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계절산타 Jul 22. 2016

CSR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방법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획시 고려할 8가지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어떻게 기획하시나요? 물론 갑자기 어느 날 불현듯이 뭔가 뚝 떨어져서 마지못해 기쁜(?)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억지로 기획하거나 혹은 뭔지 모르고 실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없었으면 하는데 꽤 많은 기업사회공헌 조직이 이런 일을 겪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늘 존재하니 힘없는 자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따라가거나 현실을 부정하고 싸우고 떠나거나... 


오늘 쓸 글은 '아주 정상적인(?)' 상황에서 온 맘과 정성을 다해 기업사회공헌을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생각하고 읽어 주시면 마음이 좀 편할 것 같습니다. 겨루기가 아니라 품새라고 생각해 주세요.


지금부터 쓸 글은 2015년 말을 끝으로 거의 문을 닫은 제 블로그에 실렸던 글(2010년 12월 14일 자)을 수정 보완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 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사계절산타의 블로그가 궁금하시다면 => 클릭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제가 생각하는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획시 생각해야 할 것들은 8가지 차원과 16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8가지 차원중 1요소를 선택하고 각 차원으로 다시 연결하면 수십까지의 기획 요소가 검토되어야 합니다. 1가지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국내 vs 국제


일면 단순해 보이는 요소입니다. 국내 프로그램으로 할 것인가? 국제 프로그램으로 할 것인가?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검토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먼저 국내외 기업사회공헌의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해외에 지원을 하겠다고 하면 '우리도 힘든데 무슨'이라는 정서가 있었습니다.(아직도 여전히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글로벌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국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향은 동향일 뿐 우리 기업의 활동 방향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프로그램을 기획시에도 비영리 파트너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국제 프로그램일 경우는 더욱 어렵고 신중해야 합니다. 투자효과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2. 전략 vs 순수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는 말이 아직도 유행입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업의 특성과 함께 할 때 가장 좋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전략이 어떤 때에는 진정성을 가려 보이는 큰 장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바보가 아닙니다. 어쩌면 사회의 필요와 가치에 따라 순수하게 사회공헌을 하는 것이 그 사회공헌을 더 빛나게도 합니다. 전략적으로 할 것인가? 순수하게 할 것인가?.. 오히려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더 전략적일 수 있습니다. 


3. 지원 vs 운영


지원 혹은 운영에 대한 고민은 일을 실무적으로 어떻게 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지원을 하겠다는 얘기는 프로그램을 잘 협력해서 운영해 줄 파트너를 통해 일을 하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믿고 맡기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좀 유치한 표현이지만 기업 입맛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가 직접 다 하는 운영방식은 어떨까요? 모든 상황에 대한 변수 통제가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리소스를 투여해야 하고, 혹시라도 모를 나쁜 상황에서 완충 역할을 해 줄 공간이 없기에 위험하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기업사회공헌에 있어 가장 최악은 지원하는 척하면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종종 보게 되는 최악입니다.


4. 타깃 vs 포괄


타깃 혹은 포괄에 대한 고민은 사회공헌 프로그램 영역 혹은 대상에 대한 고민입니다. 영역과 대상을 타겟팅하면 제한된 리소스를 집중할 수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해당 영역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집니다. 장기적으로 하게 되면 '의무'라는 고리가 씌워져 출구전략(exit plan)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포괄적으로 하면 어떨까요?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와 니즈에 시의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고 프로그램의 유연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사회공헌을 했지?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이 고민은 기업사회공헌 투자할 자원의 양에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5. 검증 vs 실험


검증 혹은 실험에 대한 고민은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안정성 혹은 도전정신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미 효과가 검증된 프로그램과 그런 프로그램을 실행한 경험이 있는 파트너와 함께 일을 한다면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사실 '검증'된 내용과 기관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을 과감히 시도하고, 젊고 실험적인 파트너와 함께 하면 위험요소는 존재하나 한 발 앞서 갈 수도 있고, 그 분야를 선도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에서 하는 것이라면 실험할 수 있는 과감한 지원도 참 멋질 것 같습니다.


6. 전담 vs 겸임


전담 혹은 겸임에 대한 고민은 기업 내부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수행 조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전담조직을 두는 것이 큰 방향인 것 같습니다. 전담조직을 두었다는 것은 그 기업의 사회공헌 의지를 표출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고, '조직의 논리'에 따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일부러 찾아서 하는 낭비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회공헌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전담보다 겸임을 선택하여 기업 리소스를 최적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7. 장기 vs 단기


장기 혹은 단기에 대한 고민은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 기간에 대한 고민입니다. 장기간의 프로그램의 경우 확실히 그 성과와 과정을 챙기는 여유가 있습니다. 함께 하는 파트너도 가장 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단기간 집중적으로 사업을  함으로써 그 성과를 더욱 배가 시키는 프로그램도 가능합니다. 


8. 직접 vs 간접


직접 혹은 간접에 대한 고민은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엔드유저(직접 수혜자)에 대한 고민입니다. 대부분의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은 도움이 필요한 수혜자을 직접 돕는 방향을 선호합니다. 뭔가 누수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잘 쓰이고 있다는 느낌과 보람을 줍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만들고, 실무자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사회공헌 프로그램 생태계를 확장하는 간접적인 형태도 어쩌면 더 크게 수혜자를 도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은 인프라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 불균형이 심한 것 같습니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하나의 요소가 사실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접근하여 들어가면 좀 복잡해집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이 정도의 틀은 가지고 생각해야 '기획'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돈 쓰는 것이 버는 것만큼, 혹은 버는 것보다 힘든 일임을 다시 한번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일이라고 막 하면 안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업사회공헌의 6가지 선택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