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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tain Life May 01. 2016

옥상 정원의 봄

도심 속 어느 옥상의 봄 풍경



두 평 남짓한 작은 옥상에 다시 찾아든 봄


 미세먼지로 가득한 봄날의 연속이다. 서편으로 밝아오는 여명에 눈을 비비고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그날의 대기 상태. 눈이 부시도록 쨍한 맑은 햇살이 눈두덩을 두드리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뿌연 대기의 차가운 잿빛 또는 해질녘 서서히 점등되어 오는 나트륨 등의 옅은 주황빛이 봄날의 어떤 분위기를 규정한다. 

 



 꽃대가 올라온 파의 절 반 정도는 손질해 놓고, 나머지는 그대로 씨를 받기로 했다. 그 사이 자신의 작업장이 어지럽혀진 것에 불편했는지 허공을 위협적으로 맴돌던 벌들. 그러나 이내 제 자리를 찾아가 부지런히 꽃 속으로 빠져든다.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해 주던 루꼴라도 꽃대를 치켜들었다. 아마도 날벌레의 날갯짓이 수 십만 번을 치닫고 나면, 다채로운 빛깔의 아름다운 씨앗을 선사 할 것이다. 




그렇게 옥상 너머로 봄도, 태양도 저물어 가고 있다. 



옥상의 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머지않아 고온 다습한 여름의 절정 속으로 치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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