바람, 새싹, 옛이야기, 꽃봉오리, 웃음소리. 마른 잎, 붉은 열매, 속삭임 등을 씁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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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욕심이 많아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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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예열한 오븐에 뭔가를 넣어 굽는 일은 시간이 걸리지만 동시에 또 다른 시간이 생기기도 한다. 오븐이 적당한 온도로 달궈지기까지 혹은 타르트가 완성되거나 그라탕이 완벽하게 구워질 때까지 기다릴 때면 생각지도 못한 시간을 덤으로 받은 기분이 든다. 설거지를 하거나 싱크대 주변을 정리해도 되지만 그러면 어쩌다 받은 선물을 대하는 태도가 아닌 것 같으니 눈을 돌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hy8nHQnpE08yOkNyztIpCYw-LKA"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22 Mar 2026 12:31:06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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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무를 바라보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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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전동차의 문이 열리고 한 중년여자가 들어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여자에게로 쏠렸다. 그녀가 자신보다 큰 나무를 끌고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나무는 커다란 고무 양동이에 담겨 있었는데 잎은 없고 위로 뻗은 가지 몇 개가 전부였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초로의 여자는 누군가 자리를 양보하자 마다하지 않고 앉아서 양동이를 당겨 가까이 놓고 나무를 살피기 시작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K9xcrhe7RGMPzYKdcHPfkxadU-E"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27 Jan 2026 11:35:48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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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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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물을 틀어놓은 채 창밖을 바라보고 섰다. 창밖이 훤하다. 뭔가 가벼워진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주방 창문 앞 주목 가지마다 쌓여있던 눈이 절반쯤 녹아 있다. 하긴 눈이 내린 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눈치채지 못한 사이 서서히 녹아 사라진 게지. 데크도, 멀리 보이는 마을의 지붕들도 가뿐해 보인다. 뿐만이 아니다. 그걸 바라보는 나도, 그러니까 마음이, 아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X-OJMr032ktdbIdAD7r5p4GnzlM"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5 Jan 2026 12:16:56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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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이 오려면 멀었는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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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잠이 깬 걸까? 아직 밤인데? 여긴 엄마네 집, 오후에 도착했고 자리에 누워 불을 끈 게 몇 시간 전일 텐데. 새벽일까? 일어나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밖이 훤하다. 며칠 전에 설거지하다가 둥근달을 보았으니 늦게 뜬 달이 아직 둥근 몸으로 창백한 달빛을 사발에 흩뿌리고 있을 테다. 미적거리며 창문 쪽으로 다가가니 강 건너편이 훤히 들어온다. 야트막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lnhKNThfpQ8IjMho_NUDjRXNpAA"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8 Jan 2026 11:24:23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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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법의 편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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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집에 돌아오면 현관문을 열기 전에 우편함을 확인한다. 요즘 세상에 무슨 우편물이 온다고 그러느냐 의아해하던 식구들도 이제는 오랜 습관이려니 여기는 눈치다. 거의 비어있는 우편함을 눈에 띌 때마다 열어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어느 여름인가 우글쭈글 쪼그라든 채 말라버린 편지를 발견했다. 우편함 속에서 비에 젖었다가 뙤약볕에 마르기를 거듭했는지 움켜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1isWjpO2_UdNr61K6UpJ7qrulss.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5 Dec 2025 13:31:53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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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뒷모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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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폭염과 폭우가 갈마드는 여름 내내 나는 뒷모습에 사로잡혀 있었다. 누구라도 만났다가 헤어지면 멀어질 때까지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길을 걷다가 누군가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태인지 상상하는 버릇이 생겼다. 뒷모습에 대한 관심은 나 자신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외출 준비라도 할 때는 몸을 최대한 비틀어 거울 속에 비친 뒷모습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uh5dLyNqSqsIAxKC7k_IbhSYO7o.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15 Dec 2025 12:29:14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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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발장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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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비가 쏟아진다. 방금 계단을 올라온 참이다. 빗줄기는 강하고 굵다. 가방 속에 들어있던 양산을 꺼낸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친 빗줄기를 견뎌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버스 정류장은 신호등 두 개 너머에 있다. 비가 내렸다 하면 무섭게 쏟아지는 시절이다. 자칫 발이 묶일 수도 있다. 양산을 펴고 쏟아지는 빗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나마 머리와 어깨를 가릴 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TnkMadAABe-G43ONS-DBNcyefjo.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2 Dec 2025 12:20:36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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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nbsp;부추꽃 별마당</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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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푸르스름한 초저녁 마당에 나가면 별이 가득이다. 작고 하얀 꽃잎 여섯 개가 만든 오종종한 꽃들이 별처럼 보인다. 부추꽃이다. &amp;nbsp;무수한 꽃들, 아니 별들이 모여 별무리를 만들었다. 부추 한 포기에 별무리가 하나씩이니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땅에서 생겨나는 셈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아도 별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늦여름 농염한 오후 햇살이 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sVqw15jXpUDnoFRp-_QnonRLzo4"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08 Sep 2025 11:30:29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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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날의 허기 - 멍게와 김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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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창밖으로 수런거리는 마당을 바라본다. 겨울을 난 여러해살이 식물들 사이로 며칠 전 꽃모종을  심은 화분 몇 개가 보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묵화 속 풍경처럼 보이던 마당이 화사하다. 색이 섞이기 시작한 까닭이다. 붉고 노란 튤립과 히아신스, 크로커스들이 침묵하던 정원을 깨운다. 유리창 너머로 고양이들이 오가고 어린 까치들이 나뭇가지를 건너다니며 날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3ozqGd323POPcaXnUzYdpEkNFnA"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05 May 2025 12:51:05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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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이 코앞인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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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읽기도 쓰기도 지지부진하다. 여름이라면 마당에 나가서 풀이라도 뽑으련만. 일도 못하고 놀지도 못한다. 감기 끝이라 몸이 허해진 탓일까. 허공을 걷는 듯 휘청거리고 유리창 너머 어른거리는 햇살을 쫒느라 허둥거린다. 공연히 책상서랍을 열어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는 채 뒤적거리다가 내친김에 서랍정리를 해볼까 하고 물건들을 꺼내기 시작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Vx9UcjbXsrK2qLSFTiRis5sXrkE"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5 Mar 2025 10:21:38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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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책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 리디아 데이비스, 버지니아 울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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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눈을 뜨니 새벽 3시 30분. 일어나기도 다시 잠들기도 애매한 시간, 무엇보다 다시 잠들기가 쉽지는 않을 터이므로 며칠째 들고 있는 리디아 데이비스의 [이야기의 끝]을 읽기로 했다. 빨간색 표지에 금박으로 제목과 작가의 이름이 박혀있다. 단순한 만큼 강렬한 이미지의 이 책은 작가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라고 했다.    연하의 남자를 만났다가 헤어졌고 지금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17DjPaFpKG7rg186-wzjD0l041A.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27 Dec 2024 11:39:28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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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살아간다는 것 - 더블린 사람들, 룸 넥스트 도어, 이처럼 사소한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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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자다가 눈을 떴다. 새벽, 이라고 생각했다. 오른쪽 창문 밖이 희부연했다. 환해질 때까지 좀 더 누워있기로 했다. 침대에 몸을 맡긴 채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는 걸 좋아한다. 사위는 고요하고 어두우니 귀를 기울일 일도 눈을 찡그려 초점을 맞출 일도 없는 무위의 시간. 나에게 허락하는 최고의 호사. 그런데 이게 뭐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 무어라고 콕 집&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ZoZ_gq1eunmInDWLqHomq8GwkqE"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23 Dec 2024 07:59:38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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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의 제철은 언제입니까 - 제철 수제비</title>
      <link>https://brunch.co.kr/@@aDJ/667</link>
      <description>점심은 수제비로 정했다. 점심거리를 고민하던 내게 건넨 남편의 제안이었다. 뒤져보면 남은 애호박 토막이나 감자 한두 알 쯤은 있을 테니 수제비 반죽만 하면 될 일이었다. 주섬주섬 밀가루와 소금을 꺼내다가 아차 싶었다. 손목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깜박 잊고 있었던 것이다. 수제비 반죽이라니, 찰지고 매끄러운 수제비 반죽을 만들려면 손목에 힘을 실어 한참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DIdq3yvp2STj5hYY8rVQEBONNCg.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1 Dec 2024 07:16:19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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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이 아무리 좋아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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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남편은 벌써 몇 시간째 마당에서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나뭇가지들을 쳐내고 있다. 며칠 전 주방 앞의 주목을 시작으로 매화와 배롱나무를 다듬더니 이제는 키 큰 목련 차례인가 보다. 한껏 늘인 사다리가 위태롭게 보인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내게 어떤 가지를 잘라내야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사다리 위의 남편에게 이쪽, 아니 그 옆에, 그거 말고 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v2DGtbs9GSA066shwkLWEKu8n5I.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22 Oct 2024 12:05:00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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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빛에도 부끄러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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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지 벌써 며칠 째다. 지친 몸으로 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들지만 새벽이면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 밤도 꿈도 사금파리처럼 흩어진다. 지난 새벽도 예외가 아니었다. 창밖의 키 큰 나무들 사이로 달이 홀로 빛나고 있었다. 설거지할 때 떠오르던 달이 내가 잠든 사이에 머리 위로 올라온 모양이다. 한 번 달아난 잠이 쉬이 올 것 같지 않아서 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Zs_HL88q-kX77GhfndOvZe1lfBk"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6 Oct 2024 13:03:12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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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집 정리는 삶의 레시피를 바꾸는 일</title>
      <link>https://brunch.co.kr/@@aDJ/701</link>
      <description>가구 배치를 바꿨다. 왼편으로 보이던 숲이 정면으로 바라다 보인다. 처마 너머 산의 나무들이 겹겹으로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시야가 달라지니 풍경이 바뀐 것이다. 창밖 풍경이 바뀌고 보니 세상이 바뀐 것 같기도 하다. 설마 그래서였을까?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부단히 집을 뒤집었던 것, 가구들의 자리를 다시 잡으며 부산을 떨었던 이유가 바로 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TekCI9u9Y3KDHnOE6jo0SnoaQDM"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04 Oct 2024 14:35:48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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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브런치북 [버지니아 울프를 살다]</title>
      <link>https://brunch.co.kr/@@aDJ/702</link>
      <description>매거진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세요]의 글을 브런치북으로 묶었습니다. 일부 글들의 제목을 변경하고 순서도 섞어서 엮었습니다. 올해의 계획 중 하나는 버지니아 울프 읽기였어요(정확히 말하면 버지니아 울프만 읽기였습니다). 혼자 읽고, 함께 읽고, 읽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장편소설 한 권을 읽기도 하고 한 페이지를 여러 번 읽고 또 읽기도 했습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CEgi7AyVY0HtYPlUhZisEeAyrQ.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2 Oct 2024 13:43:04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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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름답고 자유로운 가을 섬 - 버지니아 울프의 마지막 산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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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1939년 9월 6일 버지니아는 일기에 &amp;ldquo;내가 살며 겪은 것 중 이것이 최악이다.&amp;rdquo;라고 썼다. 3일 전에 수상이 독일과 전쟁을 개시했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시작된 후 처음 몇 주는 몽크스 하우스에서 보냈으나 10월 중순이 되자 런던의 메클린버그 스퀘어로 갔다. 런던은 낯설고 참을 수 없는 곳으로 변해 있었다. 로드멜에서는 이미 9월부터 등화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VUi5pXHj5QpKyp0LVQmFJLUTj1Q.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30 Sep 2024 12:59:08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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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멍이 옮는다는 거 알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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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마주 앉아서 찻잔을 들어 올리는데 친구가 놀란 목소리로 묻는다. &amp;ldquo;손목이 왜 그래?&amp;rdquo;  놀랄 만도 하다. 손목 안쪽에 커다랗게 붉은 멍이 들었던 것이다. 며칠 전 벌에 쏘인 흔적이다. 잔뜩 성난 피부가 붉기까지 해서 마치 손목에 지도가 한 장 그려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지 않아도 집에서 나오기 전에 밴드라도 한 장 붙일까 하다가 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25xkuEfsfgOeeW8rZAVEw3xj7v4"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5 Sep 2024 12:44:22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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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트리에스테의 언덕길 - 스가 아쓰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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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어떤 책은 읽고 나면 말이 없어진다.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가는 아침에 종종 내려앉는 안개에 갇힌 것처럼 사방이 뿌옇게 흐려져서 아무것도 지각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한참 동안 제 자리에서 그 적막을 견뎌내야 한다. 그러다가 외출을 하거나 식사준비를 해야 하거나 해서 어쩔 수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DJ%2Fimage%2FlMuJirIMrgsNTFL6Pw9OyVLKdG4"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17 Sep 2024 10:41:32 GMT</pubDate>
      <author>라문숙</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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