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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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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마음에 담아 둔 것을 천천히 꺼내 씁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ue, 21 Apr 2026 19:17:36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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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마음에 담아 둔 것을 천천히 꺼내 씁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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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라진 자주색 니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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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잠결이었지만, 그런 소리는 처음이었다. 몸은 무거웠지만 눈이 확 떠졌다. 적막을 찢고 들려온 건 남편의 신음이었다. 창가 쪽에서 잠든 남편이 무언가에 짓눌린 듯 괴로워 보였다. 그냥 둘 수 없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그를 세게 흔들었다. 그는 눈을 번쩍 떴다가, 이내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상한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로는 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m1W0fAg-fxttBT_C76ATLpLOAI0.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6 Apr 2026 02:14:49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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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MBTI로는 설명되지 않는 변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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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요즘은 사람을 몇 가지 알파벳으로 나누어 이해하는 방식이 흔하다. E와 I로 서로를 구분하는 대화도 자연스럽다. 가볍게 시작된 구분이지만, 때로는 사람을 쉽게 나누는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끔씩 MBTI 결과지를 들여다보는 나를 발견한다. 그 설명 앞에서 &amp;quot;나랑 똑같은데!&amp;quot; 하고 용한 점쟁이의 점괘를 얻은 것 마냥 뚫어지게 그 안에서 나를 찾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mMvyzPHmsmcqL_zwFXlIU9mhy0.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9 Apr 2026 00:34:50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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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닮지 않아서 보였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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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그런 사람이 있다. 어디에 있어도 자연스럽게 중심이 되는 사람. 같은 출발선에 나란히 섰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저만치 앞서 있는 사람.  H를 만난 건 첫 직장에서였다. 그녀는 의사표현이 분명했고, 쾌활한 에너지로 주변을 밝게 만들었다. 그해 학교는 예기치 않게 연구 시범학교로 지정되어 유난히 분주했다. 모든 직원이 쉴 틈 없이 회의를 이어갔고, 회의실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YvBp1yo1AJ7Wrgl7723SuZcTRgE"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2 Apr 2026 00:21:05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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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알록달록해진다는 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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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amp;quot;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amp;quot;  드라마 &amp;lt;더 글로리&amp;gt;의 한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화면 속 동은의 대사 앞에서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비아냥거리는 재준을 향해 던진 그 서늘한 얼굴. 그건 단순히 화가 난 표정이 아니었다. 마음속에 오래 눌러둔 것이 가만히 고개를 들 때 비쳐 나오는, 지독하게 투명한 얼굴이었다.  그 서늘한 투명함이 내 안의 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lfLa0dkn8mPpXZ21qSEpZUWN5OQ"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6 Mar 2026 01:06:37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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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끝나지 않는 자리 - 하얀 침대와 파란 의자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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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늦은 시각에 전화벨이 울렸다. 시아버지가 피를 토하셨다는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날아왔다. 통화하는 남편의 목소리는 이미 굳어 있었고, 구급차 소리가 다급하게 섞여 들어왔다.  폐에 피와 물이 차서 빼내야 한다며 입원 수속을 밟고 있다는 소식이 다시 왔다. 한숨 돌렸으니 걱정 말라는 시어머니 연락에 우리는 다음 날 찾아가기로 했다. 밤새 그 일을 홀로 감당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T3xqaFq-QNx9dtqT7z-VGcODPN0"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9 Mar 2026 03:02:43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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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라색 문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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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브런치에 첫 연재 시리즈를 막 마쳤을 때다. 한동안 글을 한 자도 쓰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쓰고 싶지 않았다. 어려운 숙제를 끝낸 것처럼 시원했고, 더 이상 짜낼 밑천이 떨어졌다는 핑계 아닌 핑계도 있었다. 이대로 쉬고 싶었다. 다행이라면 그 멈춤이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써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가벼웠고, 밤마다 괴롭히던 불면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EbyOwRnTa5YDSoMeLED85qxKSrs.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1 Mar 2026 02:56:19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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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화요일 밤, 무엇을 보았을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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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화요일은 하타요가를 하는 날이다.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온몸은 땀으로 젖고 허리마저 뻐근하지만, 마음만은 더없이 상쾌하다.  풀린 다리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휴대폰을 보니 어느새 밤 10시였다. 이사한 지 1년이 채 안 된 동네의 밤거리는 여전히 낯설다. 휑한 골목을 홀로 걷는 날이면 슬그머니 무서움이 밀려와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n2f6By13rRum8hnNyxoYw-I6VnI"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4 Mar 2026 00:12:44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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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이의 그냥과 어른의 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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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나는 그날, 혼자 심각했다.  오후 햇살이 교실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던 미술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얼굴로 스케치를 마친 그림 위에 색을 얹고 있었다. 푸른 바닷가를 그리는 아이, 캠핑장에서 고기를 굽는 장면을 정성껏 칠하는 아이. 교실에는 온기가 바닥부터 차올라 기분 좋게 번지고 있었다. 다들 평화로웠다. 나만 빼고.  한 아이가 자꾸 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QpA7-yIU0kpbdAOySs9Ofb1Kn6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6 Feb 2026 02:04:25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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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몰래 꺼낸 틈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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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무난해야 덜 피곤했다.그 시절의 나는 눈에 띄지 않는 색 뒤로 자주 숨었고, 그렇게 지내는 편이 나았다. 채도를 낮춘 회색과 검정, 거기에 남색을 조금 섞은 색들. 늘 그쪽을 골랐다. 좁은 옷장에는 출근할 때 입을 몇 벌이 전부였는데, 모양만 다를 뿐 분위기는 비슷했다. 어두운 옷들이 나란히 걸려 있었고, 멀리서 보면 수녀복에 가까울 만큼 고요했다. 빨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_DboOFs0QWpHRkmv2AKuDgzEenM"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9 Feb 2026 01:52:39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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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랑연두를 닮은 아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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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진우는 우리 반에서 제일 키가 작은 아이였다. 늘 콧물이 입술 가까이 흘러내릴 만큼 감기인지 비염인지를 달고 다녔다. 준비물이나 숙제를 제대로 갖춰 온 날이&amp;nbsp;드물었다. 그래도 그 일로 변명을 늘어놓는 법은 없었다. 한참 어린 여동생이 둘이나 있어서인지, 다른 아이들처럼 눈물부터 보이지도 않았다.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던 아이에게서 생긴 빈자리가 보였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C_LVvRbOhzAFo9qec6TQs8Cf2k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2 Feb 2026 01:00:35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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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색을 붙잡는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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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나를 붙들어 두는 것들이 있다.  영화관에서는 엔딩 크레디트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베란다 식물들에 물을 주며 잎의 변화를 살핀다. 책은 구경하는 일이 잦고, 마음에 들면 사 모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제치고 그림 앞에 서면, 나는 한참을 꼼짝 못 한다.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에도 틈만 나면 화실을 찾았고, 마음에 드는 전시가 있으면 먼 길도 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2XCMPZ-rCzKtumaMJmOlYyIFUSo"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5 Feb 2026 00:43:34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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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 같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 - 브런치 연재를 마치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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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주말 동안 드라마 「은중과 상연」에 빠져 지냈다. 긴장감이 넘치거나 호기심에 붙들려 본 드라마는 아니다. 그런데도 최종회에 다다를 때까지 쉽게 이야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마지막에 이르러 두 사람의 감정이 비로소 정리되는 장면 앞에서 나는 한동안 여운에 젖어 있었다.  &amp;ldquo;너 같은 사람은 너밖에 없어.&amp;rdquo;  은중과 상연이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던 장면의 대사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ruJtpEBfpRDw6c_P8aVFrM1p9U"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5 Dec 2025 07:19:43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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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꾸 뒷모습을 그린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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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금요일마다 어반스케치를 배우러 간다. 요즘은 인물 스케치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표정이 뚜렷한 얼굴이나 움직임이 분명한 예시 자료가 시선을 끌지만, 나는 자꾸 다른 장면을 고른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 인도를 천천히 걷는 사람의 뒷모습. 등을 지고 바닷가에 앉은 이들.  꼭 앞모습이 어려워서도, 옆모습을 피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5A8pb7GcN0wkjUVQSuqSI2ELjdw"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8 Dec 2025 01:04:29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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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 브런치 작가, 공림의 '비추는 기쁨'을 읽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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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처음 브런치에서 공림 작가의 글을 마주했던 날이 떠오른다. 일상의 한 장면을 옮겼을 뿐인데, 읽을수록 은근하고 깊은 맛이 배어 있었다.  시장에서 호떡을 사 들고 버스를 탔던 이야기였다. 본의 아니게 달콤한 냄새를 맡게 된 앞 좌석 아이가 말했다.  &amp;quot;엄마,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amp;quot; 글 속의 그는 괜히 검은 봉지를 더 꼭 끌어안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B2c8uzgLi1cETB-7gL2Y-59zcPs"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1 Dec 2025 00:48:04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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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 번 울리기 전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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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 뒤척이다 귀를 기울이니 벌써 자정을 넘겼다. 거실 벽을 차지한 오래된 괘종시계가 깊고 묵직한 종소리로 열두 번을 울린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멈춰 있던 시계를 남편이 되살렸다. 멀리까지 가서 수리하고, 흔들릴까 부서질까 고심하며 품에 안고 돌아온 것이다.  초침이 밤을 쪼개는 작은 도끼처럼 힘차다. 둡딱, 둡딱&amp;mdash; 한밤을 가르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bslgFQdAFtQmxC7Elw41qCyjz3Y"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4 Dec 2025 02:23:59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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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천탕에서 만난 뜻밖의 손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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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남편의 예순 번째 생일 여행, 딸이 도쿄 다음으로 고른 곳은 하코네였다. 깊은 산속 온천지답게 전통 료칸들이 빼곡한 곳이었다.  우리가 묵을 료칸은 조금 스산했다. 일본식 여관이라 호화롭진 않아도 깔끔할 거라 기대했지만, 실내는 어둑했고 낡은 가구들이 눈에 띄었다.&amp;nbsp;특히 코끝을 찌르는 쾌쾌한 냄새가 신경 쓰였다. 곰팡이 냄새 같기도, 젖은 흙에서 피어오르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j91QEfh05-Ilj6Zw056lqjZosCQ"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7 Nov 2025 00:48:04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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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히어로가 아니었던 그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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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우리 집 베란다의 식물은 저마다 작은 신호를 보낸다. 물이 부족하면 잎 끝이 먼저 힘이 빠지고, 병충해가 오면 잎의 색이 희미해진다.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그 미세한 움직임이 하나의 주파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말은 하지 않아도 살아 있는 것들은 자기 방식으로 말을 건다.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음이 흔들리면 표정이 달라지고, 말투 역시 부드러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6X-bpsWVFARcxbD2VDZk5FXw8o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0 Nov 2025 00:10:06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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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같은 책, 다른 시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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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amp;quot;가장 마음에 든 구절을 나눠볼까요?&amp;quot;  독서모임에서 방장이 던지는 질문마다 나는 늘 긴장한다. 질문을 받을 때면 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손은 이미 포스트잇이 붙은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방장은 매번 공들여 질문지를 준비해 오고, 깊이 있는 말로 우리를 이끈다. 덕분에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내는 것을 넘어 사유를 정돈하고 깊이를 더하는 시간이 된다.  방장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Q-0YHy8wBM_4FFedacXoUU1FVVo"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2 Nov 2025 23:52:10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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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딸의 '또요?'가 건드린 마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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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쉬고 싶은 마음과 가야 한다는 마음이 아침마다 줄다리기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신발을 신고 있다. 퇴직 후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하루를 챙겨야 하는 딸이자 며느리다. 내가 맡은 몫이니 원망 말자고 되뇌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새벽에 잠이 깬다.  몸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오히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8RKvGPp_yB_HDrTa7cfyiR7Wz5E.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6 Nov 2025 00:00:25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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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콜라 대신 포도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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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들이 치킨을 시켰다. 큰 사이즈 콜라까지 담긴 화면을 확인하고 주문 버튼을 누르는 모습이 보였다.  대학원 면접을 마치고 온 아들은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했을 것이다. 오전부터 긴장한 채 물만 마셨을 그 얼굴이 눈에 선했다. '대학원 면접이 뭐 그리 대단하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건 그냥 안쓰러운 엄마 마음이고. 아들에겐 인생의 갈림길 같은 큰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8Rd%2Fimage%2FlhziIvaNK2kxaLsxZZFklyGIf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30 Oct 2025 00:30:16 GMT</pubDate>
      <author>은진</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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