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계절산타 Jul 19. 2016

기업사회공헌을 잘 하고 싶다면!

성공적인 CSR 활동을 위한 10가지 제언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가 20여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20여년 동안 기업사회공헌이라는 언저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업의 일원으로, 기업의 파트너로 일을 해 왔습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기업사회공헌이라는 용어조차 없었습니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혹은 준조세 성격의 반강제 징수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기업내 사회공헌조직은 별도로 없었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단이 설립되어 그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기업의 후원협찬은 총무 혹은 마케팅쪽에서 처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1995년 삼성에서 '사회봉사단'을 만들면서 '기업사회공헌'이라는 용어와 이야기가 시작되었던 같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이 분명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전경련에서 발간한 '2015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2014년 조사에 참여한 231개의 사회공헌 총지출액은 2조6천7백억원에 달합니다.


전경련 / 2015 사회공헌 백서 중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가 적당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규모면에서는 약간 업 앤 다운이 있지만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질전화(量質轉化)... 양이 축적되고 변화하면 질도 변화하다는 것이데, 과연 이 단어가 기업사회공헌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성공적인 기업사회공헌을 위한 10가지 제언을 하려고 합니다.



1. 경영진의 의지와 표명


기업사회공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니 뭐니 해도 기업주, CEO 등의 경영진입니다. 경영진들이 의지가 있어야 하고, 의지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 사실을 표명해야 합니다. 표명해도 사실 진행이 어려운 것이 기업사회공헌입니다. 표명할 때는 두리뭉실 좋은 말보다는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주춧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경영진입니다.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이 뭔가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그 책임의 끝에는 경영진이 있습니다.


2. 기업사회공헌의 미션, 비전, 철학 명시 및 공유


어느 조직이든 어떤 사업이든 미션, 비전, 철학이 부재하면 혼란(confusion)을 겪게 됩니다. '좋은 일'에 속하는 기업사회공헌에 미션, 비전, 철학이 부재하면 '아무 좋은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경영진이 바뀌면 '이것 한번 해보지.. 좋은 일이잖아!' 할 수 있습니다. 큰 틀이 없기에 어떻게 방어할 수도 없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급하지 않은 것 같지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3. 기업사회공헌 추진체계 구축


큰 틀이 만들어졌다면 조직의 어느 곳에선가 일을 수행해야 합니다. 돈을 버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쓰는 것입니다. 좋은 일하고 돈 쓰고 욕먹으면 참 억울합니다. 경영진의 의지와 미션, 비전을 구체화해 나갈 조직이 필요합니다. 예산이 필요합니다. 독립적인 조직이면 더욱 좋습니다. CEO Staff 조직이어도 좋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읽고 사회적 가치와 기업적 가치를 실현할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무나 막 하는 것이 아닙니다.


4. 사회 욕구 조사


기업사회공헌이야말로 '주는 사람' 입장이 아니라 '받는 사람' 입장에서 출발을 해야 합니다. 사회가, 지역사회가, 이해관계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당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겠고, 우리가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이것이니.. 그렇게 아시오!' 이렇게 물건을 팔지 않습니다. '고객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이상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렇게 물건을 팝니다. 기업사회공헌도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우리가 최선을 다해 그것을 맞추고 그 이상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5. 파트너십 구축


사실 사회 욕구를 조사하는 단계부터 기업사회공헌 일을 함께 할 파트너 기관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비영리기관들이 참 많습니다. 많이 만나봐야 하고, 진심으로 귀를 열어 들어야 합니다. 기업사회공헌 업무를 대신해 줄 대행사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갈 파트너를 찾는 것입니다. 파트너십 구축은 기업사회공헌의 실질적인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파트너십의 기본은 '신뢰'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파트너십 관련해서는 다시 한번 자세히 다뤄야 겠습니다)


6. 이해 관계자 참여 활성화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있습니다. 고객, 직원, 직원의 가족, 협력업체, 정부 등등.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이들을 적극적으로 포함해야 합니다. 이해 관계자들의 '이해(理解)' 얻으면 기업사회공헌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익과 해를 따지는 이해(利害)가 아니라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진짜 이해(理解)를 얻는 것입니다. 기업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이런 관점에서 설계되어야 합니다.


7. 기업사회공헌의 지속성 확보


기업사회공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 올리는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가 있습니다. 성공한 프로그램이라고 회자됩니다. 다양한 성공요인 분석이 있지만 저보고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지속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회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변화를 보기 위해서는 끝까지 가봐야 합니다. 목표를 세웠다면 그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인내하고 투자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물론 적절한 출구계획(Exit Plan)도 필요합니다. 출구계획은 사전 계획단계부터 파트너 기관과 함께 논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8. 약속 이행


'언제 한번 식사해요?' 흔히 사회생활에서 헤어질 때 쓰는 말입니다. 진짜 식사를 할 생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거의 그냥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기업사회공헌에서는 '그냥 하는 말'을 하면 안 됩니다. 꼭 약속을 이행해야 합니다. 약속은 어렵게 하고 했다면 꼭 지켜야 합니다. 약속을 하지 않는 것보다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것이 더 나빠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9. 기업사회공헌 활동 보고 및 홍보


기업사회공헌을 한다면 알려야 합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모든 장기들이 알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숫자에 워낙 강한 조직이 기업이다 보니 활동 보고도 숫자를 중심으로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에는 숫자로 표시가 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적절한 균형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홍보는 굳이 길게 이야기 안 해도 참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때론 사회공헌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홍보하기 위해 사회공헌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것도 적당해야 합니다. 우리의 고객은 신과 같습니다.


10. 건강한 기업 유지


기업사회공헌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 가장 어려운 요소입니다. 건강하지 못한 기업은 사회공헌을 할 수도 없겠지만 하더라도 의도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기업을 둘러싼 건강하지 못한 큰 사건이 터지고 나면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이런저런 발표와 기부 등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씁쓸합니다.




쓰다 보니 뭔가 빈 구석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하나하나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업사회공헌을 하는 실무자 한 명이 어떻게 해 볼 재간이 없는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돈 버는 것만큼 돈 쓰는 일이 어려운 일이니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모시고 진행을 해야 합니다. 기업경영을 잘 했다고 기업사회공헌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멍청한 것입니다. 의외로 멍청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