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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온 Jul 29. 2015

왜 나의 하체는 이렇게 튼튼하고 실할까

남달리 튼실한 당신의 종아리를 위한 조언

남달리 튼실한 하체에 대한 화두를 던진 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꽤 늦은 셈이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글을 썼으면 그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문장이 시작되지 않았던 탓이다. 어쨌든 시작한다. 왜 당신의 하체는 그리도 남달리 발달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이 브런치의 지난번 글의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상체는 말랑한 편인데, 왜 하체는 굵고 튼튼할까’.


미디어가 만들어 낸 이상적인 다리와 자신의 다리를 거울 속에서 비교하며 한숨지었던 사람들이 그 어디 한 둘일까. 이것은 인터넷상의 실체 없는 공허한 고민이라고 볼 수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체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여성 쪽에서 훨씬 지배적으로 발견되는 고민이지만, 사실 요즘은 남성 쪽에서도 심심찮게 들려오는 고민이다. 그러나 지난 번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튼실하고 탄탄하게 발달한 하체는 그 자체로 생존 근육이다. 지구의 중력에 대항하여 땅 위를 걷고 달리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하게 발달한 것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사실 지금까지의 당신의 몸은 그 정도의 근육이 존재했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장 거울을 보면 굵은 허벅지와 종아리가 원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일단은 현재 자신의 몸을 긍정하자. 체형의 개선은 자기 인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여성의 몸은 대다수의 경우 결코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 또한 인정하자.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면서는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상태를 목표로 삼는 것은 매우 불건전한 일이다. 심지어 그 상태는 정상이라 할 수조차 없다.


자, 이제 좀 더 들어가보자.


스스로의 하체가 과도하게 발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허벅지보다는 종아리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여러 가지다. 우선, 잘못된 생활습관과 이에 따른 혈액 순환의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생긴 하지 부종 증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경우는 의외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오래 지나지 않아 상당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너무 오래 앉아만 있거나, 서 있기만 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잘 때, 다리 밑에 쿠션이나 베개를 깔아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는, 흔히들 말하는 ‘다리에 알이 생긴’ 상황을 들 수 있다. 우선 다리에 생겼다는 알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해야 하겠는데, 기본적으로 종아리에 단단하게 뭉쳐서 존재감을 뽐내는 ‘알’은 고정관념과는 달리 근육이 급격히 성장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렇다 할만한 자극을 받아본 적 없던 비복근이 쇼크를 일으켜 경직이 생긴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긴장 상태인 것이다. 생전 운동과는 별로 친하게 지내본 적 없던 사람들이 보통 자신은 근육이 잘 생기는 체질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잦은데, 쇼크성 경직이 일어난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해서 하는 이야기일 때가 많다.



문제는 경직이 발생했음에도 제 때 해결해주지 않아 이것이 고착화 되는 경우다. 그대로 굳어지기 전에 폼롤러 등을 사용한 압통점 자극 혹은 마사지를 해 줄 경우, 이 경직은 오래 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폼롤러가 없다면 아쉬운 대로 맥주병이나 와인병 등을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유리병은 높은 경도로 인하여 2차 부상을 유발할 위험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건을 일정 두께 이상 도포하는 것이 안전하다.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 그냥 폼롤러를 구비해 두자.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다.



카프레이즈가 종아리 교정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흔히들 말하는 ‘미용적으로 아름다운’ 종아리를 위해서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운동이다. 종아리를 가늘게 만들고 싶다고 카프레이즈를 하느니, 그 시간에 폼롤러로 종아리를 한번 더 밀어주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


종아리만 가늘어지는 운동은 세상에 없다. 또한, 이미 발달한 근육을 없애는 방법은 외과적 수술밖에 없다. 종아리 근육 퇴축술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것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근육 자체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종아리 근육으로 가는 신경의 일부를 차단하여 자연적으로 퇴화되도록 유도하는 것에 가깝다. 어쨌든, 수술로 멀쩡한 근육을 제거하는 것만큼 미련한 짓이 세상에 또 있을까? 멀쩡히 자기 자리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하던 근육을 어느 날 갑자기 없앤다는 것은,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었던 하체 근육의 밸런스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자해에 가까운 이 행위가 당신의 몸에 가져올 결과는 너무나도 분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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